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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광이다. 뭐든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 주변 친구들이 입을 쩍 벌릴 정도로 좋아한다. 한창 많이 쓸 때는
가계부 3개(개인 용돈, 집안
가계부 엑셀과 수기), 개인 스케쥴러, 업무용 기록, 10년 일기, 독서 기록 정도였던가? 총 10개 정도를 쓴 적도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 가계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용돈기입장을 쓸 정도로 지속적으로 써오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가계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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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입출금 내역을 기록하는 것은 그냥 기록을 위한 기록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자산을
관리하는데는 분명한 한계점을 보였기때문입니다. (p.13)
정말 단순히 입출금 내역을 기록하는 일이다. 실제로 엄마도 그냥 갖고
있는 돈 다 쓰고 기록하는 건데 뭐하러 하냐고 이야기 하기도 했었다.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따져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산을 짜거나 하는 것도 아니니 정말 가계부를 왜 쓰는 건가 싶을 정도. 그래서 바꾸고 싶었다. 가계부를 쓰는 그 좋은 점을 누려보고 싶었다.
사실 이 가계부는 동저자의 <적게
벌어도 잘 사는 노후 50년>을 읽고 저자에게 감화되어
구매했다. 누구든 경제 상품에 대해서 의심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말
이 상품을 팔고 있는 사람의 말이 맞는 것인지, 혹은 숨긴 게 없는 것인지, 내가 여기서 뭘 더 알아야 하는 것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나마
솔직하게 설명해주는 책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의 가계부라니, 나도 변화가 생길까? 뭔가 기막힌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따라해보고 싶었다. 나도 사고, 주변에
선물할 정도로 가계부의 취지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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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짜 해야 하는 것은 상품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고 자산관리를 하는 이유와 본질이 바로 그것입니다. (p.30)
이 가계부는 일한도
가계부라고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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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페이고(Paygo)
원칙’을 하루 단위로 나누어 적용한 것이 바로 일한도 가계부입니다. 하루의 한도를 항상 인식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지요. (p.23)
애초에 한 달 수입을 고정지출부터 시작해서 항목 하나 하나 잘
구별해놓고, 남는 돈으로 하루에 얼마를 쓸 수 있을지를 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한 달에 얼마! 빡!이라기 보다는
설명을 많이 해준다. 가계부임에도 불구하고 간략하게 나마 우리가 경제서에서 볼 수 있는 내용들을 기재해
경제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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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도 가계부의 핵심 (p.21)
1.
한도를 정하면 지출 억제 효과가 크다.
2.
한도 내에서 지출을 하면 여유자금이 생긴다.
3.
여유자금으로 하는 지출은 만족감도 높고 재정에 마이너스 되지 않는다.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니! 나에겐 정말 훌륭한 목표였다. 난 충동구매도 많이 할뿐더러, 순간 필요하다고, 적절한 물건이라고 구매해놓고도 제대로 못 쓰거나, 상해서 버리기가
일쑤였다. 이런 방식으로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을 정해 구매력을 통제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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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쓴다는 것은 써야 할 곳과 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쓰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략) 가계부는 지출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돈을 모으는 속도를 늘리기
위한 가장 좋은 실천 방법이지요. (p.33)
이 좋은 가계부 쓰는 장점을 나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가계부를
쓰는 일이 진정으로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상황으로 오길 바랐다.
하지만, 요즘 사실
아무것도 쓰지 않고 있다. 10년 일기와 업무 기록, 스케쥴러만
작성하고 있다. 그 외에는 서평을 쓰는 것 정도. 서평 쓰는
것이 큰 일이긴 하지만. 지출이 통제 되지 않았다. 육아
용품을 핫딜 제품을 사거나, 뭔가 큰 돈이 나갈 일이 생기다 보니 몇 일 분 돈을 쓰게 되는 일도 생기고, 외출 다녀오면 훅 ~ 돈이 사라져버리니 적자의 적자가 반복되었다. 아마 내가 계획을 제대로 잡지 않고 돈을 쓰게 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프리랜서라 돈이 중구난방으로 들어왔다. 돈이 없으면 안 쓰면
되는데, 돈이 없어지면 어디선가 돈이 또 생기니, 항상 정했던
범위보다 돈을 더 쓰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마이너스로 그려지는 그 상황이 3개월 정도 지속되자, 가계부를 쓸 때마다 죄책감만 늘고, 굳이 이렇게까지 써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저
기록할 때는 마음이 불편하진 않았는데 말이다. 변하는 건 없고, 마음은
엄청 불편하고. 결국 3개월 만에 그만두고 그 후로 가계부
자체를 아예 손도 대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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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발생할 변수와 전체 진행을 점검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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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를 쓰면서도 지출이 통제되지 않았다면 가계부를 쓰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p.35)
지금 생각해보면
이 문장들이 내가 실패한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정말 제대로 가계부를 작성하여 돈을 잘 굴려보겠다는
의지가 없었고, 목표를 막연하게 설정하였고 그러니 방향이 없었던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도 같다. 지출을 통제하고 싶다고는 하지만, 정말 돈을 쓰지 않을 생각을 한 건 아니었던 건 아닐까? 내가 갖고
싶은 거,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열심히 써댄 그 결과가 아닐까 싶다.
(가계부 서평을 빙자한 자아반성문이었습니다. 비난은 거절합니다. 비난 하실 거면 속으로 혼자 해주세요. 충분히 저도 뭐가 문제인지 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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