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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뒤적 끼적끼적을 읽고. 새해다. 지난 스물 다섯 해 동안 읽어낸 책이 몇이나 될까. 그 중에 곱씹고 되새김질했던 건 또 얼말까. 누군가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거나, 얼굴을 뜨겁게 달구거나- 밤잠 이루지 못하게 했던 책들을 추억하며 엮어놓은 책이 난 참으로 반갑다. 딱딱한 말로 책을 요약하고 본문을 발췌해놓은 ‘요약집’을 말하는 게 아니다. 술자리에서 과묵한 선배의 첫사랑 얘기를 듣는 기분이랄까. 그 사람의 삶을 자서전 마냥 느끼하지는 않게 훔쳐보는 흥분이랄까. 그 글쓴이의 입에서 낯익은 이름의 책이 불리어질 때는 미간을 찌푸리고 집중하여 그와 토론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가 김탁환의 <뒤적뒤적 끼적끼적>을 읽으며, 난 그가 책과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이라는 생각을 했다. 소설가가 되지 않았다면 그는 필시 헌책방의 주인이 되었을 게다. 그가 붙여놓은 제목에는, 그의 소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마냥 멈칫, 시선이 머문다. 1 예술이여 인생이여, 너희 얼굴 참 곱구나 물론 각 책을 완독한 만큼의 감동과 배움은 없겠지만 김탁환이 되새김질해놓은 구절을 곱씹는 것 역시 영양가 있는 일이다. 그렇게 461페이지를 읽어 난 책 100권의 존재를 인식했다. 게 중엔 이미 읽었으나 다시 꺼내 읽고 싶어 책장을 기웃거린 책도 있었고, 이름조차 생소해 대각선으로 훑어 내린 책도 있었다. 그럴 땐 괜히 작가에게 미안해진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내미 고이고이 길러 선 뵈었을 때, (손예진, 전지현이 아닌 바에야) 열 중 한 둘은 반응이 시큰둥한 법이다. 글쓴이 표현대로 感하고 動한 100권을 추려놓았는데 이를 대충 읽어 내렸다니. 민망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몇 권 되지 않는다. 글쓴이에게도, 독자에게도 고마운 일이다. 그에게 감사를 전하며, 내가 感하고 動한 그의 한 구절을 옮겨 적어 본다.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노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자신의 모든 영혼을 바쳐 일하는 인간은 설령 그가 하는 일이 더럽고 흉하다 할지라도 아름다운 인간인 것이다. 혹시 불만에 가득 찬 손, 절망과 슬픔에 젖어 있는 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 한 해의 시작이- 한 권의 책 덕분에 사뭇 비장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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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독서노트를 훔쳐보는 재미... 우리가 다른 이의 블로그에서 서평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 요즘 김탁환 님 뜨신다. 그의 글쓰기 매력에 흠뻑 젖어든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저자처럼 나 역시 글쟁이들의 집필실을 궁금해 했던 적이 있다. 너무나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과 함께, 작가의 생활은, 뒤적뒤적과 끼적끼적이 전부란다. 간만에 100권에 이르는 방대한 독서노트를 접했다. 책장을 펼치고 닫을 때의 느낌...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다.
최근 김탁환 님의 책들은 역사소설에 닿아있다. 왜 그가 역사소설에 열을 쏟고 있는지를 우선 알 수 있었다. 또한 문청 시절, 자신을 감하고, 동하게 했던 책들을 추적한다. 100여 권 중에 내가 읽은 책은 고작 10여 권 남짓. 외려 공통 분모가 적어 다행이었다. 10개의 섹션 속에서 밑줄 그으며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은 책들을 펼쳐본다.
1. 예술이여 인생이여, 너의 얼굴 참 곱구나 - 폴오스터, '빵굽는 타자기' ; 이야기를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정독시킨다고 한다. 폴 오스터의 말을 빌리자면, 떠벌리는 자들과는 작별을 고하고,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미지의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2. 지금은 잠시, '잃어버린 것들'을 만지작거릴 시간 - 아니 에르노, '아버지의 자리' ; 개인적으로 에르노의 책들은 꼭 읽어보고 싶다. 탐닉의 뮤즈란 제목을 붙인 김탁환 님의 강력 추천을 굳게 믿으며...
