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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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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모험의 권유고운기현암사/2016.9.10. <삼국유사>는 정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내용에 의문을 갖고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계의 관행이지만, 정사 이상의 사료를 간직한 책이다. 뼛속까지 사대주의자 김부식이 저술한 <삼국사기는> 우리의 고대사를 많이도 왜곡하고 또한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역사를 정리한 것이 식민 지배를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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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모험의 권유

고운기

현암사/2016.9.10.


<삼국유사>는 정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내용에 의문을 갖고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계의 관행이지만, 정사 이상의 사료를 간직한 책이다. 뼛속까지 사대주의자 김부식이 저술한 <삼국사기는> 우리의 고대사를 많이도 왜곡하고 또한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역사를 정리한 것이 식민 지배를 하던 일본인학자들이니 또한 우리의 역사가 바로 설 수 없었다. 문제는 아직도 식민사관에 절은 역사학자들이 우리 역사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바른 역사 찾기가 요원하다. 재야 사학자들이 중국의 25사를 비롯한 여러 사서나 유물을 근거로 우리의 고대사를 복원하고자 하나 주류학자들은 마이동풍이다. 그들의 조상이 누군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 사이에 중국은 동북공정을 실시하여 우리의 역사를 그들의 변방 역사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등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고 나서는 현실은 우리의 정치현실만큼이나 암울한 우리역사의 현주소라 할만하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의 저자 고운기는 <일연의 세계인식과 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10여 년 넘게 삼국유사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 직접 답사하며 자료를 모아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삼국유사>, <일연을 묻는다>를 냈다. <삼국유사>를 연구하여 인문교양서로 펴내는 일에 주력하여, 이를 통해 고대의 인문, 사상, 역사를 아우르는 문화사를 소개하고 있으며 ‘삼국유사 스토리텔링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에서는 신화 또는 설화의 주인공 9명을 모험의 주인공으로 뽑아 설명하고 있다. 건국 신화류에서는 주몽, 탈해, 무왕을, 일반 설화류에는 수로부인, 거타지, 비형랑을, 그리고 불교 설화류에 혜통, 보양, 장춘을 모험의 주인공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모험 이야기의 전형을 설명하면서 <톰 소여의 모험>저자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일본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시대적 배경과 내용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힌 부분이며, 확실히 신화는 ‘내면으로의 여행’이다.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그렇기에 신화는 반복되고 영웅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P.34)”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위의 주인공 9명에 대해 설명을 전개한다.


남편은 발을 동동 구르고, 마을 사람 모두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애를 태웠는데, 용궁에 납치되었다 돌아온 수로부인이 용궁 자랑에 들떠 있는 장면이 <삼국유사>에 나온다. 학계에서는 이 이야기를 흔히 수로부인으로 상징되는 무당이 이지역의 공동체를 위해 벌인 굿판의 하나로 보았다. 그런 민속학적 해석에 저자 또한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늘 이 대목이 의아했다고 한다. 다만 이것은 오랜 세월의 겹 속에서 만들어진 의례다. 모험 이야기의 원형은 길을 떠난 자가 맞는 위기와 극복의 과정이다. 단련되며 강해지는 인간의 유쾌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온천장에 있는 마음 착한 사람들의 도움이 치히로의 길을 열었다면, 해변에서 막대기를 치며 노래 부르는 마을 사람들의 합심이 수로부인을 구해 냈다. 치히로는 위기를 극복하는 어엿한 소녀가 되었으며,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출하는 활약까지 벌였다. 수로부인은 용궁의 화려함을 즐기는 여유에다 풍농과 풍어의 협력을 용왕에게 받아내지 않았을까.(p.110)”하면서 이 이야기는 수로부인의 모험 이야기라는 것이다.


거타지는 활을 잘 쏘는 사내였다. 50명의 호위 군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혀 중국 가는 사신과 함께 배를 탔다. 사신은 신라 진성여왕의 아들이었다. “아마도 배는 당진(唐津)에서 출발하였을 것이다. 당진은 중국 당나라로 가는 나루터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p.119)” 안산, 인천, 연평도 같은 연안을 거슬러 배가 백령도에 도착할 무렵이었다. 인당수가 있는 이곳에서 큰 바람을 만나 열흘이 넘도록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꿈속에서 신령이 나타나 활 잘 쏘는 군사 한 명을 남겨놓고 떠나라 했다. 이름을 쓴 간자를 던져 물에 가라앉는 사람이 남기로 했는데 그게 거타지였다. 거타지가 혼자 남아 잠을 자는데, 꿈에 서해의 신 이라는 노인이 나타나 다음날 새벽하늘에서 내려오는 사미승이 다라니를 암송하며 이 연못을 세 바퀴 도는데, 자기네 식구를 다 잡아먹으려 하니, 그 사미승을 쏴 죽이라고 했다. 사미승이 나타나자 일격에 쓰러뜨렸는데 늙은 여우가 변한 요괴였다. 그래서 신의 딸을 아내로 삼게 되었다. 신이 손수 자기 딸을 꽃가지 하나로 변하게 만들어 품속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두 마리 용에게 거타지를 모시고 사신들이 탄 배까지 가도록 하였다. 그 배를 호위하며 당나라에 이르자 금과 비단으로 후하게 상을 주어 보냈다. 귀국한 다음 거타지는 꽃가지를 꺼내 여자로 변하게 하고 함께 살았다는 모험이야기다.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것이 혜초라는 것은 역사 시간에 배워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특히 그가 밀교의 승려라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다. “혜초가 중국 밀교의 초조 금강지의 문하에 들어간 것이 그의 나이 열다섯 살 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지는 인도 출신의 승려다. 스승의 문하에서 5년을 수학한 혜초는 감연히 인도 여행을 떠난다. 갈 때는 해로를 올 때는 육로를 이용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그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은 오늘날 우리에게 8세기경의 인도 풍경을 소략하게나마 전해 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물론 이 존재는 1908년 프랑스 탐험가 펠리오가 돈황 석굴을 발견한 이후, 1909년 중국인 나진옥의 손을 거쳐 1915년 일본인 다카쿠스준지로의 노력으로 세상에 알려졌다.(p.198)”이렇게 해서 신라 승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을 쓰게 되고, 그 책이 발견되어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페르시아의 왕자가 신라로 망명해 공주와 결혼하여 2세를 낳고 귀국한다는 내용의 <쿠쉬나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페르시아가 아랍 이슬람 국가에 의해 멸망하자 왕자는 중국으로 망명하고, 거기서도 신변의 위협을 받아 신라에 이른다. 신라의 공주와 결혼한 다음 2세를 낳아 함께 페르시아 회복을 꿈꾸며 귀국한다. 이런 이야기의 중심 무대가 신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희수 교수의 지적대로 <쿠쉬나메>는 ‘사산조 페르시아와 신라와의 관계는 물론 신라에 대한 가장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는 한반도 바깥의 귀중한 사료임이 틀림없다. 산발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두 지역의 교류 양상을 본격적으로 다뤄볼 기회라고도 본다.(p.266)” <쿠쉬나메>가 쓰여진 시기가 <삼국유사>를 쓰던 13세기라고 한다.


