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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도 자신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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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새해를 맞이하며 오랜만에 오프라인 서점인 영풍문고에 들렀고, 지인으로부터 아주 좋은 책 한권을 선물받았다.   저자 지승호는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며 박노자, 홍세화, 김규항, 한홍구, 심상정, 진중권, 손석춘 등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주로 한국사회의 현안에 대하여 인터뷰하며 글을 쓰곤 하는데, 이번에는 한국 마르크스 연구의 대가인 김수행교수(전 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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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새해를 맞이하며 오랜만에 오프라인 서점인 영풍문고에 들렀고, 지인으로부터 아주 좋은 책 한권을 선물받았다.

 

저자 지승호는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며 박노자, 홍세화, 김규항, 한홍구, 심상정, 진중권, 손석춘 등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주로 한국사회의 현안에 대하여 인터뷰하며 글을 쓰곤 하는데, 이번에는 한국 마르크스 연구의 대가인 김수행교수(전 서울대학교 교수, 현 성공회대 석좌교수)와의 인터뷰한 내용이 책으로 발간되었다.

 

김수행 교수는 모두들 잘 알고 있다시피, 맑스의 <자본론>을 완역하였고, 또 이를 강의한 우리나라의 자본론의 대가이다.

얼마전, 김수행교수가 서울대에서 퇴직하면서 그 후임으로 맑스주의 경제학을 가르칠 교수를 뽑아야 하는데 기존 36명의 주류경제학 교수들은 이를 허용치 않았고, 결과적으로 서울대에서는 김수행 교수 이후로 자본론 강의의 맥이 끊어져 버렸다. 심지어는 영국에서 공부하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나쁜사마리아인들>의 저자인 장하준 교수 마저도 세 번 시도했으나 낙방했다고 한다.

36명의 소위 기득권을 가진 미국유학파 신자유주의 신봉의 교수들은 단 한 두명의 비주류 경제학자를 포용하지 못할 만큼 그토록 자신이 없었을까?

학문의 다양성, 서울대학교라는 공공성과 대표성을 생각한다 하더라도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부터 시작하여 세계의 경제위기로 까지 발전한 현재의 상황으로 말미암아 최근에 그동안 맹목적으로 신봉하고 추진해온 신자유주의에 대한 재인식과 반성의 일환으로 이러한 자본론과 비주류 경제학 이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듯 하다.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의 실태에 관한 것이며, 즉,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연구물이며,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착취구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구조가 어떻게 발전되어 나가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 이후의 새로운 사회(예컨데 사회주의 → 공산주의)에 대한 내용은 자본론의 주요 내용이 되지 않으며, 이는 향후 엥겔스에 의해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맑스=자본론=공산주의=빨갱이의 등식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가 우리와 같은 서민과 근로대중에게는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교육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현재와 같은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분석, 또는 지금과 같이 이슈화 되지 않고 그냥 그대로 흘러간다고 한다면 신자유주의와 한미FTA 등의 정책 추진 또한 더 쉽게 이루어졌을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소수의 기득권층만을 위한 사회, 빈익빈,부익부 등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만이 극도로 부각되는 '천민자본주의'로 전락하는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물론, 지금도 우리사회가 천민자본주의사회라고 여겨지지만...)

 

김수행 교수는 한국경제와 한국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점진적인 변혁을 이야기한다. 북유럽, 특히 스웨덴과 같은 복지국가를 우선적인 모델로 삼고, 그러한 복지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현재와 같은 세계 경제위기에는 내수시장의 활성화를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가슴 아픈 것은 현재 우리의 정권은 오히려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자는 기조이며, 이는 다시 말해 기득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책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연 정부의 국익과 신자유주의 정책이 궁극적으로 누구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정말 냉정하게 보아야 할 부분이다. MB정권은 대기업 등의 세계적 경쟁력 구축으로 더 많은 고용과 함께 내수진작을 이야기할지 모른다. 물론 타당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세금을 많이 걷고 그 재원으로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동일한 세율(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로 세금감면과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법론 자체가 그 효과성에 의문이 든다는 말이다. 

 

누구나 북유럽의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의 복지정책을 부러워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 그러한 엄청난 복지정책을 취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부러워하고 있는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의 복지정책 역시 한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꾸준히 그러한 기조로 진행(국민소득이 낮았을 때부터....)해 온 결과물이다.

아직 우리 국민소득 수준이 그러한 정책시행에 버겁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며, 실제로는 대기업 집단과 기득권집단에 대한 더 많은 세율 적용 등의 실질적인 정책 변혁을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지승호씨의 인터뷰 형식으로 알기 쉽게 쓰여진 책...

연초부터 좋은 책을 접하게 되어 한편으로 기분이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니 가슴 답답함 또한 함께 느낀다.

 

 



d*****3 2009.01.25. 신고 공감 7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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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후진성을 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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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므로서 한국에 대한 환상을 버렸다,     한국이란 나라가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맞이하여 그래도 꽤 잘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이 책을 읽으므로서 우리나라의 사회가 얼마나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건국이래 6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이 1940년도에 이미 복지정책을 마련할 거와 비교했을 때 아직도 우리는 아무런 사회복제도도 못 만들고 있다는 걸 보면 지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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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므로서 한국에 대한 환상을 버렸다,

 

 

한국이란 나라가 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맞이하여 그래도 꽤 잘살고 있다고 믿었는데 이 책을 읽으므로서 우리나라의 사회가 얼마나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건국이래 6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이 1940년도에 이미 복지정책을 마련할 거와 비교했을 때 아직도 우리는 아무런 사회복제도도 못 만들고 있다는 걸 보면 지배층이나 자본가계급에게 이득만을 안겨주는 정치인들 또는 정당들 그리고 항상 서민들을 위해 좋은정치를 해주겠지하고 희망을 안고 투표해주는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우리 경제의 구조가 잘못되어 있는지도 자각하지 못 하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뼈져리게 느꼈다,

 

 

지금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6,70퍼센트의 빈민층 대대수를 차치고 있던 나라를 자본가와 지배계층의 돈줄의 해심이였던 석유회사를 국고유화해 그 이익의 전부를 빈민들과 서민들을 위해 무상교육 무사의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모양이다,물론 기득세력권들은 보수언론과 미국을 등에 업고 차베스정권을 끊임없이 좌초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서민들 대다수가 차베스 대통령을 자신들의 영웅처럼 지지해주고 있음으로 함부로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오바마의 돌풍에 환호할 것이 아니라 어차피 오바마도 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미국 대통령이기에 부시처럼 악랄하게는 아니지만 우리에게 분명한 경제적 압력을 행사할 거란 점이고 우리가 북한과의 강경한 대치상태로 잇는 동안 미국이 그 빌미로 우리에게 무기나 팔아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점이 우리나라 최초에 마르크스의 자본론 학자인 김수행 교수의 말 속에 잘 나타나 있으며 우리 보다 못 사는 베네수엘라마저 서민들을 위해 무상교육,무상의료제공 사회복지정책에 온 힘을 쓰고 있는데 2만불 시대에 대한민국은 왜 양극화를 해소하지 못한채 사교육비에 죽어나고 서민들은 경제적 난에 허덕이여야만 되는지 바로 이 책에서 신날하게 논의가 전개 된다, 난 이 책을 읽고 한국사회가 사회보장제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사회안전망조차 갖추지못한 후진국인지 그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게 되었다,,.

 

 

추천좀 꼭 눌러 주세요,부탁드립니다,

YES마니아 : 로얄 w*****d 2009.02.14.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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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126주기와 김수행 교수
"마르크스 126주기와 김수행 교수" 내용보기
훌쩍 10년이 넘은 어느 날,『자본론』(비봉출판사)을 샀다. 상하, 2권짜리. 느닷없이, 라는 표현이 맞겠다.투철한 사회역사적 인식을 갖춘 운동권은커녕, 하루하루 용맹정진하면서 학문과 맞서자했던 학구파도 아니요, 그렇다고 책에 탐닉하던 탐독가도 아니었으며, 학업이나 학교보다는 그저 딴짓에 주로 몰두하던 어설픈 복학생.이유는 모르겠다. 왜 그런 느닷없는 짓을 감행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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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10년이 넘은 어느 날,『자본론』(비봉출판사)을 샀다.

상하, 2권짜리.
느닷없이, 라는 표현이 맞겠다.
투철한 사회역사적 인식을 갖춘 운동권은커녕,
하루하루 용맹정진하면서 학문과 맞서자했던 학구파도 아니요, 
그렇다고 책에 탐닉하던 탐독가도 아니었으며, 
학업이나 학교보다는 그저 딴짓에 주로 몰두하던 어설픈 복학생.