3. 그리하여 비일상적인 일상들 - 니노미야 토모코, '음주가무연구소' ; 올 초에 재밌게 봤던 만화책. 술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맘에 들었다.
4.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볼 수 있는 그대의 이름, 시인 - 최승자, '즐거운 일기' ; 내 군대 후임이 최승자 시를 열렬히 좋아했었다. 나보다 한살 많은 철학과를 다니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와 함께 한 약 2년의 시간은 정말 행복했다. 책읽고 토론하고, 서로에게 좋은 책을 추천해주며 밤샘을 밥먹듯 했었다.
5. 누가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리오 -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중해 기행'/ 오르한 파묵, '이스탄불' ; 예전 대학 시절 , 기형도의 '짧은 여행의 기록'에 따라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우리에게 진정 관광이 아닌, 여행의 즐거움을 볼 수 있는 2권의 책을 여행지에서 읽고 싶다.
7. 사실 혹은 상상, 그 혼미한 경계선에서 - 레이 황, '허드슨 강변에서 중국사를 이야기하다' - 쑤퉁, '나, 제왕의 생애' ; 저자의 말처럼 우린 '역사'와 '소설'의 모호한 지점에서 많은 드라마, 책, 영화를 접하고 있다. 레이 황과 쑤퉁의 책을 통해 얕디 얕았던 중국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8. 삶의 지침을 가르쳐 주는 사람, 사람들 - 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조지 기싱, '기싱의 고백' - 김성수, '함석헌 평전', 산케이신문 특별취재반, '모택동비록' ; 함석헌 평전은 보겠다고 마음 먹은지가 2년이 지났다. 이번 기회에 꼭 다시 그를 만나고 싶다.
9. 읽어야 할 책이 많기에, 써야 할 글이 넘치기에, 삶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 정혜윤, '침대와 책' ; 온전히 저자의 독특한 취향과 독자의 직접적인 필요성에 근거해 정리한 위의 책. 가령 '도시의 연인들이 여자들의 가슴 크기에 주목하게 될 떄, 내 옆의 남자들이 매력 없고 한심해 보이면, 부장님께 된통 깨지고 나서' 읽어야 할 책을 소개한다. 책의 마돈나, 정혜윤의 '명예'에 대한 정의가 눈길을 끈다. 명예란, 하루 세 편의 영화를 보고 일주일에 세 권의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것도 침대에 누워...
위의 책들은 올 하반기 내 서재에 꽂혀, 야곰야곰 읽어내려갈 책들이다. 김탁환 님의 재밌는 서평에 감사드린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책들(방각본 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등)도 읽고 싶으나, 그렇게 끌리지 않아 머뭇거리게 된다. 허나 그가 뒤적이고 끼적인 이 책이 나의 독서에 좋은 지침이 되리란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맙습니다. 김탁환 작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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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메이크업을 한 그녀. 파우더리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꼿꼿하게 세운 허리에, 밟히면 죽지는 않아도 최소 전치 2주는 나올 것 같은 킬힐, 몸의 라인이 잘 드러나는 스커트 정장을 입었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도도해보인다. 완벽하기는 하지만 호감이 가거나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화장도 안 한 민낯에 흰 면티에 청바지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고 나타난거다. 비누 냄새를 폴폴 풍기면서. '오, 신선하다.'
소설가한테 소설보다 에세이가 낫다라고 하는 건 칭찬이 아니라 욕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김탁환의 소설들보다 이 책이 훨-씬 정감가고 좋다.
수식어를 뺀 깔끔한 문장들과, 책에 대한 소개와 그 책을 통해 연상된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는 참 맑다. 인적 드문 산골짜기의 계곡물 소리처럼.
쓸데 없이 말이 길어지지 않고 짧고 간결하게 자신의 소감과 감정들만 적은 것도 맘에 든다. 화장기 없는 풋풋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할까? 참 아름답다. 호감이 간다.
독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만, 마치 자신만을 염두에 두고 쓴 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김탁환이 이야기하는 100권의 책은 문학 서적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소설만 보더라도 그는 매우 광범위하게 독서를 한다. 서양과 동양을 종횡무진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좋아하는 작가들도 어찌 보면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싶게 스펙트럼이 넓다. 더군다나 뒤로 갈수록 '어라, 이런 책도 읽는단 말야?'싶기도 하다.