모험은 기본적으로 여정을 전제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즉, 위험부담이 큰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 과정에서 생겨나는 특별한 일이나 사건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험 스토리는 모험담을 바탕으로 하면서 오늘날 콘텐츠화 할 수 있는 기본 이야기 줄거리가 갖춰진 상태, 또는 그러한 전 단계를 말한다. 그러기에 <삼국유사>에 나오는 모험의 이야기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할 수 있기를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달의 사락 k******4 2024.06.12.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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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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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영웅의 일생 구조'라는 개념이 나온다. 책마다 용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고귀한 혈통 - 신이한 출생 - 비범한 능력 - 초년 핍박 - 조력자를 만나 극복 - 위기를 겪음 - 위대한 승리를 거둠'이라는 얼개다. 영웅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신화, 이야기들 속에서 비슷한 알맹이를 추려서 이렇게 도식적인 구조로 만든 것이다. 대표적으로 <홍길동전>을 들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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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영웅의 일생 구조'라는 개념이 나온다. 책마다 용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고귀한 혈통 - 신이한 출생 - 비범한 능력 - 초년 핍박 - 조력자를 만나 극복 - 위기를 겪음 - 위대한 승리를 거둠'이라는 얼개다. 영웅이 등장하는 소설이나 신화, 이야기들 속에서 비슷한 알맹이를 추려서 이렇게 도식적인 구조로 만든 것이다. 대표적으로 <홍길동전>을 들 수 있는데, 위의 구조에 대입해 읽어보면 '홍판서의 아들로 태어남 - 태어날 때 집 위에 무지개가 걸림 - 태어나자마자 걷고 도술 부리고 글도 줄줄 읽음 - 홍판서 첩이 길동을 죽이려 함 - (홍길동전에는 조력자가 나오지 않는다. 원래부터 그렇게 태어난 애라) - 집을 떠나 활빈당을 결성, 의적 활동을 전개 - 임금과 갈등을 겪음 - 조선을 떠나 율도국을 건국하고 왕으로 등극함' 정도로 분석할 수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태조 이성계도, 고구려의 시조 주몽도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건국 신화로서 읽을 수도 있고, 인생에 닥친 역경을 극복하는 위대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백 미터 밖에 있는 새의 눈깔을 화살로 꿰뚫는 건국 시조의 이야기나 태어나면서부터 도술 끝판왕인 홍길동의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우리랑 좀 멀다. '고귀한 신분, 신이한 출생'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건 태생부터 금수저라는 이야기니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흙수저들은 알로 태어날 수도 없고 태어나면서부터 걷고 주문 외우고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 모험의 권유>는 이러한 전통적인 영웅의 일대기 구조 대신, 크리스토퍼 보글러라는 사람의 '영웅이 겪는 여행 12단계'를 차용해 그를 압축한 '4단계의 틀'을 가지고 <삼국유사>의 모험가들을 분석하고 있다. 영웅의 일대기 구조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원래부터 영웅이었느냐, 아니면 모험의 과정을 통해 평범한 사람이 영웅으로 재탄생하느냐 하는 점이다. 보글러의 영웅의 12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영웅은 일상 세계에서 소개되어, 그곳에서

2. 영웅은 모험의 소명을 받는다.

3. 영웅은 처음에 결단 내리지 못한 채 주저하거나 소명을 거부한다. 그러나

4. 정신적 스승의 격려와 도움을 받아

5. 첫 관문을 통과하고 특별한 세계로 진입한다. 그곳에서

6. 영웅은 시험에 들고, 협력자와 적대자를 만나게 된다.

7. 영웅은 동굴 가장 깊은 곳으로 접근하여, 두 번째 관문을 건너게 되는데

8. 그곳에서 영웅은 시련을 이겨 낸다.

9. 영웅은 이의 대가로 보상을 받게 되고

10. 일상 세계로 귀환의 길에 오른다.

11. 영웅은 세 번째 관문을 건너며, 부활을 경험하고, 그 체험한 바에 의해 인격적으로 변모한다.

12. 영웅은 일상 세계에 널리 이로움을 줄 은혜로운 혜책과 보물인 영약을 가지고 귀환한다.

 

보글러는 헐리우드 영화 시나리오를 통해 이 구조를 추출했는데, <스타워즈>가 계속 연상된다. 위의 구조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특히 3~4번이다. 원래부터 범접할 수 없는 영웅이 아니라 소명을 받고도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평범한 사람이 여러 관문을 통과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구조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너무 세부적이면 상상력이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를 4단계로 압축한다.

 

1. 탈일상의 과정에서 소명을 받음

2. 시험을 통해 멘토와 만남

3. 시련을 겪고 보상을 받음 1

4. 시련을 겪고 보상을 받음 2

 

위의 3, 4단계가 가장 중요한데, 무한히 확장과 반복이 가능한 구조이므로 과거로부터 전승되어온 이야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재창조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에 등장한 많은 인물들 가운데 이렇게 모험과 성장의 틀로 재해석할 수 있는 인물 아홉명이 이 책에 등장한다. 고구려 세운 동명왕, 어여쁜 공주가 자기랑 잔다는 거짓 노래를 퍼트려 부인으로 얻고 백제의 왕까지 된 서동, 외부인이었지만 많은 시험을 통과하고 신라의 왕이 된 탈해, 미모 때문에 온갖 요괴에게 납치 당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 비밀을 숨기고 있는 수로 부인, 활 잘 쏘는 능력으로 서해의 이무기를 때려잡고 용왕의 사위가 된 거타지, 왕의 혼령의 자식으로 태어나 도깨비들의 우두머리가 된 비형랑, 당나라로 유학을 가 의학 뿐 아니라 도술에서도 최고 경지에 오른 혜통, 보양, 장춘스님 등등 거의 모르거나 단편적으로밖에 알지 못했던 신라 시대 인물들이 마치 동시대 사람들의 이야기인 양 생생하게 다가온다. 모험과 성장이라는 틀을 통해 이야기를 바라보면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문학 교육에도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단순히 이야기의 내용만으로 충분히 흥미롭지만, 책 속 주인공들이 일상을 벗어난 모험의 과정에서 성장을 하고 영웅이 되어 갔던 것마냥, 모험의 과정에 학생 자신의 삶을 대입시키거나 주변에서 저렇게 영웅으로 볼 법한 사람들의 삶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컨텐츠의 변용이 노래가 되고 영화가 되고 소설이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라면을 삶아도 먹고 볶아도 먹고 다른 찌개에 사리로도 넣지만 그 때마다 새로운 맛을 내는 것처럼 모험과 성장이라는 틀로 분석한 우리 역사 고대의 영웅들을 꼭 한 번 만나보십사 권하고 싶다.