이유는 모르겠다. 왜 그런 느닷없는 짓을 감행했는지에 대해선.
뭔가, 텅 비어있음을 깨닫고 괜히 있어보이기 위한 작태였을까.
아님 IMF 이후의 폐허에서 뭐라도 붙잡기 위한 발악이었을까.
그것도 아님, 그저 충동적인 구매?

책을 보니, 줄도 그어져 있고, 상권의 절반 정도를 읽었다.
역시나, 포기한 게다.
뭐, 어쩌겠나. 대가리가 따라줘야지.

어쨌든, 늘 늦된 나는 그때 아마 처음으로,
김수행 교수의 이름을 접했다.
자본론을 뒤적이다 결국 포기한 자였지만,
그 이름은 접수했다.  

이후 간혹 그 이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철학 혹은 근황 등을 접하면서, 
그에 대한 존경심을 은근히 품게 됐고. 
지난해였나, 서울대를 정년 퇴임한다는 소식과 함께,
마르크스경제학자를 더 이상 임용하지 않은,
서울대(경제학과 교수진)에 대한 실망감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존경할만한 사회의 노장을 만난다는 것, 어쩌면 가문의 영광이다.
그런 영광이 있었다.
지난달 19일 김수행 교수님을 눈 앞에서 알현했다.
만나기 전, 설레기까지 하더라.
처음 그 이름을 접하게 해 준 『자본론』도 챙겨갔다. 사인 받을라고.
 강연 시작 전, 바로 내 앞에 실체로 계신,
교수님께 사인을 부탁했고, 받았다. 꺄오~~~
당근, 조낸 조아빳데루.

 

오늘 3월14일.
카를 마르크스의 126주기다(1818년 5월5일~1883년 3월14일).

수행교수님 말씀대로,
자본가 계급이 이윤을 폭식하겠다고,
노동자 계급을 분할 통치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방법이 비정규직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더 악랄치사빤스해진 것이,
바로 '인턴'이요, '잡셰어링'(정부가 내세우는)이며, '초임임금 삭감'이다.
3~6개월 알바를 '인턴'으로 포장하고,
노동자 임금을 계속 깎아 자기네들 배를 불리겠다는 심산.
분할에서 아예 갈기갈기 찢어놓겠다는 태도지.

이건 (자본가 계급의) 음모도 아니다.
대놓고 획책하고 작당하는 거다.
아주 좆같은 쉐이들. MB같은 잡시베리아들.

마르크스가 지하에서도 걱정한다.


다수에게 이로운 새로운 경제구조를 생각하는 우리에게,
마르크스는 당연한 선택이다.

 

 


세간에 이런 말이 나돌았다.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가슴도 없고, 나이 들어서 마르크스주의자인 사람은 머리가 없다.” 이른바 ‘격동의 시대’를 관통한 어른들의 고해성사로 완곡하게 포장됐던 그 말. 그렇게 전향(?)과 변절(?)의 자기합리화는 시대의 격언처럼 나돌았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하자). 그런 이야기, 비겁한 변명(!)이다. 자본주의, 더 정확하게는 신자유주의에 포획된 사람들의 구질구질한 자기변명. 어쩌면, 그들은 마르크스주의, 혹은 마르크스경제학을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것, 아닐까.

마르크스 경제학자 김수행 교수도 말한다.
“젊어서 어쩌고 하는 그런 식의 얘기는 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예요. 나이 먹으면 현실에 타협하라는 얘기나 똑같잖아요. 기회주의적인 얘기라고 봅니다.”(p.97) 그렇다. 지금-여기를 집어삼킨 ‘화폐’에 조정당하는 사람들. 타인과의 공존은 내동댕이친 채, 자기 증식에만 여념이 없는, 인간의 얼굴이 사라진 화폐의 노예가 된 사람들. 화폐와 인간의 공존을 꿈꾸는 것은 불가능한가. 

‘마르크스’라는 이름, 세간의 오해처럼 체제 전복의 대명사가 아니다. “지금도 마르크스경제학이라고 하면 금방 떠오르는 것이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공산주의를 건설한다는 도식입니다.”(p.264)

그래서 오해를 풀자면,
『자본론』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경제사상이나 우리가 제도권 교육 내에서 배운 자유주의 경제사상은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모든 경제사상은 나름의 방식으로 풍요와 부의 증진, 자유, 평등 모두를 추구한다. 문제는 어떤 종류의 부(개인적 부냐, 사회적인 부냐, 그리고 화폐-자본이냐, 실질적 재화냐), 어떤 종류의 자유(재산권의 자유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냐), 그리고 어떤 종류의 평등(투표권에 국한된 정치적 평등이냐, 물질적 삶의 경제적 평등이냐)을 선택할 것인가이다.”(『인문학 스터디』, (마크 C. 헨리 지음/강유원 외 편역/라티오 펴냄))

화폐-자본이 모든 것을 삼켜, 공황으로 치달은 이때. 김수행 교수와 인터뷰어 지승호가 책을 냈다.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시대의 창). 출간 기념으로 지난 19일 서울 신촌의 토즈에서 ‘흔들리는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경제의 미래는 무엇인가?’라는 제목(강의 주제는 ‘자본론과 세계공황’)으로 강연이 열렸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시대의 거침없는 흔들림 때문일까. 모든 것이 불안한 이 시대,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혹은 노장의 지혜와 혜안을 경청하기 위한 눈빛들이 반짝인다. 대통령보다 한 살 적지만, 그보다 훨씬 더 온화하고 후덕한 인상의 노교수의 강연, 그리고 이것은 그 현장을 따라간 기록이다.

 
 
참, 김 교수를 잠깐 소개하자면, 지난해 2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정년퇴임하고 3월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에 석좌교수로 계신다. 스스로를 이념적으로 이렇게 규정한다. “좌파에 해당하죠. 그런데 소련이나 북한식 사회주의에는 반대하고, 사회주의라는 것도 점진적으로 이행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복지국가가 필수적인 하나의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p.227) (…) 저는 공산주의 사회, 그러니까 계급이나 국가도 없고 모든 것이 평등하고 연대하는 사회가 옳다고 생각해요.”(p.289)

(잠시 책 출간과 관련 언급하자면, 김수행 교수는 인터뷰어 지승호의 끈질김을 언급했다. 김수행 교수의 책을 본인보다 더 많이 읽은 인터뷰어가 하루 종일 매달린 결과물이 이 책이다. 지승호는 인터뷰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경제’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 대통령은 경제를 잘 아는 것 같지 않았다. 우파들은 ‘시장에 맡겨두면 해결 된다’는데 그럴 것 같지도 않았다. 최근 TV를 봤더니 프로파일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들이 범인들의 행위를 분석하면 오랫동안 특정패턴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 현재의 대통령도 건설에 오래 몸담았다. 건설 외에 다른 해법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치-경제-삶이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김수행 교수님을 찾았다.”)



깡패들(?)에 의해 창궐한 신자유주의

인터뷰어의 짧은 인사말 뒤, 백발성성한 김수행 교수의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됐다. 김 교수는 『자본론』얘기는 않고 현실적으로 말하겠다”며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는 경기변동을 통해 현재의 경제상황을 설명했다. 1900년부터 2009년까지 자본주의 경제의 경기변동 그래프를 통해, 그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시장만능주의가 낳은 공황’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현재의 공황을 언급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 가야 할 1980년대 신자유주의(시장 만능주의)의 태동과 과정.

그는 신자유주의가 태동하기 전, 1972년 영국으로 갔다. “와, 세상에 이런 나라도 있구나 싶더라. 지금은 블레어나 브라운(총리)가 우측으로 가서 좀 다르지만. 애들 셋을 데리고 당시 외환은행 지점으로 발령을 받아갔는데, 병원, 학교 전부 공짜더라. 대학원까지. 주택 없는 사람은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세워서 주고, 월세는 소득 수준에 따라 받는데, 소득이 없으면 안 받아. 실업수당도 임금 수준의 80~90%를 2년 동안 지급해 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거지. 남자는 65세, 여자는 60세가 되면 나라에서 노후연금도 주더라. 이런 게 사회보장제도다. 조·중·동을 보면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가 잘 된 것처럼 얘기하고, (사회보장제도가) 더 (진전)되면 망할 것처럼 얘기하대. 기가 막힐 일이야. 며칠 전 관공서에서 연락이 와서 돈을 받아가라고 하길래 갔더니 매달 3만원을 준대. 이걸로 한 달을 살라고. 이래 놓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된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야.”


