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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위기일수록 가족 간의 대화가 필요함을 잘 말해주는 책
"위기일수록 가족 간의 대화가 필요함을 잘 말해주는 책" 내용보기
사람들은 흔히 궁지에 몰리면 거짓말을 하곤 한다. 왜 그럴까? 왜 사람들은 난처한 상황에 몰리면 진실 대신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본능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그러는 동안 인간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인식했다. 그래서 인간은 외부로부터 위협이 가해지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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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궁지에 몰리면 거짓말을 하곤 한다. 왜 그럴까? 왜 사람들은 난처한 상황에 몰리면 진실 대신 거짓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본능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그러는 동안 인간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인식했다. 그래서 인간은 외부로부터 위협이 가해지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보호본능의 명령을 받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면 인간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곤경에 빠진 상황에서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보호본능이 발동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방어한 셈이다.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은 생존본능에 충실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면초가에 처한 인간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고 오로지 자신을 보호할 요량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에 적용되기 때문에 우린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인식하고 위기에 처한 이를 대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한 방화사건을 두고 진실을 밝히려는 형사와 진실을 숨기려는 피의자의 가족 간의 심리를 다룬 퍼즐 소설이다. 저자는 처음엔 피해자였던 자가 단서가 하나씩 하나씩 발견되면서 용의자로 의심받는 과정을 아주 짜임새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저자인 오쿠다 히데오는 전과는 다른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전에는 유쾌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사회문제를 저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풀어 웃음을 유발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웃음기를 싹 빼고 진지한 모드로 일관해 이 작품이 과연 오쿠다 히데오가 쓴 것이 맞는 것인지 의심이 들게 한다. 소재가 무거워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저자가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변신을 도모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웃음을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했다면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용 구성이 탁월하고 심리 묘사가 뛰어나기 때문에 웃긴 작가라는 편견만 제거하고 본다면 결코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형사인 ‘구노 가오루’와 방화 용의자의 부인인 ‘오이카와 교코’다. 대개 범죄드라마나 범죄소설들을 보면 범인과 범인을 쫓는 형사가 주인공이기 마련인데 여기선 특이하게도 범인을 쫓는 형사와 피해자에서 용의자로 의심받는 남자의 부인이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피의자인 ‘오이카와 시게노리’의 부인인 교코의 입장에선 자신의 남편을 집요하게 의심하고 물고 늘어지는 구노가 인생의 방해자다. 아무 문제없이 두 아이를 키우며 단란하게 살고 있는 가정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코는 구노를 비롯해 자신의 남편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감정이 좋지 않다.

 

한편 처음에 등장하는 인물인 양아치 고등학생‘와타나베 유스케’는 형사인 구노의 인생에 갑자기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 방해자다. 나중에 구노의 형사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인물이 되지만 독자가 그리 눈여겨볼 정도의 인물은 아니기 때문에 무시해도 무방하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형사 구노와 용의자의 부인의 대결구도다. 그런 만큼 이 두 주인공의 심리와 삶을 잘 파악해가며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12개의 소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일본 형사의 실상’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비리경찰인 하나무라는 구노가 자신을 감시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 날 하나무라는 “형사 짓을 몇 년이나 해먹은 이상 털어서 먼지 안 나올 놈이 어디 있겠어.”라고 말하면서 구노를 비롯해 감시를 시킨 이들을 비난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경찰 비리 문제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국가가 부른다’라는 드라마를 굳이 보지 않더라도 경찰이 얼마나 비리를 많이 저지르고 있는지, 부정부패가 심한지를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도 형사들이 비리를 일으키는 데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박봉’이라는 점이다. 한국경찰이 박봉이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일본경찰도 박봉이라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상대적으로 다른 일에 비해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하는데도 봉급은 책상에서 일을 하는 보통 샐러리맨들보다 적은 것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목숨을 걸 일도 허다한데 그에 비해 돈을 적게 주니가 딴 주머니를 찰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경찰 간부들은 넉넉히 봉급을 받으니 별로 불만이 없겠지만 일선에서 뛰는 형사들은 적은 봉급 때문에 일에 대한 회의가 들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위안이 되겠지만 그렇지도 못한 것이 경찰들이다 보니 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지 싶다. 경찰 비리에 대한 처벌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봉급을 적절히 줌으로써 비리를 근절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일본의 아르바이트 노동 환경’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교코는 집근처 대형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남편이 집에서 놀고 아이의 양육비를 벌고자 하는 일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기가 일을 함으로써 생활비에 보태 자신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고 꾸준히 잘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무로라는 여자한테서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엔 전형적인 일본인들처럼 교코는 내가 굳이 나서서 싸우지 않아도 남들이 대신 부당한 일에 대해 싸워주겠지 생각하며 고무로의 말을 무시한다. 헌데 남편이 방화범 용의자로 의심받는 상황이 되다보니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뭔가 다른 일에 집중하고 싶어 고무로 일행을 만나 부당한 근무환경에 대한 투장에 동참하게 된다.

 

일본이 아르바이트의 천국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나이가 많은 이들도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TV를 통해 한국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나도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의 아르바이트의 고용환경이 나쁘다는 소리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아니 근로환경이 좋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이들에게 ‘유급휴가’도 안주고 ‘고용보험’도 안 들어주고 있었다는 말인가! 한국보다 일본이 경제가 더 발전했고 아르바이트도 발달했는데도 단시간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이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시스템이야 잘 갖추어져 있을 것이고 겉보기엔 다른 사람들이 착각할 정도로 단시간 근로자들에게 잘해주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제도에 비해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고용주들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나도 한때 일본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올까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안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정부는 물론이고 일본정부도 단지 남들 보기에 좋은 시스템만 잘 갖출 생각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강력한 제도 보안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시간 근로자들이 마땅한 대우를 받는 그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일본 부부의 일 단면’을 이야기한 부분이다. 교코와 시게노리는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을 둔 부부다. 즉 짧지 않은 결혼생활을 한 부부다 이 말이다. 그런데 방화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둘 사이는 데면데면해졌다. 남편은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으려 하고 부인은 그걸 굳이 캐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이가 차서 결혼을 했고 살다보니 사랑이 식었다고 해도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둘이 대화조차도 제대로 나누지 않은 채 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힘을 합쳐 같이 해결해나가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혼자서 감당도 못하면서 왜 배우자를 속이고 혼자서 힘겨워하는가? 솔직히 고백함으로써 부담도 덜고 문제도 같이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남도 아닌 부부라면 속마음을 털어놓고 문제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난 맞다고 본다. 이런 차원에서 일본인 부부들은 참 문제가 많다고 생각된다. 지나치게 체면만 따지고 왕따만 신경쓰다보니 정작 중요한 것이 뭔가를 잊고 사는 것 같다. 일본 주부들이 한국의 드라마를 보며 한국 연인들의 사랑을 동경하고 부부들의 삶을 부러워하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측은한 마음이 든다.