s*************k 2016.10.12.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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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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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에 납치되었다 돌아온 부인은 귀환을 다행으로 여기기는커녕 도리어 용궁 자랑에 들떠 있다. 나는 늘 이 대목이 의아했다. 남편은 발을 동동 구르고, 마을 사람 모두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애가 탔는데 말이다. 학계에서는 이 이야기를 흔히 수로부인으로 상징되는 무당이 이지역의 공동체를 위해 벌인 굿판의 하나로 보았었다. 그런 민속학적 해석에 나 또한 공감한다. 다만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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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궁에 납치되었다 돌아온 부인은 귀환을 다행으로 여기기는커녕 도리어 용궁 자랑에 들떠 있다. 나는 늘 이 대목이 의아했다. 남편은 발을 동동 구르고, 마을 사람 모두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애가 탔는데 말이다. 학계에서는 이 이야기를 흔히 수로부인으로 상징되는 무당이 이지역의 공동체를 위해 벌인 굿판의 하나로 보았었다. 그런 민속학적 해석에 나 또한 공감한다. 다만 이것은 오랜 세월의 겹 속에서 만들어진 의례이다. 본디 이야기의 원형은 길을 떠난 자가 맞는 위기와 극복의 과정이다. 단련되며 강해지는 인간의 유쾌한 모습이다.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힌 부분이며, 확실히 신화는 내면으로의 여행이다.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그렇기에 신화는 반복되고 영웅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런 숭고한 세계를 발견하여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p.34

이달의 사락 k******4 2018.01.20.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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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의 저자 고운기는 <일연의 세계인식과 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10여 년 넘게 삼국유사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 직접 답사하며 자료를 모아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삼국유사>, <일연을 묻는다>를 냈다. <삼국유사>를 연구하여 인문교양서로 펴내는 일에 주력하여, 이를 통해 고대의 인문, 사상, 역사를 아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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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의 저자 고운기는 일연의 세계인식과 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10여 년 넘게 삼국유사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 직접 답사하며 자료를 모아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삼국유사>, <일연을 묻는다를 냈다. <삼국유사를 연구하여 인문교양서로 펴내는 일에 주력하여, 이를 통해 고대의 인문, 사상, 역사를 아우르는 문화사를 소개하고 있으며 삼국유사 스토리텔링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에서는 신화 또는 설화의 주인공 9명을 모험의 주인공으로 뽑아 설명하고 있다. 건국 신화류에서는 주몽, 탈해, 무왕을, 일반 설화류에는 수로부인, 거타지, 비형랑을, 그리고 불교 설화류에 혜통, 보양, 장춘을 모험의 주인공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모험 이야기의 전형을 설명하면서 톰 소여의 모험저자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일본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시대적 배경과 내용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힌 부분이며, 확실히 신화는 내면으로의 여행이다.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그렇기에 신화는 반복되고 영웅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P.34)”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위의 주인공 9명에 대해 설명을 전개한다.

 

남편은 발을 동동 구르고, 마을 사람 모두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애를 태웠는데, 용궁에 납치되었다 돌아온 수로부인이 용궁 자랑에 들떠 있는 장면이 삼국유사에 나온다. 학계에서는 이 이야기를 흔히 수로부인으로 상징되는 무당이 이지역의 공동체를 위해 벌인 굿판의 하나로 보았다. 그런 민속학적 해석에 저자 또한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늘 이 대목이 의아했다고 한다. 다만 이것은 오랜 세월의 겹 속에서 만들어진 의례다. 모험 이야기의 원형은 길을 떠난 자가 맞는 위기와 극복의 과정이다. 단련되며 강해지는 인간의 유쾌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온천장에 있는 마음 착한 사람들의 도움이 치히로의 길을 열었다면, 해변에서 막대기를 치며 노래 부르는 마을 사람들의 합심이 수로부인을 구해 냈다. 치히로는 위기를 극복하는 어엿한 소녀가 되었으며,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출하는 활약까지 벌였다. 수로부인은 용궁의 화려함을 즐기는 여유에다 풍농과 풍어의 협력을 용왕에게 받아내지 않았을까.(p.110)”하면서 이 이야기는 수로부인의 모험 이야기라는 것이다.

 

거타지는 활을 잘 쏘는 사내였다. 50명의 호위 군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혀 중국 가는 사신과 함께 배를 탔다. 사신은 신라 진성여왕의 아들이었다. “아마도 배는 당진(唐津)에서 출발하였을 것이다. 당진은 중국 당나라로 가는 나루터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p.119)” 안산, 인천, 연평도 같은 연안을 거슬러 배가 백령도에 도착할 무렵이었다. 인당수가 있는 이곳에서 큰 바람을 만나 열흘이 넘도록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꿈속에서 신령이 나타나 활 잘 쏘는 군사 한 명을 남겨놓고 떠나라 했다. 이름을 쓴 간자를 던져 물에 가라앉는 사람이 남기로 했는데 그게 거타지였다. 거타지가 혼자 남아 잠을 자는데, 꿈에 서해의 신 이라는 노인이 나타나 다음날 새벽하늘에서 내려오는 사미승이 다라니를 암송하며 이 연못을 세 바퀴 도는데, 자기네 식구를 다 잡아먹으려 하니, 그 사미승을 쏴 죽이라고 했다. 사미승이 나타나자 일격에 쓰러뜨렸는데 늙은 여우가 변한 요괴였다. 그래서 신의 딸을 아내로 삼게 되었다. 신이 손수 자기 딸을 꽃가지 하나로 변하게 만들어 품속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두 마리 용에게 거타지를 모시고 사신들이 탄 배까지 가도록 하였다. 그 배를 호위하며 당나라에 이르자 금과 비단으로 후하게 상을 주어 보냈다. 귀국한 다음 거타지는 꽃가지를 꺼내 여자로 변하게 하고 함께 살았다는 모험이야기다.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것이 혜초라는 것은 역사 시간에 배워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특히 그가 밀교의 승려라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다. “혜초가 중국 밀교의 초조 금강지의 문하에 들어간 것이 그의 나이 열다섯 살 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지는 인도 출신의 승려다. 스승의 문하에서 5년을 수학한 혜초는 감연히 인도 여행을 떠난다. 갈 때는 해로를 올 때는 육로를 이용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그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은 오늘날 우리에게 8세기경의 인도 풍경을 소략하게나마 전해 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물론 이 존재는 1908년 프랑스 탐험가 펠리오가 돈황 석굴을 발견한 이후, 1909년 중국인 나진옥의 손을 거쳐 1915년 일본인 다카쿠스준지로의 노력으로 세상에 알려졌다.(p.198)”이렇게 해서 신라 승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을 쓰게 되고, 그 책이 발견되어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페르시아의 왕자가 신라로 망명해 공주와 결혼하여 2세를 낳고 귀국한다는 내용의 쿠쉬나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페르시아가 아랍 이슬람 국가에 의해 멸망하자 왕자는 중국으로 망명하고, 거기서도 신변의 위협을 받아 신라에 이른다. 신라의 공주와 결혼한 다음 2세를 낳아 함께 페르시아 회복을 꿈꾸며 귀국한다. 이런 이야기의 중심 무대가 신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희수 교수의 지적대로 쿠쉬나메사산조 페르시아와 신라와의 관계는 물론 신라에 대한 가장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는 한반도 바깥의 귀중한 사료임이 틀림없다. 산발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두 지역의 교류 양상을 본격적으로 다뤄볼 기회라고도 본다.(p.266)” <쿠쉬나메가 쓰여진 시기가 삼국유사를 쓰던 13세기라고 한다.