한 책에서 나랑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면, 서로 공유했던 그 감정으로 인해 기뻐지고, 나랑 정반대의 감상을 했다거나, 나는 영 아니었거나 이해하기 힘든 작가나 작품에 대해 우호적일 때는 그 작가나 작품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평가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각 책에 대한 소개는 평균 두 장 정도라서 차에 두고 빨간 불에 섰을 때나 길이 막힐 때 잠깐 잠깐 읽기에도 좋다(책에 빠져 빨간 불마다 걸리는 게 오히려 축복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이 책은 침대 옆 협탁이나 차 안에 두고 틈틈이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그가 언급한 책들을 검색하고 리스트에 담게 된다. 읽었던 책들을 재확인하기도 하고, 관심 가는 책들을 살펴보기도 한다. 기억을 공유하고 관심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책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이 아닐까 한다.
* 1. 사실 책의 이미지만 보고 핸드북 사이즈라고는 전혀 예측을 못 했다. 핸드북 사이즈라 들고 다니기는 편하다.
2.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18000원은 너무 비싸다. '기름 종이'같은 겉표지만 없앴어도 책가격을 조금은 내릴 수 있었을텐데. 예전에 저런 표지를 가진 책에 커피를 딱 한 방울 흘려봐서 아는데, 물 닿으면 심하게 우그러지고 '대략난감'이다. 독특하기는 하지만 차라리 하드 커버의 느낌을 살리는게 질감 표현에도 좋고, 책 전체의 느낌도 살리지 않았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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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으로 응축된 영원을 경험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독서삼매경에 빠진 독자가 아닐까 싶다. 매번 좋은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나 자신을 안아주며 「이래서 인생은 살만한 거야」라고 되뇌게 된다.
김탁환의 낙서장이라 볼 수 있는 《뒤적뒤적 끼적끼적》은 100권의 책에 대한 지은이의 단상을 열가지 테마로 정리하고 있다. 열가지 테마는 이야기 치료, 상실의 노래, 대중소설, 투시의 대가 시인, 여행, 민족문학, 팩션소설, 전기문학, 글쓰기, 대중과학서이다.
《뒤적뒤적 끼적끼적》은 완전한 형식의 비평글도 아니고, 책을 자세히 요약 정리하는 서평도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쓰는 것」이라는 폴 오스터의 말처럼 비록 다양한 저자와 책이름이 나오지만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 주제에 대한 명쾌한 묘사는 드물고, 대신 이를 소재 삼아 자신의 얘기를 펼친다. 뭐랄까. 그저 저자 자신의 독서의 흔적을 남기고 그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남긴 낙서장이라 보면 된다.
저자는 일찍이 비평집 《소설중독》에서 자기를 소설중독자로 칭하며 「소설에 중독된 영혼만이 정직할 뿐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책에서도 그는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읽은 후의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독서가 가진 정화작용을 강조한다. 스토리텔링은 고백이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더러움과 앙금을 씻는 작용이 있기에, 심리학자나 문인들이 독서나 글쓰기의 치료효과를 줄곧 강조해왔다.
마치 주인에게 자신의 약점과 치부를 내보이는 강아지처럼, 어떤 작가는 자신을 발가벗겨 독자 앞에 서는 솔직함과 여백이 주는 정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또한 작가의 본능이면서 용기고, 고통이면서 운명이라는 이른바 「갈 데 까지 가는」 극한체험을 보여주는 작가도 있고, 슬픔이나 상실 등에 대한 집착이나 괴벽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소위 예술가적 끼를 보이는 작가도 있다. 가벼움과 무거움, 놀이와 일, 신성과 세속이 뒤범벅된 젊은 날의 모순을 그리는 작가도 등장한다.