 

1권에서는 방화범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피해자였던 시게노리가 유력 용의자로 부상하고는 있지만 증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구노는 시게노리를 의심하면서 증거를 찾는 동시에 심리적인 압박전술을 쓰려 한다. 교코는 자신의 가정을 외부로 보호하면서 남편의 일로 받는 스트레스를 다른 곳으로 풀기 위해 고무로 일행과 힘을 합쳐 자신의 권리찾기에 힘을 쏟는다. 단서가 더 발견되어 진짜 방화범이 밝혀질지 그리고 교코는 과연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2권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상적인 글귀

 

“원래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무엇이 소중한지 잘 모르는 법이다.”



d****3 2010.05.30. 신고 공감 9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오쿠다 히데오의 방해자는 정말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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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묘하다.    방해자 3권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이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묘.하.다. 묘한 소설이다. 3권이나 되는 책을 2일만에 읽게 만들었다. 경찰, 야쿠자, 불량청소년, 횡령한 회사원과 그 가족들. 어찌 보면 통속적인 요소들의 잔치다. 야쿠자와 경찰의 야합. 기업과 야쿠자와의 야합. 그리고 어느 기업에나 있는 불건전한, 정직하지 않은 직원과 더 이상 아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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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묘하다.

 

 방해자 3권의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이 말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묘.하.다. 묘한 소설이다. 3권이나 되는 책을 2일만에 읽게 만들었다. 경찰, 야쿠자, 불량청소년, 횡령한 회사원과 그 가족들. 어찌 보면 통속적인 요소들의 잔치다. 야쿠자와 경찰의 야합. 기업과 야쿠자와의 야합. 그리고 어느 기업에나 있는 불건전한, 정직하지 않은 직원과 더 이상 아내와 남편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멀어진 가족. 그리고 어쩌다 휘말린 10대 불량청소년들.

 

 어떻게 활자들을 집어 삼켰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읽어나갔던 책이다. 문장 하나하나 공들여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엮는 솜씨 또한 대단했다. 오쿠다 히데오. 일본 문단에서 찬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시게노리는 회사 돈을 조금(!) 횡령했다. 어쩌다 본사에서 감사가 내려왔고, 이걸 피하려고 공장에 불을 질러버렸다. 그 때부터 인생이 꼬인거다. 길가를 어슬렁거리던 불량청소년 3명은 어쩌다 마주친 회사원에게 삥뜯고는 어? 아무렇지도 않네! 라는 무모한 자신감으로 매복 중이던 형사에게 대들고 만다. 먼저 쌈 걸고 팔이 부러지는, 그런 재수 옴붙은 날이 온다. 그리고 이 형사는 이 아이들 때문에 관찰 대상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고 만다. 시게노리의 아내는 아르바이트 직원이다. 고무로라는 여자한테 전화가 왔고, 어쩌다(?) 공산당 계열의 집단이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벌인 한판 놀이에 휩쓸리게 된다.

 

이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어찌보면 순탄하게 흘러갈 수도 있는 인생이, 꼭 누가 방해한 것처럼 꼬여버린다. 시게노리는 그냥 얌전하게 있으면 상사에게 꾸중만 듣고 말았을 것이다. 불량 청소년들은 대든게 형사가 아니었다면 야쿠자와 얽힐 일도 없었다. 형사도 아이들만 아니었다면 관찰대상 행적 보고만 대충 하고 형사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시게노리의 아내는, 그 때 24살에 결혼하겠다고 결심하지만 않았어도 인생이 이렇게 꼬이진 않았을 것이다. 우리네 인생도 때로 이렇지 않던가. 그 때 그 순간 그 결심만 내리지 않았다면, 인생이 그냥 그럭저럭 흘러갔을 텐데. 시게노리의 아내, 교쿄의 마지막 행적만 보더라도-스포일러가 될까봐 적지는 않겠다.- 그 타이밍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그 때 그 순간 이런 결심을 내리지 않았다면.' 이란 말은 그 사람 입장에서나 타당했던 것 같다. 시게노리의 방화사건 때문에 드디어, 교쿄는 가정을 떠나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았고, 구노는 사에키의 환영에서 벗어났으며, 불량청소년들도 제각기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인생에는 때로는 독이 필요해.

 

 유스케가 했던 말로 기억한다. 인생이란 글자에는 희노애락이 담겨 있단다. 희노애락 모두 '인생'이란 단어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쓰고 단 것 모두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의 독은 매우 쓰지만, 그만큼 자신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인생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이 글의 거의 유일한(?) 여주인공이었던 교쿄. 그가 '시게노리의 아내',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호칭에서 벗어나서, 교쿄라는 이름도 벗어나 진정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오쿠다 히데오가 <공중그네>이후 내놓은 장편소설. 정말 마음에 든다. 이런 작가를 가진 일본이 부럽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번역해서 내놓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오쿠다 히데오'처럼 뛰어난 역량을 가진 작가가 탄생하지 않을까? 흠...그랬으면 좋겠다. 착착 감기는 스토리. 정교하게 짜여져서 독자가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는, 그런 작가를 더 만나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y*******a 2009.01.07.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방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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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쿠다 히데오는 내게는 참 묘한 느낌을 주는 작가이다. 처음 접했던 그의 소설들은 날카로운 면이 있긴 했지만,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는데, 그의 소설들을 점점 더 찾아 읽게 되면서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 책 <방해자> 이전에 읽었던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에서부터 갸우뚱하게 만들더니 <최악>에서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었고, 이
"방해자" 내용보기

.. 오쿠다 히데오는 내게는 참 묘한 느낌을 주는 작가이다. 처음 접했던 그의 소설들은 날카로운 면이 있긴 했지만,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는데, 그의 소설들을 점점 더 찾아 읽게 되면서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 책 <방해자> 이전에 읽었던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에서부터 갸우뚱하게 만들더니 <최악>에서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었고, 이번의 <방해자>를 읽으면서는 복잡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며,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제 나름의 확실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도 놀라웠다. 거기다 가끔 읽기조차 괴로울만큼 현실적인 문제들을 차분히 진행시켜나가는 것은 참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를 필력이다.

