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탐정록>은 주인공의 이름이 설홍주라는 점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시리즈의 패스티쉬 소설이다. 주인공 설홍주는 “직감이 아닌 철저한 증거와 논리적인 추리에 근거하고, 복싱으로 달련 된 육체로 직접 수사에 나선다. 그리고 대단히 냉소적이면서도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1)”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셜록 홈즈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경성탐정록>은 다른 셜록 홈즈 패스티쉬 소설과 두 가지 면에서 다르다. 하나는 그 시대적 배경이 일제시대, 보다 정확하게는 1930년대 경성(京城; 지금의 서울)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지식인인 셜록 홈즈는 코카인 중독에서 보여주듯이 세기말의 퇴폐주의적 허무주의 경향을 드러내지만, 식민지 지식인의 설움을 맛보고 있는 설홍주는 좌절이 만든 허무주의적 경향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셜록 홈즈와 설홍주는 근본적인 삶의 자세에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조선인 귀족들이 다 그렇지. 도박이나 계집질에 미쳐서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엄청난 돈을 순식간에 날려먹는 주제에, 나라를 팔아먹어 챙긴 작위로 모가지에 힘을 주고 거들먹거리는 꼴을 보노라면 구역질이 날 지경이야, 하지만 별수 없지. 대일본제국의 작위라는 건 그런 개돼지 같은 놈들한테나 어울리는 거니까.2)”나 “이럴 땐 근대화란 것이 반드시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드네. 얻는 것도 많지만 잃는 것도 많거든. 특히 이렇게 멋진 집을 만드는 기술이 사라지고 잊히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도 없을 걸세.3)”와 같은 시대 비판은 1930년대 경성(京城)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더불어 일제시대 좌절된 지식인의 시각을 보여주는 듯 해서 신선했다. 또 다른 하나는 1930년대를 그린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박태원의 <천변풍경> 등과 같은 작품의 모티브를 차용해서 이야기를 펼쳐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단편인 <운수 좋은 날>에서 인력거꾼 행세를 했던 안성준은 한의사 왕도손으로부터 추가로 5전을 받으며 “오늘은 하루가 채 가기도 전에 80전이나 벌었으니 정말 운수 좋은 날이군요.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 사는 재미가 있는 거죠.4)”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1924)의 주인공 인력거꾼 김첨지의 운수 좋은 날이 사실은 운수 나쁜 날이었던 것처럼 그 날은 안성준에 있어서 운수 나쁜 날이었다는 지독한 역설이 교묘하게 녹아 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5편의 단편 모두가 한국 단편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은 아니다. 프랑스인들이 셜록 홈즈의 영원한 맞수라고 생각하는 아르센 뤼팽이 등장하는 <황금삼각형>이 <황금사각형>이라는 단편으로 변형되어 등장한다. 그래도 대체로 줄거리는 달라도 한국 단편소설을 이렇게 셜록 홈즈 패스티쉬 소설로 무난하게 변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
어떤 작품을 평가할 때 후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는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 중요한 기준 중에 하나이다. 즉 오랜 동안 사랑받고 후대 작품에서도 그 흔적을 발견할 있는 작품일수록 위대하다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추리 쟝르에 있어서는 교과서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 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경성탐정록'은 읽자마자 셜록 홈즈의 영향을 제대로 받은 작품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구성에서부터 주인공의 캐릭터, 추리방식 등 대놓고 셜록 홈즈였다. 주인공인 설홍주가 추리를 하고 조수격인 의사 왕도손이 화자로 등장해서 사건 해결과정을 서술한다는 점, 그것도 설홍주나 왕도손이 셜록 홈즈와 왓슨과 발음이 상당히 비슷한 것에서부터 자부심 강한 설홍주의 캐릭터 또한 홈즈와 유사하다. 관찰력을 통해 의뢰인 상황을 추리하는 것도 그렇고, 단서를 종합해 논리적으로 추리해가는 방식도 그렇고.
다만 서구문화가 도입되던 30년대 경성 분위기에 걸맞는 사건들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사건의뢰자들이 유학생 출신이거나 부유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는 또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여타 탐정소설들과 유사했다.