그러나 알다시피, 영국은 우회전을 한 상태다. 노동당이 현재 정권을 잡고 있다지만, 신자유주의가 영국을 지배하고 있다. 그는 신자유주의의 원흉(?)으로 영국의 대처 전수상과 미국의 레이건 전대통령을 지목하고 그들을 ‘깡패’로 명명했다. “대처시절에 광산노조가 폐쇄에 반대하는 파업을 했는데, 1년이 갔어. 그런데 시간이 길어지자 파업자금이 떨어지고 새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이들의 생활이 어려워졌어. 깡패가 아니라면 타협을 통해 해결할 텐데 (대처는) 그렇게 안 했어. 레이건도 항공관제사들이 파업을 할 때, 전원 해고한 사람이야.” 말하자면, 신자유주의는 ‘깡패주의’라는 말씀이렷다.

김 교수가 진단하는 지금의 신자유주의는 그래서 이렇다.
“노동자 계급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무너뜨려야겠다는 뜻이 있어.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해서 노동자 세력을 위축시키고 자본가 마음대로 필요할 때 해고하고 노동시간을 늘려서 자신들의 이윤만 높이려고 하지.”

우리는 이미 지금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놓은 덫에 헤매고 있지 않은가. 바로 내 자신일 수도 있고, 옆으로 고개만 돌려도 우리는 그 현실과 맞닥뜨리고 있다. 누구도 자신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고, “노숙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나도 당신도 예외가 아니다”(미술작가 알브레히트 빌트).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은 자본가계급이 실제로 권력을 장악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이윤을 많이 보겠다고 나오니까 당연히 노동자계급을 분할 통치해야 되는 거구요. 그 방법이 바로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는 방식인 거죠.”(p.243)



자본의 세계화가 야기한 재앙

김 교수는 ‘자본의 세계화’가 야기한 부작용을 지적했다. 실체 없이 떠도는 금융자본들은 해외를 드나들며 새끼를 쳤다. 그러다보니 산업자본들도 이에 자극 받았다. 생산기술 혁신이나 신제품 개발은 뒷전이고, 그들마저 투기의 늪에 빠진 것이다. 이는 곧 ‘경제의 금융화’로 연결됐다. 모두가 생산에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고, 주식·외환·대출 등에 돈을 집중하고 돈을 벌고자 했다.

큰 산업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금융자본은 이들 기업의 대주주가 됐다. 그러자 연구개발(R&D)이나 장기적인 이윤은 뒷전이 됐다. 당장 배당을 많이 받고 주가 상승 등으로 단기이득 취득에 몰두하는 형태가 됐다. “산업체들도 그런 것에 맞춰야 하니까 기술혁신투자나 장기투자를 못하게 됐어. 그러면 산업이 죽고, 사람을 자르며,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다 임금수준을 낮추게 되지.”

그래서 그는 강연할 때마다 이렇게 말한단다.
“제발 주식투자하지 말고, 은행에 넣어놓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라고 하거든요. 이렇게 자꾸 강조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게 굉장히 중요해요.”(p.253)

이 악순환은 빈부격차는 심화를 불러온다. “주식으로 돈 버는 것은 기업 내부 사정이나 정보를 잘 아는 사람들이야. 경제의 금융화는 결국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돈 가진 사람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은행 엘리트나 은행 귀족들이 그동안 돈을 얼마나 벌었나. 1억 달러씩 연봉을 받고.”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도 결국 이 같은 경제금융화의 불가피한 결과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정보기술(IT)산업을 등에 업고 ‘신경제(New Economy)’를 구현하자, 미국 투기자본은 2000년 언저리에서 주택산업으로 몰렸다. 각종 파생상품이 화폐증식을 위해 아가리를 벌렸다. 결국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돈을 갚지도 못할 사람들에게까지 돈이 돌았다.

결국 2006년 하반기경 금이 가기 시작됐다. 주택구매자들은 원리금을 못 갚고, 연체율이 올라갔다. 이에 기대고 있던 카르텔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모기지 은행과 상업은행, 투자자, 펀드, 보험사 등이 도미노처럼 으스러졌다. 흘러넘치는 화폐에 홀린 신용평가기관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무너지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가 없었어. 상업은행들도 흔들리니까 돈을 많이 풀었는데 밑으로 흘러가지 않았지. 왜냐하면 자기 채무액이 크다보니까 다른 누구에게 대출할 생각을 못하고 꾹 움켜쥐고 있어야 했으니까.”

2007년 신용경색과 현금부족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기업체, 투자은행(IB), 펀드 등이 도산했고 지난해 3월 베어스턴스의 도산으로 미국은 ‘공황’에 들어갔다. 경제위기 국면에서 이를 제대로 넘기면 회복기로 들어서나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공황이 됐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참고로, 마르크스경제학은 위기-공황을 구분할 수 없어 ‘위기(Crisis)’로 통칭 표현한단다. 화폐를 찍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의 진단은 이렇다.
“공황은 한참 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야. 제일 문제는 부동산인데. 위기 상태였던 우리나라도 2008년 9월부터 공황에 돌입했어. 끝까지 갈 거야. 위기 상황에서 꺾지 못했기 때문에. 실업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위기는 기회다’는 말이 안 되는 거야. 이미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국민들 약 올리는 거야. 아무 것도 못하면서.(웃음)”


“금융구제는 잘못됐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법안과 경기부양책을 예로 들면서, 김 교수는 금융기관에 대한 과도한 구제책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 돈이 넘쳐나던 시절에는 봉급을 1억 달러나 받아 자기 혼자 다 먹고선 어려우니까 국민 세금으로 때우려 하는 거잖아. 그건 말이 안 돼. 구제금융을 주려면 괜찮은 은행들을 국유화하든지, 국민이 관여할 수 있도록 만들거나 국민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해. 독일도 은행국유화법이 만들어졌어. ‘은행을 모든 국민의 것으로’라는 구호를 걸고.”


금융자본에 대한 김 교수의 질타는 계속 됐다. “결국 금융은 새로운 부를 창출한 것이 아냐. 기존 부를 분배한 것에 불과하지. 머리 좋은 친구들이 남을 괴롭히고 남의 돈을 빼앗는데 자신의 능력을 쓰다니, 바로 이게 국제경쟁력을 낮추는 첫 번째 요인이야. 금융부문을 줄이고, 차라리 그 돈을 모든 사람의 욕구 충족에 사용해야 해. 우리나라가 10대 경제대국이라는데, 고리대금의 몇 백퍼센트 이자에 시달리는 사람들부터 구제해야지. 우리나라 은행들 봐. 김대중 정권에서 은행 살리려고 국민세금 168조를 퍼부었잖아. 경기 좋을 때는 한꺼번에 대출하고 난리 피다가 넘어지니까 국민 혈세로 해달라고 조르고. 이제 건설회사나 은행들이 망하고 그러면 지금 정권도 구제금융하려고 할 텐데, 그것을 막아야 해.”


사회보장제도 확충이 꼭 필요한 이유

사회보장제도. 지금과 같은 공황에선 더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론이다. 그것은 또한 공황을 탈피할 수 있는 길이다. “부자들은 세금을 깎아줘도 돈을 안 써. 감세는 경기진작에 도움이 하나도 안 돼. 그러나 저소득층은 돈이 들어오면, 금방 쓴다고. 사회보장제도가 축소되면 국내의 전체 구매력이 감소하지. 이것은 결국 자영업, 중소기업들이 지금 망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시장의 축소를 가져와. 이는 곧 세계시장의 축소고.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해서 돈이 밑으로 내려가게 해야 해. 그것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살리고 경기가 살아나는 길이야.”

책에서도 그는 강조한 바 있다.
“내수시장을 키운다는 것은 사실은 복지국가를 만든다는 것과 같아요. 사회보장제도를 확장해서 서로 나눠가지는 식으로 정책을 바꾸면 내수 시장이 확 커진다고요.”(p.55)

지금 우리가 처한 공황, 정부의 해결책은 다르다. 말로는 빈곤층, 저소득층을 외치지만 정작 경제정책은 가진 자들을 위해 복무한다. ‘봉고차 모녀’로 치적(?)을 뻥튀기하는 ‘꼼수’가 고작이다. 빈곤과 실업을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는, 저 무지와 불통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땅 파고 불도저만 몰아보는데 능해서인가.

