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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나간 소개팅 자리였다.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은 그런 만남. 심심한 대화가 오고 가고 아이스아메리카노나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소로의 《월든》을 꺼낸다. 소로의 삶을 살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내 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내뱉는 것이 아닌가. 알은체를 하고 싶지 않다만 그러기에 내가 너무나 꿈꾸는 이상향이 아니더냐? 그를 알고 있냐며 호들갑 떠는 나를 발견하고 목을 가다듬지만 이미 들뜬 내 어깨는 그와 한층 가까이에 붙어있다. 그 전에 있던 공기는 사라지고 교집합만 남은 느낌. 그렇게 《퇴사의 추억》은 시작점부터 달랐다. 언젠가부터 난 갈수록 평범해져 쪼그라들었다. 공허한 업무와 눈치성 야근, 학습 없이 반복되는 실패와 경쟁 속에서 난 천천히 피로해졌다. 평일은 아무 생각 없이 버티다가 주말에 숨통이 트이면 다시 2일을 위해 5일을 희생하는 삶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난 인생을 미루며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 (_5) 맞아요. 시간이 갈수록 나는 없고 회사가 낳은 나만 있었죠. 업무에 대한 고민보다는 어떻게 빨리 끝낼 수 있을까 고민했던 순간들이, 경험이 낳은 결과보다는 같이 업무 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춘 결과물을 내놓기 바빴어요. 그러다 보면 프라이드라기 보다는 자괴감만 쌓였어요.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사람이지, 내가 무슨 디자이너야? 싶었어요. 그런데 그렇다고 그만 둘 수가 없더라고요 몇 달에 한번씩 정장을 입고 면접을 보는 친구들이 수십 명, 맞아요 소위 대기업이니까. 그렇게 꾸역꾸역 버틴 거죠. 오찬호 저자의 말처럼, 우월감과 열등감을 오가는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영원한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셈이었다. (_69) 전시회를 다같이 관람하고 부장님과 저희 팀원이 차를 마시던 날이 있었어요. 정말 사람답다 싶었던 부장님이었는데 뜬금없이 자녀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딸 아이가 유학을 가고 싶다 했는데 여러 가지로 고민이 된다고 그 뒤로는 어떤 대화를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왜 그 말이 기억났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데 그러고 나서 한 달도 안됐는데 부장님이 명예퇴직을 하셨어요. 분명 그날, 우리의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이야기 했던 것 같았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점심시간에 선물만 팀원들 자리에 몰래 놓으시고 가셨어요. 곧이어 서울대 출신이 아니어서 밀려났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퍼졌죠. 그 때였어요, 엄청난 갈증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상태. 적당히 일하며 대충 눈치보다 퇴근하고 회사에서 주는 맛있는 밥과 연차수당이나 챙기며 그리 혼날 일도 칭찬받을 일도 없는, 무색무취의 밋밋한 삶. (_222) 그만두고 캐나다를 다녀오니 어떠냐고요? 보세요. 말씀하신 무색무취 밋밋한 삶으로 돌아왔잖아요. 슬프게도 호기롭게 떠나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다만, 그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이것저것 해보고는 있어요. 이전에는 사회에 기준점을 잡고 달려들었다면 지금의 저는 나 자신에 대한 기준점을 잡고 달려들려 애쓰고 있다는 거죠. 여전히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고 전쟁 같은 지하철에 몸을 싣기는 하지만 말이죠.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 되는 기분이었어요. 공감하고 이해했죠. 직장인들의 삶이란 게 답을 정할 수 없잖아요. 사직서를 드라마처럼 집어 던지고 나와야 하는데, 현실은 술로 나온 배를 부여잡고 또 맥주를 홀짝이며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넣고, 내일 출근 걱정을 하고 있을 테니 말이죠. 즐거웠어요 이야기를 듣는 내내. 언젠간 꼭 소로처럼 필요에 의한 삶을 살아요, 우리. 미국의 생태철학자인 헬렌 니어링과 그의 남편인 스콧 니어링은 1930년대 대공황, 뉴욕의 도시 생활을 탈피해 시골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자급자족과 여유로운 삶을 수십 년간 몸소 실천하며 살았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불황을 타지 않는 독립된 경제를 꾸리는 것이었다. 직접 땀을 흘려 몸으로 나무를 베고 밭일을 하며 하루 4시간의 노동과 4시간 여가를 지키며 사는 삶. (_267) |
![]() 퇴사의 추억이라는 체목에서 뭔가가 화~악 땡겨서 구매하게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예전에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나의 직장생활을 쏙쏙 들이 알고 있는듯하고, 동질감이 느껴져서 술술 읽게된 책.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저자가 대한민국 누구나 다니고 싶어하는 대기업을 다니면서 있었던 일들...(신입사원 연수교육부터 그 대기업을 다니면서 있었던 부서의 일, 그리고 퇴사를 결정하고, 퇴사를 한 시점까지) 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주어서 쉽게 읽히고, 공감이 많이 되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그것도 모자라. 대학원,어학연수 등등 우린 대기업??을 목표로 스펙을 쌓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그 기업들에 들어가기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 대기업에 들어가면 나의 인생이 화~악 변하고, 탄탄대로 일것만 같은 환상속에서 지금의 행복, 지금의 시간을 포기하고,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서 달려온 뒤 합격!!!이라는 기쁨 속에서 신입사원연수를 거쳐 첫출근, 부서배치를 통해 업무에 하게된다. 세상을 변하게 할 부푼 꿈을 앉고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않고, 나의 꿈, 나의 기획, 나의 노력은 회사의 잦은 인사이동과 상사의 업무지시변경을 통해 산산히 조각나게 된다. 그런 직장생활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저자도 겪으면서 퇴사를 할 수 밖에 없었노라 이야기하고 있다. 퇴사의 추억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나 또한 저자처럼 뭔가 대안을 마련하고, 준비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나만 하게되었다. 뭘 할지, 어떻게 살아갈지 수많은 고민을 가진체 무거운 마음으로 책을 덮게되었지만 뭔가 큰 울림?? 을 통해 이대로는 안되겠다. 나도 앞날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해준것만으로도 감사한 책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