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설의 문학적 가치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문학적 감수성에 의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 사실을 토대로한 역사추리소설이라고 봐야 하는데, 문장의 수려함보다는 사실에 대한 묘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 책이 발간되었을 때, 각종 신문지들은 서양의 유명 고고학자가 한국의 신석기시대를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는 것 하나만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인상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한 여성의 일상적인 모습에 고고학을 포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색한 조화랄까. 다만, 서구의 시각으로 본 한국의 문화에 대한 부분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궃 판’과 남성우월주의 문화에 대한 넬슨 교수의 관찰과 관심은 이 책에 그대로 녹아 있다. 옮긴이는 넬슨 교수가 아직 증명되지 않은 석기의 용도에 대해 이 소설에서 상상의 나래를 핀 점, 여러 석기들을 이용한 부락의 생활상을 정밀하게 그려낸 점, 무엇보다도 한강유역의 거주민들과 중국 동북부 지역의 신석기 시대 거주민, 동해 쪽 거주민들 사이의 연계관계에 대한 추론이 놀랍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반도에서는 신석기시대의 유골이 발견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는 한반도의 토질이 산성인 까닭에 시신이 보존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고로 저자가 선정한 주인공 ‘황금비조’의 인종(코카시안 인종), 호랑이꼬리(비조의 남편, 한강유역에 거주하는 부락민으로 아이누 족)의 인종은 역사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비약이다. 그러나 소설로서의 가치보다 넬슨 교수가 유적을 발견하며 그 부락민과 그들의 교역 상대에 대해 이리저리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과정은 오히려 낭만적 고고학 산책에 더욱 가치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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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 눈길을 사로 잡은 이유는 '최초의 고고학 소설'이란 글때문이다. 학교 다닐때 '고적 조사단' 이란 써클 활동을 했었다. 답사도 다니고, 유적지에서 유물을 발굴하느라 며칠 고생하기도 하고, 박물관에서 조교 하던 시절을 떠올리니 그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시절이란 생각이 든다. 전시회 준비 하느라 고생한 기억, 유물에 대해 외우느라 정신 없던 시간들을 떠올리니 웃음이 절로 났다. 왜이리 까마득한 기억으로 느껴지는지 신기하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때의 일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을 것이란 생각이 드니 더욱 소중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고고학에 관한 것이라서 더욱 좋았다.
'영혼의 새'는 젠더 고고학자로 알려진 사라 M. 넬슨이 지은 소설로 강원도에 있는 신석기 유적지를 소재로 쓰고 있는데 모계 사회란 가정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인 비조가 두 명의 남자를 거느리고(?) 사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야기는 모계 사회를 중심축으로 전개 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전형적인 남성 중심의 사회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책에선 딸을 그 부족의 대를 이어줄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무척이나 좋아한다. 만약 모계 사회란 설정대로 그 흐름이 계속 되어 왔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달라져 있을지 궁금해진다.
클라라는 미국에서 왔지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다. 하지만 미국에 살면서도 온전히 미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또한 한국에 왔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소속감도 느낄 수 없다. 그 과정에서 클라라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나오고, 과거 신석기 시대로 돌아 가서는 비조를 수호하는 영혼의 새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다. 아직도 많은 아이를 입양 보내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그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풀어 가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출토된 유물 속에 이야기를 꾸며 넣어서 그런지 신비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마치 실제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유물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것 뿐만 아니라 신비한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