영국의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라면 먼저 쓰러져가는 빈민가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학문을 연마하는 자가 그리 할진데, ‘경제를 살리겠다’는 자는 어찌 부자들의 자기증식과 토건에만 공을 들이시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경제에서 점점 더 커져야, 공황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p.187)


그러고 보면, 우리는 지휘자 선출을 잘못한 셈이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얘기해요. 어떤 단체에서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지휘자가 전체를 총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요, 어느 사회나 그런 것을 필요하지요. 다만 이 지휘자의 역할이 착취의 기능과 결부하면 안 된다는 거죠.”(p.153)

부시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비슷한 생각이라면, 정부재정에 적자가 나면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는 것이다. 결국 훗날, 사회적 비용을 더 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잉태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을 하겠다고 투자를 많이 하잖아요. 그러면 누군가는 그 생산물을 하야할 것 아녜요?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임금을 줘야 그걸 가지고 물건을 사지 않겠어요? 성장과 분배는 맞물려 있습니다. 절대로 따로따로 노는 게 아니라는 얘기죠……. 임금을 제대로 주면 국내시장이 커지는 거니까 물건이 잘 팔릴 거고 그러면 기업은 이윤이 생기니까 더 만들어내겠죠.”(p.129)

임금을 적게 주는 것 또한, 다시 돌아오고야 마는 부메랑이다.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판매부진을 겪게 되는 악순환. 지금 상황에서 그가 제언하는 정책은 그닥 어렵지 않다. 국내시장을 키우는 것.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해서 국내시장의 기반을 닦는 것. “근데 누가 그렇게 해. 지금 정부는 안 한다고 난리치는데. 이게 문제야. 여러분들이 깃발 들고 나서야 해. 부자를 위한 정책을 써선 안 되고 폭동·사회적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해.”

그러고 보면, 김 교수보다 한 살 많다는 이명박 대통령은 참 머리가 나쁜가보다. 경제, 경제, 말만 내뱉을 줄 알았지, 고민의 흔적이라곤 없다. 그저 흘려들어도 좋을 만큼의 농담이지만, MB는 ‘머리 빈’의 약자인 걸까. “정부는 현재 우리 사회를 어떻게 통치하고 운영하겠다는 분명한 철학이라는 게 없어요. 밑에서 반발이 올라오면 일단 억누르고 보자는 상황인 거죠.”(p.268)


그리고 강연의 마지막. 그가 강조한 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덕목. “여러분이 압박을 가하고 저항해야 한다. 각개격파하지 말고 연대를 맺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공황을 없앨 수 있어. 북구의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사회민주주의 사상을 지닌 국가들의 국민들은 그래. ‘우리는 경제효율성보다는 더불어 살기를 원한다’고. 기업가들 돈 벌게 해 주는 사회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책에 나온 그의 얘기가 맞물렸다. “이른바 국부를 증가시키기 위해 국민 대다수를 빈곤하게 만드는”(p.181)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 “이 사회는 지금 한쪽에는 부가 넘쳐나고, 다른 한쪽은 가난하잖아요? 사회 전체의 생산능력을 사용해서 나눠가지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자각, 그런 인식에서 시작해 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진짜라는 말입니다. 이데올로기를 주입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그런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거죠.”(p.32)


지금 필요한 건, 뭐?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힘!

110년에 걸친 자본주의 경제의 어떤 흐름과 맥락 속에서 현재를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르크스 경제학자’라는 타이틀에 압도될 것도 없었다. 김 교수는 간결하고 쉽고 명쾌하게 역사와 현실을 접목시켰다. 듣고 있던 나는 그랬다. 80년 후반이나 90년대 초반 김수행 교수의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의 감정처럼. “수업을 듣는다는 것 자체로 역사 안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지금 뭔가 역사가 움직이고 있는데, 내가 그 현장에 있구나.’ 하구요.”(p.286)

그의 강연을 듣자니 자연스럽게 든 생각은, ‘지금의 공황은 기회다.’ 『자본론』이라든지, 마르크스 이론을 제대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국민윤리처럼 마르크스를 비판하는 사고부터 들여왔”(p.28)던 철옹성으로부터 탈피하고, “경제학은 의식주 생활부터 시작해서 인간의 삶과 연관된 기본에 대한 이야기”(p.131)임을 자각할 수 있는 계기.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됐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는 신자유주의와 너무 급속도로 진한 스킨십을 했다. 자기계발 의지는 커졌지만 구조적인 문제에는 무관심이 팽배한 ‘무기력한 사회’(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그랬던 것이 어쩌면, 재기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 신자유주의의 휘청거림 속에 사회적인 것의 가치에 주목하고 사회의 품격을 찾을 수 있는 기회. 지금 우리는 다른 상상을 해야 하는 시기다. “미국 제도가 최고라는 생각을 자꾸 하다보면 다른 상상을 하기가 어렵습니다.”(p.35)

물론 아직 아무도 모른다. 새로운 세상. 그렇지만, 힌트는 있다.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사회로 간다고 하면 사적 영역이나 민간 영역, 다시 말해 민간이 이윤을 추구하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공적 영역이 자꾸 커지는 것이 하나의 길이라구요.”(p.33) 김 교수는 또한 그것을 과제라고 했다.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내는 것은 모든 나라의 과제인 거죠.”(p.187)

고로, 나는 다시 이 말을 되씹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켄 로치 감독의 일갈. “희망은 없다. 정치가와 경제인은 대개 남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위해 일한다. 고용주는 고용인의 일자리를 뺏고, 헐값으로 대체 노동력을 산다. 이런 구조 안에서는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다. 유일한 희망은 새로운 경제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소수의 탐욕에 봉사하는 경제가 아니라, 다수의 생계를 안정시키는 그런 구조 말이다.”

그리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당신과 나, 우리는 이랬으면 좋겠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을 멈추지 않는 것. <판의 미로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말했듯이 말이다. “나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상상력과 희망으로 버티어낼 수 있었다. 나에게 상상은 도피가 아니다. 진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아울러 그 상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투쟁하고 연대하는 것. 얻을 수 있는 것부터 얻으면서 꾸준히 우리가 상상했던 곳으로 뚜벅뚜벅 거니는 것. 나는 당신과 손잡고 싶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위해. 또한 말하라. 노동자들의 쥐꼬리 월급을 깎아 고용을 창출하신다굽쇼? 기업아, 회사야, 임원아, ‘쑈’하지 말고, 임금 양보도 강요하지 말아라. 기업은 특정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의 것이란다. 일만 하라고 그만 다그치고.

j******2 2009.03.14.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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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인터뷰 시리즈 중 하나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인터뷰 형식이라 굉장히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 기준으로 지식인이란 얼마나 쉽게,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면서도 깊이가 있는가? 를 따지는데 그런 면에서 김수행 교수는 상당한 지식인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권위를 벗어나 오히려 권위를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분인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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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인터뷰 시리즈 중 하나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인터뷰 형식이라 굉장히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 기준으로 지식인이란 얼마나 쉽게,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면서도 깊이가 있는가? 를 따지는데 그런 면에서 김수행 교수는 상당한 지식인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권위를 벗어나 오히려 권위를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분인 것 같기도 하고.

 

내 또래의 대개가 그럴테지만 우리세대는 대개 반공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그 잔재가 남아있다 (내 경우는 아예 반발을 느껴서 무정부주의자로 가버린 경우지만). 아무튼 마르크스 하면 일단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것이다(사상적인 면에서 보면 편협한 사고 밖에 할 수 없었던 굉장히 불행한 세대다).

 

굳이 자본론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고 한국의 경제상황 및 지배구조를 아주 명쾌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매력이다. 6시간 정도면 충분히 독파할 수 있을만큼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그러고보니 나도 자본론을 한 번도 완벽하게 읽은 적이 없다. 일단 경제는 질색인데다 공대 출신인데도 숫자라면 학을 띠기 때문이었다. 해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대체적인 윤곽은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조만간 제대로 마르크스를 읽어 볼 생각이다.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책에도 나와 있지만 흔히 자본론하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사상이라고 보는데 자본론은(Capital) 말 그대로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 책이라 볼 수 있다. 애덤 스미스의(주류경제학자나 마르크스 경제학자나 모두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국부론 처럼 그 시대의 경제구조를 설명한 것이란 말이다.

 

내 친구 중에 경영학과 출신이 한명 있는데 그 친구가 항상 하는 말이 있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지 않고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좀 과장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인 것 같기도 하다.

