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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혹해서, 게다가 프레시안에 연재했다면 일반독자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썼으리라는 확신 하에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았다.
물리학 수식이 너무 많이 나온다.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그런 수식들을 들이대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레시안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문제는 그 많은 수식들이 나 같은 인문학도를 완전 까막눈을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본문 내용의 20% 이상이 그렇다. 저자의 말대로 수식들을 건너뛰다 보면 고전역학, 공간과 시간, 특수상대성이론, 거시현상과 엔트로피 등도 이해하기를 포기해야 한다. 이게 죽인가 밥인가!?
게다가 물리학 용어를 거의 100% 우리말로 표기한 의도는 좋으나 좀 심하고 본문에 영어표기를 극도로 피하는 저자의 고집도 대단하다. 결국 수시로 "찾아보기"를 찾아봐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독서는 이를테면 고속도로를 달리듯 읽을 수 있어야 제맛인데 이건 도대체 운전하다가 수시로 차를 세워서 트렁크[찾아보기]를 열어 확인한 다음에 다시 발진해야 되는 불편을 겪다보면 멀미증상까지 온다. 그닥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물리학 수식을 나열해야만 물리학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와 <우주의 구조>, 여성 암벽등반가인 동시에 프린스천, MIT, 하버드의 종신교수직을 받은 첫 여성 물리학자인 리사 랜들의 <숨겨진 우주>,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 스티븐 와인버그의 <최종이론의 꿈>이나 <최초의 3분>과 같은 명저들도 물리학 방정식을 본문에 쓰는 일이 거의 없다. 방정식들은 전공자들을 위해 "후주"로 편집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내용의 전개도 재미 있다. 이것에 비하면 최교수의 책은 더 어렵고 산만하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서문에 재미있는 대목이 나온다.
"어떤 사람이 내가 이 책에서 방정식 하나 사용할 때마다 매상부수가 반씩 줄어들 것이라고 귀띰해주었다..[중략].. 나는 어쩔 수 없이 단 하나,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방정식 E=mc²을 집어넣고 말았다. 이 때문에 독자가 반으로 줄지 않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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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공계 출신이다. 전기 전자 쪽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자를 전공했기 때문에.. 양자역학에서 익숙하고, 물리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의 일부는 어렵다. 책 한권의 분량으로 너무 많은 내용을 얘기하려면 필연적으로 이런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장점은 물리학 강의의 대중서로서 내용이 쉽게 평이하다는 데에 있지 않다. 사실 쉽지도 않고 평이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 한권으로 다양한 분야의 이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이론이 전체 과학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소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탁월하다.
나 스스로도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다양한 분야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다. 이 책으로 그런 이론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누구나 과학 전문가가 될 수 있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무영 교수는, 우리나라 과학계에서는 드물게.. 진보적인, 좌파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물리에 대해서 서술하는 과정에서 이런 진보적인 입장을 적절하게 녹여내서 설명한다. 물론 약간은 억지스러운 부분들도 있지만, 살짝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 우리나라같이 여러 가지 의미로 척박한 상황에서 이런 책은 정말 가치가 있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쉬운 해설서 류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절대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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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와 <우주의 구조>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고, <숨겨진 우주>나 <블랙홀과 시간굴절>도 정말 몰입하면서 보았다. 자연히 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게 되었고, 다른 물리학 책도 같이 보게 되면서 시너지 효과의 의미를 체감하고는 했다. 하지만 유명한 물리 교양서가 모두 번역서라는 것에 아쉬움이 들고는 했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같은 책도 있지만, 단순히 물리만을 다루면서 쉽고 재미있는 책은 한국서적 중에서는 없는가 싶었다.
고백하자면,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단순히 '한국인이 쓴 교양과학서적'이라는 데서 생긴 호기심 때문이었다. 우연히 본 표지에 한국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반쯤은 무의식적으로 집어들었던 것이다. 읽고 난 지금의 감상은? 물리교양서를 찾는 사람에게 추천할 책을 한 권만 꼽으라면, 난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이 책을 꼽겠다. 한자용어를 한국어로 쉬운 표현으로 풀어 쓴 것이나, 한국 문화의 요소를 대폭 활용한 것 등,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 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표현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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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학생이 된 기분으로 책을 들었다.