이 작품에는 '운수 좋은 날','황금사각형','광화사','천변풍경','소나기' 등 모두 다섯편이 실려있는데, 그 소제목들이 모두 단편소설 제목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황금사각형'은 아르센느 루팡이 등장하는 소설 제목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네 작품 제목은 한국의 현대문학사를 빛내준 명 단편소설라는 점에서, 경성의 현대성과 일맥상통한다고 할까. 한마디로 '경성탐정록'은 경성의 모던함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탐정이라는 직업 자체에서도 그렇지만, 추리소설 자체가 근대성의 징후를 상당히 드러내고 있는 쟝르인 것이다.
추리라는 논리적 사고를 통해 범인을 추적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원님 재판을 벗어난 법치적인 사고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유독히 경성을 타이틀로 한 탐정소설이 여러 편이 나오고, 더욱이 그런 작품들 대부분이 경성의 모던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탐정과 경성은 궁합이 잘 어울리는 조합인 셈이다.
'경성탐정록'을 읽으면서 새삼 셜록 홈즈의 위력을, 코난 도일의 위대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1세기도 더 전의 작품이 머나먼 한국의 작가에게까지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그런데 그런 영향이 이 작품의 빛인 동시에 그림자였다. 셜록 홈즈의 익숙함이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반면에 작품의 독창성은 약화됐다. 굳이 이렇게까지 비슷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 설홍주가 아닌 홈즈가 연상되면서 셜록 홈즈 시리즈 즉 오리지널이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벤치마킹한 작품이 감수해야 되는 운명인 것이다.
|
|
추리소설하면 언제나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가와 탐정이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다. 워낙이 유명한 케릭터 이기도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셜록홈즈에게 반해 홈즈시리즈 뿐 아니라 추리소설 자체를 좋아해 코난 도일 외의 작가들 책도 꽤나 많이 읽었다. 셜록 홈즈 전집을 지금 소장하고 있진 않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 목록 중에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좋아한다. 탐정소설이나 추리소설을 읽을 때마다 박학다식하고 이야기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진행할까라는 궁금증이 더 해진다. 의학, 어학, 지리, 과학, 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추리소설을 쓸 엄두도 못 낼 것 같다. 누구는 소설을 쓰고 누구는 그 소설을 읽으며 그 놀라운 상상력과 뛰어남에 감탄을 한다.
탐정시리즈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여기에 등장하는 케릭터들도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인 설홍주는 명석한 두뇌와 예의바르고 외국어도 능통할 뿐더라 다방면에 소질이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다 키도 크고 인물도 요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엄친아라고 해도 좋을 법하다. 설홍주의 친구이자 중국에서 유학 온 왕도손 역시 평범한 외모지만 의사로써의 뛰어난 자질과 친구인 설홍주 못지 않은 추리실력과 글도 쓰는 괜찮은 인물이다. 거기에다 탐정소설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약간은 어설픈 경감이나 정부 관료들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레이시치 경부가 그 역할을 맡아서 어수룩하지만 경부로써의 성실감으로 무장하고 등장해 약간은 측은지심이 들기도 하는 케릭터다. 그 밖에 주변 인물들은 사건에 따라 자주 달라지고 조금 비중있는 조연들도 등장한다. 또한 193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도 중요하다. 일제치하에 있던 30년대... 힘들과 어려웠던 한국의 아픈 과거사와 함께 사람들의 삶도 녹아있다. 거기에 3국에서 바라 본 중국인 왕도손의 시선과 함께 빼앗긴 조국에 대한 설홍주의 애틋함도 녹아있다.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거나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면 공감이 안 가거나 반감이 들겠지만 있을법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 하니 공감도 갈 뿐 아니라,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통해 작가의 상상이 가미되어 팩션 느낌을 한껏 살렸다.
작가가 아서 코난 도일과 그의 분신 록 홈즈를 너무 사랑한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스타일이나 이름에서도 드러나는데, 가령 탐정인 설홍주는 셜록홈즈로, 그의 친구 한의사 왕도손은 와트슨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사람도 코난 도일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셜록홈즈의 친구인 와트슨이 했듯이 여기에도 한의사인 왕도손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성격, 외모 뿐 아니라 직업도 비슷하고 일본 레이시치 경부도 원작의 무능력한 경감들과 다를바 없다. 한동진 저자의 코난 도일에 대한 오마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편의 제목들을 보면 운수 좋은 날, 광화사, 소나기 등 우리들에게 익숙한 제목들이 눈에 띈다. 제목을 통한 패러디도 동명의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재미와 즐거움이 함께 할 것이다.