저자에게 있어 여행은 자료수집과정이기도 하고 휴식이기도 하다. 우린 모두 여행이 주는 이국적 풍광에서 생의 교훈을 취하려 한다. 여행은 일종의 가사체험이 아닐까 싶다. 죽는 법을 알기 위해 떠나는 수련. 「죽음을 보고 듣고 만지는 일이 삶을 날것으로 대하게 만든다」는 저자의 말처럼, 여행은 그런 것이다. 여행을 간다면 아라비아의 로렌스처럼 사막에 가고 싶다. 사막이란 말처럼 한국인에게 낯선 단어도 없을 것이다. 사막의 낮과 밤, 전갈, 정적, 낙타와 오아시스. 그러나 무엇보다 소시적 TV로 본 비행기 불시착으로 홀로 살아남은 한 아이의 처절한 생존역정이 떠오른다.
예술가의 일생과 인간관계를 그린 자서전과 전기들은 인간의 고유한 욕망인 훔쳐보기를 만족시켜준다. 평전이든 자서전이든 모두가 예술가 삶의 재현이요 재구성이다. 자기변명과 자랑 그리고 은근한 기대와 노골적인 요구가 복합적으로 담겨있는 작은 극장무대다. 불안과 매혹을 오가는 예술가들의 초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채플린, 던컨, 베이유, 바흐친, 푸코, 사이드, 로댕, 고호, 피카소, 모차르트, 베토벤, 전혜린, 울프, 카잔차키스 등등, 내가 읽어왔던 평전들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답은 저자가 대신 말해주었다. 「내 영혼이 뜨거워지기에, 내 꿈이 구워지기에, 책에서는 언제나 좋은 냄새가 난다」고. 이 한마디로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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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독서 마케팅을 이끄는 100권의 찬사서
천천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책속으로 살포시 스며들 때가 있다. 책의 위대함을 벗어나 은연중에 그 속에 매립되어 버리는 것이다. 깊은 굴절을 경험하면서 배움에 감사하기도 한다. 그런 책읽기를 할 수 있는 책을 만날 때에는 큰 말이 필요 없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거나 책을 껴안아주거나 눈물로 말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런 책을 만났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은 사람이 있다. 김탁환, 그는 그 감정들을 한대 모아 뒤적 뒤적거리고 글로 끼적 끼적대어서 자신만의 <독서 열전>을 펴냈다. 자신의 감정들을 우리에게 전달하여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리라.
<독서 열전>은 딱 그렇다. 작은 타이틀처럼 자신의 영혼을 뜨겁게 달구었던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이다. 최근에 <죽도록 책만 읽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등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책속의 책'을 더러 만났다. 아, 멋진 책이로구나, 한 번 읽어봐야 하겠다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준 덕분에 다양한 책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기도 했다. 책에 대한 책은 딱 그 느낌에서 끝나거나 소개해준 책을 사보는 정도로 끝이 났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적어도 이런 책이 있구나 에서 끝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그 책을 논하는 작가의 감정과 평론에 매료 되어버리고 말았다. 버릴 것이 없는 문장 덕분에 가벼울 수 없었다. 오죽하면 작은 노트를 꺼내어 그의 글을 주섬주섬 적어 내려갔을까.
