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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번역가 곽미경씨의 "도쿄가족"을 읽은적이 있다. 책속에 완전 몰입 할 수 있었던 드문 기회의 좋은 책이었다. 그리고 다시 같은 번역가의 책을 검색해서 내 손에 들어오게 된 책. "아버지의 사과편지다".
첫 페이지를 읽다가,아니 첫 단락을 읽고는 곧바로 무코다 구니코,그녀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이렇게 좋은 책을 읽을수 있다니 행복했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밋밋한 추억을 그녀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아름답게 풀어낸다. 엄격하고 이기적이었던 아버지를 추억하는 글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에 대한 추억이기도 하다. 그 추억속엔 소학교 시절과 여학교 시절의 진한 그리움이 마치 내 과거의 기억처럼 눈앞에 펼쳐져 단숨에 읽혀졌다. 그녀가 말한다 "작은 원망조차 그리움으로 통한다고"..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젖은수건을 얼굴에 씌우는 모습에선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삶과 죽음이 머문 공간에서도 산자는 실수를 하고 죽은자는 억울해도 가만 있을뿐이다. 세상에...돌아가신 양반 얼굴에 젖은 수건을 덮다니..ㅎㅎ 먼훗날 구니코 남매가 얘기한다..만일 아빠가 살아 계셨다면 엄마에게 주먹이 날라갔을거야,,
오직 현재의 단맛에 충실했던 구니코의 할머니.,, 씨앗 다른 아들 둘을 낳은 할머니 이야기로 옮아간다. "내일도 벚꽃이 핀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오늘밤 폭풍우에 지고 말지도" 이 구절을 읽다가 슬퍼졌다.그녀의 어린시절, 할머니가 불러준 노래다.
그녀의 추억속의 기억들이 모두 아름다움으로만 기억 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잔잔한 미소를 띈 시선으로 바라본 과거, 삶을 너그럽게 관조하는듯한 작가의 시선이, 전쟁후 가난을 경험한 세대의 솔직한 세상살이가 크게 공감되었다.
무코다 쿠니코,,그녀는 마치 내가 곁에서 함께 살아 본 듯 그녀를 알수 있을것 같다. 쾌활하고 통 큰 여자처럼 비치지만 무척이나 섬세하고 따뜻한 여자일것이다. 너무나 섬세해서 상대방의 아픔을 미리 눈치채고 모른척 해 줄수 있는 깊은 마음을 지녔을것임에 분명하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50세가 지나고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사진을 보니 정말 매력이 철철 넘친다.아까운 여자다.
책장을 덮고도 오래도록 남는 여운,, 그 기쁨을 다른이들에게도 함께 느끼게 하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