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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의 내 위시리스트에는 구입하고픈 책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런 책들 중에서 가장 보고 싶은 책을 몇권씩.. 매달 사보고 있는데 이 책은 위시리스트에 없던.. 갑자기, 충동적으로 구입해버린 책이다. 보자마자 'feel'이라는 것이 통했다고나 할까.. 좀더 덧붙여, 그 책과 나 사이의 파장이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의 오묘한 느낌처럼... 아마도 책의 저자인 전소연씨와 나는 느낌이 통했나 보다. 그저... 내가 찾던 책이라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들어 주문하기를 꾸욱~ 눌러주었다.
"어떻게든 마련하고 싶은 내 생의 빈틈은 '산책'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때로는 '여행'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여행은 단순히 낯선 지역으로 가서 다른 일상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공간에 가서 일상을 천천히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산책과도 같은 매력이었고 그것이 간사이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전소연씨는 내가 꼭 한번쯤 해보고 싶은 그런 여행을 했다. 여행지에서 일상처럼 살아가기. 욕심이 많은 내가 어쩌다 한번씩 나가게 되는 해외에서 욕심을 버리고 무엇을 해야한다는 강박없이 과연 그렇게 일상처럼 지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언제가는 꼭 이루고픈 나의 꿈. 예전부터 그러한 장소로 일본을 생각해왔다. 가까운 이웃나라, 다르지만 비슷한 점도 많은.. 그래서 다른 곳에 비해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듯한.. 도쿄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서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지만 나름의 이국적인 향취도 조금은 있고, 생활하기 편리할 듯해서.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 간사이 지방.. 게다가 도쿄처럼 번화한 도시인 오사카가 아닌 한적한 교토같은 곳에서 지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한번 여행한 적이 있으니, 그나마 욕심이나 강박없이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낯선 도시에 가서 사는 것. 긴 호흡으로 사는 여행이 불가능하다면 짧은 여행이더라도 일상적인 여행으로 여행의 방식을 바꾸면 그만인 것이다."
나는 전소연씨의 글과 사진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한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라 그럴까.. 그녀의 글도, 사진도 모두 같은 향기를 가지고 있다. 책의 주제와 내용에 딱 맞아떨어지는 그녀의 글솜씨와 약간은 빛바랜듯한.. 그래서 더 일본스러운 그녀의 사진들은 내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전문적인 글쟁이는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꽤 많은 글을 써온 그녀라 그런지 글의 구성이라던가, 표현력,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이 책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는데, 내용상으로는 전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을 끄는 그런 그녀의 글이었다. 왠지 마음에 드는 그녀의 글.
"당신과 나는 아메리카노를 즐겨마셨다. 생각해보면 당신과 나는 마주 않아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노 한잔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슬며시 당신이 떠오른 까닭은 아메리카노를 시켜두고 자주 당신을 기다린 탓인 듯하다. 기다리는 내내 당신을 떠올리며 커피잔을 들었다 놓았던 반복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당신을 기다리던 그때처럼 시선은 창밖을 향했다. 녹색신호등이 깜빡이고 있었다. 신호등안에서 깜박이는 검은 신사처럼 기억을 걷는 듯한 표정을 한 사내가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슬며시 떠오른 당신도 건너갔다."
이렇듯 그녀의 글 속에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산책을 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여행의 중간중간, '그'가 등장한다. 그녀의 추억을 통해서.. 괴로움이나 슬픔의 감정으로가 아닌, 어떤 장소, 행동, 또다른 무언가를 통해 그 누군가를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멋진 일이다, 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독자에 따라 아마도 극과 극의 반응이 될 것같다. 나처럼 그녀와 파장이 맞았다라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을 것이고, 비싼 항공료에, 숙박비를 들여가며 여행가서 한다는 것이 고작 한국에서와 같이 사는 것이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 그녀의 글과 사진도 마찬가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교토에서 생활하고, 산책을 나가고, 버스를 타고 하염없이 돌아다니고, 어느 맘에 드는 카페에 앉아 커피와 함께 느긋이 책도 읽으며 그녀와 함께 지낸 듯 했다. 예행연습을 해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녀의 말처럼 마치 일상처럼 익숙하고 잔잔하고 사소하게 머무는 그런 여행을 언젠가는 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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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사버린 책
'가만히 거닐다'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란 책을 읽고
오토바이를 타고 강원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지만...
그때의 강렬한 느낌 만큼은 아니지만 책을 덮고
가까운 곳 어디라도 카메라를 가지고 떠나고 싶어졌다.