이달의 사락 k******4 2017.05.2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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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이야기만이 아니라 삼국유사와 신라 모두 새롭게 보도록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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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삼국유사' 가운데 나오는 모험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고전 문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했기에 어떻게 하면 거기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 그 방법은 모르고 있었다. 좋은 길잡이가 필요했던 참인데 마침 이렇게 고운기 교수의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시리즈였다. 그는 다양한 방면으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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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삼국유사' 가운데 나오는 모험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고전 문학에 대한 지식이 일천했기에 어떻게 하면 거기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 그 방법은 모르고 있었다. 좋은 길잡이가 필요했던 참인데 마침 이렇게 고운기 교수의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를 만나게 된 것이다. 알고 보니 시리즈였다. 그는 다양한 방면으로 '삼국유사'에 접근하여 그 가치를 오늘날에도 통용될 수 있도록 생생히 살려놓고 있었다. 내가 만난 것은 그 중 다섯 번째로 나온 책으로, '모험의 권유' 편이었다.



 책은 모두 6장으로 이뤄져 있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다. 프롤로그에선 모험과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모험 스토리의 의미를 정의한다. 개인적으로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은 부분이다.(저자가 독자에게 필독을 요구하는 부분은 1장 수로 부인 편이지만.) 그는 모험의 사전적 의미를 두 가지로 밝히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정으로써의 모험 의미가 근대에 들어와 그것도 일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임을 설명한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탈아입구', '화혼양재'의 이념에 따라 서양의 문학들이 마구 번역해서 소개하기 시작했다. 그 때 '15소년 표류기', '해저2만리' 같은 영국의 모험 소설이 다수 소개 되었는데, 바로 그 때 원래 있던 모험에 여정이란 의미가 포개어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896년, 모리타 시겐이 '15소년 표류기'를 번역 연재하면서 처음으로 'adventure'를 '모험'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이런 서양의 모험 소설은 당시 한창 위세를 떨치고 있던 서양 제국주의의 산물이었다. 결국 모험에 여정이 덧붙여진 것은 제국주의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 식민지 시절 육당 최남선이 청소년 교육을 위해 이런 모험 소설을 소개했지만, 원래 모험 소설이 가지고 있던 이런 제국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정신적 파탄만 남기고 말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그런 제국주의가 모험을 통해 정복하고자 하는 식민지로 최남선이 들여오고자 했던 모험 소설과는 명백히 모순된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최남선의 실패를 거울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오늘날의 영웅 이야기가 당시 최남선이 가져오려 했던 모험 소설과 비슷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날 영웅 이야기가 피로와 공포의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 사람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민초가 희생되어야 하고 독일의 히틀러가 그랬듯이, 그 영웅 한 사람 때문에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저자는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 모험 스토리에 눈을 돌린다. 그래서 그는 조지프 캠벨의 영웅 신화 보다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모험 속 주인공들을 자신이 정립하고자 하는 모험 스토리의 원형으로 가져오고, 12 단계나 되는 보글러의 분류는 지금 영화 시나리오에 근거한 것으로, 자신은 그런 복잡한 시나리오 보다 훨씬 단순한 설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 4단계로 충분하다고 하면서 모험 스토리로 규정하게 만드는 실질적 요소를 이렇게 네 가지로 꼽는다.


 탈일상 - 시험 - 시련 - 보상 (p. 57)


 여기에 따라 모두 아홉 개의 주제에 의거 150여 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삼국유사 중에서 모험 스토리로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아홉 개 선별하고 거기에 고대 페르시아와 우리 신라가 상호 교류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이란의 고대 서사시 '쿠쉬나메'에 대한 것까지 더하여 1장부터 6장까지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모험의 권유'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나 저자 자신이 필독해 달라고 말했던 1장 수로부인 편과 6장 쿠쉬나메 편이다.

  수로부인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아도 향가인 '헌화가'와 '해가'가 유명한 지라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동아시아 3국이 사실은 '기층문화를 공유하는 공동체'라는 노무라 신이치 교수의 논지에 의거하여 저자가 보여주는 일본 고대 가요집 '만요슈'와 오키나와의 주술적 설화집 '유로설전'의 '이나후쿠바'와의 비교 설명은 마치 수로 부인 이야기를 처음 만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하였다. 설마 그 정도로 수로 부인 이야기에 깊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탓이다. 특히나 오키나와 '유로설전'이 쓰여지던 오키나와의 상황과 일연이 '삼국유사'를 쓰던 고려의 상황이 가지는 유사성의 설명은 삼국유사 자체를 전혀 달리 보게 만들기도 하였다. 더하여, 과거 문헌과의 비교만이 아니라 수로 부인을 지금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모험'과도 연결지어 말하는 것에선 과연 삼국유사가 그냥 과거의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달리 보게 만든 것은 '삼국유사'만이 아니었다. 6장 '쿠쉬나메' 이야기는 신라마저 달리 보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나는 신라를 페쇄적인 나라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웬걸 '쿠쉬나메'는 신라가 국제적인 교류로 활발한 나라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질적 증거였다. 그 '쿠쉬나메'에 실존했던 이란 '사산 페르시아 왕조'의 마지막 후손 이비틴이 중국을 거쳐 신라에 망명하는 이야기가 서사시의 형태로 실려 있는 것이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어떻게 이뤄진 지 몰랐었는데, 그 과정을 이것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페르시아는 신라에게 결코 먼 나라가 아니었던 것이다. 실제 '왕오천축국전'에는 이슬람 왕조에게 멸망당하는 페르시아의 모습이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고 한다. 이비틴은 신라의 공주와 결혼하는데, 당시 신라에 있어 이런 국제결혼은 그리 희귀한 일은 아니었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국제결혼담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는 이렇게 이방인에 대한 배타 보다는 환대가 자리잡은 나라였다. 오늘날로 치자면 이방인 유입에 적극적인 독일쯤 될까. 저자 자신도 언급하고 있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문학적 상상력으로 구현된 신라를 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다. '쿠쉬나메'는 '삼국유사'와 똑같이 13세기 작품이라고 한다. 양자 모두 몽고에 의해 심한 핍박을 받고 있을 때 태어난 존재다. 이런 험난한 시대 속에서 서로가 똑같이 자신의 극단에 자리한 나라를 이상향으로 보고 있었다. 몽고라는 거대한 존재의 그림자 속으로 곧 지워질 두 개의 작은 나라들이 서로를 호출하여 더 좋은 나라로 삼았다는 것은 동병상련을 통한 저항 의지가 드러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는 모험 스토리만이 아니라 삼국유사와 신라까지 다채롭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책이었다. 읽는 시간 내내 몰랐던 사실을 아는 재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해를 돕는 도표와 지도 그리고 사진까지 실려 있어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 고전 문학이나 설화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서 여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꽤나 좋은 독서이기도 했다는 것을 사족처럼 붙여둔다.