 

여담 한마디만 하자. 예를들어 공을 허공 중에 던졌을 때, 그 공이 떨어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굳이 비유하자면 상식이다. 그런데 언제 어느 거리에 어떤 속도로 떨어질 거라고 예기하는 것, 그것이 학문이다. 결국 학문이든 상식이든 떨어진다는 결과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사회는 이상하다. 누가 봐도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주류경제학자들은 지네들끼리만 아는 공식과 수식을 써가면 안떨어진다고 우긴다. 대운하도 그렇고, 정부의 모든 경제 정책들을 학문적으로 호도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말한다. 공은 안 떨어진다고. 또 말한다. 너희는 이런 학문 모르지 않냐고. 전문가가 말하니까 입닥치고 있으라고. 

적어도 물리적인(도덕적인 것은 일단 제껴두더라도) 상식을 반하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사기 아닌가? 우리사회는 그런 학자를 가장한 사기꾼들로 넘쳐나는 것 같다.

 

참고로 정치경제학이란 말은 없고 마르크스 경제학이 맞는 말인데 아직도 마르크스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정치경제학이라고 한단다. 아니 뭐 이 딴 사회가 다 있는지.

하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사상의 자유가 있다는 말은 헌법만 쓸 수 있는 특권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감히 일개 국민이 쓸 수 있는 말이 아닌 것이다.

 

또 김수행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나라 학자들이 영어를 잘 못해서 숫자로 승부를 보는 주류경제학을 많이 전공하고 있다고 하는데(농담같은 진담같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주입식에 성적지향적인(서엉~쩍 지향적인 것도 포함해서) 교육을 받은 인간들이 자기 생각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들은대로 떠들 수 있을 지는 몰라도. 그런 의미에서 장하준교수도 주류에서는 대접을 못받지 않나 하고 생각하는 것 같다. 주류경제학자들은 역사와 사회로 경제를 설명할만큼 능력이 안되니까. 그러니까 숫자로만 자꾸 승부를 보려고 하지.

 

자꾸 얘기가 길어지는데 난 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그 중에서도 대기오염. 사실 공학에서 가장 공학답지 않은 학문이다.  왜냐면 변수가 너무 많아서 일정 형태의 아웃라인만 도출하는게 대부분이다. 생각해 보라. 공기중에 담배연기가 흩어지는 것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공식이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은가? 해서 조건을 한정시킨 뒤에 계산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한정된 조건만큼 오차는 감내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는 것이 문제다. 토목을 예로 들자면 건물은 서 있거나 무너지거나 둘 중 하나 밖에 없는 것이지, 무너질 것 같기도 하고 서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따위의 답은 없는 것이다. 공학이란 분명함을 지향하는 학문인 것이다.

 

그런데 금융도 공학이라고? 금융공학. 말은 좋다. 책의 말처럼 결국 노름판에 사람만 늘어서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않으면서 서로 돈만 왔다갔다 하는 것 아닌가? 주식? 합법적인 도박 아닌가? 서브프라임은 그런 판에서 미국이 돈 꽤나 잃어버린 것 아닌가? 그러면서 갱편 내놓으라고 전 세계에 땡깡부리는 거고, 자기가 돈 찍어서 다시 노름판에 낀거고.

 

금융공학? 공학 모독하지 마라. 공학은 예측가능할 뿐더러 상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학문이다. 돈놀이 하는데 파생상품이나 제공하는 그런 학문하고는 다르단 말이다.

 

j******1 2010.01.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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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행교수의 의미있는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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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행 교수가 서울대에서 퇴직한 후  서울대 에서는  더이상 마르크스 경제학(정치경제학) 교수를 뽑지 않는다고 하였다. 김수행 교수의 제자들은 당연히 정치경제학 교수가 오길 주장하고 주류 경제학을 전공한 교수들 또한 학문의 다양성을 이유로 정치경제학 교수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김수행 교수의 자리는 공석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요즘 사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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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행 교수가 서울대에서 퇴직한 후  서울대 에서는  더이상

마르크스 경제학(정치경제학) 교수를 뽑지 않는다고 하였다.

김수행 교수의 제자들은 당연히 정치경제학 교수가 오길

주장하고 주류 경제학을 전공한 교수들 또한 학문의 다양성을

이유로 정치경제학 교수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김수행 교수의 자리는 공석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요즘 사회가 혼란하고 사회가 혼란할 수록

인문과학은 발전하기 때문인 탓인지 노교수의 행보가 바빠진듯

하여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이 든다.

지승호가 인터뷰한 이 책은 그런 행보의 일환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앞으로 또 얼마나 바쁜 걸음을

내딛을 지 눈에 선했다.

일단 이 책은 정치경제학이 아직까진 어색하거나 사회현상이

이제 막 관심을 갖게된 사람이 읽기엔 매우 편한 책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그다지 눈에 띄는 내용은 없다.

그냥 술술 읽히며, 오히려 김수행교수의 품성과 관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책을 읽은 성과일 수 있겠다.

일단 김수행 교수는 굉장히 솔직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지승호가 열심히 준비하여 길게 질문하면 상대방의 기운이

빠질 정도로 -그건 모르죠-라고 답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자신 스스로 부지런하고 언제나 연구할 거리가 많아서

바쁘다고 말하는 교수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행보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한국사회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정치적으로는 희망적이진 않지만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에너지가 직접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파악하는 듯 하다.

그외 사회 현안에 대한 분석은 특별할 건 없다.

 


 

지 : 새로운 사회에 대해서 뭐라고 하셨나요?(웃음)

 

김 : 새로운 사회에 대해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강의에서 제가 강조한 부분인데 자본주의로부터 공산주의로 가는 중간에 있는 이행기를 사회주의라고 보자는 겁니다. 사회주의의 가장 주요한 역사적 과제는 공산주의라고 하는 것이고, 공산주의의 요소는 생산수단의 공동소유, 참여계획경제의 확립과 직접적인 민주주의의 확대하는 거예요. 이런 공산주의적 요소가 자본주의에서 이룩한 성과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줘야 공산주의로 갈것 아니냐, 사회주의의 역사적 과제가 그거라는 겁니다. 소련과 동구권은 그것을 실제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자본주의로 후퇴했습니다. 이것을 늘 기억하라고 강조를 많이 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우리가 잘해야 새로운 사회가 실제로 옵니다. 이행기라는 것은 그런 의미가 있는 거죠.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 역시 마르크스처럼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가는 것을 원하고 있지만 역사라는 것은 미리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지금 당장의 문제, 지금의 불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가 생기고 그것을 해결하면서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봐요. 그런 과정은 시대적 상황이나 조류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공산주의를 건설하자고 떠드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부분부터 하나씩 쟁취해나가야 된다, 이런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본문 중에서.>

c****e 2009.02.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류와 비주류 경제학의 조화가 대책을 만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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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소박한 책 표지가 비주류 경제학의 설움을 말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아팟다!   그동안 재학시절 받아 온 왜곡된 마르크스의 이미지를 씻어주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였다. 그러나 그동안 감수성 예민한 시절 교육받아 온 마르크스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없애는 데 나름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했음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책이였다.   본 책은 역시 돌아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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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소박한 책 표지가 비주류 경제학의 설움을 말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아팟다!

 

그동안 재학시절 받아 온 왜곡된 마르크스의 이미지를 씻어주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였다.

그러나 그동안 감수성 예민한 시절 교육받아 온 마르크스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없애는 데 나름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했음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책이였다.

 

본 책은 역시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이른바 주류경제학의 폐단과 지금의 아픔을 되짚어 보면서 이의 방향전환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의 마르크스적 개념적용의 필요성을 설득한다는 점에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들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금융위기를 이미 예상한 레닌의 위대성과 마르크스의 인간중심적 사랑의 경제학을 일말 느끼게 해 준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바 비주류경제학에 대한 사회의 불충분한 관심과 투자 부족이 우리로 하여금 작금의 경제위기 탈출을 더디게 하면서 또한 앞으로의 대책 수립에도 많은 결점과 어려움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돼 커다란 안타까움으로 남게한다.

 

 

일반적으로 느끼는 마르크스경제학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대화형식을 빌어 쉽게 유도한다는 점에서 본서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동안의 편중된 경제사고에서 균형잡힌 사고로 경제를 바라 본다는 게 역시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어느 분야나 중용의 도는 항상 중요하고 유효한 것이리라!!

k******1 2009.02.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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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허구를 쉽게 알려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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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저자 지승호와 인터뷰이 김수행 교수의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쓴 이 책은 우선 읽기 편해서 좋았다. (편의를 위해 존칭은 생략한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고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재밌게 술술 읽었다.   저자 지승호는 전문 인터뷰어 답게 질문만 읽어도 그 속에는 내용이 풍성하다. 대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김수행 교수는 참 솔직하다. 모르면 모른다고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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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저자 지승호와 인터뷰이 김수행 교수의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쓴 이 책은

우선 읽기 편해서 좋았다. (편의를 위해 존칭은 생략한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고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재밌게 술술 읽었다.