너무 담담하게 써내려간 여행동안의 기억들, 시선들
차분하고 오버스럽지 않아서 좋다고 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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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중 도쿄와 후쿠오카에 이은 오사카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때에 예스24에서 책을 구입하고자 검색하던중에 전소연님의 가만히 거닐다를 만났습니다
글과 사진의 레이아웃이 좋아요 읽는내내 편안함을 주며 하루빨리 오사카에 가고싶게 만들어주네요~ 교토 오사카의 골목들을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책! 도쿄의 번잡함을 벗어날 수 있을것 같아 더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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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거닐다'라는 문장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생각, 그럼 어디를 그렇게 가만히 거닐었다는 이야기일까? 표지를 보면 일본일 것이라는 생각을 쉬이 할 수 있다. 일본 전차 내부의 모습이 보이고 좀 더 세부적인 지역으로 들어가자면 그 사진 바로 위로 교토, 오사카...일상과 여행 사이의 기록이라는 말이 또렷하게 찍혀 있다.
여기까지도 확신이 안 들면 왼 손으로 책등을 받치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이용해서 앞표지부터 끝 표지까지 한 번 휘리릭 넘겨보자. 당신이 넘기는 속도로 넘어가는 책장 안쪽의 사진들을, 차분해 보이는, 심지어 다소 우울해 보이기까지도 하는 빛깔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유혹하는 사진들을 보면 곧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담담하고 조용한 어조로, 그녀가 교토에 머무르는 동안 오사카와 간사이 지방을 여행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 이야기들은 여행과 일상의 구분이 모호한 이야기들이다. 실제로 그녀가 여행자 숙소에 머무르거나 끊임없이 어디를 돌아다니며 기록한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숙소에 머무르며 기록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겠다.
나로서는 역시 몇 해 전에 도쿄에서 한 달 머물렀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때의 나도 비가 오면 게으르게 하루종일 사촌동생의 집 침대에 전기 장판을 틀고 누워(일본의 4월에는 뼛속을 파고드는 한기가 함께하는 날들이 꽤 있다)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집 코앞의 편의점에서 사온 캔맥주를 꿀꺽꿀꺽 마시거나 향긋하고 달콤한 딸기를 먹거나 음악을 듣거나....뭐 이런 일들을 했던 것이다. 엉뚱한 동네에 내려 무작정 돌아다니다가 근사한 모델오빠를 만나 함께 사진을 찍거나 골목길에 차를 세워놓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을 한참이나 구경한다거나 오래된 목조 주택의 집 주인을 만나 몇 십 분이고 수다를 떨거나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과 홍차를 마시며 쿠키를 먹는다거나.....
역시 그런 일들은 가만히 거닐 때만 생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우연들이다. <가만히 거닐다>를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지역에서 다른 보석 같은 우연을 읽어내려가는 기쁨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내게 교토는 몇 번이나 간 곳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저 관광지 같은 곳이었다. 전소연은 내게 그곳의 맨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기도 했다. 나도 어서 그곳을 가만히 거닐어보고 싶어졌거든.
가만히... 산책하듯... 읽기 좋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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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모든 기억은 희미해진다. 하지만 아련함이 곧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슷한 여러 기억들이 중첩되어 그 경계가 희미해진다 하여도 이미 내가 만들어낸 추억은 이미 내 인생의 일부가 되어 알게 모르게 나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모든 게 잊혀지고 사진만 남는 여행이라 하여도 이는 마찬가지다. 내가 속한 세상과는 다른 느낌이 묻어나는 곳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품고 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상상할 수 있다. 미래의 가능성이 되어 날 설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여행이요, 추억의 힘이다. ‘가만히 거닐다’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과연 무얼 생각할까? 참으로 굴곡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모든 걸 맡기는 고요함이 난 떠올랐다. 가깝지만 기나긴 시간이 주어진다 하여도 완벽히 이해할 순 없을 나라 일본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의 제목이다. 하지만 로모로 찍었을 법한 사진들이 풍기는 몽환적인 느낌은 제목과 환상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한때 이런 사진들을 찍고 싶었다지. 일본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혹은 로모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이유에선지 잘은 모르겠지만 저자의 독특한 사진은 내가 과거 한때 참 닮고 팠던 색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 속 일본이 내게 말을 걸었다.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돌아보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던 나의 여행과는 사뭇 다른, 각종 게으름이 용납된 저자의 여행은 참으로 느린 속도로 전개되고 있었다. 