게다가 하필이면 제일 처음 등장하는 끄적임은 '예술가들의 이야기'었다.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는 폴 오스터 작가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나는 아직 접해보지 않았었다. 헌데 그의 작품인 '빵굽는 타자기'에 대한 거침없는 감탄사를 듣고서 절로 그 작가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꿈’을 말하는 작가를 유달리 사랑해서 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책은 무조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김탁환 작가도 '위로를 주고 깃발로 나부끼며 꿈을 요리하는' 폴 오스터의 책을 늘 권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 단칼에 질러버렸다. 분명, 내가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철저히 작가의 강력한 유혹 때문이다. 서평을 쓰는 나로서도 책에 관하여 누군가에게 이토록 절절한 마케팅을 당한적은 없던 거 같다. 하지만 그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음이 울적할 때 읽어두고 싶은 유쾌하고 두꺼운 책 헨리 필딩의 ‘톰 존스’, 탐닉의 뮤즈라는 말이 어찌나 가슴저린지, 매혹의 단어 앞에서 작가가 극찬한 아니 에르노의 ‘아버지의 자리’외의 작품들,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볼 수 있는 시인들의 아름다운 언어의 나열인 소개된 모든 시집들, 떠나고 싶은 유혹과 떠날 수밖에 없는 마음을 흔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지중해 기행’ 그리고 서울도 이와 같다면 이라고 생각한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 작가가 유독 길게 설명한 이민웅의 ‘임진왜란 해전사’, 작가의 최근 전공과 나의 시작 전공이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공감 키워드 ‘디지털 미디어 스토리텔링’ 등 너무 많은 작품들에 대한 찬사가 끊이질 않는다. 대체 작가는 이 백 권의 작품에 모두 이토록 감동했단 말인가. 그리고 얼마만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그 감정에 휘둘리고 있는지 아는가.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100권 모두를 내 것으로 만들고 말겠다는 욕망은 절대 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작가의 표현이 자신의 경험을 빗댄 따뜻함으로 뭉쳐있고 다양한 시선으로 애서가들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어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도 조심스럽게 독서 열전의 도전자가 되 보고자 손을 들어본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저자만큼의 격정적 울림까지 다가가진 못하더라도 “이 책 꼭 읽으세요!”라고 누군가에게 전달할 만큼의 마음만이라도 얻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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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새벽, 책장을 바라본다. 즐거울 때도, 슬플때도, 힘들때도, 책 한권을 꺼내어 뒤적뒤적 거리다가 덮기를 반복했다. 책을 펼쳐 글을 읽어 가다 내 마음과 같은 한구절이 나타나면 그 구절을 적어가며 끼적끼적 혼자서 무언가를 적기도 한다. 그래서 이 제목이 얼마나 와닿았는지 모른다. 뒤적뒤적, 끼적끼적.
저자는 작가란 무언가를 뒤적이고 무언가를 끼적이는 자라고 말하며, 자신의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대한 기록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누군가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세상에는 책이 너무나 많고, 그 중 내가 만난 것은 정말 턱없이 적은 양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마음에 와닿았던 책들에 관한 글을 만날 때면,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경험을 얻어가는 것 처럼 즐거운 기분이 든다.
특히나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많이 만나고, 직접 글을 쓰는 작가의 책이야기는 더 솔깃하게 만든다. 저자는 테마에 따라 크게 10장으로 분류하여, 자신의 눈과 가슴을 뜨겁게 달군 100권의 책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는 글 속에 언급된 다른 책들을 생각한다면 100권이 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나는 먼저 목록을 통해 어떠한 책이 있는지, 내가 읽은 책이 있는지 부터 살펴보았다. 얕은 독서 습관이 들통나는 순간이다. 책장에 꽂아두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책에서 부터 처음보는 작가와 책까지.. 읽어본 책이 한권도 없으니 말이다. 어째든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는 작가가 소개해주는 책을 찾아보고, 가지치기 하듯 만나보겠다는 생각이 있었으므로, 실망보단 기대가 더 컸다. 만나볼 책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말이니까. 어찌 설레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장 먼저 소개하고 있는 책은 폴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였다. 요즘 부쩍 관심을 두고 있는 폴오스터의 작품을 이 책에서 먼저 만나니 역시 꼭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각박한 일상에 지쳐 신음할때, 위로를 해 주는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을 보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정의 해 주는 느낌이다. "어느날 한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라고 시작하는 소설에서, 인생은 책을 읽은 사람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책을 잃지 않는 사람은 거짓된 삶에 안주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김탁환 작가도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읽은 후의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라고 말한다.
