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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mporary'의 의미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책에 대한 가치 평가도 달라질 것 같다. 그러니깐... 'contemporary'를 '현대의'로 해석한다면 현대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현대 미술 작가들을 소개한 나름 가치 있는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만약 'contemporary'를 '동시대의' 혹은 '당대의'라고 해석한다면 뭐랄까? 조금은 철지난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 중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대개의 사람들이 이미 50대 정도 되기 때문에... 'contemporary'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newly emerging'의 뉘앙스는 더 이상은 부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의 초판본이 2002년에 나왔다는 점은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2010년의 시점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신진 작가군들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만족한다.
작가는 일종의 '소개팅 주선자' 역할을 한다. 그러니깐... 이 책은 현대 미술의 전반적인 것을 두루 다 섭렵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시인이며 사진작가이기도 한 작가의 현대 미술 '인상기' 정도로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그러니깐 신현림씨가 소개한 미술 작품이나 작가들이 인상적이거나 마음에 들었다면, 깊이 알아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원래 소개팅이라는 게 그런 것처럼. 애프터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주선자와는 전혀 상관 없이 소개팅 당사자인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다.
내가 이 책에서 건진 가장 큰 보물은 차학경. ^^
[덧붙임] 시인이니만큼 신현림씨의 '인상기'에는 많은 문학작품들이 등장하는데, 오히려 이렇게 소개되는 문학작품들 중 좋은 작품들이 많다. 그러니깐 개인적으로는 '미술'에 꽂혔다기보다는 '문학'에 꽂혔다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쓴 저자의 입장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저자의 의도와는 다른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꽤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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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읽은 책은 지인이 빌려준 2004년 본이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특히 미술 분야에 애정을 지니고 전문성까지 확보한)인 신현림 작가의 왕팬(지인)을 따라 작가와의 만남에도 가보고 이 책도 읽게 됐다. 한때 시를 꿈꾸었고, 이래저래 미술에 대한 관심이 짙어져가고 있는 때라 작가나 책이나, 반가운 인연이 되었다. 이 책, 읽었다기보다는 음미해야 했다고 하나. 시인들의 산문은 한 줄 한 줄이 시처럼 느껴져서 거의 감상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게다가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 사진이 빼곡 들어차 있어 느끼느라 읽을 참이 거의 없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작품 소개들이 무슨 평론가연하느라 어렵기만한 책들도 많은데, 이 작가는 편하게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작품을 보고 느끼거나 생각난 것들을 짚어내, 마치 잔잔하게 수다떠는 기분으로 들려준다. 그래서 정작 소개된 작품들은 난해하거나 낯설거나 불편하기까지 한데도 편하게 접할 수 있다. 조금은, 현대미술에 한발 다가간 느낌. 이 책을 통해 느끼는 현대미술은 제목처럼 너무 매혹적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매혹적일 수 있음. 그렇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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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이 하나같이 기발하다. 현대미술이란 게 그렇다지만 그동안 보았던 것들보다 더욱 파격적이다. 작가들의 머릿속이 궁금해지면서 저런 게 작품이라면 나도 못 할 거 없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이 작품들이 더 놀랍게 다가오는 건 작품을 보는 작가의 눈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작품 옆에 곁들여진 저자의 글귀가 읽는 내게 천천히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미술에 대한 책이자 문학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문학과 미술이 상보적으로 작용해 더 큰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에 대한 감상을 평이한 문장으로만 풀어놓는 게 아니라 유려한 시도 곁들인다. 읽는 입장에선 행복해진다.
한 가지 궁금한 건 왜 제목에 '너무'를 붙였을까 하는 것.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됨을 모르지 않을 텐데. 지나치게 눈길을 끄는 덕분에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표현할 걸까. 아니면 왜 굳이 이런 부사를 썼는지 여러분이 직접 판단하라는 의도를 나타낸 걸까. 어느 쪽이든 부사 하나로 이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가라니 흥미롭기 그지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