l****1 2016.10.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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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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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모험의 권유 고운기 현암사/2016.9.10. sanbaram   <삼국유사>는 정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내용에 의문을 갖고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계의 관행이지만, 정사 이상의 사료를 간직한 책이다. 뼛속까지 사대주의자 김부식이 저술한 <삼국사기는> 우리의 고대사를 많이도 왜곡하고 또한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역사를 정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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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모험의 권유

고운기

현암사/2016.9.10.

sanbaram

 

삼국유사는 정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 내용에 의문을 갖고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학계의 관행이지만, 정사 이상의 사료를 간직한 책이다. 뼛속까지 사대주의자 김부식이 저술한 삼국사기는우리의 고대사를 많이도 왜곡하고 또한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역사를 정리한 것이 식민 지배를 하던 일본인학자들이니 또한 우리의 역사가 바로 설 수 없었다. 문제는 아직도 식민사관에 절은 역사학자들이 우리 역사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바른 역사 찾기가 요원하다. 재야 사학자들이 중국의 25사를 비롯한 여러 사서나 유물을 근거로 우리의 고대사를 복원하고자 하나 주류학자들은 마이동풍이다. 그들의 조상이 누군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 사이에 중국은 동북공정을 실시하여 우리의 역사를 그들의 변방 역사로 편입하려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등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고 나서는 현실은 우리의 정치현실만큼이나 암울한 우리역사의 현주소라 할만하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의 저자 고운기는 일연의 세계인식과 시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 동안, 10여 년 넘게 삼국유사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 직접 답사하며 자료를 모아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삼국유사>, <일연을 묻는다를 냈다. <삼국유사를 연구하여 인문교양서로 펴내는 일에 주력하여, 이를 통해 고대의 인문, 사상, 역사를 아우르는 문화사를 소개하고 있으며 삼국유사 스토리텔링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에서는 신화 또는 설화의 주인공 9명을 모험의 주인공으로 뽑아 설명하고 있다. 건국 신화류에서는 주몽, 탈해, 무왕을, 일반 설화류에는 수로부인, 거타지, 비형랑을, 그리고 불교 설화류에 혜통, 보양, 장춘을 모험의 주인공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모험 이야기의 전형을 설명하면서 톰 소여의 모험저자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일본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시대적 배경과 내용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신들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세계의 잊힌 부분이며, 확실히 신화는 내면으로의 여행이다.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 그렇기에 신화는 반복되고 영웅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P.34)”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위의 주인공 9명에 대해 설명을 전개한다.

 

남편은 발을 동동 구르고, 마을 사람 모두 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애를 태웠는데, 용궁에 납치되었다 돌아온 수로부인이 용궁 자랑에 들떠 있는 장면이 삼국유사에 나온다. 학계에서는 이 이야기를 흔히 수로부인으로 상징되는 무당이 이지역의 공동체를 위해 벌인 굿판의 하나로 보았다. 그런 민속학적 해석에 저자 또한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늘 이 대목이 의아했다고 한다. 다만 이것은 오랜 세월의 겹 속에서 만들어진 의례다. 모험 이야기의 원형은 길을 떠난 자가 맞는 위기와 극복의 과정이다. 단련되며 강해지는 인간의 유쾌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온천장에 있는 마음 착한 사람들의 도움이 치히로의 길을 열었다면, 해변에서 막대기를 치며 노래 부르는 마을 사람들의 합심이 수로부인을 구해 냈다. 치히로는 위기를 극복하는 어엿한 소녀가 되었으며,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출하는 활약까지 벌였다. 수로부인은 용궁의 화려함을 즐기는 여유에다 풍농과 풍어의 협력을 용왕에게 받아내지 않았을까.(p.110)”하면서 이 이야기는 수로부인의 모험 이야기라는 것이다.

 

거타지는 활을 잘 쏘는 사내였다. 50명의 호위 군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혀 중국 가는 사신과 함께 배를 탔다. 사신은 신라 진성여왕의 아들이었다. “아마도 배는 당진(唐津)에서 출발하였을 것이다. 당진은 중국 당나라로 가는 나루터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p.119)” 안산, 인천, 연평도 같은 연안을 거슬러 배가 백령도에 도착할 무렵이었다. 인당수가 있는 이곳에서 큰 바람을 만나 열흘이 넘도록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꿈속에서 신령이 나타나 활 잘 쏘는 군사 한 명을 남겨놓고 떠나라 했다. 이름을 쓴 간자를 던져 물에 가라앉는 사람이 남기로 했는데 그게 거타지였다. 거타지가 혼자 남아 잠을 자는데, 꿈에 서해의 신 이라는 노인이 나타나 다음날 새벽하늘에서 내려오는 사미승이 다라니를 암송하며 이 연못을 세 바퀴 도는데, 자기네 식구를 다 잡아먹으려 하니, 그 사미승을 쏴 죽이라고 했다. 사미승이 나타나자 일격에 쓰러뜨렸는데 늙은 여우가 변한 요괴였다. 그래서 신의 딸을 아내로 삼게 되었다. 신이 손수 자기 딸을 꽃가지 하나로 변하게 만들어 품속에 넣어주었다. 그리고는 두 마리 용에게 거타지를 모시고 사신들이 탄 배까지 가도록 하였다. 그 배를 호위하며 당나라에 이르자 금과 비단으로 후하게 상을 주어 보냈다. 귀국한 다음 거타지는 꽃가지를 꺼내 여자로 변하게 하고 함께 살았다는 모험이야기다.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것이 혜초라는 것은 역사 시간에 배워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특히 그가 밀교의 승려라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다. “혜초가 중국 밀교의 초조 금강지의 문하에 들어간 것이 그의 나이 열다섯 살 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강지는 인도 출신의 승려다. 스승의 문하에서 5년을 수학한 혜초는 감연히 인도 여행을 떠난다. 갈 때는 해로를 올 때는 육로를 이용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그가 남긴 왕오천축국전은 오늘날 우리에게 8세기경의 인도 풍경을 소략하게나마 전해 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물론 이 존재는 1908년 프랑스 탐험가 펠리오가 돈황 석굴을 발견한 이후, 1909년 중국인 나진옥의 손을 거쳐 1915년 일본인 다카쿠스준지로의 노력으로 세상에 알려졌다.(p.198)”이렇게 해서 신라 승 혜초가 왕오천축국전을 쓰게 되고, 그 책이 발견되어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페르시아의 왕자가 신라로 망명해 공주와 결혼하여 2세를 낳고 귀국한다는 내용의 쿠쉬나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페르시아가 아랍 이슬람 국가에 의해 멸망하자 왕자는 중국으로 망명하고, 거기서도 신변의 위협을 받아 신라에 이른다. 신라의 공주와 결혼한 다음 2세를 낳아 함께 페르시아 회복을 꿈꾸며 귀국한다. 이런 이야기의 중심 무대가 신라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희수 교수의 지적대로 쿠쉬나메사산조 페르시아와 신라와의 관계는 물론 신라에 대한 가장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는 한반도 바깥의 귀중한 사료임이 틀림없다. 산발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두 지역의 교류 양상을 본격적으로 다뤄볼 기회라고도 본다.(p.266)” <쿠쉬나메가 쓰여진 시기가 삼국유사를 쓰던 13세기라고 한다.