우주에 관한 모든 현상을 설명해줄 최종이론이 있을 것이다라고 가정하고 그것에 가까이 다가간 과학의 역사를 짚어가면서 그 내용을 살펴보는 이번 여행에서 기초 괴정의 공부가 필요할거 같아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대상이 이과계통의 전공지식이 없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한 내용이라는데... 좀 복잡한 수학공식이야 이과를 전공해도 모르긴 마찬가지지 싶은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작은 세계를 들여다 보고 실험을 해도 우주에 대한 신비가 풀기 가능한 일인지? 그런 의구심이 들기는 해도, 정주영회장님이 "당신 해봤어?" 하는 그 질문에 안해보고 어찌 대답할 수 있단 말인가?
나 보더 그런 문제에 더 갚이 빠져서 일생을 보낸 학자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편하게 책으로 읽으면서 아하 그렇구나 하고 간접적으로 알아가는 그런 호사에 감사드린다. 저자를 포함하여 그리고 앞으로 그런 문제를 위해서 일생을 바쳐서 뭔가를 발견하고 신께 더 다다가는 느낌을 얻게될 학자들에게도 존경심을 미리 표하고 싶다.
과학자들이 쓰는 단어라도 개념이 어떤 건지 제대로 알고 싶다 그러면서 왜? 반야심경의 귀절등이 귓가에 맴도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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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밀턴이나 라그랑주 역학에서 받았던 느낌은 막막함이었습니다. 무턱대고 나오는 최소작용의 원리부터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이해 없는 학습은 그 내용의 위대성에 비추어 학습자 자신의 초라함을 나무라기 마련입니다. 다만 옳게 나오는 결과만을 믿고 반복하는 암기 형태의 학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이 답답함은 과학을 철저하게 원인과 결과의 학문으로 이해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원인과 결과로 이루어진 체계가 바로 기계론적 세계관의 본질이지요. 여하튼 해밀턴?라그랑주 역학에 따르면 이유 불문하고 자연에는 최소작용의 원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지금은 기꺼이 존재론, 혹은 ‘형이상학’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자연에 내제되어 있는 원리에 관해 우리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원인을 따져 물을 수도 없습니다. 해밀턴.라그랑주 역학이 뉴턴 역학과 다른 것은 운동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 내제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해밀턴?라그랑주 역학은 원인과 결과가 아니라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용이란 에너지와 관련되어 있는 양인데, 에너지는 힘처럼 외부에서 주어졌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운동에너지나 잠재에너지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물체의, 정확히 말하면 계의 성질입니다. 따라서 외적인 요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의 내부적 성질에 따라서 정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기보다는 작용을 최소화하는 기본 원리가 자연에 내재해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지요. 다분히 ‘목적론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p.165
목적론적 사고의 왕자는 근대 물리학이 배척했던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그런데 뉴턴 역학에서 출발한 해밀턴?라그랑주 역학이 반기계론적 사고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그 라그랑주의 표현이 미분이 아닌 적분 형태로 형이상학자이자 미적분을 창시한 라이프니츠와도 관련 있어 보입니다. 이 대목을 읽고 나서 무언가 잃어버린 고리 하나를 찾은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지금 보니 밑줄은 물론이거니와 페이지까지 접어서 표시를 해놓았네요. 형이상학이 형이상학인 이유는 자연 변화의 원인을 '신'에게 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뉴턴 역학에서 모든 변화는 오직 외부에서 오며 궁극적으로는 신에게 그 원인을 의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접힘과 펼쳐짐》 서두에서 철학자 이정우는 형이상학이 현재 과학의 외삽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결과로 형이상학의 발전이 있어야 과학 또한 발전되는 것이지요. 해밀턴.라그랑주 역학은 바로 이러한 형이상학의 심오한 역할이 구체적으로 발견되는 순간입니다. 게다가 이미 오래 전에 반기계론적 세계관이 물리학에 스며들어 있었다고 생각하니 물리학의 원대함이 세삼 놀랍기만 합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는 이런 면에서 여느 물리학 서적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양자역학을 설명할 때에도 기능이나 결과보다 개념과 해석에 큰 비중을 둡니다.