생각이 많아 잠 못 이루고, 늦은 취침으로 인해 아침을 늦게 열고…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만의 나열이 아닌 점도 나와는 달랐다. 어디에 가선 무얼 보는 게 아니라 무얼 먹어야겠다 생각을 하는 저자의 모습은 내겐 참 낯선 것이었다. 하지만 여행에 절대적인 법칙 따윈 존재할 수 없다. 느린 리듬을 타고 일본의 어딘가를 거니는 방식은 저자가 택한 수많은 삶의 방법 중 하나일 뿐이리라.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위로를 받는 것도 같다. 지쳐가고 있었는데 도무지 속도를 늦추지 못하는 나는 지금 위로 받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나 보다. 과거 내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던 시절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지 않았었다. 기다림의 미학이 있었으나 능력이 부족해 건진 사진 몇 장 없는, 하지만 이젠 이야기가 달라졌다. 비용의 부담 없이, 흔들림에 대한 두려움도 지운 채 마음껏 기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내가 일상에 갇혀 정체된 삶을 사는 동안 세상은 참 많이도 달라졌다. 그 변화를 보고 있자니 이제 나도 떠날 때가 도래한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아쉽지만 저자처럼 여유롭진 못할 듯하다. 제약된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보는 효율적인 무언가를 추구해야만 하는, 난 현대병 환자다. 하지만 떠나고 싶다. 나만의 기록을 남겨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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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일상의 연속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사진과 글 모두 편안한 느낌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시만.. 너무 내용이 가벼운 느낌이 있어서 읽고 난 후 너무 허전한 느낌이 남았다. 다시한번 읽어보았지만 책에서 내가 얻어낸 무언가가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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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지금, 바로 현재에 바라고 있던 것. 낯선 도시에 가서 하루 이틀의 여행이 아닌,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지내다 오는 것. 그것은 반드시 한 달 이상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도시와 멀수록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만난 가만히 거닐다는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는데. 나는 이 책 안에서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을 만날 수 있었다.
관광이 아닌 여행에 대해서 생각하고. 여행을 넘어선 낯선 곳에서의 일상에 대해서 생각한다면. 이 책이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주 많은 시간을 길 위에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당장 떠날 수가 없을 때. 아주 긴 시간을 길 위에 쏟아붓고 온 여행기에 살짝 지치는 마음이 들 때. 가만히 거닐다는 정말 가만히 호흡을 정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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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항공권에 없는 돈 쥐어짜서 게다가 황금같은 휴가를 할애하여 몇날 몇달을 준비하여 떠난 여행인데..
계획도 없다 느즈막히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한다 서둘러 꼭 가봐야 할 곳도 없다 그러고는 한가롭게 거닌다
내 여행은?
미리 서점을 뒤져가면 모은 여행 정보를 토대로... 돈과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국민학교 이후로 (내 나이 나오는군..) 그려보지 않았던 빡빡한 계획표를 만든 후 새벽잠 설치며 갈데 안갈데 꾸역꾸역 다리 아프게 돌아다니며 남는 건 사진 뿐이라며 (갔다 왔다는 증거 만들어야 하니까) 똑깥은 표정으로 브이자 그리며 찍어대는 사진들. 잠도 못 자서 이동하는 버스나 기차에서는 정신없이 잠만 자는.. 돌아와서 보면 남들과 똑같은 배경에 똑같은 브이자에 내 얼굴로만 바뀌어 있는 여행 사진들.
저자에게 참 고맙다.
좋은 책을 만난 것보다... 또 다른 여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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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본여행기처럼 어디어디에 맛집이 있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나열해 놓은 책이아니다. "가만히 거닐다" 는 일본을 글과 사진으로 한껏 느낄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책을 읽으면서 '편안하다.' 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여행책은 그 다음여행지를 향하기 위해서인지 왠지 조급해보였는데 이 책은 그런 조급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야말로 편안함 그 자체였다.
정말 여유로운 여행은 이런거구나! 나는 언제쯤 조급한 여행이아닌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라고 한없이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즉, 이 책에는 특별한 일상의 편안함이 들어있다.
그리고 여행이라는 단어가 일상과도 같다고 말하는듯? 그렇다고 지루한 일상이 아닌, 무엇인가 특별한! 일상을 담고 있다.
나는 바쁜 일상에 치여사는 사람들에게 커피한잔마시면서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바쁜 일상에 치이기 보다 한층 여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 가만히 거닐고 싶어 질 것이다. 나 또한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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