 

.. 이 책 <방해자>의 주인공들은 고개를 돌리면 바로 옆에서 살고 있을 것같은 평범한 이웃들이다. 경찰서내의 문제며, 주부 아르바이트의 현실이며, 소소한 욕심이 불러온 한순간의 판단착오까지 무엇 하나 특별히 현실과 다를 것없어 보이는 일들이 소설속에서 함께 얽히기 시작하면서 경사면에서 굴러내려오는 눈덩이가 점점 커지는 것처럼 일상을 철저하게 파괴시키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부당한 현실에 함께 분노했고, 약하기 때문에 굴복해야 되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답답해 할 수 밖에 없었다. 나 또한 뚜렷히 해답을 내놓을 수도 없이 단지 외면해 온 문제들이 책 속에서 낱낱히 밝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읽기 괴롭기도 했다. 그러나, 독서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하도록 하고, 가상이라는 껍질을 씌워 충격을 조금 줄여주면서 함께 해결법을 찾아보자고 하는 것, 이것 또한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이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 세권이 되는 책이었지만 내용에 푹 빠져 빠른 시간내에 읽어버린 책이고, 읽고나서도 아련히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특별한 것을 바랬던 사람들이 아니고, 모두 그저 일상의 작은 행복만을 바랬을 뿐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되고 만 것일까. 후회한다고, 다시 그 선택의 순간에 설 수 있다고 한들 그들의 모습이 바뀌었을까.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부터 가지가 자라온 이야기들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하나하나 다시 선택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책을 읽은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m***7 2009.01.08. 신고 공감 4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일본소설]오쿠다 히데오의 <방해자>
"[일본소설]오쿠다 히데오의 <방해자>" 내용보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 한명인 오쿠다 히데오.<공중그네>를 통해 그의 작품을 접한 후 그의 저서들을 하나 하나 탐독해가면서 오쿠다 히데오 그 특유의 해학적인 분위기, 다양한 사람의 삶을 유쾌하게 그려낸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별 관심 없었던 일본소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방해자>는 내가 좋아하는 그의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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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 한명인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를 통해 그의 작품을 접한 후 그의 저서들을 하나 하나 탐독해가면서 오쿠다 히데오 그 특유의 해학적인 분위기, 다양한 사람의 삶을 유쾌하게 그려낸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고 별 관심 없었던 일본소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방해자>는 내가 좋아하는 그의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소설이었다. 다르다는 것에 대한 이질감보다는 그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고 또 다른 분위기의 매료되었던 시간이었다. 평소 가벼운 듯 하면서도 전혀 가볍지 않은, 우회적인 듯 하면서도 직설적이고 솔직한 그의 개성적인 문체가 참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긴장감과 반전을 느낄 수 있는 추리형식인 이 소설 또한 참 마음에 들었다.

 

<방해자>는 불량스런 모습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고등학생 유스케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구노형사, 남편과 남매를 둔 평범한 주부 교코 이 세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혼조시에 사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교점이 없어보이는 세 사람은 자동차용품 제조업체인 하이텍스 혼조 지사에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사건이 일어나면서 묘하게 얽히게 된다. 이 세사람 중 친구인 요헤이, 히로키와 어울려 치기어린 마음으로 아리랑치기를 하던 유스케와 구노형사가 먼저 만나게 된다. 구노가 형사인 줄 모르고 덤볐다가 호되게 당한 유스케와 비록 유스케가 먼저 덤비긴 했지만 청소년에게 상해를 입히게 된 구노형사는 이 일을 시발점으로 정작 본인들은 원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부서장인 구도의 명령으로 형사로서의 모습에 저촉되는 불륜행위를 저지르는 마루보의 동료형사를 잠복관찰하고 있던 구노를 그 관찰대상자인 하나무라가 못마땅하게 여겨, 다친 유스케를 협박해 구노를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만들고마는 것이다.

 

방화사건을 조사하게 된 구노는 야쿠자 조직인 기요카즈회의 복수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서와는 달리 파트너인 본청소속 핫토리와 수사 중, 방화사건의 최조 목격자이자 화재진화를 하다 다친 피해회사의 직원인 시게노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시게노리는 앞서 언급했던 교코의 남편으로 이것을 계기로 구노와 교코가 첫만남이 이루어진다. 평범한 30대 주부의 교코의 모습에서 7년전 죽은 아내 사나에를 떠올리게 되는 구노. 그래서인지 그는 시게노리에게 혐의를 두면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그렇게 시게노리를 의심하고 있을 때 두번째 방화가 일어난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방화당시 병원에 입원중이었던 시게노리에 대한 혐의가 사라지는 것이지만 오히려 구노는 시게노리를 더욱 의심하고, 증거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심증을 확신으로 만드는 정황을 포착하기에 이른다.

 

가계에 도움이 될 겸 소일거리 삼아 할인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교코에게 한 통화의 전화가 걸려온다. 할인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대우의 처우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입장으로서 교코에게도 솔깃한 이야기였지만 두렵고 나서기 싫어 거절하고만다. 그런 그녀가 결국 본점의 아르바이트원인 고무라와 인권변호사인 오기와라와 함께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해 할인마트와의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계속 되는 형사와의 만남, 남편 회사 사람들의 방문, 그리고 무엇부터 남편 시게노리의 수상한 행동과 불필요한 물건들의 흔적들이 퍼즐처럼 하나 하나씩 맞춰져 그녀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이르고 그 불안감을 이겨내고자 그녀는 할인마트와의 투쟁에 집중하게 된다. 처음에는 소극적이었지만 부당한 대우 개선과 권리를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는 교코, 평범한 아줌마였던 자신이 무언가가 된 것 같은 만족감과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느끼게 되면서 그녀는 투쟁에 더 열성적이게 되고 그로 인해 할인마트내에서는 소외당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교코이다. 대찬 듯한 그녀의 모습이 발버둥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서히 조여오는, 평화로웠던 일상을 흔드는 불안감에 잠식 당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 그렇기에 그녀의 최후 선택이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다. 한 남자의 아내였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를 했던, 예쁜 전원주택에 작지만 자신만의 화단을 꾸미며 살고 싶은 소박한 꿈을 갖고 있던 평범한 한 여자의 삶이 어쩌다 이렇게 흔들리고 무너지게 된 것일까!

