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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느닺없이 하루종일 어린왕자가 머리속을 맴돌았다. 퇴근후에 약속장소가 신촌 홍익문고였는데, 좀 일찍 도착하여 서점안을 기웃거릴수 있었다. 시간맞춰 밖을 내다봐야했기에, 2층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내고 1층 출입구쪽을 쳐다보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눈높이의 책장을 보는 순간^^ 떡하니, 어린왕자가 칼을 땅에 꽂고 거만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게 아닌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얼떨결에 미안함의 표정을 짓고는 재빨리 한 장을 넘겼다. 헌데... 이 책이 이런 책이었던가.... 이 책이 나를 위로하는 책이었던가... 이 책이 나와 같았던가... 다 읽지도 않았는데... 이제 겨우 몇장 넘겼을 뿐인데... 가슴이 아렸다. 오랜만이었다. 바닷가 모래알이 쓸려내려가듯, 그렇게 고운 핏망울들이 심장을 얇게 흐르는 것 같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어린왕자가 내게 이렇듯 특별한 존재임줄 몰랐고, 다시 찾은 듯함에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다 읽지 못하고 서점을 나와야했지만, 그것으로 족했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만난 분께 어린왕자 얘기를 한참 늘어놓았으니...
^^ 절대 상상력을 품고 있을 것 같지 않은 뭉툭하게 생긴 생텍쥐페리가 나를 이렇듯 세심히 조아려주리라곤... 정말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또 한동안을 살다가 드디어 어린왕자 다시읽기의 끝을 냈다. 하지만 그동안 내내 내속엔 어린왕자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다시는 내보내지 않을 듯 싶다. 그도 나와 함께하는 것이 기쁘지 않을까?^^ 그가 살고 있는 B-612호 혹성이 떠있는 하늘을 볼라치면, 난 끝없이 행복해진다^^ 절대적으로 이해받을 수 있는 맑은 눈동자의 시선을 받고 있기에...^^ 덧글 : 수많은 출판사에서 어린왕자를 선보이고 있지만, 맞지 않는 어린왕자를 만난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닐 듯 싶다. 같은 어린왕자의 음성이더라도, 전혀 무감각한 책이 있더라. 난 전윤호님이 옮기신 맑은소리의 어린왕자를 고집한다. [인상깊은구절] "어떤 별에 있는 꽃 한송이를 좋아하게 되면, 밤에 하늘만 바라보아도 마음이 행복할 거야. 모든 별에는 다 꽃이 피어 있으니까..." |
|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금발의 어린왕자. 지금도 작은 소혹성에서 활화산과 사화산을 청소하며 새침데기 장미와 함께 살고 있을 어린왕자. 나에게 순수한 마음을 심어준 그에게 한통의 편지를 쓰고자 한다. - - 어린왕자에게 - - 어린왕자~!! 안녕, 잘 지내니? 너의 그 웃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작은 바오밥 나무들은 잘 없애고 있겠지? 너의 별을 파괴하지 않도록 말이야. 어린왕자야.. 요새는 하늘에 별이 잘 보이지 않더구나. 하지만 어쩌다 반짝거리는 별을 보았을 땐 네 생각이 나. 5억개의 별들 중 지금 보이는 별이 혹시 너의 별이 아닐까, 네가 거기서 웃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이야. 그래서 나는 별만 보면 행복해 진단다. 너처럼 순수한 모습을 지닌 사람이 요즈음은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럴때면 네가 무척이나 그리워져. 나도 이제 세상에 물들어가며 순진함을 읽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내겐 상자를 꿰뚫어 안에서 자고 있는 양을 볼 수 있는 능력도 없고,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도 없어. 그래서 가끔은 슬퍼진단다. 그때마다 책속에 담긴 너의 모습을 보곤 해. 가슴속에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는 걸 느낄때도 있단다. 그래. 네 말대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난 이제까지 물질적으로 풍족한 것을 부러워했고 네가 말하는 어른들과 다를 바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러면 그럴수록 마음의 풍족함은 점점 메말라 가고 있었지. 그렇지만 너를 만난 후로부턴 생각을 조금 달리 할수 있게 됬어. 다행이야. 아주 메마르기 전에 너를 만난 것 말야. 그리고 고마워. 앞으로는 정말 중요한 것을 마음의 눈을 뜨고 찾아보도록 노력할게.네가 도와줄래? 그러면 많이 어렵지는 않을텐데.... 그럼, 그만 쓸게. 아참, 장미와 양에게 안부 전해줘. 안녕, 나의 어린왕자.. - - 어린왕자를 사랑하는 지구소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