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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 조국과 민족 - 강태진
"[2016 결산] 조국과 민족 - 강태진" 내용보기
책을 모두 읽고 비로소 시작되는 <조국과 민족>. 만화라고 하기에는 작가의 탄탄한 고증에 기반한 표현들로 가득한 책이기에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사실 읽는 동안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간첩과 관련된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였지만, 책을 다 읽고 작가의 집필 후기를 들여다보니 이는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내용이 아니라 실제 사건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니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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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모두 읽고 비로소 시작되는 <조국과 민족>. 만화라고 하기에는 작가의 탄탄한 고증에 기반한 표현들로 가득한 책이기에 결코 가볍게 다가오지 않는다. 사실 읽는 동안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간첩과 관련된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였지만, 책을 다 읽고 작가의 집필 후기를 들여다보니 이는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내용이 아니라 실제 사건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하니 꽤 충격으로 다가온다. 비록 실제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바꾸긴 하였지만, 그 외의 설정은 모두 우리가 겪은 현대사의 한 페이지라고 생각하면 만화라고 생각하면서 넘겨버린 내용들이 너무나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내용들이 여전히 '~ing'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면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정보기관에서 고문에 통달한 '기술자'로 불리우는 박도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정말 우리의 역사에 있었던 내용인가 싶을 정도로 끔찍한 내용들이라 할 수 있다. 1987년 서울을 전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생각해보니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의 전후 이야기이어서 오히려 나에게 생소하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이었기에 이러한 은밀한 역사는 내가 알 턱이 없었고, 지금도 여전히 현대사에 대한 논란이 많은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당시의 역사를 정확히 접하기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많은 논란이 있기에 저자는 바로 만화라는 형식으로 가상 아닌 가상의 이야기로 당시의 상황을 그려내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각종 고문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수행하는 박도훈은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자신이 하는 일이 '조국과 민족'을 위한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인물이다. 그를 아들처럼 대하는 그의 상관인 장세훈 역시 그의 사무실에 걸려있던 액자의 내용을 '조국과 민족'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들의 행위는 모두 국민과 나라를 위한 것이기에 면죄부가 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평범한 사람을 순식간에 간첩으로 몰아세우고(실제 재일교포 함주명의 이야기), 간첩이라는 이유로 끔찍한 고문을 가하는 것에 대하여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심지어 재일교포를 고문으로 협박하여 간첩사건을 조작하는 것 역시 그들에게는 모두 나라를 위한 일이었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다양한 사건들이 박도훈과 장세훈, 그리고, 김대한에 의하여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작가의 탄탄한 연출력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개인을 통하여 생동감있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특히 박도훈은 꽤 입체적으로 다뤄진다. 첩의 아들로 묘한 열등감을 갖고 있던 그가 장세훈의 교묘한 유도 심문으로 인하여 그를 친동생처럼 대해주는 형을 간첩 사건의 가담자로 만들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대학 졸업 후 그대로 장세훈의 심복으로 일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아니, 이중적이 아니라 그는 나라를 위하여 일을 하는 와중에 몰래 일본에서 금을 밀수하면서 조금씩 사리사욕을 채우다가 결국에는 '광명산'이라는 남파 간첩의 거물과 협력하는 관계로 이르게 된다. 이는 결국 박도훈에게 있어서 이념은 허울에 지나지 않았으며, 개인적인 영달만을 추구하는 인물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장세훈은 정보 기관의 간부로서 모든 것을 조국과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하게 정당화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박도훈을 자신의 심복으로 이요하거나 이중간첩과 접선하는 일, 그리고, 또 다른 부하인 김대한의 아버지인 김회장과 모종의 거래를 하는 것 모두가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 역시 박도훈과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의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지만, 박도훈을 통하여 남몰래 처리하게 만들고, 실제 수지킴 사건을 다룬 매기킴 사건이 단순히 살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정국에 유리한 분우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간첩 사건으로 변질시켜 선전함으로써 기득권에 야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장세훈은 자신의 아들의 살인을 처리한 박도훈에게 자신을 아버지라고 생각하라는 부분은 어찌 보면 박도훈이 좀더 성장하면 결국 제2의 장세훈이 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이러한 인물 사이에서 오히려 김대한은 직분에 충실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거 친일 행적으로 막대한 부를 쌓고, 반공을 부르짖는 아버지를 혐오하던 김대한은 정보기관에서 하는 일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인물이었다. 또한 박도훈과 달리 사리사욕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매기킴 사건을 간첩사건으로 몰아가려는 장세훈에 대하여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원칙주의적이면서도 정의로운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 역시 결국 장세훈의 음모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간첩에 대한 모진 고문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조국과 민족>의 내용들이 모두 80년대 우리의 역사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것들이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이 너무나 놀랍게 느껴진다. 이러한 모습들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속도 모르고 여기저기서 자꾸 서구 선진국들의 민주화 사례를 들먹이면서 나라를 들쑤시는데 민주화가 좋은 거 누가 몰라? 그런 식의 선진적인 민주화를 하기엔 지금의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왜 생각들을 안하는지. 쯧쯧...

