| 퓰리처는 페니프레스라 불리는 염가신문을 대중화 시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알 권리'의 민주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그의 행적을 추앙하기도 하지만, 이는 그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거나, 자신들만의 성을 쌓으려는 저급글쟁이들의 자위적 발상에 불과하다. 'yellow kid'(뒷골목의 시정잡배와 같은 캐릭터의 만화 주인공)를 등장시켜 독자의 눈을 현실밖으로 끌고 간 사기꾼. 자신의 뜻이라면 전쟁이라도 일으키고 막을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태도로 일관했던 그를 '불굴의 열정을 지닌 언론인'이라 포장하고 껍질을 씌워 판매한다는 사실이 몹시 거북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저 더러운 스포츠 신문들을 보면서, 황색저널리즘의 효시, 옐로우 키드의 아버지를 떠올리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그들이 다양성을 호소하며 스스로를 옹호하려 한다면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 '이성마저 포기해야 하느냐'는 물음을 던져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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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 혹은 신문왕'이라는 부제에 혹한 나머지, 956페이지라는 거의 목침 수준에 가까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책을 샀다. 처음엔 다 읽으려면 한 1년쯤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 방대한 분량에 걸맞는 방대한 스케일과 디테일은 읽는 이를 주눅들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50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나는 이 퓰리처라는 괴물의 삶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미국으로 이민 올 당시 무일푼의 거지나 다름없었던 그가 타고난 능력과 열정과 투지로 세계 최고의 신문사를 일궈내기까지의 인생 스토리는 그 어떤 인물보다도 열정적이고 격정적이었다. 전기나 평전을 읽는다기보다 한 편의 드라마틱한 소설을 읽는 기분이어서, 격동의 생을 마감한 퓰리처의 장례식 장면에서는 나 역시 숙연한 마음으로 묵념을 하고 싶을 정도였다. 사회 정의와 양심의 대변자였던 퓰리처의 삶은 내게 그동안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어릴 적 꿈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꿈을 꾸어보았을 것이다. 코트 자락 휘날리며 진실을 찾아 종횡무진 활약하는 민완 기자의 꿈.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소위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특권층 세력에 맞서 '대중에 대한 봉사'라는 신념을 결코 굽히지 않았던 퓰리처의 삶은 단지 언론인들뿐만 아니라 '매스미디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다. 여론에 대한 영향력을 무기로 해서 온갖 파렴치한 전횡을 일삼는, '언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망각한 채 사주와 자사의 이해관계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우리네 제도권 언론의 현실을 생각할 때 더더욱 그러하다. 퓰리처는 일반 대중의 다양한 기호와 취향을 만족시키면서도 저널리즘의 고귀한 원칙과 이상을 지켜나가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내게 돈이 1억쯤 있다면 이 땅의 모든 신문사 기자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사서 보내주고 싶다. 보고 좀 배우라고. [인상깊은구절] "최대한 글을 압축해서 다시 새로 쓰게. 문체가 최고의 예술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표현을 정리해 다듬도록 해. 1주일에 한 번씩 그저 그런 평범한 수준으로 독창적이지 않은 10단 기사를 쓰느니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요점을 분명히 주장하는 열 줄짜리 단락 하나를 쓰는 편이 차라리 낫겠네. 기사의 질, 질, 질! 반어법, 반어법, 반어법! 간결함, 간결함, 간결함! 날카로움, 날카로움, 날카로움!" |
| 정확성, 정확성, 정확성!!!책을 읽는동안 툭하면 '정확성'을 외쳐대곤 했다. 어느날 하루는 점심을 먹으러 가서 아무말 없이 그저 올림픽 중계화면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때 같이 있던 애들의 반응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다. 분명 뭔가 안좋은 일이 있었을거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누구때문에 어떤 일로 화가 났을까... 하는 얘기를 들으니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래서 또 한번 외쳐봤다. '정확성!, 확실하지 않은거에 대해서는 공론화시키지 말아줘라'엊그제 우연찮게 또 어떤 한사람에 대해 뜬소문이 난무하는 것을 들으니 퓰리처가 말하는 신문보도의 자세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것이 편견없는 공정한 보도인가? 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정말 거울처럼 비추고 있는가?" 사실 책은 좀 지루한 면이 있었다. 만일 한겨레 신문이 터뜨린 폭로 기사들에 대한 글을 읽는다면 오히려 맘에 와 닿고 재밌었겠지만 벌써 한세기가 지난 신문의 기사들, 그것도 미국의 사회,정치, 경제를 다룬 기사의 흐름으로 책이 엮여있으니 도통 맘에 와닿는 기사는 별로 안된다. 