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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하게 흥겨운 불한당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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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이라니, 모임 이름부터 재미있다. 남 괴롭히는 것을 일삼는 파렴치한 사람들의 무리를 불한당이라고 하지 않는가. 껄렁패나 불량배를 연상하게 하는 말이다. 실상은 ‘불’경을 알기 쉬운 ‘한’글로 풀어 보자는 모임이다. 도법 스님과 윤구병 선생님, 그리고 불교에 관심 있는 무종교인, 기독교인, 불교인 11명이 모였다. 합하면 13명이다. 도법 스님과 윤구병 선생님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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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이라니, 모임 이름부터 재미있다. 남 괴롭히는 것을 일삼는 파렴치한 사람들의 무리를 불한당이라고 하지 않는가. 껄렁패나 불량배를 연상하게 하는 말이다. 실상은 ‘불’경을 알기 쉬운 ‘한’글로 풀어 보자는 모임이다. 도법 스님과 윤구병 선생님, 그리고 불교에 관심 있는 무종교인, 기독교인, 불교인 11명이 모였다. 합하면 13명이다. 도법 스님과 윤구병 선생님이 이끄는 역할을 하는데 그렇다고 하여 앞에서 가르침을 일방으로 주려고 하지 않는다. 참여하는 모든 이가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며 저마다 길을 찾게 한다. 진지한 도법 스님과 유쾌한 윤구병 선생님이 함께 빚는 공부는 조화롭다. 자주 웃음이 터지며 즐겁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근본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러니 참을 찾아가는 길이 어울렁더울렁 흥겹고 아름답다. 모임 뒤풀이는 더 떠들썩하고 풍성했으리라. 이러한 공부는 지금은 사라진, 진정한 대학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책은 그 풍요로운 불한당 대학의 작은 고갱이일 것이다.

 

불한당 대학의 교재는 ‘법성게’(法性偈)다. 『화엄경』을 한자 210자로 압축한 초고밀도 시(偈頌)다. 의상이 중국에 있을 동안 지은 책으로 당시 중국 불교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용의 완성도와 함께 인도 불교, 중국 불교가 판을 치는 현재 상황에서 ‘한국 불교’의 핵심을 잡고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불한당의 첫 교재로 삼은 까닭이다.

 

첫 구절은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이다. 일곱 글자를 해석하는 데 무려 두 달이 걸린다. 법성은, 원융은, 무이상은 무엇인가? 다시 법은 무엇이고, 성은 무엇인가? 하나하나 잘게 쪼개고, 쪼갠 것을 다시 이어 붙여 더 큰 하나로 만들며, 그것을 되풀이하고, 그러면서 길을 찾는다. 한 목소리로 모아지지 않는다. 당장 도법 스님과 윤구병 선생님부터 부딪친다. 도법 스님은 ‘法性’을 지금 여기에 있는 나라는 ‘존재’라고 풀이하고, 윤구병 선생님은 ‘마음결’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차이는 공부 과정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구실을 한다. 그렇게 치열하게 한 구절 한 구절 칠언절구 30개, 210글자를 우리말로 옮겨 나간다.

 

실현하고 싶은 것을 실현하는 걸 증지라고 하는데, 보통은 깨달은 사람만 알 수 있을 뿐 다른 길은 없다고 합니다. 깨달은 사람만 알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의 현실 삶에 적용이 안 되죠. 실제 삶에 쓸모없다면 심오하고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깨달음인들, 삼매 체험인들, 오매일여인들, 돈오돈수인들 무슨 필요가 있을까요? 난 그런 물건이라면 줘도 걷어찰 것입니다. 난 실제 삶에 쓸모 있어야 된다고 보기 때문에 실천하는 지혜로 알 수 있을 뿐 다른 길은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직접 행동하면 된다는 말이죠. 목마를 때 물 마시면 바로 해결되고 체험됩니다. 그래서 실천적 지혜, 경험적 지혜, 해보면 알 수 있는 지혜라고 해석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죠. (198쪽)

 

도법 스님은 불교를 실천 불교 측면에서 바라본다. 일반적으로 불교를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라고 말한다. 수행도 깨달음을 추구하는 실천이라고 하고, 보살도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해석한다. 그렇지만 도법 스님은 다르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을 실천하는 가르침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보살도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깨달음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윤구병 선생님은 그러한 가르침이 무지렁이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한 것이 쉬울 리 없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이들 불한당의 공부를 살펴보는 것은 화엄경과 불교의 고갱이를 알아가는 과정이거니와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새롭게 보도록 한다. 이러한 계기가 거듭되면 좋겠다. 불한당 대학이 새로운 교재로 다시 개강하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7.03.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