 

어떻게 보면 신문 작은 귀퉁이를 차지하며 쉬이 지나갈 수 있었던 방화사건이었지만 기요카즈회를 첫 타켓으로 설정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커질대로 커지게 되고 실제로 기요카즈회가 연관이 되지 않은, 비리를 저지른 시게토리가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한 자작극으로 시작되었던 방화사건은 기요카즈회와 하이텍스사의 서로의 이윤을 위한 거래와 경찰들의 비리, 실적을 위한 경찰의 이기심, 구노를 향한 하나무라의 증오와 복수로 인해 작은 선에서 무마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번진다. 어느 새 경찰들과 언론은 시게노리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로 인해 교코의 평범했던 가정은 흔들리게 된다. 사랑했던 아내를 떠올리게 하는 교코와 비록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회사와 가정 모두에서 설 곳을 잃은 채 안팎으로 압박을 느끼며 피폐해져가는 시게노리에게 연민을 느끼고는 어떻게든 자수를 시키려고 하는 구노. 사에키 경부보의 말처럼 구노는 형사를 하기에는 너무 착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남에겐 싫은 소리 못하고, 자신을 오해하고 원망하는 사람을 위해서 입을 다물 줄 아는 사람. 죽은 아내의 장모를 꾸준히 찾아 가고 챙기는 사위의 모습 등을 보면 말이다. 시게노리의 자수를 통해 어떻게든 사건을 가라앉히고자 했던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사건을 어서 무마하고 제 잇속을 챙기기에 바쁜 기요카즈회와 하이텍스간의 거래로 인해.

 

평범했던 한 가정이 흔들리고 맹목적으로 매달렸던 할인마트와의 투쟁은 말이 좋아 소실대탐이지, 결국 자신들의 단체의 이익 채우기가 목적이었던 버찌회의 정체를 깨닫게 되면서 의지할 곳 하나 없었진 교코는 절망하고 결국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야 만다.

 

아직도 교코를 향해 외쳤던 구노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아내 사나에를 떠올리게 하는 교코의 어리석은 선택을 어떻게든 막고 싶었던 구노. 목숨의 위협까지 느끼면서 지키고자 했던 그의 바람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다. 만약, 비록 거짓자수이긴 했지만 범인이 잡혔다는 뉴스를 교코가 봤더라면, 핫토리가 실적을 추구하지 않고 구노의 말처럼 임의동행을 했더라면, 시게노리가 애초에 자수를 했더라면, 아니 비록 비리를 저질렀다고는 하나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애초에 방화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극이 찾아오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다. 마치 한번의 움직임으로 차례 차례 무너져가는 도미노처럼 하나의 어리석은 실수가 연쇄작용을 하며 낳은 참혹한 결과를 보면서 그 씁쓸함과 안타까움에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또 하나! 앞서 주어지는 일련의 복선을 통해 어느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진짜 예상이 적중하고만 반전의 등장은,나를 놀라게 할 뿐더러 구노에 대한 애처로움을 더 깊어지도록 했다. 구노와 장모.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유난히 친밀하고 특별하게 비춰졌기에 말 그대로 '하치오지의 빈집'이었던, 구노의 안식처와 같던 장모의 집의 진실은 내 마음을 아려오게 만들었다. 사나에를 잃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그렇게까지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구노의 충격과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었기에 더 안타까웠는지도 모른다. 부상을 당한 채 마지막까지 장모의 집을 찾아가는 그의 이루어질 수 없는 허망한 믿음에 그 안타까움이 더 고조되었다.

 

오래도록 불면증에 시달려왔던 구노. 잠 못 들었던 그는 어쩌면 아내가 죽은 그 시점부터 불면증에 시달린 것이 아니라 잠이 들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사나에를 같이 떠올려 줄 수 있는, 위안이 되어줄,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존재를 붙들고 있기 위해 계속 해 꿈을 꿔왔던 것은 아닐까? 허를 찌르는 반전은 영화 식스센스를 떠올리게끔 해주었다.

 

<방해자>에는 다양한 성격과 모습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강철처럼 단단한 듯 하지만 여린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구노와 소극적이고 평범했지만 환경이 변하게끔 만들어버린 교코, 센 척하며 과시하지만 그 내면은 불완전한 치기어린 유스케, 강압적이고 악랄하며 보이는 것만을 믿는 비도적이고 판단력 부족한 하나무라, 평범한 소시민같지만 나약함과 자제력 부족으로 모든 비극의 발단을 초래한 우유부단한 시게노리, 모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고 상대방을 편편안하게 만들고 의지가 되는 사에키, 그저 겉면의 화려함을 보고 야쿠자가 되고자하는 부나방같은 요헤이 등. 이런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접할 수 있었고, 방화사건이라는 하나의 사건에 의해 범인을 쫓아가고 그와 관련된 작고 큰 진실들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방화사건이라는 원론적인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탐욕, 나약함, 증오, 절망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교감하게됨으로써 인간 그 자체의 심연을 고찰해볼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문득 이 소설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교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자신의 삶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 평범한 그녀였건만, 남편의 죄가 마치 연좌제처럼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채 뺏어가고 말았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할인마트 사장에게 능욕당하고, 결국은 어리석은 선택까지 하고 말아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다. 오쿠다 히데오, 그는 왜 평범한 한 여자의 삶을 이렇게까지 극한으로 몰아갔을까? 책을 덮고서도 이 의문이 체증처럼 남아 나를 옭아맸다. 그는 작은 탐욕이 불러일으킨 죄가, 그 죄를 덮기 위해 또 하나의 죄가 덧씌워지는 것을 통해 아무 죄 없는 한 여자의 인생이 몰락하고야 마는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주고자 반성을 하길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교코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면서.

 

세 권이라는 분량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했던 내가 정작 그 뒷이야기의 궁금증을 참지 못해 연이어 세 권을 모두 읽어 버리고 말았다. 미스테리 요소를 가미한 추리형식의, 범인 수사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구노, 교코, 유스케 세 사람의 눈과 마음을 빌려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입장이 되고 감정이입이 됨녀서 더 긴장하고 몰입했던 것 같다. 전에 봤던 작품들이 유쾌함과 가벼움으로 나를 매료시켰다면 <방해자>는 허를 찌르는 반전과 치밀한 전개로 오쿠다 히데오가 선사하는 그만의 흡입력에 빠져들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s********e 2009.01.06.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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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세 권을 읽게 하는 오쿠다 히데오식 하드보일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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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세 권을 읽게 하는 오쿠다 히데오식 하드보일드 소설!     우리나라에서는 [코믹 작가]로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 우리나라에서 그를 알게 된 소설들이 [공중그네]를 비롯한 일련의 코믹소설들로 이루어져 그렇게 생각될 뿐, 일본에서는 하드보일드한 스토리로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하기로 알려진 작가다. 갓 스물부터 스물 아홉까지를 이야기한 [스무살 도쿄]가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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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세 권을 읽게 하는 오쿠다 히데오식 하드보일드 소설!

 

  우리나라에서는 [코믹 작가]로 잘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 우리나라에서 그를 알게 된 소설들이 [공중그네]를 비롯한 일련의 코믹소설들로 이루어져 그렇게 생각될 뿐, 일본에서는 하드보일드한 스토리로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하기로 알려진 작가다. 갓 스물부터 스물 아홉까지를 이야기한 [스무살 도쿄]가 그렇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세 주인공의 스토리가 옴니버스형식으로 엮어진 소설 [최악]은 소설의 진면보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의 또 다른 소설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전개와 눈에 보이는 듯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문체로 세 권을 단 숨에 읽게 하는 매력을 지닌 소설,   [방해자]다. 원제는 邪魔 .

