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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들을 녹음한 테잎중에 이 라이브 앨범에 있는 "Hearbreaker"라는 곡이 있었다. 학교와 우리집 사이를 이어주는 산복도로 길을 수없이 오가면서 이어폰을 귀에 꼽고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곧 닥치는 대입시험에 대한 불안과 긴장을 이 시원스런 노래 한 곡을 들으며 털어버리곤 했다. 80년대 여성 록가수 중에서는 최고의 내지르는 헤비메탈 보컬로 인기를 끌었던 Pat Benatar였다. 결국 대학교 때 빽판을 사서 깨끗한(?) 음질로 된 노래를 다시 테잎에 담아서 친구들에게 들으라고 나눠주곤 했다. 테잎을 녹음해준 값으로 라면 한 끼 얻어먹지 못한게 지금 생각해보니 좀 원통하다.^^
어제 저녁 퇴근길에, 다른 놈들은 몰라도 이 친구에게만은 꼭 라면을 얻어먹었어야 했는데..하는 친구를 만나서 내 차에 태우고 저녁술을 먹으러 가던 길이었다. 마침 차에 넣어둔 이 Live from Earth CD가 있길래 반가운 마음에 한번 들어보자면서 바로 그 Hearbreaker를 틀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 친구는 20년만에야 다시 들었을 노래였겠지만, 아~ 위대한 음악과 추억의 힘이여~ 오래되었지만 그 친구는 이 노래를 중얼거리면서 따라부르고 있더라. (옛날에 이 친구가 만약 나한테 테잎값으로 라면을 사주었다면 가사를 통째로 따라 불렀수도 있다. 라면값 아까워서라도 테잎이 늘어지도록 들었을지 모르니까^^)
둘이서, CD한 장, 노래 한 곡으로 23년전의 짧은 추억을 잠시나마 곱씹어 볼 수 있었다.
ps: 한가지 황당한 것은 쇳소리나는 힘찬 목소리 때문인지 이 친구는 가수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인 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여자라고 말해도 여전히 믿지않는 눈치이길래 결국 이 노래는 우리 둘만의 전설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