설홍주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놀랍게 사건을 해결하냐고 하며 그의 마법같은 사건해결 능력을 이야기 해 주지만 그는 "추리는 마술이 아니라 정연한 논리에 기반을 둔 과학"이라고 이야기 하며 자신의 추리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명석하고 예리하게 이야기 한다. 아마도 그 말은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소프트웨어 기획자인 저자 한동진과 동생인 한상진과 합작품이라고 한다. 이번이 첫 작품이라 뭐라고 단정짓기는 이른 것 같다. 하지만 다음번 책은 어떤 이야기로 어떻게 펼쳐질지 형제들의 미스터리 시리즈물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
|
경성탐정록 한국추리소설의 새로운 부활 한동진 지음 학산문화사
등장 인물부터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연상시킨다. 탐정 설홍주 (셜록 홈즈)와 그의 중국인 한의사 왕도손(와트슨), 설홍주와 왕도손이 묵고 있는 하숙집 여주인 허도순 부인과 레스트레이드 경감을 연상시키는 레이시치 경부까지. 1930년대의 암울한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하여, 한동진은 새로운 추리소설을 만들어냈다. 설홍주의 추리기법 또한 셜록 홈즈를 연상시킨다. 등장 인물의 옷차림을 파악하여, 그 사람의 성격, 인품, 그리고 처한 상황까지 추리해내는 또 하나의 셜록 홈즈이다. 성격이나 성향도 셜록 홈즈에게서 많이 따 온 모양이다. 운수 좋은 날 황금 사각형 광화사 천변풍경 소나기 이렇게 다섯 편의 이야기를 모았다. 운수 좋은 날은 설홍주의 후배 김수영이 제공한 일본 유학생으로 꾸미고 온갖 사기극을 벌이는 허명주의 이야기. 유산을 암호화해서 숨겨놓고 사망한 부호와 그 아들들의 이야기 황금 사각형. 여류화가를 둘러싼 살인 사건과 이를 밝혀내기 위해 새로운 미술 기법까지 공부하게 된 설홍주의 담판이 펼쳐지는 광화사. 아편 중독자인 고급 식당의 아들에게 아편을 편하게 제공하여 류이치를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그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음모를 꾸미는 횟집 요리사 야나기와가 벌인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야기 천변풍경. 중화각에서 짬뽕의 비법을 몰래 캐내려는 몰락한 유학생인 김명식의 이야기인 소나기 어쨌거나 재미있으니, 읽으면서 행복했고, 흥미로우니, 그 후편이라고 할 <피의 굴레>도 읽고 싶은 것이다. ㅎㅎㅎ 추리 소설에 너무 편중되지 않느냐는 걱정은 하지 않을란다. 아무리 추리 소설만 고집한다고 해도, 쌓여가는 읽어야 할 책들은 넘쳐나고, 나를 한 쪽에 머물게 두지 않으니~ 2012.1.30. 책 읽기에 바쁜 |
|
'한국 추리소설의 부활을 꿈꾸는 새로운 탐정 이야기' 라는 카피 문구가 전혀 어색하지 않는 책 <경성탐정록>은 명탐정 설홍주와 친구 왕도손이 풀어나가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두 사람의 이름과 관계에서, 난 살짝 이 책이 '셜록 홈즈'에 대한 오마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국의 엘러리 퀸을 꿈꾸는 한동진-한상진 형제의 공동창작품 <경성탐정록>의 탐정 설홍주 이야기는 2006년 미스터리 동호회 '하우 미스터리'에 처음 공개한 단편 <운수좋은 날>로부터 시작되었다. 미스터리 팬들에게 '꽤 완성도 높은 신선한 미스터리'라는 평을 들으면서 이곳저곳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여 현재 설홍주와 왕도손의 스릴 넘치는 추리 스토리를 계속 구상 중이라고 한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추리소설 <경성탐정록>은 1930년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누구나 다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탐정 설홍주와 중국인 한의사 친구 왕도손이 조선인 부호 납치사건, 나체의 여인 살해 사건 등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이다. 몇 년전 개봉했던 공포영화 중에 '기담'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경성이였다. 이 시기의 경성은 일본의 식민지로 암울한 상황이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발전을 이룩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적 특징 때문인지 이때 경성의 분위기는 허무와 절망의 뒤섞임 속에서 퇴폐적인 느낌까지 드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바로 이때 경성에서 이름을 날리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설홍주. 그는 만석꾼의 둘째 아들로 자신의 관심을 끄는 사건만을 맡아 해결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모던보이라고 할 수 있다. 난 책을 읽는 내내 설홍주의 캐릭터가 2007년 KBS에서 방송됐던 드라마 '경성 스캔들'에서 선우완역을 맡았던 강지환의 모습으로 보여서 <경성탐정록>을 끝까지 더 흐뭇하게 읽을 수가 있었다 ^^;; 그리고 '셜록 홈즈'에서 셜록 홈즈의 곁에서 사건 해결을 도와주며 큰 힘이 되어줬던 친구 와트슨의 역활을 맡고 있는 인물 왕도손은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듬직하고 신뢰가 갔다. 책 속에 수록되어있는 다섯 편의 단편들의 줄거리를 다 소개하고 싶기는 하지만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으신 다른 독자분들을 위해서 여기서 그만 접기로 하겠다. 일본의 유명 추리 작가분들의 책들을 따라가기에는 아직은 서투르고 미흡한 점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모처럼 발견한 재미있는 국내 추리소설이기에 한국 추리소설의 부활이라는 크나큰 사명을 짊어진 한동진-한상진 형제의 다음 소설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
