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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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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도''는 처음에 접하기가 어려웠다. 우선 위도니 경도니 하는 것이 과학용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페이지만 나아가면 그런 어려움은 점차 흥미로 바뀌기 시작한다. ''경도''는 우선 사람들이 왜 경도를 발견하기 위해서 그토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나를 보여준다. 해상교역이 풍부하게 일어나던 때에 경도를 알지 못해 바다에서 잃어버리는 화물과 사람의 피해가 엄청났기 때문
"아름다운 책" 내용보기
''경도''는 처음에 접하기가 어려웠다. 우선 위도니 경도니 하는 것이 과학용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페이지만 나아가면 그런 어려움은 점차 흥미로 바뀌기 시작한다. ''경도''는 우선 사람들이 왜 경도를 발견하기 위해서 그토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나를 보여준다. 해상교역이 풍부하게 일어나던 때에 경도를 알지 못해 바다에서 잃어버리는 화물과 사람의 피해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부는 경도의 해결법을 하늘에서 찾으려고 하는 학자들의 노력이 나타나나, 조금 더 지나면 존 해리슨이 혜성과 같이 등장한다. 그는 변변치 못한 시골의 시계공이나 천재였다. 그는 해상시계를 만들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어내는데... 그러나 모든 드라마틱한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라이벌이다. 그는 네빌 매스켈린이라는 최대의 반대자 앞에서 많은 차례 경도상이 좌절되고 만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이 되고 그의 뒤를 이어 많은 해상시계들이 나타나게 된다. 우선 ''경도''는 지적인 갈증을 해소해 주는 책이다. 어려운 과학적인 지식은 그냥 한 번 읽고 넘어가면 되고, 경도찾기를 위한 수많은 이들의 에피소드들과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들의 경쟁은 한마디로 감칠맛이 난다. 또한 책에 실린 화보들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데 활자만 있었더라면 책의 가치는 훨씬 떨어졌을 것이다. 나중에 해리슨의 시계들(H-1에서 H-4까지)의 사진이 나오는데 한마디로 예술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특히 H-4는 해리슨 기술의 정점인데,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시계의 모습이 경이롭다. 또 한가지 장점을 들자면, 저자의 유머와 탁월한 번역이다. 몇 번 책을 읽으면서 웃게되는 그런 재미있는 표현들이 있다. ''경도'는 한마디로 아름다운 책이다. 시계들이 아름답고, 또 존 해리슨을 위시한 사람들의 노력, 시간이라는 괴물을 작은 시계 안에 가두려는 노력이 아름답다. 또한, 오랜 시간 연마한 정교한 솜씨는 그 자체가 정말 ''美''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인상깊은구절]
해리슨은 지난 30년 동안 가까운 벗이 되어주었던 시계들이 있는 방으로 매스켈린을 안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계들은 저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모두 작동하고 있었는데, 마치 오랜 친구들이 모여 앉아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세월이 흘러 이미 쓸모없게 되고 말았지만 시계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없이 이 편안한 집에서 애정 어린 보살핌을 받으며 자기들끼리 마냥 째깍거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