 

 

 

 

  어느 날 일본의 작은 시에 위치한 기업에 방화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전후로 주변에서 평범하게 살았던 인물들이 직간접적으로 그 사건에 연류되면서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서로 다른 사건에 휘말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세 주인공이 결국 한 사건에서 만나게 되는 전작 최악(最悪)의 사건전개방식에서 좀 더 복잡하고 세밀하게 진화하였다. 최악이 한 스토리를 위한 세 주인공의 결합이었다면, 이 소설에 소개되는 방화사건은 세 명의 스토리를 위한 발단 사건에 불과하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 그래서 3권, 모두 1,000여 페이지에 이른다.

 

  열 일곱의 소년 유스케는 요헤이, 히로키와 함께 셋이서 늘 그렇듯 용돈벌이로 '아저씨 사냥'을 하다가 그들의 먹잇감이 '형사'인지도 모르고 접근했다가 동료는 팔이 부러지고, 자신은 턱을 얻어맞는 부상을 입고 도망친다. 그냥 재수없는 날이라 생각했다.

 

  직장을 다니는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파트타임으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부 쿄코는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으로 인해 두 손에 화상을 입고 입원하자 혼란에 빠진다. 한편 그녀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계기로 본점의 아르바이트원인 고무라와 인권변호사인 오기와라와 함께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위해 할인마트와의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사건에 연류된 남편에게 보이는 수상함과 근무하는 할인마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민감해지지만 애써 무시하려고 노력한다.

 

  7년 전 교통사고로 임신한 아내를 잃은 형사 구노는 동료형사 하나무라의 부정한 행실을 추적중이다. 잠복중에 '아저씨 사냥'에 찍혀 불량소년 셋을 혼내주지만,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악질형사 하나무라는 소년들을 회유해 형사의 폭행에 대해 '피해신고'를 하게 해 위기에 점점 빠지게 된다.

 

처음엔 아주 작았던 사건이 점점 커져서는 '모래귀신'처럼 깊은 암흑 속으로 빨려들고 마는 세 주인공, 그들은 사건의 본질을 발견했을 때는 이를 대처하기에는 너무나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에 불과했다. 부정으로 얼룩진 기업의 뒷모습, 그리고 암흑과 결탁한 경찰 수뇌부, 노동인권을 빌미로 기업후원을 얻어내는 NGO들의 황동등 일본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소개하고 그 속에 끼인 작은 소시민들의 절망감을 스토리로 엮고 잘 접목시켜 독자로 하여금 동질감과 많은 시사점을 남기는 소설이다. 

 

 오쿠다 히데오 소설의 강점은 역시 심리묘사다. 우리나라의 추리소설가 김성종이 심리학자 못지 않게 인간 성향의 양면을 섬뜩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다면적인 인간의 심리를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작 [최악] 때와 마찬가지로 나이와 성별이 서로 다른 주인공들의 감정들을 제 캐릭터에 정확히 들어맞게 잘 표현되어 놀라웠다. 특히 가정은 방화범의 가족으로 몰리고, 자신 또한 기업인을 괴롭히는 공산당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사력을 다해 두 아이와 가정의 행복을 지키려는 쿄코의 불안한 여성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이 소설이 남성 작가가 쓴 글인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소설의 제목은 邪魔사마, 일본어로는 '쟈마'라고 한다. 불가에서는 몸과 마음을 괴롭혀 수행(修行)을 방해(妨害)하는 악마(惡魔)라는 뜻인데, 일본에서는 '귀찮은 것, 벌레'라는 뜻이기도 하다. '단체 속의 나'를 강조하는 일본사회이기에 어느 나라보다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이 가장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단어이면서도, 상대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말이기도 한 단어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쟈마邪魔 였다. 대大를 위해서라면 희생해도 좋을, 당연히 희생을 해야 하는 소小, 개인들. 평범했던 그들이 손댈 수 없는 만큼의 큰 사건 속 중심이 된 이유는 그들의 뒤에 존재하는 세력들의 발전을 위해 '정치政治'수단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체성을 좌우하는 선악의 가름은 체제의 존립 앞에서는 애매모호해진다. 아니 체제 존립을 위해서라면 어떤 선택이든 '선'이 되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억세게 운이 나쁜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였다. 정권에 따라 좌우익으로 나뉘고, 보고자 하는 시선에 따라 때로는 숨은 천사가 되고, 의도된 쇼로 보여지는 세상에 사라고 있는 우리들 모두는 체제 속의 쟈마邪魔 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방해자'인 것인다.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홀로 된 세상을 살기 위해 자전거로 도피하는 쿄코에게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젊을 때는 자신만 위해서 살면 돼." 앞으로 자신을 찾아올 대부분의 것들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어지러운 고독과 자유일거라 생각하며 쿄코는 고독과 자유의 두려움을 안고 제 길을 떠난다. 캄캄한 미래, 하지만 저자는 안경 낀 형사 이노우에의 입을 빌어 비록 전부 조건부겠지만, 인간에게 미래가 있는 한 무조건 행복한거라고 말한다. 체제 속의 나의 행복은 신기루 일 뿐, 두렵지만 고독하고 자유로움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느끼는 행복과 불행은 온전히 스스로 판단한 것일까? 혹시 남이 그렇게 여겨서 또는 남과 비교해서 그렇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방해자邪魔'라 부르지 않는 것처럼 내 행복과 불행은 남에 의해 만들어지고, 평가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했다. 한 번 잡으면 끝을 봐야 할 만큼 흡인력이 강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이번에도 그의 필력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최악]을 필두로 이 소설을 통해 '코믹작가'라는 오명을 벗기고, 그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요구된다. 이러한 평가 또한 그에게는 방해자邪魔가 될 테지만...

YES마니아 : 플래티넘 t********n 2009.01.08.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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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13번째 작품으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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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나의 오쿠다 히데오 컬렉션 13이 되었다. ㅋ   가장 첫 작품이, 여전히 내게 없지만, 새책을 운 좋게 만날 수 있었다. 번역물로선 최근의 작품을.   3권으로 구성된 <방해자>   결코, 두껍다고 할 수 없는 3권이라서, 속독이 가능한 독자라면, 휘리릭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이야기를 하자면, 형사 이야기. 형사들 간의 비리, 어떤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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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나의 오쿠다 히데오 컬렉션 13이 되었다. ㅋ

 

가장 첫 작품이, 여전히 내게 없지만, 새책을 운 좋게 만날 수 있었다. 번역물로선 최근의 작품을.

