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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이력의 저자 송상호 씨가 쓴 문명 패러독스는 '현대 문명을 마치 영원한 것처럼, 전부인 것처럼, 그래서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자'고 독자에게 말을 걸어온다. '지금 있는 문명을 뒤집어 보고, 흔들어 보고, 멀리 놓고 바라보고…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마치 자연적인 현상처럼 지나치던 우리와 주변의 삶의 모습을 굉장히 의아스럽게 보자'고 제안하다. 그렇게 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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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각형 안에 얼굴 부분만 나와 있지만 사람은 이것이 사자임을 곧 알아차린다. 그러나 슈퍼컴퓨터가 이 그림을 보고 사자로 인식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인간의 뇌가 무척 복잡하고도 긴 경험과 훈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또한 고정관념의 일부다. 인물과사상사 제공 | |
'독특한 책이다' 싶어서 보니 저자의 이력도 별나다. 송상호 씨는 '고1 중퇴, 검정고시 고졸'의 학력이다. 가난해 청소년 시절 공장 생활을 했고 오래 살았던 부산을 1999년에 떠나면서 고물장사, 막노동, 학습지 교사 같은 일을 마구 했단다. 지금은 개신교 목사 직함을 갖고 시골에 살면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삶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저자는 독서에 엄청난 에너지를 오래도록 쏟아부었다고 스스로 밝힌다.
이 책은 인문적 시선으로 인류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심지어 고정관념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고 이면을 바라보자는 단원도 있다. 그는 언론학자 월터 리프먼의 고정관념 이론인 '스테레오타입'(stereo type)을 인용하면서 '스테레오타입은 인간 문화의 모든 것을 학습하고 유지시키며 발전시키는 틀에 해당한다…스테레오타입에 의존하지 않고 무작정 새로운 것을 지각하고 받아들이려 한다면 막대한 노력과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정관념이 형성된 필연적 이유와 용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하며 고정관념은 무조건 깨야 할 대상이라는 또 다른 고정관념에 빠지지 말 것을 조언하는 것이다.
'위선'도 도마에 오른다. '당신은 위선자야!'라는 선고는 우리 사회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안기기 십상이다. 저자는 여기에 대해 칼 융의 정신분석이론에 대한 풍부한 독서를 바탕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기가 가면을 쓴 채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가 연기하고 있는 사람이 곧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는 학설을 소개한다. 사는 데 일정한 가면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뒤집기'의 방식으로 저자는 신에 대해서도 사유하고('신을 창조한 인간의 진실-신은 그 사회의 방향이다', 박테리아의 대한 상식도 뒤집는다('박테리아가 허락한 인간 세계'). 쓰레기의 의미마저 다시 사유할 대상이 된다. 종횡무진하는 저자의 독서편력과 독특한 사유의 방식이 세계에 대한 인문적 성찰에 가닿는 에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