|
|
우리나라의 현대 소설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번안소설이라는 것들이
많이 소개가 되었다. 마징가와 같은 애니메이션들의 주인공의 이름을 바꾸어서 우리나라
만화처럼 소개되었던처럼 외국의 유명한 소설들의 주인공들의 이름을 바꾸거 그 작품의
배경과 이야기를 적당히 손을 봐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처럼 만들어 소개한
책들이 바로 번안소설이었다. 이수일과 심순애로 잘 알려진 그 이야기가 바로 대표적인 번
안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에 우리나라의 현대 소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는 그런 번안
소설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일종의 번안소설처럼 보이는 작품을 만
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경성탐정록이다. 너무나 유명한 탐정인 셜록 홈즈를 설홍주로 그
리고 왓슨을 왕도손으로 바꾸어서 일제시대의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 이야기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추리소설을 보여준다. 더구나 셜록 홈즈와 설홍주가 활약하는 그 시대
를 공유하기에 더욱 이 작품 경성탐정록은 셜록 홈즈의 매력을 살짝 비튼 또 다른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경성탐정록은 셜록 홈즈와는 살짝 다른 부분이 있다. 일단 그 시대적 배경이 바로 일
제시대이기에 어쩔 수 없이 나라를 빼앗긴 민족의 일원인 설홍주는 허무주의적인 모습을 보
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범죄 이외의 다른 세상일에 대한 관심이 없어 사건이 없을 때면 무료
한 생활을 하게 되는 셜록 홈즈가 느끼는 허무주의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일
제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나라의 근대소설의 대표작들인 운수 좋은 날과 광화사, 천
변풍경, 그리고 소나기와 같은 작품을 살짝 차용해서 이야기를 펼쳐내는 모습을 통해서 더
욱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더불어 그 시대의 실제 사건들을 적당히 이야기 속에 녹
여내어 그 시대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하는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캐릭터와 이야기의 스타일을 적당히 가져온 단순한 번안소설이 아니라 독특한 경성탐정록
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시대의 일명 지배층이라고 이야
기하는 친일파들에 대한 비판은 또한 경성탐정록을 더욱 매력적인 이야기로 독자들이 느끼
게 한다. 셜록 홈즈의 매력과 추리소설의 매력, 그리고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멋진
모험담은 그 암울한 시대와 더해져 너무나 멋진 추리소설을 만들어낸다. 셜록 홈즈가 동시
대의 우리나라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보너스라고 할 수 있다. |
|
오랫만에 무척 재미있는 소설을 접했다. ㅎㅎ 책의 첫 다섯 페이지를 넘어가기 전에 벌써 코난도일의 셜록 홈즈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ㅋ 사실 추리소설을 열성적으로 읽은 편은 아니지만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품은 꽤 읽어봤었다. 추리소설의 효시라 불리는 에드가 알런 포부터 코난도일 시리즈, 크리스티의 몇몇 유명한 작품들 'ABC살인사건'이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등이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환상의 여인' 등등 까지. (솔직히 중딩때 읽어봐서 내용은 잘 생각이....