 

모험은 기본적으로 여정을 전제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 위험부담이 큰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 과정에서 생겨나는 특별한 일이나 사건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험 스토리는 모험담을 바탕으로 하면서 오늘날 콘텐츠화 할 수 있는 기본 이야기 줄거리가 갖춰진 상태, 또는 그러한 전 단계를 말한다. 그러기에 삼국유사에 나오는 모험의 이야기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할 수 있기를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달의 사락 k******4 2016.10.01.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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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니 고운기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누구이기에 이렇게삼국유사에 열심인가?가 궁금했다. 1961년생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교수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일연을 묻는다. 도쿠가와가 장서목록에 나타난 삼국유사 전승의 연구, 삼국유사 글쓰기 감각, 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 삼국유사 리더십을 말하다(2012)까지 그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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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나니 고운기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누구이기에 이렇게

삼국유사에 열심인가?가 궁금했다. 1961년생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일연을 묻는다. 도쿠가와가 장서

목록에 나타난 삼국유사 전승의 연구, 삼국유사 글쓰기 감각, 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 삼국유사 리더십을 말하다(2012)까지 그의 저서를 보니 삼국유사에 일정 부분 미친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 인간! 믿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36쪽

 

    이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거타지에게 넘어가 전개된다. 홀로 남

은 그에게 서해의 신이라 밝힌 노인이 나타나 도움을 요청한다. 사

미승 차림의 악한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으니 처치해 달라는 것이

다. 상황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물론 서해의 신도 꼼짝 못하는 사미

승을 대적하기가 쉽지만은 않겠으나 활 잘 쏘는 주인공 거타지로

서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기회이다.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서해의 신은 거타지에게 어던 존재일까? 도움을 청한다는 점에서

는 위기 극복의 과제를 주인공에게 던져 주는 인물이지만, 위기의

극복 이후에는 조력자로 바뀐다. 이중의 역할이다.

    위기가 극복되자 당연히 대가가 따른다. 서해의 신은 자기 딸을

내준다. 이 장면은 차믕로 인상적이다. 나는 이미 품속의 꽃가지를

꺼내 아내로 맞이하는 마지막 줄은 기막히게 아름답다라고 썼거

니와, 어느 강연 자리에서 소설가 윤후명은 자신이 읽은 삼국유사

의 모든 대목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했는데, 어쩌면 그

다지 견해가 일치하는지 놀라웠다. 꽃을 품은 남를 부러워하기

는 나만이 아니었다.

 

144쪽

 

    전형적인  한 편의 모험 이야기이지 않은가. 기실 한 사람의 평범한

궁수가 작지만 작지 않은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어

쩌면 삼국유사의 이야기 가운데 모험담의 진수가 아닌가 한다.

 

    거타지에게 없는 탄생담이 작제건을 통해 보완될 수 있다. 비범

한 영웅의 탄새잉 상정되는 것이다. 사신의 호위 군사일지 아버지

를 찾아가는 아들일지,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정하다 보면 이 두 가

지 모두 가져다 쓸 수 있다. 이렇게만 해도 이야기가 무척 풍성해

진다.

 

 149쪽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앞서 프롤로그에 소개한 국제시장을 다시

떠올려 본다. 덕수는 왠지 거타지와 닮았다.

    덕수는 두 번 집을 떠났다. 처음은 독일 광부. 머리 좋은 동생

이 서울대에 합격하자 돈이 필요했다. 항만 노무자 벌이로는 가장

의 책임을 다할 수 없었다. 다음은 베트남 군인. 여동생을 시집보

내고 고모의 가게를 인수해야 했다. 가게는 반드시 그 자리에 있어

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의 떠남 모두 자의가 아니었다. 거타지가 궁수로 뽑혀 중국

으로 떠나고 제비뽑기에 걸려 섬에 홀로 남는 것과 같다. 영웅담이

나 모험 이야기의 전형적인 틀이다. 독일의 탄광 막장은 마치 백령

도의 호수 같다.

 

  151쪽

    그런데 덕수와 거타지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 한 가지 더.

둘 모두 꽃을 품었다는 사실이다. 거타지가 서해 용의 부탁대로 괴

승을 물리치자 용은 자기 딸을 아내로 삼게 하였다. 꽃나무 가지로

변신시켜 거타지의 품에 담아 주지 않았던가. 덕수는 착하고 억척

스러우며 아름다운 파독 간호사 영자를 만난다. 사랑에는 둘

다 숙맥이었건만, 종내 영자는 아름다운 꽃을 들고 덕수 앞에 섰다.

    꽃을 품은 남자, 덕수와 거타지이다. 모험의 끝에 찾아온, 세상에

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제가 본 "국제시장" 영화는 어른동화였고 어른 동화여서 고마웠습니다.

무너진 탄광 속에서 죽을 뻔한 덕수와 오달수(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요)를

살리기 위해 구조하러 들어가는 광부들과 뻣뻣이 버틴 영자, 그리고 총알

과 포탄이 빗발치는 현장에서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서 돌아온

것 모두 다행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삼국유사의 거타지 이야기도 해피엔딩

으로 끝나는 모험담이라 좋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세상이 따뜻하기를 바라

는 때문일 수 있겠습니다.

 

 

 



 

 

 

 

 

이 리뷰는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어

증정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h*****j 2016.09.28.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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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 더불어 책’이 나의 모토” 한국의 장수 출판사들 (3)현암사 조미현 대표 인터뷰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동교로의 현암사에서 창업자인 할아버지 조상원(왼쪽)씨와 2대 대표 아버지 조근태씨의 초상화와 나란히 앉은 조미현 대표.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올해로 창사(1945) 71년. 해방 이전 등장했던 출판사들이 거의 사라졌거나 유명무실해진 한국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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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삶, 더불어 책’이 나의 모토”

 

한국의 장수 출판사들 (3)
현암사 조미현 대표 인터뷰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동교로의 현암사에서 창업자인 할아버지 조상원(왼쪽)씨와 2대 대표 아버지 조근태씨의 초상화와 나란히 앉은 조미현 대표.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동교로의 현암사에서 창업자인 할아버지 조상원(왼쪽)씨와 2대 대표 아버지 조근태씨의 초상화와 나란히 앉은 조미현 대표.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올해로 창사(1945) 71년. 해방 이전 등장했던 출판사들이 거의 사라졌거나 유명무실해진 한국 출판 역사에서 현암사는 그 연륜만으로도 존재감을 지닌 장수 출판사다. 창립자 현암(玄岩) 조상원(1913~2000)의 호를 딴 이 오랜 출판사는 창립자가 직접 편집한 한국 최초의 법령집이자 책 제목을 새 표준어로 등재시킨 <법전> 덕을 크게 봤다. 초판부터 출판 즉시 동이나 웃돈을 얹어 거래될 만큼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는 책이다.