 

저자 지승호는 전문 인터뷰어 답게 질문만 읽어도 그 속에는 내용이 풍성하다. 대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김수행 교수는 참 솔직하다.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히 말한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바탕으로 쉽게 쉽게 자본주의 본질을 꿰뚫어준다.

 

아쉬운 것은 인터뷰 형식이다 보니

철저한 논리와 근거가 적어 마르크스 초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좀더 깊이 있는 내용, 설득력있는 내용을 듣고 싶은데 중간에 듣다 만것 같아 아쉬웠다. 

좋은 질문(궁금했던 질문)에 너무 짧은 답변도 아쉬웠다. (이것도 인터뷰의 한계라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와 마르크스를 연결해 해석하고 또한 새로운 사회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에도 미흡했던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큰 틀에서의 자본주의 본질을 쉽지만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이것이 이 책의 의도인 듯하다) 막연히 생각되어오던 자본주의 허구를 확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i****t 2009.04.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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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행, 새로운 사회를 위한 대안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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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위기다. 언론은 연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한다. 작년 1월 대비 올 1월 수출이 32.8%이나 떨어졌다고 아우성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인데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라는 말이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살리기'에 올인하여 청와대 지하 벙커 안에 '워룸'까지 만들어 놓고 '경제'를 외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바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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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위기다. 언론은 연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한다. 작년 1월 대비 올 1월 수출이 32.8%이나 떨어졌다고 아우성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인데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라는 말이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살리기'에 올인하여 청와대 지하 벙커 안에 '워룸'까지 만들어 놓고 '경제'를 외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바쁘지만 용산철거민 참사에서 보듯이 서민들과 약자들은 기댈 곳 하나 없다.

 

지금 우리는 시장만능주의와 개인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자본주의에 빠져있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을 착취하는 구조이다. 자본은 갈수록 배를 부르지만 노동자 삶은 팍팍해진다.

 

과연 대안은 없는가? 여기 김수행 교수가 있다. 지난 해 2월 정년 퇴임하기까지 20년간 서울대에서 강의한 한국의 대표적 마르크스 경제학자 김수행(66)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를 만나 나눈 대화를 모은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세계 경제 위기를 1930년대 대공황과 견줄 만큼 위기라고 하는데 김수행 교수는 자본주의가  ‘자본주의적 생산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공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마르크스의 공황이론을 토대로 고삐 풀린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가 가야 할 길은 시장만능주의 같은 경제로는 해결 방법이 없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주류경제학은 공황이론이 없다. 그러니 현 상황을 극복할 대안이 아니다. 주류경제학자들이 시장만능주의와 맹신주의에 빠져 모든 것을 시장에 맞기면 된다는 주장을 했지만 지금 세계 경제는 한쪽은 부가 흘러 넘치고, 한쪽은 배고픔과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를 넘어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이른바 ‘새로운 사회’다. 새로운 사회란 "양극화 해소→ 내수기반 확충→ 경제의 안정적 성장→ 인권유린과 증오 해소→ 사회적 타협의 확대로 나아가는 것이 유럽 선진국들이 걸어온 길"을 제시한다.

 

이는 미영식 자본주의 곧 "자신들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올리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줄이고 노동자에게 양보를 강요해 점점 더 야만적인 사회를 만들어 온" 길과는 다르다. 자본과 시장에 모든 것을 맞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시민이 함께 하는 경제체제, '계획참여 자본주의'라 할 수 있다.

 

“이 사회에서 천대받고 있다든지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힘을 모아서 이 사회에 대해서 도전을 해야 하고, 그것을 지식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어야 한다.”(66쪽)

 

모든 것을 개인에게 맞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 김수행 교수는 "스웨던은 정부가 산림보호 요원, 폐수관리와 환경관리 요원을 양성하여"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한다. 이런 일자리를 통하여 앞으로 닥칠 엄청난 환경오염을 방지하여 돈은 더 적게 들면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요, 새로운 사회다.

 

아이들 보육하는데, 환자를 돌보는 일이나 늙은이를 돌보는 일에 인력을 투입. 실업을 한 사람들을 교육시켜서 다른 직업을 얻도록 도와주기도 하구요, 이렇게 국내시장을 성장 시키니까 그 나라들은 경제성장률도 올라가면서 복지도 잘 되죠. 이게 같이 가는 거예요. 복지와 성장,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을 하는 겁니다.(155쪽)

 

성장과 분배는 같이 가야만 한다. 이명박 정권뿐만 아니라 비교적 노동자와 서민들을 생각했던 노무현 정권마저 성장을 통한 복지를 지향했다. '파이'를 키워야만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논리다. 한미FTA  비준되면 더 많은 사람이 잘 먹고 잘 살 있다고 하는 논리와 같다.

 

이에 대하여 김수행 교수는 이런 논리는 재벌만 더 배부르게 할 뿐 서민들 배는 채워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규제를 풀어 재벌과 다국적 기업을 배불리게 하지만 그 부는 자본가들에게 갈 뿐, 서민들에게는 오지 않는다. 이런 재벌 독점을 깨야만 진정한 민주화 사회라고 까지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재벌이 모든 걸 독점하고 있는데, 시장에 맡겨버리면 어떻게 국부가 증진되겠어요? 독점하고 있는 놈들만 배부르게 되는 거죠 바로 이점이 애덤 스미스와 시장주의자들과 근본적인 차이입니다.(168쪽)

 

한국 경제는 수출이 아니면 살아갈 방법이 없는가? 김수행 교수는 "'우리는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방식의 경제를 운용할 수 없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다"고 말해 우리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를 개혁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시장과 개인에게만 맞기거나, 수출만 살길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일자리는 4대강 정비 같은 삽질이 아니라 환경과 보건, 교육 따위 무궁무진한 진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내수기반을 튼튼히 할 때 새로운 사회를 지향할 수 있다.

 

이런 사회를 위하여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필요하다. 지휘자가 착취와 기능이 결부되지 않고, 오케스트라 구성원 모두를 하나되게 하는 일이다. 과연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대한민국 지도자는 없는가? 모든 구성원을 더불어 살게 하는 지휘자는 없는가? 솔직히 현재 지도자에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를 덮어면서 느낀 답답함이었다.

k****e 2009.03.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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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와 김수행이 만나 <자본론>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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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와의 술자리에서였다. 공작가는 80년대는 마르크스의 명언이 특별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시대였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왔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라는 마르크스의 외침이 그 당시 수많은 젊은이들의 머리와 가슴을 자연스럽게 추동하고 있었기에 '특별함'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다르다. 너무나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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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영 작가와의 술자리에서였다. 공작가는 80년대는 마르크스의 명언이 특별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 시대였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해왔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라는 마르크스의 외침이 그 당시 수많은 젊은이들의 머리와 가슴을 자연스럽게 추동하고 있었기에 '특별함'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다르다.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한 마르크스의 명역설이 특별하고 신비하게 보이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만큼 세상은 바뀌었다.

  마르크스의 명저 <자본론>을 읽기란 쉽지 않다.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자본론>을 완독한 사람은 많지 않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굴곡짐, <자본론> 자체의 난해함, 번역의 문제 등으로 쉽게 읽을 만한 책은 결코 아니다. 공산주의는 이미 종말을 고했다. 자본주의는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거치며 그 변이과정을 더욱 탄탄히 해왔다. 경제제도의 최후의 승자처럼 보이던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도 최근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그 모순성을 입증했다. 오직 신자유주의가 절대 진리임을 믿고 따르던 수많은 제도권의 위정자들과 학자들은 허탈해 했다. 이러한 공황 가운데 다시 마르크스가 조명을 받고 있다.

  김수행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의 마르크스 권위자다. 1987년부터 서울대학교 정치경제학 교수로 재직해온 김교수는 작년 정년퇴임으로 오랜 교직생활을 마감했다. 유일한 마르크스경제학 교수였던 김교수의 퇴임 이후 현재 서울대학교의 33명의 경제학 교수는 전부 주류경제학자로 채워졌다. 시대의 변화와 학문의 균형성으로 볼 때 적절한 배합은 아닌 듯하다.