-_-) 그런데 국산 추리소설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 추리소설도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 될 수 있을 줄은 참으로 몰랐다! ㅎㅎㅎ 더구나 단편을 선호하는 사람으로서 다섯 편의 이 단편 소설은 보석과도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이 책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조선인 탐정 설홍주와 중국인 한의사 왕도손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인데, 딱 설정만 봐도 즉시 탐정 셜록홈즈와 의사 와트슨이 떠오른다. ㅋ 기대 그대로, 런던의 소설 분위기 그대로 경성에 매핑을 시켜놓았기 때문에 홈즈 팬이라면 틀림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거기에 보너스로 작가가 일제시대의 사회상이나 분위기를 너무 잘 묘사해 놓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이를테면 김두한과 같은 실존인물을 등장시키기도 하고, 부산 마리아 참살사건과 같은 실제 사건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전봉관씨의 '경성기담'이라는 책에 사건의 경과가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요즘 시중에서 근대 조선과 일제시대의 사회 문화사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많이 볼 수 있는데, 본인이 읽은 책만 하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경성기담'이나 '럭키경성' 외에도 동일한 저자의 '황금광 시대'도 있고, '한국 근대사의 풍경'이나 갈마들 총서의 '쌀밥 전쟁',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와 같은 책들이 있다. 그때 그 당시에 대한 문화적 관심까지 있으니 나에게 이러한 소설은 금상첨화라 아니할 수 없다. ㅎㅎㅎ 읽다가 얼굴에 피어오르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지하철에서 파안대소를 하고야 말있다. ㅋㅋㅋㅋㅋ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설 중간에 휘발유를 눈바닥에 뿌려서 불 붙이는 장면인데, 차가운 휘발유는 의외로 불이 잘 붙지 않는다. 극적인 광경을 위해 불이 확 붙는 것처럼 묘사를 해 놓았다. ㅎㅎ 몇몇 의아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나 자신도 지식이 적어서 태클을 걸기 힘들군. ㅋㅋ 재미가 있다보니 그냥 넘어갔다. ㅋㅋ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주석이 각 소설의 말미에 있어서 매번 찾아봐야 했다는 점이다. 가끔 주석을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주석을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편집자에게 주석을 주석이 있는 각 페이지 하단에 옮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중간에 설홍주의 요런 재미있는 대사가 있다. p287-288
ㅋㅋㅋ 저자가 저자후기에 계속 새 작품을 쓰겠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본다. 홈즈 소설의 오마주와 경성의 시대상 모두 개인적인 관심도가 높은 것이라 이 둘의 기막힌 조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꼭 읽어보시라! |
|
일제강점시대가 배경인 이 책은 첫장부터 익숙한 이름들이 나타난다.. 사립탐정 설홍주.. 한의사 왕도손.. 설홍주의 집 가삿일을 보는 허도순부인.. 이름을 보고 내 신랑은 독창적이지 못하다고 투덜댔고~ 난 적어도 '이름이 뭐였더라?'라며 헷갈리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경성탐정록'이란 책이름에 걸맞게 이 책에는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보여주고있다. 당시의 사회적문제였던 아편중독에 대한 이야기.. 전통적 가부장적 사고를 가진 이들과 신여성들간의 생각의 차이.. 등의 이야기가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또, 지금과는 다른 명칭등의 사용은 작가가 고증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음을 짐작케해서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히로인 설홍주.. 그는 자신의 지적능력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남아도는 시간에 지루해할지언정 특별하지 않은 사건엔 흥미조차 주지를 않는다.. 그런 그를 움직이게 한 사건들 5가지가 이 책에 담겨있다.
1. 당시 존재했던 인력거와 조선인 유학생.. 그리고, 조선인 거부의 실종사건을 연결시킨 '운수 좋은 날'.. 작은 사건이라 여겼던 것이 사실은 큰 사건의 전조였던 경우들.. 겉으로 보기에 피해자인듯한 인물이 기실은 가장 큰 가해자라든가 하는 흐름.. 쉽게 흘려들을만한 작은 단서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설홍주의 모습등은 옛날 셜록홈즈 이야기에 열광했던 그 때를 떠오르게 하면서 이 책에 대한.. 작가에 대한 흥미를 증폭시켰다.
2. 족보를 이용해 재물을 숨긴 위치를 암호로 남긴 아들을 염려한 아버지의 이야기 '황금사각형' 절대 그 의미를 알 수 없을것만 같은 암호를 결국엔 해독해내 어려움에 빠진 의뢰인을 돕는 설홍주의 모습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설홍주가 모든 전말을 들려준 후에야 모든것이 이해되는 걸 느끼고는 추리소설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닐거란 생각을 새삼 해봤다^^
3. 잘못된 인연으로 인해 재능을 채 꽃피우지도 못하고 운명을 달리한 여인의 죽음이 담긴 '광화사' 남성중심의 사회.. 여성의 사회적지위가 몹시도 낮았던 그 당시의 사회상이 잘 담겨진 이야기였다. '사의찬미'란 제목의 영화가 생각나는.. 보일듯 보이지 않는.. 잡힐듯 잡히지 않는 단서로 인해 안타까웠던 그런 이야기였다..