가끔 어떤 사람은 책을 왜 읽나요? 소설 책을 읽으면 뭐가 도움이 되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 한다. 나 역시 책을 만나기 전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자기계발서를 탐독하고, 소설을 멀리하던 나였기에 저런 질문을 하는 것도 이해가간다. 하지만, 읽어보면 뭐가 달라지고 무엇을 얻게 되는지는 자신이 느낄 수 있다. 좋은 책이건 나쁜 책이건 분명 전체적 이야기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구절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 하나로 만족스럽지 않는가? 굳이 논리를 따져가며 읽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좋은 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작가로 살아가는 탓에 어떤 글이 좋은 글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때마다 나는 감동을 주는 글이라고 답한다. 시든 소설이든, 논리적인 글이든,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면서 삶 전체를 반성하게 만드는 글을 쓰고 싶고 읽고 싶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도 아무런 감(感)과 동(動)이 없다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삶이 똑같다면, 그 글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100권의 책에는 작가가 젊은 시절 사랑에 힘들 었을때 만났던 책, 마음이 괴롭고 위로가 필요할 때 만났던 책, 마음을 움직이는 시인들과 떠남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처음에는 외면했지만 다시금 그의 마음을 감(感)하고 동(動)하게 만든 책등 다양한 책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제는 작가가 느낀 감동을 내가 만나볼 차례이다. 벌써부터 한권씩 만나갈 생각에 설레인다. 그리고 난 오늘도 책장에 책을 꺼내어 뒤적뒤적 거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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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들을 썼던 저자가 말하는 100권의 대한 이야기라니..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내 관심분야나, 흥미위주의 편중된 독서습관에만 길들여져 있어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김탁환 작가님의 다양한 장르의 책읽기를 통해 그동안 생소해서 접하지 못한 책들을 이 기회를 통해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속에는 정말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구분지어서 소개 되고 있다. 소설, 시, 에세이, 역사 등..정말 다양한데..이 100권의 책들 중에는 내가 읽었던 책들도 몇권 눈에 보이기도 하고, 읽어보진 않았지만..눈에 익은 책들도 보이고, 처음보는 책들은 많이 보인다. 그러다 보니..이 책을 읽으면서..여러가지 감정과 느낌과 생각들이 교차했던 거 같다. 내가 읽었던 책을 발견하면, '어! 나도 읽었던 책이네'하며 반갑고 기쁜마음도 들고, 내가 당시 이 책을 읽었을 당시의 느낌과 생각들을 비교해보며, 공감할 부분에선 공감도 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은 작가님의 이야기를 통해 발견하고, 그 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된다. 그리고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오다가다 봤던 눈에 익은 책들을 만나게 되었을땐...'아, 이책이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었구나' 그냥 단지 제목만으로 편견을 갖고 지나쳤던 책들을 다시보게 되고...그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처음 접하는.. 듣도 보지도 못한 책들 앞에서는...생소하기 때문에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그 책들에 대한 얘기들을 읽어내려갔다.
김탁환 작가님은 단지 책에대해서만 얘기 하지않은다. 자신이 책을 읽었을 당시에 상황이라던지, 자신이 인상깊었던 구절이라던지..책을 토대로 작가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각들도 같이 버무리며..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김탁환님을 통해 전해듣는 책들은 하나같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당장 읽고싶게끔 하는 충동을 일으킨다.
이 책을 계기로 편중된 나의 독서습관이 한번에 변하기란 쉽진 않겠지만.. 책에 대한 인식을 좀 달리 가져볼 수있게 된 계기가 되었던 거 같다. 때문에.. 이 책에서 소개되는 책들 뿐만 아니라, 평소 접하지 않았던 책들에도 좀 관심을 기울이고 하면서, 앞으로 책을 어떻게 읽을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이 었던 거 같다.
'불안과 매혹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불안도 사라지고 매혹도 없는 일상이 백배는 더 위험하다. 미래의 안락을 정해 두고 현재를 단지 그곳으로 가는 수단쯤으로 파악하는 삶이 천배는 더 끔찍하다.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오지않았으니, 언제나 첫마음으로 돌아가서 매혹에 떨고 불안에 잠길 일이다. 갓 스물의 젊은이여!불안한가? 책상 앞으로 바짝 다가앉으라. 잠을 줄이고 그대 일에 몰두하라. 그리고 즐겨라. 불안은 매혹의 어머니일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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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그러니까 블로그를 시작하게된 작년 초의 어느 날, 읽은 책들에 대해 간단한 느낌과 기분들 그리고 공감을 어느 곳에라도 꾸준이 기록을 해 놓는다면 훗날 나만의 한 권의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바로 그렇게 책이 된 것이 김탁환의 '뒤적뒤적 끼적끼적'이 아닐까 한다.
100여권의 책에 대한 짧은 단상이지만, 때론 그 깊이와 일침이 치열한 책읽기와 글쓰기 나아가 인간애의 총합이 된 '단문'으로 되살아 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인지, '뒤적뒤적 끼적끼적'이란 책 제목이 너무나 어울리고, 생생하면서 생동감이 넘친다.
