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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수잔 마츠이의 동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읽고 있으면 마음이 예뻐지고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 이 번에 읽은 "다니엘 할아버지의 동물가족"에서도 수잔 마츠이 특유의 부드럽고 애정이 듬뿍 담긴 이야기가 그려져 있어 다시 한 번 아름다운 마음에 푹 젖어들 수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마리코 마츠나리의 그림 또한 이야기를 한결 돋보이게 해주는 아름다운 수채화가 펼쳐져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 머머, 염소 베베(이름도 딱 어울리죠?), 올빼미, 토끼, 새들과 함께 사는 다니엘 할아버지가 어느 비 내리는 늦은 가을, 버림받은 아기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옵니다. 하지만,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쉽게 친구를 사귀려하지도 않고 혼자 지내기만 좋아하는 아기 고양이 칼리는, 버려진 헛간에서 인형에게만 사랑을 쏟으며 지냅니다. 정이 많은 개 머머와 염소 베베는 그런 칼리와 친구가 되고 싶어 "놀자, 놀자"하며 쫓아다니기도 하고, "너는 혼자 있으면 쓸쓸하지 않니?"하고 은근히 걱정을 하기도 하지요. 그런 동물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조만간 마음이 내키면 틀림없이 모두하고 어울리게 될 거야."하며 때를 기다려 주시는 다니엘 할아버지.
유쾌하기 짝이 없는 다니엘 할아버지의 집 안에서 펼쳐지는 즐거운 음악회에도 어울리지 못 하고 늘 "카르릉"거리기만 하던 칼리에게도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먹을 것을 구해 오신 후 병에 걸려 앓고 있는 다니엘 할아버지를 위해 다른 동물들과 달리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하던 칼리가,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인형을 할아버지께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따뜻한 봄이 될 무렵, 건강을 되찾은 할아버지는 이런 칼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시지요. 차츰 마음의 문을 열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즐겁게 춤도 출 수 있게 된 칼리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꼿꼿한 자존심은 남아 있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되지 않을 거야. 나는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게 아니야. 그저 다니엘 할아버지를 무척 좋아하니까...... 그런 거야, 나는......"
버림받은 고양이 칼리가 마지막 남은 자신의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던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그런 칼리를 스스로 마음 문을 열고 다가설 때까지 기다려 준 다니엘 할아버지의 사랑과 먼저 한 발짝 칼리에게 다가선, 개 머머와 염소 베베의 마음이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머와 베베가 칼리를 향해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었던 건, 다니엘 할아버지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은 경험이 있기에 베풀 줄도 아는 거란 생각도 해 봅니다. 한편, 칼리가 자존심을 세우면서도,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자신이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형을 선뜻 선사할 수 있었던 것도, 그만큼 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다니엘 할아버지의 동물가족"을 읽으면서, 웃음이 가득한 숲 속 동물들과 할아버지의 조촐한 음악회가 눈에 선하게 그려졌습니다. 정말이지, 그런 광경을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울 따름입니다. [인상깊은구절] 염소 베베는 뿔에 건 방울을 흔들어 소리를 내고, 개 머머는 커다랗고 텅 빈 양철통을 꼬리로 두드려 탕탕 소리를 냅니다. 작은 새들은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짹짹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올빼미는 의자 등받이에 앉아 꾸룩꾸룩 하며 장단을 맞추고, 토끼는 다니엘 할아버지의 침대 위에서 깡충깡충 뜁니다. 정말 신나고 즐거워 보였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