4. 김두한이 의뢰인으로 등장해서 바로 '장군의 아들'을 떠오르게 한 '천변풍경'..^^ 아직 어린 소년인 김두한이 무리의 왕초의 억울함을 밝히기위해 설홍주를 찾은 앞 부분에서 새삼 반가움을 느꼈다.. 끔찍한 살인사건에 대해서 현장을 둘러보고.. 왜경들이 미처 보지못한 단서들을 찾아헤매는 설홍주의 치밀함,관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범인이 과연 누굴까? 나 자신이 왕도손이 되어 (차마 설홍주는 되지 못하고^^) 설홍주의 뒤를 따라 다니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과정에선 역시나 통쾌해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5. 모던보이의 숨겨진 비밀을 추리해보는 '소나기' 짬뽕의 유래에 대해 설홍주의 설명을 들으면서 '아하!' 감탄도 해보고^^ 절대 우산을 펴지 않는 모던보이에 대해 의구심도 느껴보는.. 또, 이야기를 읽고나면 문득 짬뽕이 먹고싶어지기도 하는..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처음엔 별 기대를 갖지않고 읽기 시작한 '경성탐정록'.. 읽은 후 느낌은 기대 이상이란 거다~~ 후속편이 있다면 더 읽고싶을만큼^^ 부디 작가의 상상력이~ 고증에 만전을 기하는 작가의 부지런함이 계속 이어져서 설홍주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
추리문학의 뿌리가 탄탄한 나라에는 전 세계 미스터리 독자에게 두루 이름이 통하는 '명탐정'이 활약하고 있다. 추리문학이 발달하면서 여러 가지 장르로 가지치기가 이루어졌지만, 추리소설의 원형이자 정수는 명탐정이 등장하는 퍼즐 미스터리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셜록 홈즈', '엘러리 퀸' '에르퀼 포와르'와 같은 한 작가를 대표하는 나아가 한 나라를 대표하는 명탐정이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 하긴 추리문학 자체가 아직 깊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 한국적 상황을 생각하면 '국민탐정' 운운하는 소리가 사치일수도 있겠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가 '김내성'의 상실이 무척 아쉽다. 그가 창조한 '유불란'탐정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소설집은 정통적인 의미의 탐정이 등장하는 시리즈물이다. 시간적 배경을 탐정이 활약하기에 적합한 1930년대로 되돌리고 식민지 시대 '경성'을 배경으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시리즈에서 막 걸어나온 듯한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즉, '셜록홈즈'와 '와트슨'을 '설홍주'와 '왕도손'으로 재탄생시켰는데, 이름 뿐 아니라 인물의 성격과 주요한 소설적 설정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허드슨'부인이나 '레스트레이드'형사와 같은 주변인물도 '허도순'부인, '레이시치'경부하는 식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가장 압권은 '오스틴 프리먼'이 창조한 또 한 명의 명탐정 '손다이크'박사도 '손다익'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아마도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지금껏 계속 읽어 온 미스터리 매니아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한국적인 상황에서 한국인으로 변모하였다 하더라도 '설홍주'라는 캐릭터는 정말 매력적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 자체가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인물로 다시 태어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강한 캐릭터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집의 성취이자 한계도 바로 여기에 있는 듯하다. 이 소설집은 분명 흥미진진하게 읽히고, 최근에 나온 국내 추리소설 중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셜록 홈즈'의 후광이 느껴진다는 점을 지울 수가 없다. 마치 셜록 홈즈의 새로운 시리즈를 읽는 듯한 이 익숙한 느낌이 장차 '설홍주'시리즈의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이 가시질 않는다. 패러디나 오마쥬 기법은 한 두 작품은 가능하지만 시리즈물로 계속 끌고 가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 소설집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고, 기발하고도 재기 넘치는 작가의 미스터리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수록작 중에서 개인적으로 뽑은 베스트는 일상의 미스터리를 소재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소나기'이고, 미스터리적 요소는 '천변풍경'이 가장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