때론 책먼지 폴폴 날리는 책장 속 오랜 책을 되집다가 만나는 밑줄들, 가끔 툭 떨어지는 해묵은 책갈피, 알 수 없게 갈겨 쓴 낯설고도 익숙한 여백에 책과 한몸이 되어 퍼진 볼펜 글씨의 메모들....
그것들을 되살리고, 되살피며 뒤적뒤적 끼적끼적하는 김탁환의 표정과 분주한 손놀림 주변을 뽀얗게 맴돌 먼지가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다.
책을 시작하면서 줄긋기를 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책 전체를 줄로 그어놓을 수 없겠다는 생각과 전체를 반드시 다시 읽게 될 날이 올 터이니 서둘러 밑줄 긋기를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
그렇게 참 재미있는 책을 또 읽고 추남이 된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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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나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가끔 정말 재밌다고 하던 책들 겨우 읽어내던 나였다. 왜 그렇게 책읽는게 힘들고 어려웠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헛웃음도 나오곤 한다.멀게만 느껴지던 독서였는데 지금은 제법 손에서 놓치 않는다. 한때는 TV에서 책을 선정도서로 정해주기도 하고 책을 볼 것을 권하는 프로도 했었다.그런것들이 책을 읽도록 권해주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책을 볼 때 어느부분에 조금은 더 중점을 두고 읽어야 할지도 모르는 나같은 이들에게 책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했다. 독서라는 것이 어느덧 내 삶에도 습관처럼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요즘들어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편협한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다른 이들은 어떻게 독서를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고 말이다. 책을 읽는 이라면 그 저자에 대한 관심도 있는 법이기 마련인데 마침 김탁환저자분의 저자와의 만남의 기회가 생겨 가게 되었다.굉장히 유명한 분이셨지만 내가 그분을 알게 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그분이 집필하실 때의 이야기와 자신의 공부하셨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유명한 저서를 내셨지만 유독 내가 집중하게 되었던 것 그분의 독서 기록에 관한 이 책이다. "뒤적뒤적 끼적끼적" 저자의 영혼을 뜨겁게 했던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을 보려고 한다. 100권이라는 책을 어떻게 기록하였을까?궁금하고 기대감에 설레기까지 한다. 총 10개의 테마로 나뉘어져있다.시,고전,역사서부터 우리의 일상과 근접한 소설들까지 각기다른 분야의 책들을 이렇게 나뉘어져 보게 된다니 새로운 경험이 었다. 아직 제목만 들어본 책들도 있고 오래된 고전도 있고 많은 책들에 관한 기록이 있지만 여행서를 좋아하는 나여서 인가? "누가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리오"라는 5번째 테마에서 나의 마음을 확 사로잡혔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인도기행>,<실크로드 이야기>...등 제목만 들어봤던 하지만 읽고 싶었던 책들이다. 열여섯에 계림(신라)를 떠나 유학을 하고 천축국을 향하고 중국에서 이슬람 권역까지 갔던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보며 생의 경계를 넘는 것이 여행의 매혹임을 말한다. 수잔 휫필드의 <실크로드 이야기>에 관한 기록도 말하고 싶다. 깨달음과 감탄의 고향이라는 제목과 되돌아 나오지 못할지라도의 소제목에서도 조금은 감이왔지만 되돌아 오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왜 사막을 거듭 건넜을지.. 고된 역경 속에서 깨달음과 감탄을 느끼게되는 이들의 삶을 엿보게 됨을 말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오쿠나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는 내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기에 저자의 좋은 글을 보고 다음에 읽어볼 것을 기약했다. 100권이라는 많고 다양한 책을 저자의 경험과 함께 된 생생한 기록과 간간히 등장하는 또다른 책들을 보며 감탄을 금치못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작은 독서노트에 나만의 느낌을 기록하고 리뷰를 작성하지만 내 노트에 남기기엔 내가 하는 기록들이 훌륭한 책들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을 느껴 뭔가 가르침과 지침서같은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이 책에 기록되어있는 책들중 읽어보고싶은 책들도 생겼다. 내게 지침서가 된 이 책을 몇번이고 다시 읽어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