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오(H2O). 제목만 얼핏 보면 이거 웬 <물> 이야기? 하지만 그 내용을 알고보면 생수 같은 생기가 좔좔 흐르는 십대들의 상큼, 충격, 예측불허의 학원물 만화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예전에 비해 참 빠르기도 하고, 발칙하기도 하다. (졸업 한지 불과 1년 남짓 지났을 뿐인데, 벌써 한 십년은 흐른 듯 싶으니... 지금도 십대들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아무튼 어른들은 이해 하기 힘든, 하지만 십대들은 가볍게 여길 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다룬 이 만화는 복잡한 내용에 비해 유쾌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임신을 하고 한국으로 온 제일교포 하나코의 이야기는 조금은 가장되어 있기도 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지키고 꿋꿋함을 잊지 않을려는 자아의 강인함이 보인다. 그리고 조폭같은 양아치 최택강은, 잘생긴 외모에 강한 주먹으로 여자들에겐 인기가 많고 남자들에겐 두려움을 사는데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리버리 왕따소녀 부반장 윤명아를 좋아함으로써 그 내면속에 숨겨져 있는 순진함이 엿보이기도 하다.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틱틱대며 시비를 거는 모습이 꽤나 귀엽게 느껴지면서, 매력을 일으킨다고 할까나. 뭐 어찌보면 요즘 흔히 보이는 전형적인 남주의 설정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정신세계는 조금 특별하다고 보인다!
"마따따비 먹은 괭이마냥 미친듯이 내 품에 앵길 방법을 가르쳐 달란 말야!" (마따따비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난, 네이버를 검색해 고양이 환각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홍수를 쥐어 잡고서 소리를 빽빽 내지르는 택강이의 이 모습과 말투. 얼마나 귀엽고, 재미난 표현이란 말인가. 그리고, 또 한 장면의 예로써...
"그렇지만 맛있는것만 먹다가 가끔 불량식품이 땡기는 그런 기분 있잖아. 이를테면 코딱지맛 사탕이라든가. 원래 그러는 거잖아. 순정만화 보면 잘난 남자가 쥐.뿔.도 없.는 여자한테 관심 주는 거. 넌 희귀종이랄까. 여자란 생각보다 애완동물 같아서 친근감이 들었거든"
아, 웃음이 절로 나와서 뱃가죽이 간질 간질 거린다. 특히나 택강이의 살벌한 표정은 최강이다! 쿡쿡. 하지만 작가는 아직 택강이의 손을 들어 주지 않을 모양이다. 또 다른 남자 주인공, 인기남 이찬이를 명아와 연결 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이찬이 녀석도, 참! 겉보기엔 엄청난 수재에 예의 바를 것 같은데 속을 알고 보면 장난기가 가득한 재밌는 녀석이다. 그런데 초 절정 미녀 양호선생님의 마음까지 훔쳐 버렸으니..그건 또 어떻게 책임 질 것인지?!
아직 에이치투오의 이야기는 한참 진행중이다. 그렇기에 그 결말을 예측하기엔 섣부르지만, 택강이랑 명아가 되지 않을까..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 훗.
아, 그리고 처음에 언급한 하나코의 이야기도 꽤나 쏠쏠 하다. 임신사실을 숨기고 학교에 다니지만, 양호선생님께 들키게 되고 결국 명아에게도 사실을 털어 놓게 된다. 그리고 게이머로 활약중인 나홍수와 서로 좋아하게 되는 데 그 산은 또 높고 크다. 난 사실 에이치투오에서 가장 좋아하는 남자 주인공은 나홍수다. 삐딱한 성격의 최택강도, 부드럽게 여자를 이끄는 이찬이도 좋지만, 실상 속에서 세 주인공이 존재한다면 가장 사귀기 편한 타입이라서 더 끌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약간 배는 아프지만, 하나코랑 잘 되길 바란다. 음 그렇다면, 아기 기저귀를 갈아 주는 홍수의 모습을 상상해도 좋은 것일까. 쿡. (이봐. 너 너무 멀리 나간다고!)
보아하니, 황숙지 작가님 첫 장편 <사랑과 정열에게 맹세>를 감동있게 보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난 엔젤샾의 광팬이었다.) 에이치투오를 그닥 탐탁치 않아 하는 눈치다. 사랑과 정열이의 풋풋함에 비해 에이치 투오는 억지스럽다고 할까나. 물론 그러한 면도 안 보이는 건 아니다. 여고생이 남편도 없이 임신한 아이와 자신을 위해 한국에서 홀로 학교에 다니는 것, 걸핏하면 19금 장면이 나올듯한 연출, 선생을 갖고 노는 듯한 이찬이의 행동 들은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냥 만화로써만 에이치투오를 즐긴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즐겁고, 유쾌하게 읽고 웃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만화를 사회적 윤리, 그리고 현실성에 비교하지 말자! 교과서는 교과서, 소설은 소설, 만화는 만화니 말이다. 자, 엔돌핀 형성으로 피부의 활기를 찾고 물의 수분을 흡수 하고 싶다면 ''에이치투오''를 권장한다!!!
[인상깊은구절] "마따따비 먹은 괭이마냥 미친듯이 내 품에 앵길 방법을 가르쳐 달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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