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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안좋았는데, 딸아이에게까지 못할 짓을 했다. 그 조그만 것이 종알종알, 졸졸 따라다니며 아빠를 찾는데, 아내가 밉다고 아이까지 외면해버렸다. 깊이 반성하며... 책장에 꽂혀 있던 '엄마의 명화편지'를 꺼내든다.
'엄마와 나란히 앉아 함께 보는 명화집'이란 부제처럼, 엄마가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명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사랑-교감-성장-꿈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아이의 탄생 순간부터 걸음마, 습관, 꿈에 이르기까지 엄마의 사랑을 담뿍 담아 써내려간다.
명화의 선별도 훌륭했지만, 바로크부터, 인상파, 계몽주의, 로코코 등 다양한 화풍의 그림들을 선보이며 보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소개된 모든 그림과 편지가 마음에 들었지만, 그중 2개만 꼽자면
![]() 브라이튼 리비에르의 <연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바빠서 미안해 깜박 잊었다고 말해서 미안해. 자꾸만 미루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솜씨가 형편 없어서 미안해. 네 이야기 듣다가 잠들어서 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미안해하지 않고 사랑만 할게"
![]() 쿠스타프 클림트의 <다른 세대의 세여인>
엄마는 말이야. 너를 안고 있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모두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아. 널 사랑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엄마는 용감하게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었어.
"너는 여리고 자그맣지만 네가 준 사랑은 강하고 커다랗단다"
몇 번을 울다가 잠든 우리 딸아이를 생각하며, 그 여리디 여린 가슴에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죄스럽다.
은서야! 아빠가 미안해. 은서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야. 아빠가 잠깐 마음이 아파서 그랬던 거야. 아빠 용서해줄 수 있지? 우리 은서 일어나거든 아빠가 꼬옥 껴안아줄께.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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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접하면서 처음 든 생각은... 어떤 명화를 본다는 것 보다, 엄마와 함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명화는 아닐까 하는 기분이었다. 이름없는 화가의 그림이면 어떻고,어릴적 엄마가 그렸던 그림이면 또 어떻겠는가? 딸과 엄마가 함께 눈을 맞추어 가며 서로의 감정을 '교감'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나에겐 하나의 그림이고 그래서 명화였다.
이쁜것만 보여주고 싶고,그리고 딸에게 많은 감정을 불러 내 주고 싶은 엄마의 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란 생각을 했다. 그림마다에서 느낄 수 있는 감상들 그리고 그 마음들을 사랑스런 당신의 딸이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책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엔 그림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림을 보면서 저자가 느낀 감정들을 딸에게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이다.물론 책 뒷장에 간단하게 그림에 대한 양식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큰 기대를 할 만큼의 정보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였다. 그러니까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아 질 수 있는 책이란 사실...
브라이튼 리비에르의<연민>,메리 카삿트의<목욕>, 크리스티앙 크로그의<잠든엄마>,피에르 보나르의<위에서 본 길모퉁이> 같은 작품들은 그들의 더 많은 작품들을 찾아 보고 싶어지게 했다. 특히 잠든엄마 같은 작품은 은희경의 소설<빈처>가 생각나게 했고,목욕이란 작품을 보면서 문득 내가 엄마에게 몸을 맡기며 목욕을 했던 기억이 언제까지였을까? 뭐 이런 생각과 함께 엄마의 무표정 한 듯한 모습에 짠한 마음을 느낀다.저자는 사랑스러운 엄마의 마음을 느끼라 했으나..나는 그랬다.
그림과 글을 함께 보면 유치한 느낌이 들 수 도 있겠다.그러나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림들이어서 저자의 의도와(?)와 다르게 나는 그림 보는 재미에 푹 빠져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