  지승호와 김수행이 만났다. 각계 유명인사들과 농밀한 인터뷰를 가져왔던 이 시대 대표 인터뷰어 지승호가 이번에는 비주류경제학자 김수행 교수를 만났다. 지승호의 인터뷰집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는 마르크스 이론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자본론>을 주제로 위기에 봉착한 한국경제의 단면을 파헤친다. 김교수는 한국 제일의 마르크스 전문가답게 마르크스경제학에 대한 깊고 넓은 견해를 들려준다.

  이 책이 주목되는 이유는 멀고 어렵게만 인식되어 온 <자본론>에 대한 친밀한 접근성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본론>을 완독하기란 쉽지 않다. <자본론>에 대한 뜨악함을 인터뷰라는 방식으로 희석시켜 시도하고 있다. 지승호의 날카로운 질문과 김수행의 성실한 답변은 마르크스가 주창했던 이론들을 잘 추출해낸다. 더욱이 경제 한 분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마르크스를 대입하고 있어 흥미롭다.

  지승호만의 매력이 있다. 그의 인터뷰는 형식적이지 않아서 좋다. 주제에 국한되지 않는 자유로움이 인터뷰를 보다 활력있게 만든다. 갑작스런 화제 전환도 문답의 입체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김수행의 답변 못지 않게 지승호의 질문 분량 또한 적잖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질문들이 돋보인다. 질문 내용을 통해 지승호의 정치적 색상과 철학을 엿보기도 한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와의 대담을 배치했다.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로 볼 때 심각한 우경화에 빠져 있는 한국사회에서 두 좌파 지식인의 대담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 경제학에서부터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문제점, 한미FTA의 허와 실, 북한 정권의 미래, 한국의 외교정책, 촛불시위로 드러난 시민운동의 변화 등 다양한 담론들을 짧은 분량 안에서 정리해놓았다. 특히 우석훈과 김수행 사이에도 미세한 시각차가 드러나는 것 같아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이다.

  경제가 정말 어렵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통령을 뽑았는데 이 정권은 오히려 경제 회복에 역행하는 길을 걷고 있다. 환율이 올라갈 줄 모르고 고환율 정책을 펼친 경제장관은 쫓겨났다. 나라빚은 계속 늘어나고, 빈부 격차는 더욱 심해지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도산하고 있다. 주가는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며, 실업자수는 증가하고 있다. 세계 경제 위축에 따른 예고된 고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현실이다. 가진자는 더 갖고 못 가진자는 더욱 못 갖는 현실이다. 자본가가 노동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행태은 더욱 심해지리라. 

  모든 것이 신자유주의의 잔재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가 세계경제를 이끌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미국을 위시한 선진산업국들에 의해 세계 경제의 주도와 기준은 오직 신자유주의의 흐름으로 정리되어 왔다. 하지만 모든 것을 철저히 시장에 맡기기에는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대표적인 예가 신자유주의를 주도했던 패권국 미국이다. 백년이 넘은 금융회사가 도산했고, 자동차 왕국의 자존심은 무너졌으며, 세계 제일의 양극화 사회라는 오명은 탄생되었다. 이즈음에서 마르크스가 제기한 이론과 사상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주기적인 공황에 봉착할 수밖에 없음을 주창했다. 또한 가진자가 없는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적인 모순을 태생적으로 가진 제도임을 역설했다. 물론 마르크스의 예측은 결과적으로 대부분 빗나갔다. 그의 예언대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넘어 공산주의라는 이상적인 세계는 도래하지 않았다. 소련의 망국을 위시하여 공산주의는 지구상에서 그 종말을 고했다. 그럼에도 마르크스는 꾸준히 읽혀져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절대선으로 여겨왔던 자본주의와 대척점에 서 있었던 이론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 사회다. '나'와 다른 '너'가 무수히 많이 존재함을 전제한 뒤에야 비로소 창의성이 샘솟고 관용이 뿌리내릴 수 있다. 이는 정치와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사회 곳곳에 우파가 득세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좌파의 목소리는 외면되어 왔다. 분단 현실과 그 굴곡진 역사로 인해 아직도 국민들에게 좌파는 뜨악하기만 하다. 좌와 우가 균형있게 생산 소비되며 조화를 이룰 때에 비로소 우리사회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희망의 언저리에 칼 마르크스가 있다. 이를 안내하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필요성은 충분하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YES마니아 : 로얄 g*****o 2009.02.24.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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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이란 안경으로 본 지금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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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기대는 맑스주의로 일평생 보낸 노교수가 아주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면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베어내고, 왜 이렇게 베어졌는지, 왜 쉽게 그렇게 되었는지, 맑시스트로서의 칼은 신자본주의의 그것과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거나 선문답처럼 짧지만 오묘한 구절이 나올 줄 알았다. 그 이미지에 대해서만 본다면 이 책은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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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기대는 맑스주의로 일평생 보낸 노교수가 아주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면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베어내고, 왜 이렇게 베어졌는지, 왜 쉽게 그렇게 되었는지, 맑시스트로서의 칼은 신자본주의의 그것과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거나 선문답처럼 짧지만 오묘한 구절이 나올 줄 알았다. 그 이미지에 대해서만 본다면 이 책은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평범한 동네의 지긋한 영감님이 저녁때 동네 소줏집에서 친구들과 떠들면 말하는 경제나 정치 얘기가 더 어울려 보이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마르크스 경제학의 출발 전제나 생산을 바라보는 시각, 역사적인 맥락 등의 측면에서 보면 기존 경제학과 분명 시각을 달리 한다.[주류 경제학은 분석을 사람, 즉 개인에서 시작합니다. 개인에게 이러이러한 속성이 있는데 개인들의 합계가 곧 사회다, 이렇게 보는거죠. 하지만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이미 분석대상으로 어떤 사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그 안에 있는 개인의 행동이나 인식 등을 일정하게 규정한다고 본다는 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의 시각은 주류경제학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주류경제학에서 말하는 데로 개인의 합이 사회가 된다고 보면 이론적으로 원자로서의 개인, 그러니까 로빈손 크루소 같은 개인을 상정해야 합니다. 남한테 전혀 의존하지 않고, 영향을 받지 않는 그런 개인들이 모여서 사회를 만든다는 얘기죠. 하지만 이런 개인은 역사성이 없는 비현실적인 존재입니다. 더구나 주류경제학에서 하는 얘기는 개인들의 이익의 합이 사회적 이익이다 이런 거잖아요개인이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내버려두라는 생각은 자유방임사상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것은 요즘 주류경제학에서도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주류 경제학에는 생산에 대한 이론이 없어요. 생산에 대한 이론, 생산함수라는 것은 기계, 원료, 사람을 합쳐서 생산이 얼마가 된다는 식의 얘기란 말이에요, 완전히 기술적으로만 생산하는 거죠. 현실적으로 생산을 하려면 자본가들이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고, 거기에 노동자들이 들어가서 일을 하고, 자본가들이 그 생산을 규율하고 노동자를 억압하는 과정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위기는 소수에 의해 자본이 집중되었고, 국가가 전폭적으로 이를 지지한다. 또한 미국과의 종속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이로 인해 생기는 이득 또한 소수가 획득하는 논리를 해방 이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가장 넓은 시장이었던 미국에 대한 이와 같은 의존 관계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영향력이 약화되는 미국과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다. 수출 주도 경제하에서 글로벌 경제의 위기는 한국에게는 매우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의 사회복지 수준은 유럽과 비교해서 매우 미약하여, 위기 시에 일반 대중들이 겪을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경제 측면에서는 내수를 진작하고 사회 차원에서는 복지 확대 정책을 주장한다. [내수시장을 키운다는 것은 사실은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과 같아요. 사회보장제도를 확장해서 서로 나눠가지는 식으로 정책을 바꾸면 내수 시장이 확 커진다구요. 돈이 하나도 없는 실업자라면 실업수당을 받게 한다든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보조해준다든지, 병원 못 가는 사람들에게 의료 혜택을 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바꿔가면 내수가 튼튼해지고, 이를 통해서 수출 산업이 아니라 내수에 기반을 둔 산업이 하나씩 일어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나갈 방향은 이런게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향후 한국의 위기라고 볼 수 있는 부분으로 파시즘이 언급되는건 신선하고, 다시 한번 곱씹을 만하다. [파시즘이란게 어느 정도는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미 토대가 상당히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운데요 (지승호) 그렇죠. 여러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IT를 포함한 시스템 구현, 즉 자동화가 점점 가속화되가는 현재의 산업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도 전개된다. [이진경씨도 자본을 넘어선 자본에서 자동화가 노동자의 고용 없이 인간의 노동능력 자체를 기계적으로 포섭하여 노동자의 고용 없이 인간의 모든 사회적 활동을 기계적으로 포섭하여 이용하고 착취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질 텐데요. 그것도 사람들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 아닙니까? () 자동화라는 것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 되요. 모든 산업이 자동화된다면 자본주의는 성립하지 않아요.모든 산업이 자동화되어버리면 노동자가 없잖아요. 그러면 누가 물건을 사냐구요. 그때는 새로운 사회로 넘어가요. 모든 사람들이 자기 필요에 의해서 가져가는 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구요.]

