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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오페라가 다 그렇겠지만 리골레토는 더더욱 주역들 간의 앙상블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시디는 최상의 캐스팅을 자랑합니다.
우선 리골레토역의 레나토 브루손, 베르디바리톤답게 비장함으로 가득찬 톤이지만 유명한 밀른즈나 카푸칠리보다 따뜻합니다. 그래서 질다역의 에디타 그루베로바와 구구절절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절절한 부성이 더한층 와닿으며, 2막에서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에서도 그 비통함이 배가됩니다.
그루베로바는 살짝 뜨는 미성으로 비극의 정점에서 무력하게 희생되는 가련한 질다역을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개인적으로 유명한 아리아보다 리골레토와 주고받는 장면에서 크게 감동받았었기에, 들으시려는 분들에게 발췌반보다 전곡반을 듣기를 권합니다. 브루손과의 상성이 기가막히기 때문에 듣다보면 부녀지간이라는게 안타까울 정도랍니다.(웃음)
이제 공작역을 언급안 할 수 없죠. 네, 비극의 원흉인 난봉꾼 역을 흠잡을 데 없이 해낸 닐 쉬코프. 파바로티처럼 지나치게 귀에 착 붙는 음성이 아니기에 앙상블에서 그 진가가 더 발휘되는데, 그렇다고 아리아가 처지거나 하지 않지않습니다. 제 음 그대로 내주는 분투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디를 고집해야 하는 이유가 되는 브리기트 파스밴더. 길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인상적인 깊은 흉성을 들려주는 막달레나를 이제 다시는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위 네명이 엮어내는 3막의 4중창을 놓치지 말라는 얘기랍니다.
이 외에도 역시 안타깝게도 고인이 된 시노폴리의 짜릿한 반주도 놓쳐선 안되겠고, 무엇보다 가격대 성능비가 끝내주지 않습니까. 대본도 볼 수 있고 말이죠.
전 이 시리즈 전에 필립스 듀오 시리즈에서 나온 이것과 똑같지만 대본은 없었던 걸 샀던터라 이게 나왔을 때 방방 뛰었드랬습니다. 억울해서. (그리곤 그 억울함을 어떻게 해소했냐면, 이 시리즈에서 나온 가면 무도회와 루이자 밀러 등등 기존의 대본없는 2 for 1 시디와 연주가 겹치지 않는 시디는 감격하며 샀다는.....)
오페라 시디의 가격이 부담스런 우리같은 서민들에게 이런 멋진 작품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정말 행운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런 기획이 더욱 활발해지려면, 역시 그에 발 맞추어 우리도 열심히 들어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자, 듣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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