하지만 “지금 법전(<법전> 외에 <소법전> <변호사시험 법전> <법률용어사전> 등을 포함한 8종 이상 법률 관련 책의 총칭)의 매출 비중은 20~25% 정도밖에 안 된다”고 조미현(46) 대표는 말했다. 그는 현암의 손녀로, 부친인 2대 조근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내가 입사한 1998년 무렵부터 법전 비중이 떨어지기 시작해 매년 평균 10%씩 매출이 줄고 있다. 인터넷 이용이 본격화된 시기와 일치한다. 영어·국어 (종이)사전보다는 (감소 속도가) 좀 느리긴 하지만 법전도 결국 사전이다.”

조 대표는 “예전엔 매년 초 법전 개정판을 내면 1년을 거뜬히 살았지만, 지금 연간 매출(40억~45억원)의 20%는 어린이책(올해 ‘현암주니어’로 재편), 절반 이상은 단행본 차지”라고 했다. 지금까지 2500여종을 출간한 현암사의 요즘 연간 출간 종수는 60여종. 그중 20여종이 어린이책이고 나머지 대다수는 인문교양 분야 단행본이다.

현암사를 빛낸 단행본으로, 조 대표는 이어령의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8), 박경리의 <시장과 전장> <김약국의 딸들>(1967), 안동림이 쓴 <이 한 장의 명반>, 전우익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등을 먼저 떠올렸다. 1984년, 현암사에서 전 10권을 완간한 황석영의 <장길산>은 350만부가 팔렸다. 한때 매년 2만부 이상 나갔지만 지금은 5천부도 채 되지 않는다는 법전들은 그래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 오강남의 <장자> <도덕경>을 비롯한 ‘현암 고전’들도 스테디셀러다.

1998년 영업부 말단직원으로 입사한 조 대표는 2002년 미국에서 출판학 석사과정을 밟고 2005년 귀국해 상무를 거친 뒤 2009년 대표가 됐다. 2011년엔 아현동 사무실을 정리하고 서교동에 4층 빌딩을 지어 옮겼다. 대표 취임 후에 낸 최완수의 <겸재 정선>(총 3권), 근 40년 만에 재간된 최완수 번역 <추사집>, 올해 작가 100주기에 맞춰 지난달까지 14권으로 완간한 <나쓰메 소세키 소설전집>이 그의 ‘출판전략’과 연관이 있을까.

“그동안 현암사란 이름의 무게에 눌린 감이 있다. 현암사 책은 어렵다는 얘기들을 들었다. 좀 더 젊은층에 다가갈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문화나 야생화·생태 분야 책들을 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면서 인문교양 쪽이 상대적으로 좀 약화됐다. 균형감각이 필요한 것 같다.” ‘인문교양을 기본으로 하되 너무 무겁지 않은 쪽으로.’ 여기에 문학이 추가된다.

“문학을 조금씩 늘려가려 했더니, 직원들이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권했다. 이미 너무 많이 나온 것이라 처음엔 반대했는데, 결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번역도 좋았고, 표지 등 책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다.” 후속작도 외국소설 쪽으로 잡고 있다. 현암주니어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밀고 갈 생각이다.

‘3대째 가업’ 현암 조상원의 손녀
인문교양 바탕 어린이·문학 비중 늘려
어릴 적 독서훈련 강조 ‘종이책 전도사’

대표 생활 8년째, “막상 해보니 힘들다”고 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출판에 대한 생각도 잘 정리돼 있었다.

“종이책은 전자책이나 디지털 문서가 줄 수 없는 장점이 있다. 부피가 크다는 약점만 빼면 거의 모든 면에서 전자책보다 우월하다. 책을 만져보고 펼쳐서 목차 보고 후기까지 읽어가면서 손의 촉각과 시각으로 감지하는 그 특별한 느낌, 정서를 전자책으로는 얻을 수 없다. 저장능력도 안전성에서 디지털보다 낫다. 디지털화, 전자책은 종이책과 함께 가야 하고 또 갈 수밖에 없다.”

조 대표는 “주요국들이 출판 디지털화를 서두르지 않는 것이 우리보다 아이티(IT)를 몰라서겠느냐”며 “독서는 어릴 때 시작해 20~30년 꾸준히 축적돼야 결과가 나타나는데, 그러려면 종이책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자책도 종이책 읽는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사서 읽는다. 아이폰 등을 만든 스티브 잡스도 굉장한 독서가였다.”

최근 도서관은 늘고 있지만, 접근성이나 보유 장서, 훈련된 사서 확보 등에서 내실이 없고 이를 위한 예산 증액에도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정부 정책도 지적했다. 도서정가제 신봉자인 그는 공급률 문제와 관련해, “정가의 10% 이상 책값을 깎아 판 적 없고, 서점에 보내는 도서 공급률도 온·오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자의적으로 낮춘 적이 없다”고 했다.

선대부터 회사의 경영 신조인 ‘신의·성실’의 위력을 대표가 된 뒤 절감했다는 조 대표는, 자신이 어려움에 처할 뻔했던 순간을 넘기게 해준 어느 거래처 대표의 말을 늘 기억한다. “현암사는 한 번도 거래처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거래처는 하청업체가 아니고 동업자요 동료다. 직원들은 제일 먼저 챙겨야 하는 존재다. 할아버지는 돈이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직원들 급여는 제때 줬다. 그들 때문에라도 현암사는 잘돼야 한다. 그리고 현암사 70년은 독자들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더불어 삶, 더불어 책”이 조 대표의 모토다.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서평단으로 당첨된 <스토리텔링 삼국유사>가 배달되어 왔다. 박스에 넣어 배송하는 출판사가 대부분인데, '이 출판사는 독특하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류봉투에 책을 넣은 것을 출판사 로고가 인쇄된 비닐 봉투로 다시 포장했다. 예~전에 아주 어릴 때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면 이렇게 서류봉투에 넣어주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났다. '더불어 삶'이라는 문구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책이란 게 이런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 거니까. 읽기도 전이지만 책에 대한 호감도가 계속 올라갔다. 우연히 현암사 대표의 인터뷰도 눈에 띄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책이다. 제목이 그래서 그런지 곁다리 이야기들이 자꾸 달라붙는다.