 

1997년 한국의 위기는 80년대 후반까지의 호황으로 이익을 축적한 독점 재벌의 수출 전략이, 90년대 중반 수출 제품의 과잉 생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근거한다고 분석했고, 97년의 한국 위기는 자본주의 속에서 한국 또한 경기 변동의 싸이클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체제 안에 속하고 있다는 증거로서 저자는 이해한다. 그리고 이때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비즈니스 주체들에게 맡겨두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 (좀 더 나은?)을 언급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가 케인지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르크스 경제학의 입장에서 위기 시 경제 주체의 자율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다.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회의 문제점이 충분히 만연하여 현재 체제의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단계가 도래했음을 대다수 국민들이 인지하는게 중요한 전제조건이란 점에서 그리 언급한건지 아니면 다른 맥락에서 언급한건지 매우 궁금하다. [제 이야기는 그때 재경부가 IMF한테 손을 벌리면서 기업과 은행의 책임을 구가가 다 짊어진다고 했다는거죠. 그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의 시각도 나온다. [마르크스는 자본이 자기의 가능성, 생산력을 끝까지 발전시키도록 놓아두는 것이 진보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리고 그때 새로운 사회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거라고 봤어요. 지금처럼 세계화 자체가 점점 더 사람을 못살게 구는 상황에서 끝까지 갈 수가 없죠. 중간에서 터져버린다구요.]

저자의 추가적인 내용을 보면 마르크스 경제학에 근거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동네 할아버지의 눈높이 해석(배째고 보자)의 의미가 물씬 풍겨진다. [제 이야기는 그때 재경부가 IMF한테 손을 벌리면서 기업과 은행의 책임을 국가가 다 짊어진다고 했다는거죠. 그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982년 멕시코가 우리와 같이 외환 위기를 당했어요. 멕시코가 시티은행, IMF, 미국 정부에 못갚겠다고 선언을 하겠다, 디폴트 선언을 하겠다고 한 겁니다. 시티그룹에서 만약 100억을 빌려왔다고 하면, 멕시코가 디폴트를 선언해버리면 시티은행은 망하는 거예요그러니까 시티은행과 IMF와 미국 정부가 멕시코 정부에 대해서 디폴트 선언을 하지 말고 재조정하자. 이자를 얼마 탕감해주겠다. 금리를 낮춰주겠다. 상환기간을 연장해주겠다고 했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아주 단순화하여 위기를 설명한다. [지금 미국 경제가 세계를 지배하거나 이끌어가는 힘은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이것을 보완하려고 군사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잖아요. 침략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걸로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거든요. 정부의 적자 재정은 계속 되고, 무기를 생산한다고 해봐야 국제경쟁력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고, 어떻게 보면 낭비잖아요. 세금 거둬서 전투기, 탱크 만드는데 쓰는 건 국가적 낭비죠. 미국 경제 전체로서는 뒤로 물러나는 현상이 벌어지거든요.]

 

글로벌 위기 차원에서 큰 문제 중 하나는 대중이 선택할 정치적 대안의 스펙트럼이 매우 좁아졌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볼 때 위험한 현상은 영국의 상황이거든요. 보수당과 노동당이 거의 비슷하다구요. 마치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비슷하게 되어 버렸어요. 프랑스에도 사회당이 집권한 보수당하고 거의 차이가 안나요. 이런 식으로 가면 큰 문제가 됩니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되어 버리면 서민하고 밑에 있는 못사는 사람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없어져버리겠죠. 그게 베네주엘라에서 차베스가 등장할 수 있었던 근거이기도 해요. 차베스 이전에는 보수인 두당이 있었지만, 이놈들이 이번에는 네가 해라, 다음에는 내가 할게 하는 식으로 갈라먹었잖아요. 그러면서 빈민이 자꾸 늘었구요. 우리 사회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야 해요.]

 

공황에 대한 해석을 보면 과소수요 공황만으로 해석되어 공급과잉 부분은 경시되는 느낌이다. [자본주의에서 공황이라고 하면 과잉생산공황이지만 원래 마르크스대로 하면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이잖아요. 생산력은 몸이고 생산관계는 옷이라구요. 생산관계는 자본주의로 보면 자본과 임노동자의 관계인데, 핵심적인 것은 자본이 노동자를 착취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거란 말입니다.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 기계를 자꾸 도입하는 식으로 생산력을 자꾸 발달시킨다구요. 그러다가 생산력이 너무 발달해버리면 물건이 안팔리는 사태가 벌어지죠. 이게 바로 공황인데, 몸이 너무 커져서 물건이 많이 생산됐으면 옷을 갈아입어야 하잖아요. 사람들에게 무료로 상품을 나눠주거나 분배를 잘하기 위해서 잘사는 사람의 소득을 세금으로 받아서 못사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사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옷을 몸에 맞추는 조절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은 마르크스 전공자로서의 느낌이 물씬 나타난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 사회에서 천대받고 있다든지 소외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함께 힘을 모아서 이 사회에 대해서 요구를 해야 하고, 그것을 지식인들과 다른 사람들이 많이 도와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것도 잘 안하더라구요. 학생들도 잘 안하고, 이런 요구하는 문제를 더 개발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변혁의 주체로서 직장인을 최전선으로 몰아주신다 [저는 이 사회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바로 여기에 있겠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사회의 변화는 직장인들이 앞장서야지, 학생들만으로는 안 될 거예요. 학생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나와서 직장을 얻고, 거기서부터 자기가 생각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자기의 인생관, 세계관을 펼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생각해보면, 과거 학생운동이 유효한 시기의 한국의 자본주의는 공공의 폭력을 하나의 외관으로 갖출 만큼의 정당성이 결여된 사회였지만, 현재의 독점 자본주의 세력은 그 부분을 충분히 위장할 만큼 성숙했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하나의 단적인 사례이다. 문제는, 현재의 직장인들이 회사와의 관계가 동등하지 않은 수직적 위계를 바탕으로 할 경우의 관계를 어떻게 수평으로 만들지 방법론과 수행 주체, 이에 대한 대다수의 합의절차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동운동을 하더라도 자꾸 임금 인상에 만 매몰되면 그 운동은 결국은 망한단 말입니다. 그래서는 새로운 사회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죠.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이 세상을 움직이게 될 때 새로운 사회가 온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또한 기계적으로 사회주의를 종착역으로 삼는 것에 대한 조심성을 언급하는 균형감각이 나타난다. [소련식 사회주의가 지나치게 미화되고 있었는데, 이것은 극심한 탄압 하에서 동지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이념과 대오의 통일을 위해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이러한 경직된 사고방식 때문에 소련 사회의 몰락과 더불어 마르크스 주의가 우리 사회에서 크게 쇠퇴했다]


나이탓으로 봐야 할까? 맑시스트라면 일국 사회주의가 종착역이 아닐텐데, 저자는 일국 사회주의는 커녕 대한민국의 경제의 안위에 대해서 많은 걱정과 잠정적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은 사실 총체적인 위기예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학자든지 지식인이든지 정치가든지 우리 사화에 적합한 새로운 발전 방향을 자꾸 제시하고 그것에 대해서 국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의를 얻는 과정에는 토론이 필요한데 그런 과정을 많이 거치는 것이 한국의 장래에 좋을 뿐만 아니라 학문의 발전이나 사상의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노력을 많이 하겠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우석훈 선생님이 등장해서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이 부분은 누가 주된 화자인지 매우 헤깔린다. 그리고 우선생님은 맑시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서로간의 친분때문인지 몰라도 우선생의 주장에 대해 김선생님의 간단한 수긍성 답변으로 얘기가 진행되고 이러다가 마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독자로서 김선생님의 의견과 주장, 분석이 좀더 세밀하게 나타나길 바랐으나 맨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인터뷰어인 지승호씨가, 후반은 우석훈씨의 얘기가 많이 나타날 때가 있어 저자의 얘기를 상대적으로 덜 접하게 된 점은 매우 아쉽다

s*****s 2012.09.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