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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 책 자판기나 서점 계산대 앞 좌판에서 팔 것 같은 작은 문고판 자기계발서이다. 어쩌다 이런 책이 내 손에 들어와 있을까, 아마 어느 날인가 전철 타다가 산 것 같은데. 어쩌자고 사람 대하며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갖게 되어 학기 중에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힘들어질 때마다 펼쳐보았던 책인데 이제야 다 읽었다.
'대화의 기술'만을 다루었다기보다는 사람 대하는 법에 대한 일반적인 기술에 대한 일화들을 엮은 책이다. 솔직히 어떤 느낌인가 하면 미국의 자기계발서들을 모아 놓고 필요한 이야기들을 번역해서 짜깁기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책 표지에는 사람 이름 뒤에 '저'가 아니라 '엮음'이라고 써 있다. 문장에도 수동태와 '~것'을 많이 사용하여 번역한 느낌이 들었다. 도덕적인 이야기를 모아 놓은 이야기 보따리.
아무튼 어렵지 않게 금방 읽어지고, 가끔 도덕 시간에 쓸만한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이것에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이유이다. 출근 시간에 전철역 자판기에서 구입해서 출퇴근하는 동안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부담 없는 책이다. 소중하게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 읽고 사무실이나 주변 사람에게 흔쾌히 던져줄 수 있을 것 같은.
미국 덕교육론자들이나 보수주의자들이 할 것 같은 이야기가 하나 실려 있어서 옮겨둔다. 왠지 높으신 분의 훈화 말씀 같기도 하고, 도덕교육학 책에 나올 것 같은 내용이라 임고 준비할 때 생각이 나서...
<양심의 바탕 위에 지식을 쌓아라> 세계는 곧 젊은 세대의 것이다. 모든 나라에서 교육이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이유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청춘은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성장하여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정열의 계절이다. 이 시절에 이루어진 덕성 교육은 성장한 뒤의 예의 바른 언동으로 표현되고, 이는 모범적인 인간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만일 이때 지성과 인격을 제대로 습득하고 갖추지 못하면,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 마냥 위태로운 모험일 수밖에 없다. 영국의 계관시인인 로버트 사우디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최초의 20년이 인생의 태반을 차지한다. 그 시절이 지나는 사이에 그렇게 생각했을 뿐 아니라, 지금 돌이켜보아도 역시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 20년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 그 이후로 이어지는 모든 세월보다도 많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각자 완벽한 삶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상형을 꿈꾸고 있다. 그것은 마치 대리석 속에 감추어져 있는, 조각가의 손에 의해서 세상 밖으로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예술 작품과도 같다. 그러므로 차가운 대리석 덩어리에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 조각가의 목적이라면, 사람이라는 하나의 그릇에 보다 좋은 자질과 인성을 담아주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하겠다. 인간에 대한 교육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죽는 날까지 계속된다. 비록 육체적인 모습은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간의 정신은 잠시도 변화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떠한 제한이나 사회적 규칙도 인간의 성장을 간섭하지 못한다. 결국 한 인간의 무한한 잠재 능력과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끌어 내는 것이 교육의 가장 숭고한 목적인 것이다. 학습적인 능력의 발달을 좌우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또 무엇이 사람의 감정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대개의 경우, 어릴 적부터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징후들이 나타난다. 아이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행위들, 즉 좋고 싫음에 대한 표정의 변화나 생각에 잠긴 눈빛만으로도 대체적인 성격을 예측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는 무조건적인 지식의 습득보다는 보다 나은 인격의 바탕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책임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어른들에게 있다. 모든 종류의 교육은 일정하거나 절대적인 법칙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아이의 몸과 마음을 먼저 단련시킨 다음에 학문적인 지식을 가르쳐야 하는 것임은 틀림이 없다. 지식이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영양분이기는 해도 다른 것에 우선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육체와 잘 닦여진 마음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지식도 빛을 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올바른 양심에 따라 지성을 갈고 닦는 것은 모든 사람의 필연적인 의무이기도 하다. 그것은 자기가 속한 사회나 자신을 위하여 당연한 일이다. 어찌 보면 인생은 한 편의 참다운 소설과 같다. 저마다의 인생을 돌이켜보면 누구나 수많은 사연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질곡 속에서도 씩씩하고 떳떳하게 살아간다면, 그 어떤 소설의 즐거움과 감동보다도 값진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244-24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