실제로 양자역학을 응용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이런 해석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머리가 복잡하지 않게 슈뢰딩거방정식이라는 편미분방정식을 풀어서 파동함수를 구해 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요. 양자역학 자체가 현실적으로는 문제풀이 기술로서 구실만 하고 있는 면이 많습니다. … 기술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물리학자들도 양자역학이 자연의 이해와 관련해서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는 잘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p.289
저자는 도리어 물리학의 개념과 해석이 아닌 기능과 결과 중심의 교육과 활용에 대해 비판적입니다. 자연에 대한 도구적 합리성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왜곡하고 자연을 파괴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과학의 경우에도 과학의 유형적인 활용에만 치중한다면 과학의 목적이 도구적 전문 지식을 얻기 위한 것으로만 보게 됩니다. 도구적 지식으로만 보느냐 아니면 진정한 의미의 과학 정신 - 합리적인 과학적 사고 - 이라는 무형적인 과학의 본질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역사와 사회를 보는 눈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겠지요. 여기에는 교육, 특히 처음에 지적한 문과와 이과의 격리 문제가 깊이 관련되어 있는 듯합니다. 과학을 통한 인간과 삶, 사회의 본원적 이해를 추구하지 못하니 현실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지기 어렵게 되지요. 결국 체제 순응적이고 결과적으로 부소적인 권력에 봉사하는 전문인 또는 기능인만 양성하는 체계로 전락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튼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지요. p.524
저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과학 정신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구분하지 않고, 또한 인간과 사회, 자연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성찰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변화는 통합적인 성찰의 결과로 찾아낸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부속물에 그쳐야 하지 않을까요. 저자의 말처럼 이과를 선택한 학생들은 체제 순응적인 기능인으로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안철수 교수를 향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나 잘 하라는 뭇사람들의 질타에는 이런 무서운 사회적 관습이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책은 물리학 입문서인만큼 주된 내용은 물리학입니다. 아쉽지만 이 책은 그렇게 쉬운 책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우선 저자가 독자를 배려한다고 어려운 개념을 결코 우회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는 어려운 개념을 우회하기보다 최대한 이해시키는 쪽의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그것도 수학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서 말입니다. 게다가 고전 물리학은 물론 최근 연구되는 현대 물리학까지 범위 또한 막대합니다. 저자는 입문서의 임무가 무엇인지 보여주기로 작정하듯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의 물리학에 관해 가능한 많은 내용을 풀어놓습니다.
이 책의 어려움은 비단 인문학도 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리학에 담을 쌓고 물리학에 대해 편견을 가진 인문학도는 물론이지만 자신의 전공 외에는 관심이 없거나 전공 또한 도구적 관점에서 공부한 과학도에게도 낯선 용법이 구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마도 다시 읽기일 것입니다.
물론 재독을 요구하는 이 책의 어려움이 도리어 이 책의 진정한 미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번에 읽고 다시 읽을 고민이 되지 않는 책이라면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거운 게 아니겠습니까. 분명한 건 다시 읽기를 통해 그 의미가 좀 더 명료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일부 젊은 과학자나 메타 과학자들의 저서에서 보이는 치기어린 과장이나 지나친 비유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아야 할 것입니다. 과학자로서 정확성과 명료함을 끝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폭넓은 사고를 포괄적으로 횡단하며 물리학을 소개한 국산 물리책을 갖게 된 것은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교사인 저에게는 몇몇 개념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 힌트를 제공해 주어 더욱 행운입니다.
인간의 지성은 완전히 형식논리로 형식화할 수 없고 따라서 형식화되지 않은 메타 수준, 즉 한 단계 위의 추론을 할 수 있으므로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논증의 원리를 끝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제합니다. 이러한 믿음을 통해서 지성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p.533
물리학은 자연의 이해에 대한 인간의 지성이 어디까지 보여주는 중요한 인류 자산입니다.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이런 위대한 학문에 대한 도전을 피하여 돈벌이를 지향하는 현실이지만, 그나마 물리학 분야에서는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뛰어난 인재들이 여전히 도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보는 행운이 저에게 아직은 있는 것 같습니다. 부디 물리학에 도전하는 물리학도들이 그저 기능인이나 전문인에 그치지 않고 철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위대한 통찰력의 물리학자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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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려워지는 과학,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결론은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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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의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2008년에는 인터넷 신문에 연재하여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꾸준히 읽기 시작했을 때, 처음 그런 독서습관에 동기부여를 해준 책이 브라이언 그린의 < 우주의 구조 >와 김탁환의 팩션소설 < 백탑파 시리즈 : 방각본 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이었다. < 우주의 구조 > 이후 지금까지 220권이 넘게 읽은 책 중에서 수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 분야의 책은 61권 정도였다. 그 61권 중 해당 학문분야에 대해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가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 책은 별로 없었다.
