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기획과 읽는 이의 의도가 맞아떨어진면, 그건 행운이며, 인연이다. 나는 영문학을 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마땅히 성서를 읽어야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이 책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은 <읽는즐거움 보는즐거움/아는="" 즐거움="">이라는 모토 아래 해냄출판사가 성서읽기가 귀찮거나 혹은 시간이 없거나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약의 중심된 이야기 50편을 쉽게 서술한 책을 번역해 내놓은 것 같다. 그 모토에 걸맞게 우선 읽기가 쉽고, 한가득 실려 있는 칼라판 화보들은 시각적으로 즐겁기는 하다. 그런데, 아는 즐거움은? 성서의 줄거리를 따라 이야기식의 서술은 미디어 비평이 밝혀놓은 바와 같이 객관적인 진술이라 할 만하나, 달리 말하면 그만큼 내용이 없다는 말이다. 차라리 성경을 들입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또하나 이 책의 미덕으로 광고되어 있는 것은, 이 책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맺어질 때마다 그 이야기와 관련되거나 인유하고 있는 문학, 예술 등의 작품명을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밝힘은 불쾌할 정도로 소략하여 출판사에서 광고할 만한 것이 못된다. 가령, 이 책에서는 욥기를 두고 쾨테의 <파우스트>가 그 대표적 인유라고 밝혀놓았다. 그 연결 그물이 너무 성글어서 사실 별 의미가 없는 밝힘이다. 이 책의 거개가 이런 식이다. 성경은 주지하다시피, 서구문학의 영감의 원천으로 수많은 모티프들이 작품속으로 인유되고 있다. 그러니 그 모든 작품을 어떻게 일일이 밝혀놓겠는가. 직접 성경을 읽고, 각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주해서를 각자가 찾아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파우스트>읽는즐거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