책의 흐름은 시간대별로 퓰리처의 생애를 이야기하며 신문기사의 인용을 많이 하고 있기때문에 퓰리처의 생애 역시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괴팍하고 멋대로이며 엄청난 재산으로 사치스럽다고 할 수 있는 안락한 삶을 살아갔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 한권을 읽고 뭐라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 유명한(자세히는 몰라도 모두 한번쯤은 들어봤을) 퓰리처상을 제정한 퓰리처라는 인물에 대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세금'에 대한 일화에서였다. [...뉴욕 주의 불공정한 세제... 퓰리처의 '개인세금'만 50만 달러... 록펠러, 애스터 가문 등에 부과된 세액의 두 배 내지 다섯 배나 되는 금액이었다. 퓰리처는 이러한 세금 사정 결과에 맞서는 대신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나서 세제 개혁을 위한 캠페인을 이끌었다. 그는 개인들에게는 세금이 무겁게 부과되는 반면, 거대 기업들은 세금을 거의 한푼도 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주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 법안이 표결도 없이 폐기되자 퓰리처는 특별열차를 빌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민 10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올버니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의회에 그 법안에 대한 표결을 요구했다. 퓰리처의 압력때문에 정치가들은 그 법안을 되살려 104대 18로 통과시켰다. 퓰리처는 이 법안이 "이 도시에서 현재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시민들의 부담을 1500만 달러 줄여주고, 시의 채권 발행 능력을 1억 달러 늘려줄 것"이므로 "대중적인 운동을 통해 정의가 주목할 만한 승리를 거뒀다"고 환호하면서 "그러나 민중이 나서기만 한다면 아직도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 더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그가 어떤 인물인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것만 같은 일화이다. 물론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퓰리처라는 개인보다는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 혹은 신문왕'이라는 부제가 설명해주고 있는 부분들이었다.기사작성의 원칙이 될 수 있는 '정확성, 간결함, 끈기'는 확실히 사실보도를 위해 필요한 덕목들이란 생각도 들고... [항상 진보와 개혁을 위해 투쟁하라. 부당함과 부패를 결코 묵인하지 말라. 항상 모든 당파의 선동가들과 싸우라. 결코 어떤 당파에도 소속되지 말라. 항상 특권계층과 공공재산의 약탈에 반대하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없어서는 안된다. 항상 대중의 복지에 헌신하라. 단순히 뉴스를 인쇄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항상 철저하게 독립적이어야 한다. 약탈적인 금권에 의한 것이건 약탈적인 빈곤에 의한 것이건, 무엇이는 잘못된 일을 공격하는 걸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된다]-J. 퓰리처 기사작성에 대한 그의 말을 읽어가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퓰리처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한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것은 단지 그가 성공한 신문사 사장이어서도, 언론대학원을 설립하는데 공언하고, 퓰리처상을 제정하여 언론의 아카데미상을 만들고... 그래서만은 아니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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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 헝가리 출신의 열일곱 살 소년은 필사적으로 집을 떠나 군인이 되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믿었다. 키만 크고 비쩍 마른 그는 세 차례나 입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운 좋게 미군에 입대한다. 남북전쟁이 끝난 후 퓰리처의 험한 인생역경은 시작된다. 그는 어떤 과정, 어떤 고난을 이겨내며 신문의 왕이 되었을까.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신문사를 운영하면서 보여준 그의 모습이다. 이 책은 열일곱 살의 퓰리처로부터 시작해서 그가 죽기까지의 모습을 나이 순서대로 36장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언론인 퓰리처는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지역 신문에 글을 쓴 퓰리처를 눈여겨본 편집국장의 권유로 그는 정식 기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신문과 함께 사는 신문쟁이 퓰리처가 커 가게 된다. 1878년, 퓰리처는 한푼의 가치도 없다는 《세인트루이스 디스패치》를 경매를 통해 2,500달러에 사들인다. 그는 곧 《이브닝 포스트》를 소유하고 있던 딜런과 합병을 한 《포스트 앤드 디스패치》의 첫 사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떠한 당파도 섬기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 이념의 도구가 아니라 진실의 도구가 될 것이며, 정당의 정책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만을 따질 것이며, 행정부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할 것이며, 모든 사기와 협박에 반대할 것이며, 편견과 당파주의보다는 원칙과 사상들을 옹호할 것이다."