 

3권으로 구성된 <방해자>

 

결코, 두껍다고 할 수 없는 3권이라서, 속독이 가능한 독자라면, 휘리릭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이야기를 하자면, 형사 이야기. 형사들 간의 비리, 어떤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항상, 작품의 제목을 염두하게 된다. 그렇다고, 똑부러지게 제목이 이해된 적이 많았던 것만은 아니지만...

 

이 책도, 왜 방해자인가 많이 궁금했다. 3권을 다 읽기까지도 쉽게 와닿지 못했고,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이해가 됐다.

 

나를 방해하는 이가 한 사람이라도 존재하면, 그게 바로 방해자. 형사, 그리고 형사. 형사가 맡은 사건의 첫목격자. 그 목격자의 회사. 그 회사와 엮인 야쿠자. 그 모두들이 서로를 방해자로 여긴다는 게 아닐까 싶다.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 그리고 그 재미를 돋보이게 하는 세밀한 묘사. 주부의 묘사가 인상깊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요리솜씨, 혹 그의 삶의 지혜를 가늠하게 되었다. 물론, 모르는 사실이지만...

 

너무도 진짜같은 캐릭터들. 왠지, 정말 그런 사람들이 살아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읽은 작품이다.

 

뭔가, 시민적이면서 또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아닌, 다른 인생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다.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너무도 반가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새해 처음으로 만난 작품.

 

즐거운 마음으로 만난 3권의 책이다.

n***8 2009.01.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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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방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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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로 우리나라에 이름을 알린 오쿠다 히데오.나는 <공중그네>보다는 <남쪽으로 튀어>를 아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방해자> 또한 작가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작가 스스로 오랜 직장생활을 한 터라, 그의 책 속에 나타나는 조직의 생리나, 인간관계의 디테일이 우선 눈에 뛴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끝없이 추락하는 여인과, 7년 전 아내를 잃은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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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로 우리나라에 이름을 알린 오쿠다 히데오.
나는 <공중그네>보다는 <남쪽으로 튀어>를 아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방해자> 또한 작가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작가 스스로 오랜 직장생활을 한 터라, 그의 책 속에 나타나는 조직의 생리나, 인간관계의 디테일이 우선 눈에 뛴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끝없이 추락하는 여인과, 7년 전 아내를 잃은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사의 운명적인 대립 또한 독자의 마음을 끌고 있다.

 

평범한 주부 쿄고

행복을 지키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얼마나 쉬운지...

 

두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가정 주부 쿄고,
그녀의 남편 역시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최근 단독주택으로 이사했고, 대출금 갚느라 빠듯한 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근처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회사에서 불이 나고 그날 당직을 서던 남편은 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남편이 공금을 횡령하고 그 증거를 없애기 위해 스스로 불을 질렀다는 혐의를 받는다. 불현듯 연애시절부터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했던 사소한 사건까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겉보기로는 조용했지만 마음속에는 뜨거운 게 들어 있는 사람이라니까요 –p73

 

한편, 그녀는 자신이 일하는 슈퍼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의 처우에 관한 권리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녀 역시 이런 일에는 문외한이었지만, 다른 지점에서 같은 투쟁을 벌이는 이로부터 설득 당했다. 쿄고는 이 투쟁으로 인해 일터에서 미운 털이 박힌다. 계산대에서 힘든 창고 근무로 강등당한다. 외롭다. 하지만, 꿋꿋이 싸워 나가려고 애쓴다.

 

눈을 감았다. 담배 연기가 혈관 속 구석구석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숙면과는 거리가 멀 테지만.
악몽아, 오고 싶으면 와라. 어차피 현실보다 더한 악몽은 없는 것이다. –p135

 

동네 사람인가? 슈퍼마켓의 누군가인가? 옛날 알던 사람인가? 아니, 그런 건 아닌 듯하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 등골을 타고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왔다. 이 남자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뇌가 문을 닫아버렸다. 모든 반응을 거절하고 있었다. -p211


하지만, 그녀 남편의 일이 주간지에 실리면서 그녀의 삶은 끝도 없이 추락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하고 싸우다가 멍이 들어서 들어온다. 아르바이트 직원의 권리투쟁을 주도하던 이도 실은, 평범한 직원이 아니라 버찌회라는 단체의 후원금을 갈취하기 위해 위장취업했던 사실이 밝혀진다. 그들은 후원금을 얻자 그 동안의 투쟁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유유히 철수해버리고, 쿄고는 일터를 잃는다.

 

아이들을 범죄자의 자식으로 키울 수는 없는 터,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인생의 ‘방해자’들을 제거하고 싶다.

 

아마 진심으로 웃는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당분간은 겁에 질려 살 것이다.
하지만 별수 없다. 다 자신이 저지른 짓이니까.
앞으로 자신을 찾아올 대부분의 것들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어지러운 고독과 자유인 것이다.
특별한 감상은 없다…… -p256

 

 

강력계 형사 구노.

아내의 원통한 죽음에 비하면 자신의 인생에 맑게 갠 날이 찾아오지 않는 건 하찮은 문제일 뿐


예정대로 스물일곱에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사나에는 허무하게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가장 사랑하던 사람이, 마치 텔레비전의 전원을 끄듯이 한순간에 목숨을 잃었다. –p125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완전히 복귀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지난 7년 동안 진심으로 웃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약 없이 편안히 잔 적도 없었다. 술에도 안 취했고, 책을 읽어도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 상처는 평생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p126

 

몇 년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강력계 형사 구노.
그는 7년 전 임신한 아내를 사고로 잃고, 홀로 되신 장모님에 마음을 의지하며 살고 있다. 주변에서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주기도 하지만, 아직 그는 아내를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했다.

 

어느 날 그는 동료형사 히나무라의 비리를 찾기 위해 미행을 하다 동네 고등학생 3인조와 사소한 시비가 붙고, 그 소란으로 미행하던 것이 들통나고 만다. 이 일은 어처구니 없는 화살이 되어, 그의 형사 생활을 조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방화사건, 그는 직감적으로 방화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조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히나무라의 사건과 방화사건이 서로 얽혀 피곤하기 이를 데가 없다. 평범한 가정의 추락을 보는 것도 씁쓸하다.

