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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12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였나,TV에서 해주는 영화를 보다 엄마한테 물었던 기억이 아직까지 또렷하다. '엄마 저 언니는 왜 빨래집게로 코를 집고 자는 거야?' 하고.. '작은 아씨들'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빨래 집게로 코를 집은 채 자는 장면, 이 장면만으로 영원히 내 머리속에 기억되는 작품이다.
초등학생 때 봤을 때 이 작품은 '작은 아씨들'이 아니고 푸른화원이란 제목으로 방송이 됐는데 이 '작은 아씨들'을 보기 며칠 전에도 역시 TV에서 방송해준 '젊은이의 양지'에 나오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보고 세상에 저렇게 예쁜 언니도 있구나..했다. 그렇게 나는 같은 해 12월에 금발머리를 한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와 커트 머리를 한 젊은이의 양지 '안젤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만났고, 그 이후 그녀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언니로 내 가슴에 자리잡았다. 작년에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세상을 떠났을 때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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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기도 했지만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대한 기억이 나를 몇십년만에 '작은 아씨들'을 다시 보게 이끈 것 같다. 사놓고 한참을 보지 않고 있었는데,,문득 DVD에 손이 간 것을 보면. '작은 아씨들'은 지겨울 정도로 여러번 리메이크 된 작품인데, 이 '작은 아씨들'은 1949년에 만들어졌으니, 60년도 더 전 작품이다. 네 자매로 나오는 여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당대의 스타(쥰 앨리슨)에, 유망주(엘리자베스 테일러, 쟈네트 리)에 당시 최고의 아역스타(마가렛 오브라이언)에 감독은 애수로 유명한 마빈 르로이 이 정도 조합이라면 작품도 기대할만 하다.
성격이 다른 딸 넷..딸부자집, 딸 부잣집에서 흔히 그렇듯 아들도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하는 성격이 있는데, 조세핀(준 앨리슨)이 바로 그렇다. 틀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그리고 새침한 장녀 메그(쟈네트 리)에 외모에 신경쓰는 에이미(엘리자베스 테일러), 수줍음 많고 병약한 막내 베스(마가렛 오브라이언) 마치 가의 네 자매들은 우애좋게 지낸다. 이웃집 청년 로리가 그녀에게 구애를 하지만 자신은 틀에 박힌 것에 견디지 못한다면서 죠는 작가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다. 로리는 상심한 채 할아버지와 유럽 여행을 가는데, 친척과 유럽에 여행온 에이미와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된다. 장녀 메기도 로이의 가정교사와 결혼해 쌍둥이를 낳았고, 막내 베스는 결국 병에 걸려 숨지고 만다. 죠는 '나의 베스'란 제목으로 작품을 출판하는데 성공하게 되고..그녀가 작품을 출판하게 되기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교수와 장래를 약속하게 된다.
'작은 아씨들'은 두시간이 넘은 런닝 타임 내내 훈훈했다. 작품 자체가 그렇기도 하지만 세트로 만들어진 마을이 그림같아서 동화를 보는 듯한 평온함이 느껴졌다. 어렸을 때에는 예쁜 네 언니들 보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종교와 가정, 꿈의 성취라는 미국의 보수적인 가치도 눈에 들어왔다. 그 가운데에서도 안정적인 결혼 대신 작가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죠의 진취적인 모습 덕에 생동감이 살아났다.
그럼에도 내가 그 여러 편의 '작은 아씨들' 중 이 작품을 고는 이유는 한가지였다. 금발의 가발에, 빨래집게를 코에 집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보려고. 내 어린 시절 천사같이 예쁜 언니의 열일곱 모습을 만난 즐거움에 젖어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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