책 속의 글은 복잡하고 난해한 현대물리학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서, 과학이 현대인들의 세계 인식과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예를 들어 나는 그의 글을 통해 피카소 등 현대 미술가의 작품 세계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교육제도나 유전자 조작, 경부고속철도의 문제점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통해 참다운 과학은 결코 물질적 번영을 위한 도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학은 어떤 의미를 주는가?
첫째, 과학은 '과학적 사고방식'을 만들어 준다. 과학적 사고란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말한다. 특히, 과학의 중요성은 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과학정신'을 의미한다고 강조한다.
둘째, 과학을 통해서 삶의 새로운 의미를 추구할 수 있다. 자연과학이란, 자연현상, 즉 우리 자신을 포함한 우주 전체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을 탐구하다 보면 인간과 우주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므로 세계관 자체가 바뀌게 된다.
셋째, 과학의 현실적 의미... 특히 과학 지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용하면 과학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지만, 그 반대로 잘못 이용하게 되면 엉청난 재앙을 가져다 준다.
넷째, 과학은 문화의 중요한 근간이다. 장군총, 가야고분, 첨성대, 팔만대장경과 같은 문화유산과 마찬가지로 그런 유산을 만들어내는 인간과 과학활동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과학은 공학이 아니라 인문학에 더 가깝다. 더군다나 저자는 자연과학 내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과 인문학, 철학 등이 어떻게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인지, 인간과 지구를 위한 자연과학을 위하여 어떤 관점과 과정이 필요한 지, '과학적'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과 방향을 제시한다. 늘 답답하고 막연하게 느꼈던 것들에 대해 한 줄기 서광이 비추는 느낌이다...
나는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랑스럽게 나의 주변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한국인임에도 외국의 학자나 교수보다 탁월한 감각으로 어려운 자연과학, 물리학의 정의와 개념, 방법론과 이론에 대해 설명한다. 지금까지 읽었던 적지않는 자연과학 분야의 서적, 대학시절 배웠던 교수들의 강의에서 어렴풋하게 이해하고 암기하고 말았던 자연과학이 피부 속으로, 머리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이다.
비록 한국 자연과학 전문가들이 아직 자연과학분야의 노벨상을 타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앞으로 한국의 자연과학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발견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앞으로 한국의 정치,행정,교육,사회,문화 등 전분야에서 발상의 전환과 끊임없는 도전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외래어나 일본식 표기가 아닌 순수한 '한국식' 표현을 일관되게 사용하면서 국내의 학자들과 교수들, 지식인들이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용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나 역시 서평이나 일상적인 대화에서 영어식, 일본식 표현을 습관적으로 사용했던 것에 대해 책을 읽는 내내 후회했다.
장회익교수가 쓴 추천사에는 저자가 얼마나 뛰어난 전문가이자 참된 학자인지 말해준다.