2016 현암사 도서목록도 동봉되었다. 전면 표지 아래에는 '70년 책바치 100년을 향해 나아갑니다.'라는 인상적인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책을 만드는 전문가라는 겸손한 자긍심이 배어있는 듯하다. 300쪽이 조금 넘는 분량의 책 가운데 잠시 앞의 몇 장 펴 읽는다는 것이 100쪽 가까이 읽었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단순히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나열식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모험'과 '여정'이라는 틀을 가지고 삼국유사의 대표적인 이야기 아홉 가지를 살펴보는 형식이다.

 

 

s*************k 2016.09.29.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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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이 책은    『삼국유사』를 해설해 놓은 책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서두를 이런 말로 시작한 것, 저자에게 미안하다. 이 책이 삼국유사를 해설해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 분명 그 이상을 넘어선 것이지만 - 이라는 말로밖에, 다른 말로 표현하기 쉽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표현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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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삼국유사

 

이 책은 

 

삼국유사를 해설해 놓은 책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서두를 이런 말로 시작한 것, 저자에게 미안하다.

이 책이 삼국유사를 해설해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상- 분명 그 이상을 넘어선 것이지만 - 이라는 말로밖에, 다른 말로 표현하기 쉽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표현조차 쉽지 않기에, 나의 리뷰가 과연 이 책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망설여지는 책이다.

 

삼국유사를 이렇게 읽을 수도

 

이 책의 부제는 모험의 권유이다.

삼국유사를 설명하면서, ‘모험이라니!

삼국유사를 모험이란 프레임으로 엮어서 읽을 수 있다니?

이런 기대가 나를 휩싸고, 책 속으로, 아니 모험 속으로 이끌었다.

 

이 책 읽으면서 이런 부분, 다시 보게 된다

 

프롤로그에서는 마크 트웨인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새롭게 보게 된다.

우리가 아동용 동화 정도로 읽고, 저편에 박아 두었던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허클베리의 모험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바로 이 책에서 주어지는 도구인 모험을 통해서다.

 

저자가 인용한 김봉은의 마크 트웨인의 모험을 다시 인용해 본다.

헉과 짐이 획득한 자유에서 트웨인은 더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우리를 진정 해방시키는 것은 모험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실에서 탈출하여 모험하다가 돌아와 현실을 마주할 때, 모험으로 넓어진 시야와 열린 자아가 이전의 속박과 굴레를 희석하며 해방감을 선물한다.> (30)

 

그렇게 해서 이 책을 읽고난 후에 독자가 가져야 할 자세로, ‘넓어진 시야열린 자아

본론에서 저자는 일연의 삼국유사에서 모험 스토리를 찾아낸다, 수로부인을 필두로 하여 거타지, 주몽, 혜통, 탈해, 무왕, 보양, 비형랑과 장춘 등이다.

 

저자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지프 캠벨과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모험 스토리 구조를 통하여 분석하고 있다.

 

캠벨과 보글러의 모험 스토리 구조   

 

캠벨은 각종 신화에서 다음과 같은 3단계 스토리 구조를 추출해 낸다.

출발(departure) 입문(initiation) 귀환 (return)

 

보글러는 영웅이 겪는 여행의 단계를 12개로 구분하고 있지만, 저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4단계로 축소하여 설명하고 있다.

 

1단계, 탈일상 2 단계, 시험 3단계, 시험 2 4단계, 부활

그런 여정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고 한다.

1단계에서는 (영웅이) 소명을 받고, 2단계에서는 멘토를 만나게 되고, 3단계에서는 보상을 받고 4단계 역시 보상을 받는 구조로 나타난다.

 

저자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몇 가지 설화를 모험스토리구조로 이해하면서 그러한 설화들에서 가볍고 흥미로우면서도 시대적인 의의를 드러내는 힘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이 책에서 삼국유사에 수록된 9가지 설화를 모험스토리로 이해하면서, 그 설화들이 내포한 힘을 추출해 내고, 더 나아가서 그러한 설화를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달의 사락 s***h 2016.10.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모험의 권유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모험의 권유" 내용보기
몇 일전에 일연스님의  <우리 역사로 되살아난 신화와 전설, 삼국유사>를 읽었다.  많은 설화와 신화 이야기 덕분인지~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거리감 없이 이젠 나름 친숙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역사는 정말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다양하게 해석 된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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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에 일연스님의  <우리 역사로 되살아난 신화와 전설, 삼국유사>를 읽었다.

 많은 설화와 신화 이야기 덕분인지~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거리감 없이 이젠 나름 친숙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역사는 정말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다양하게 해석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명확한 근거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한거 같다.

처음에 이 책을 접하면서 그저  삼국유사를 스토리 텔링으로 어떻게 풀어 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저자 고운기 교수가 총 15권의 시리즈로 계획된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라는 사실에 놀랐고 삼국유사라는 고서 하나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관점으로 뜯어보고 고찰해 볼 수 있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랐다.

1권은 한일간에서 바라본 삼국유사, 2권에서는 이야기꾼 일연스님을, 3권에서는 전국답사 코스를 통해본 삼국유사, 4권에서는 주몽, 온조 견훤, 왕건등 건국 신화에서 찾아 본 리더쉽과 지도자상 . 그리고 5권은 설화 주인공이 펼치는 아홉가지 모험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5- 모험의 권유>에서는 건국신화, 일반설화, 불교설화에서 볼 수 있는 수로부인, 거타지, 주몽, 혜통, 탈해, 무왕, 보양, 비형랑과 장춘의 설화를 바탕으로 찾아본 모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국을 떠나는 탈 일상의 여정을 시작으로 난파, 풍랑, 용궁, 타인과의 만남 등 시련 거쳐 위험의 관문을 지나 정착 혹은 귀환에 이르는 모험스토리가 맥락있게 펼쳐진다.

이 책 처음에 등장하는 마크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 '국제시장', '15소년 표류기' 같은 이야기들은 진정한 모험의 기준을 먼저 설명 하는 요소로 사용 된다.

이를테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에서는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 했고,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운명적으로 자신의 모험을 받아들여 천신만고 끝에 귀환한 덕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작은 영웅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특히, 개척정신을 보여준 주몽의 이야기는 가장 인상 깊었는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면밀히 뜯어 보면서 그 차이를 명백히 보여준 점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삼국사기 속 주몽은 고구려 창업주 정도로 비춰진 반면, 삼국유사 속 주몽은 신화적 인물로 격상 시켰다. 또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달라진 열 다섯 군데가 지니는 의미를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일연스님이 보는 역사의 관점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보충을 통해 내용을 좀더 명확히 했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삭제를 통해 간결화 시킨 점은 삼국 유사를 읽는 독자의 관점을 배려해서 그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스토리 텔링이라고 해서 내용이 아주 쉽진 않다.
다만, 과거의 지혜를 탐닉하면서 오늘을 배우는 우리들에게 삼국유사라는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인거 같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 진거 같다.

 

 

" 출판사부터 도서만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b****7 2016.10.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