 

이런 느낌이었다. 전혀 불안하지 않았던, 갓난아기였을 무렵의 느낌.
태어났다는, 실감……
만약 계속 살 수 있다면 행복에 등 돌리는 짓은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행복을 두려워하는 짓은 그만두자고 생각했다.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살아간다. 그 당연한 것을 구노는 비로소 깨달았다. -p248

 

마지막 사건은 피를 부르는 육탄전으로 끝이나고, 구노는 칼에 찔려 병원으로 실려간다. 자신을 옥죄이던 사건이 해결되고, 몸도 진창이 되던 그 순간 그는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 이제  ‘행복에 등 돌리는 짓’ 따위는 그만두겠다고,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살아간다’는 그 당연한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7년동안 진심으로 웃어본 적이 없는 남자,

앞으로 당분간 웃을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여자.

 

여자의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나에에게도 이런 밤이 있었을까. -p216

 

살아 있을 무렵의 사나에가 말했었다. 스물여덟에 아이를 낳고, 서른에 둘째를 낳고, 서른셋에 하치오지에 맨션을 살거야. 그래서 내가 마흔이 되면 엄마가 일흔하나가 되니까 그러면 친정집을 개축해서 모두 함께 살자...... 쿄고에게는 어떤 인생 설계가 있었을까. 묻고 싶었다.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허락해준다면 사나에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그 손을 만지고 싶었다. -p217

 

새삼 또 충격을 받았다. 오랫동안 형사 생활을 해왔지만 정작 범죄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이게 처음이었다. 몸도 마음도 중심도 잃고 어둠 속으로 추락해가는 인간의 모습.

제물이라고 생각했다. 쿄고는 불행을 일정한 수만큼 만들어놓은 신의 계획, 그것의 희생물이다.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p218

 

그들이 어느날 교통사고 처럼 갑자기 불어 닥친 운명을 부여잡고 허덕이는 모습은 닮아있다.

거창한 스토리 구성도,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읽다보면 인물 속으로 빠져든다.

'몸도 마음도 중심을 잃고 어둠 속으로 추락해 가는' 인간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동정을 금할 수가 없다.

 

추리소설에서 굳이 교훈을 찾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그들의 상황이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순순히 인생에 화해를 청했을까.

책을 덮으며 잠시 생각해보기로 한다

c*******e 2009.09.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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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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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중 읽어본 책은 손에 꼽을정도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걸>, <최악> 이외에는 제목은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못한 책들 투성이다. <스무살 도쿄>, <공중그네>, <인터폴> 등 그가 낸 책 모두를 섭렵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대해 어떻다라고 판단하기에 나는 조금 힘든감이 없지 않다. 읽은 책이 몇 권 없기에 사실 와닿았던것도 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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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중 읽어본 책은 손에 꼽을정도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걸>, <최악> 이외에는 제목은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못한 책들 투성이다. <스무살 도쿄>, <공중그네>, <인터폴> 등 그가 낸 책 모두를 섭렵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대해 어떻다라고 판단하기에 나는 조금 힘든감이 없지 않다. 읽은 책이 몇 권 없기에 사실 와닿았던것도 드물었다. 어떤 부분에서 무엇을 느껴야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았던 데에 비해 조금씩 감을 느끼게 된 것은 <최악>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모두의 상황이 최악을 치닫아가는 과정을 잘 그려내서 책속에 빠져들어서 읽을 수 있었다. 각자의 입장이 너무도 고된 우리내 일상을 들여다보여주기에 공감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에 한층 더 관심이 간 계기가 되었던거 같다.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나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들어오는 신간부터 읽게되는 버릇때문에 가장 먼저 읽은 것은 <방해자> 였다.
 
이 책은 크게는 방화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각의 사연이 너무나도 안쓰럽고 말 많음을 알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여느 책과 마찬가지로 일본 사람들의 이름외우는게 조금 힘들었지만 이는 중간부터 이해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니 굳이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 하지만 반면 아쉬운 듯한 느낌이 드는건 각 인물에 대해 짧게나마 페이지를 시작하기전에 써줬으면 어땠을까도 생각이 든다.
 
초반에는 속도감이 없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속도감이 생기는 소설이다. 뿐만 아닌 각자가 처한 상황에 있어서 생각을 많이 해보게 하므로 평소 생각했던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거 같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차별대우, 개선요구와 관련하는 쿄코의 모습들과 주변사람들의 모습이 많은 부분 공감을 이끌어냈는데, 이는 아직도 생각해봐야할 거리가 많은 문제를 제시해주는데 생각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줄거리를 한 줄로 요약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일들이 얽혀있기에 그 실날같은것들을 하나씩 풀어내기가 벅찬감이 있다. 고등학생과 강력계형사의 만남으로부터 얽혀버린 야쿠자와의 만남, 방화용의자 남편과 그의 아내이야기, 할인마트 근무 처우개선으로 인한 사건 등 몇가지 사건이 연속적으로 얽혀있어서 이를 한번에 풀어내기가 어렵다. 글재주가 없는 내가 이를 잘 풀어내지 못하는것일수도 있는데, 확실히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보면 술술 풀어질듯하다.
 
고등학생 불량학생들을 보면서 느껴지는것은 없다. 착실하게 생활하고 야쿠자와는 거리가 먼 내 생활은 이를 이해하기에는 감정이입이 힘들었다. 반면 이해가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첫번째로 강력계 형사 구노.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지내며 가끔 친가를 찾는다.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던 탓일까? 사고로 잃은 사람을 지우지 못하고 친가를 찾아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찾고 또 찾아가는 그의 모습들이 가슴 짠하게 기억된다. 반전에 반전이 있을거라고 생각치도 못했는데 읽게되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두번째로는 할인마트에서 일하는 쿄코와 그 주변사람들이다. 개선요구를 위해 앞장섰던 쿄코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사실과 함께 우리들의 모습을 엿보았다. 그 어떤 한사람이 앞장서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먼저 어떤대우를 받든 조용하다는것과 함께 동조하는 사람들은 극히 없다는것을 보며 씁쓸하기도 했지만 공감가는 바는 어쩔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안전선 안, 다수에 속해있고 싶어하지 그 밖을 나가기를 꺼려한다. 사서 고생이라는 것을 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모두가 YES할때 NO하는 사람이 멋있다고는 하지만 실상 그러기란 참 어려운 법인데 이를 깨트린 쿄코가 한편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쉬운것은 핏대를 세워가며 다른사람들과 동조한끝에 원하는 것을 얻지도 못했던 쿄코를 보면서 삶이 그리 쉽지 않음을 새삼 느끼는 부분이었다. 이게 현실이고 삶이라지만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소설속에서는 적당히  타협하며 사회생활하는것을 바랬던지도 모르겠다. 그게 안 이뤄져서 아쉽지만 현실을 너무 잘 보여주는것 같아 한편 반갑기도 하다. 
 