"물리학의 정수를 그 안에 담아내면서도 이것을 쉽게, 재미있게, 그리고 간결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학을 안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물리학의 내용에 대한 완벽한 파악은 물론이고 이것을 마음대로 반죽하여 원하는 형태로 얼마든지 변형해 내는 마술가적 소양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물리학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며, 여기에 다시 이를 말로 표현해 낼 언어적 구사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소양을 갖춘 사람을 찾아보기가 우선 쉽지 않다. 그리고 설혹 이러한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학문 세계에서 별로 큰 보상이 따르지 않는 이러한 작업에 선뜻 뛰어들어 이를 하나의 책으로 완결시켜 나가기까지의 노력과 인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정상급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최무영 교수가 이 일을 해 주었고 그것도 아주 잘 해내었다는 것은 우리 학계 그리고 문화계로서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2010년 6월 13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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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 항구 이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어느 학교에서나 있음직한 과학 선생님의 별명이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물리 선생님의 별명도 바로 ‘제물포’였다. 선생님의 별명에 기인한 선입관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나의 능력 부족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나의 물리성적은 형편없었다. 그 결과는 대학에 들어와서도 작용하여 계속 나의 발목을 잡곤 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들 이야기 한다. “마음잡고 방학동안 수학이랑 물리 마스터했다.”라고 말이다. ‘대체 어떻게 마스터 했다는 얘기지?’ 혼자서 아무리 물리와 역학 책들을 들고 싸움을 해봐도 도통 나에게는 마스터라는 정상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필수과목에 학점까지 걸려있는 상태라 어쩔 수 없이 힘들게 족보를 구해서 모르는 것은 그냥 암기해버리고 시험장에 들어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경험한 물리학이다. 나는 항상 생각하곤 한다. 완벽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탈피하자고 말이다. 그러던 찰나에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이 책을 보면서 이제까지 공부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솔직히 영업비밀이라 알려주긴 싫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그것은 한점에 매달리지 말고 전체를 보는 것이다. 책에서도 그렇게 이야기 한다 학문의 세분화에 기인한 무지는 위험하다고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실제로 대학에서 강의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문장 하나하나가 대화체 형식으로 전달되고 있으며, 다양한 시각자료들과 그리고 무엇보다 실제 학생이 교수에게 할법한 질문들을 포함시키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실었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이 책을 강의 한다면 과목명을 물리학개론 이라고 붙여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입자물리, 고전물리, 현대물리, 양자역학, 혼돈이론, 우주론, 복잡계이론 등과 같은 물리학 분야의 다양한 이론들을 설명해주고 있으며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과학과 예술, 과학과 인간, 과학과 기술 등 여러 가지의 관점에서의 교수님의 철학적인 지식도 담겨있다. 책을 읽다 보니 나는 이제까지 제대로 된 물리라는 개념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란 자연체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보편적으로 알기 쉽게 표현한 것’ 이라고 설명하는데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물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적절한 답도 못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책에 서술된 여러 물리학 이론들 중 일부는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원론적인 부분에서 이해를 할 수 있었으며 책에서 처음 접한 복잡계 이론과 혼돈이론이 상당히 흥미로웠고 쿼크로 구성되어 있다는 미시세계에도 매우 많은 관심이 생겼다.
이 책의 내용은 <프레시안>이라는 인터넷 신문사에 연재되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전혀 책을 구입한 돈이 아깝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이 책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애정을 가지고 끝까지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내용을 인터넷에 있는 자료로서 접했다면? 그냥 한번보고 지나갔을 것이다. 스포츠 면에 실린 기사들처럼 말이다. 보통 교양과목을 계절 학기를 들으면 2학점에 12만원이다. 그런데 이 책은 2만원이다.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자연계열로 진학을 원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문학을 전공하는 분들도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강력 추천이다.
인상깊은 구절과학의 본질은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지에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 자신을 포함한 전체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이해를 추구함으로써 삶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할 수 있게되고 정신문화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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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근본적으로 종교, 심리, 철학등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다시 말해 물리학은 곧 우리 생활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은 인류와 함께 계속 발전하여 왔으나 한편으로 보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것 같다. 과학을 발전시켜 옴으로써 보다 편한 삶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자연의 섭리인 삶과 죽음에 대해 실마리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생명체가 흐트러지지 않고, 엔트로피도 늘어나지 않고 어떻게 적절한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커다란 의문이 생긴다. 그것에 대해 물리학에서는 에너지와 정보의 흐름을 답을 제시한다. 엔트로피가 늘어나지 않고 낮은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에너지와 정보를 환경과 주고받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생명이란 눈물겨운 존재라 할 수 있다. 생명이란 엔트로피가 늘어나고 결국 죽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환경에서 계속 정보를 받아 그것을 끊임없이 이용하기 때문에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이해가 없이는 현대인과 현대사회를 이해할 수 없고 주체적 삶을 만들어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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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물리학에 관련한 많은 주제들에 대해서 간단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나처럼 공학을 전공했기에 어느 정도 수식에 면역이 된 사람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어느 정도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책이다. 이 책은 빠른 시간에 많은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 예를 들어 소설책 읽듯이 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책일 수 있지만 한장한장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본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과학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행동은 비과학적으로 하는 우리 사회를 많은 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여 합리적인 사고로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나가도록 도울 수 있는 시작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