퓰리처에게 본격적인 신문쟁이로서의 모습이 나타난 것은 《뉴욕월드》를 인수하면서 부터였다. 그의 부인 케이트의 격려에 힘입어 그는 34만 6천 달러에 《뉴욕월드》를 인수한다. 그는 명성이나 재산보다 신문쟁이로서의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그에게 있어 신문의 최대의 임무는 미래에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염려하면서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게 함으로써 대중에게 봉사하는 것이었다. 클리블랜드를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자유의 여신상을 세우고, 기자들의 나폴레옹으로 추앙 받고, 무명의 넬리 블라이를 채용하여 특종을 엮어내던 그는, 그러나 몸이 쇠약했다. 시력 상실과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신문을 지켜 왔다. 그의 열정은 공공적인 부분 뿐 아니라 상업적인 부분에서도 뛰어 났다. 부유층이나 연예인의 사생활 등 스캔들을 보도하여 황색언론이란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소중하게 지켜온 것은 감정적 애국주의를 비판하거나 세법을 개정하는 등의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수많은 기자들을 배출해 냈다. 그것은 기자에게 항상 이렇게 요구했다. "정확성, 간결함, 끈기"
퓰리처의 이렇게 말한다. "다리 위에서 국가라는 배를 감시하는 것. 감시자는 그 배의 지나가는 돛과 좋은 날씨 속에서 수평선 위에 점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관심거리들을 기록한다. 그는 그 배가 구해줄 수 있는 표류자들을 보고한다. 그는 안개와 폭풍을 뚫고 앞을 응시하면서 앞에 놓인 위험을 경고한다. 그는 자신의 임금이나 자신을 고용한 사람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믿는 사람들의 안전과 안녕을 지켜주기 위해 그곳에 있다." 900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많은 분량의 책이다. 그러나 작은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그 내밀한 이야기, 거기서 거장 퓰리처가 갖고 있는 생각들, 그리고 그 결과들이 영화처럼 펼쳐지고 있어 그리 지루하다고 볼 책은 아니다. 오히려 사건들이 이어지는 긴장감이 한 인간의 전기같은 삶을 더 진지하고 생생한 재미를 가져다 주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다리 위에서 국가라는 배를 감시하는 것. 감시자는 그 배의 지나가는 돛과 좋은 날씨 속에서 수평선 위에 점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관심거리들을 기록한다. 그는 그 배가 구해줄 수 있는 표류자들을 보고한다. 그는 안개와 폭풍을 뚫고 앞을 응시하면서 앞에 놓인 위험을 경고한다. 그는 자신의 임금이나 자신을 고용한 사람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믿는 사람들의 안전과 안녕을 지켜주기 위해 그곳에 있다." |
| 정말로 그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어렸을 때 부터 날짜는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퓰리쳐 상이라고 하여 사진가들에게 상을 주곤 했었다...(물론 꼭 사진가 뿐만 아니라...)어쨌든 간에 그런 많은 사진들을 보고서는 많은 생각들을 해 보았었는데...여하튼 그 퓰리쳐상을 보고서는 분명 퓰리쳐는 사람 이름일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었다...다른 많은 상들도 대부분 사람 이름을 따서 주었길래...그래서 그 어린 나이때도 그 생각을 했었다...그러면서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며 매년 마다 퓰리쳐 상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나오고 방송에 나오고 하여 퓰리쳐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더 켜져만 갔다...물론 이 책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그를 알수는 있었으나 그다지 소득은 있지 않았다...이런 긴 페이지가 있는 책 속에 그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