질문을 많이 던져주는 책들을 보면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바로 이래서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든다.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고 답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므로 평소 잊고 지냈던 것에 어떤 결론을 내려야할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스피드한 진행 덕분에 빨리 읽었던 소설 <방해자> 역시 질문을 많이 던져주었던 책이다. 결코 가볍지많은 않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개개인에 대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본다면 참으로 고민거리가 많은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방화사건이라는 하나의 주제속에 너무도 많은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인간 본연의 다양한 모습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오랜만에 만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 세권이라는 분량이 언제 읽지 싶었음에도 금방 읽히던 정말 오쿠다 히데오만의 매력이 가득 담긴 책!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만함이 충분히 느껴진다. 아직 그분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n*********2 2009.01.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와 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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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려울수록 생각없이 볼 수 있는 가볍고 재밌는 책들이 인기를 끈다지만 잠깐의 즐거움을 누리자고 그런 것들만 찾게 되면 읽고 나서는 끝없는 공허함에 더 우울해지곤 하는 것 같다.   난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 가진 기존의 가벼움? 이랄까? -물론 재밌긴 하지만- 그런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오쿠다 히데오는 너무 가벼운 쪽으로만 치중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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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려울수록

생각없이 볼 수 있는 가볍고 재밌는 책들이 인기를 끈다지만

잠깐의 즐거움을 누리자고 그런 것들만 찾게 되면

읽고 나서는 끝없는 공허함에 더 우울해지곤 하는 것 같다.

 

난 오쿠다 히데오 소설이 가진 기존의 가벼움? 이랄까?

-물론 재밌긴 하지만- 그런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오쿠다 히데오는 너무 가벼운 쪽으로만 치중이 되어 있어서

그 훌륭한 "글빨"(!!!!)에 감탄하면서도 좀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글빨 너무 좋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진실!!)

전번에 "최악"을 읽으면서 그런 아쉬움은 싹 털어버리게 된 것 같다.

아, 이 사람, 사회문제를 정말 냉소적으로 차갑게 보고 있구나 라는 생각.

한없이 가벼운 사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

 

왠지 이번 책도 제목도 그렇고 (두께도?ㅋㅋ)

"최악"이랑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서, 주저하지 않고 골랐는데

최악보다 더 나아간 느낌이었다!

 

좀더 묘사가 구체적이고, 등장인물들의 서서한 변화가 너무 잘 표현되었다고 할까.

등장인물들 자체도 너무 현실적이었고.

 

최악에서는 인물들의 변화가 약간 급작스런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 소설은 미묘한 변화들을 너무 잘 잡아내고 있는 것 같았다.

 

마트에서 알바하는 주부와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 날라리, 그리고 그 둘과 얽힌 형사.

 

형사야 뭐 그렇다 치고;;

나머지 두 인물은 정말 너무 흔히 볼 수 있는 인간들...

그 사람들이 자기가 저지르지도 않은 사건에(이게 포인트@.@)

어쩔 수 없이 휘말리면서 인생이 억울해지는;; 과정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눈앞에 지금 그 사람들이 살아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하필(?) 배경도 우리나라의 지금 상황과(경기침체) 너무 비슷하게 들어맞는 거라..

감정이입을 심하게;; 하면서 봐버렸다.

 

나중에 형사 부분에서는 울컥 하며 울어버리기도...ㅠㅜ

 

한번 읽는 것으로는 부족한,

책에 꽂아놓고 곱씹으면서 봐야 할 듯한 작품이다.

b********2 2009.01.09.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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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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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큼 멋진 결말이라면 얼마나 좋을 까?   어느 날 방화사건이 발생한다. 그리 큰 피해를 입은 건 아니였다. 하이덱스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지사에서 벌어진 일로 구노는 처음 사건을 본 피해자(히게노리)의 사전청취를 본청에서 온 핫토리라는 형사와 맡게 되었다. 쉽게 말 해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난 비교적 쉬운 일을 맡은 거다. 화재사건 인 만큼 피해자는 병원에 있었고,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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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큼 멋진 결말이라면 얼마나 좋을 까?

 

어느 날 방화사건이 발생한다. 그리 큰 피해를 입은 건 아니였다. 하이덱스라는 자동차 부품회사의 지사에서 벌어진 일로 구노는 처음 사건을 본 피해자(히게노리)의 사전청취를 본청에서 온 핫토리라는 형사와 맡게 되었다. 쉽게 말 해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난 비교적 쉬운 일을 맡은 거다. 화재사건 인 만큼 피해자는 병원에 있었고, 범행과 일체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다. 허나, 의식이 깨어나 그의 반응을 살핀 구노는 그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간단한 질문에도 파리하게 질리는 안색하며, 약간은 어색한 표정이 의심이 갔고, 그 느낌을 받은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였다. 핫토리는 병원을 나서자 마자 방화범은 오히려 가까이 있는 거 같다며 히게노리가 퇴원하면 미행을 하자고 제의한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리드하는 그를 보며 오히려 편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구노는 굳이 토를 달지않고 그가 하는 양을 따르기로 정하고, 그 동안 소원했던 장모를 찾아 갈 결심을 한다. 요즘은 전화를 잘 받지도 않아 걱정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양자로 들어가는 것을 본격적으로 논의 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각 평범한 가정주부인 교코는 남편의 회사에 방화사건이 벌어진 일을 계기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는 동료들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기에 이른다. 사실 불필요한 개인사생활을 알리는 것이 마땅치 않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아직 사회가 그리 건조하기만 하지않다는 사실에 감동하고 있었다. 그런 마음을 먹은지 얼마 안 되어 한 통의 전화를 받게된다. 자신은 스마일이라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인 고무로라는 사람인데, 그 이름을 듣자, 교코는 자신의 동료로 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 오르며, 혹 나에게도 근무기준이 어쩌고 하는 것일까? 걱정어린 마음으로 그녀의 말을 듣던 교코는 번거로운 일에 말려들기 싫어 만남을 거부한다. 허나, 이런 만남을 처음부터 피하기 보다 만나서 단호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 만나기로 하고 삼일 뒤 한 까페에서 만남을 가진다.

 

소설은 총 세 사람의 시각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하나는 유스케라는 고등학생의 시선, 또 하나는 구노라는 형사. 마지막은 평범한 주부인 교코라는 인물의 시선이다. 처음 이야기는 전혀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오리무중의 상황에서 시작한다. 독자는 읽으며, 대체 이 세 사람은 어디서 만나게 되는 걸까? 정말 합의 점을 찾을 수 있을 까? 의심을 품은 채 책을 읽어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한 사람 한 사람 교집합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보며, 아! 손 가락을 가슴에 튕기며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그 흥미를 마지막 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역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다만,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를 만족시켰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n********r 2014.04.2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