국민이 정치에 관여해서 목소리 높이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 공무는 나랏일을 맡은 사람들에게 믿고 맡겨놓고, 국민들은 그저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주어진 과업에 최선을 다할 때 그 나라의 미래가 있는 거야."

 - 조국과 민족 上, p. 88~89 -

 장세훈이 박도훈에게 이야기하는 이 대목은 읽으면서 동시에 섬찟하게 다가온다. 3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기득권에서는 이와 같은 생각을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g*******7 2016.12.19. 신고 공감 8 댓글 18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람 없는 조국과 민족뿐 《조국과 민족》
"사람 없는 조국과 민족뿐 《조국과 민족》" 내용보기
강태진 작가의 조국과 민족. 기사 보고 냉큼 구입했던 책인데 만화책이지만 어두운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데다가 기막힌 반전까지 있는 책입니다.  "나는 그냥 내 일을 한 거야! 그 사람들이 간첩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게 내 직업이라고!" - 책 속에서.  때는 1987년. 88올림픽을 앞두고 5공화국 시절 조작된 시국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그것도 가해자 시각에서 말이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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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진 작가의 조국과 민족. 기사 보고 냉큼 구입했던 책인데 만화책이지만 어두운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데다가 기막힌 반전까지 있는 책입니다.

 

 

"나는 그냥 내 일을 한 거야! 그 사람들이 간첩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게 내 직업이라고!" - 책 속에서.

 

 

때는 1987년. 88올림픽을 앞두고 5공화국 시절 조작된 시국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그것도 가해자 시각에서 말이죠.

반공 표어 수상 상금을 받으러 갔다가 보안사 장실장과 우연히 만난 박도훈. 억울하게 죽은 엄마의 복수를 한답시고 장실장의 꼬드김에 넘어가 당시 정부에게 밉보인 아버지 집안을 제대로 말아먹게 도와준 박도훈이 이 스토리의 주인공입니다. 권력에 탄복한 그는 장실장의 수하로 성장하죠.

 

지금 세대들은 아마 책 속의 이야기가 허구로만 느껴질 겁니다. 제 세대만 해도 반공 포스터, 표어 만들기를 학교에서 열심히 했었고, 간첩 신고 관련한 현수막이나 스티커 같은 게 동네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슈를 위한 간첩 조작이 있었어요. 정부에 쓴소리하는 학생들은 간첩으로 몰아버렸고, 유학생 애들 잡아다 간첩 만드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었습니다. 기업을 정치적 돈줄로 이용하는 건 당연하게 여겼던 시절. 그러고 보니 최근 미르·K재단 사건을 보면 퇴보한 이 나라의 모습이 참 할말 없게 만듭니다.

 

"글쎄요... 이런 일일수록 당장을 모면하려는 편법보다는 김회장님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 그 진심의 크기를 보여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책 속에서

 

<조국과 민족>에는 고문을 통한 간첩 조작 현장을 적나라하게 밝힙니다. 온갖 고문 기술이 동원되면서 없는 죄도 있게 만드는 모습에 치가 떨립니다. 한국사에 존재했던 이런 일들을 저도 나이 먹어가면서는 솔직히 점점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대학생이란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말이죠. 이 책을 보며 언젠가부터 이런 현대사를 잊고 살고 있단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중간중간 들어간 작가노트에서는 작업 과정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다운된 분위기를 조금 끌어올립니다. 무거운 스토리지만 작가의 유머감각이나 그 시대 웃음 코드를 선사하기도 하고요.  

 

<조국과 민족>에 등장한 사건들은 당시 실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가정 살인 사건을 간첩 사건으로 조작해 국민을 속였던 수지 킴 사건,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 고문 받은 재일 교포의 폭로 등... 이런 일들을 겪고 현재의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응답하라 1988> 드라마만으로 그때를 짐작하는 요즘 세대들은 설마 싶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80년대의 진짜 이야기입니다. 영화 <변호인>에서도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벌어졌던 시대입니다.

 

 

이 책이 단순히 간첩 조작 사건들이 있었다는 수준에서 끝냈다면 기록물 차원의 책일 테지만, 한발 나아가 가해자 시선에서 그들이 한 일을 짚어 보는 점이 독특했어요. 주인공 박도훈이란 인물에게는 민가협에 몸담은 이복 형도 있었고, 사랑하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고정간첩에게 되려 당하기도 하고, 그토록 믿던 조국에게 결국 버림 당하기도 하는 그를 보면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 떠오릅니다. 명령에 의해, 맹목적으로 따른 그들의 모습은 독일 나치 아이히만과 같았습니다. 

이 책의 결말은 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환상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서스펜스 소설 저리 가할 정도의 기막힌 반전도 기대하세요. 


 

l****5 2016.10.03.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조국과 민족]
"[조국과 민족]" 내용보기
한국 현대사 중에서도,1987년 5공화국 시절을 그린 만화다.작가는 88올림픽과 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수지김 사건'을 다루고 있다.수지김 사건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여 간첩이란 누명을 씌웠는데,14년이 지나서야 수지김은 간첩이 아니었고,국정원(당시 안기부)은 진상을 알면서도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건이다. 그 외에도 많은 간첩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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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중에서도,
1987년 5공화국 시절을 그린 만화다.
작가는 88올림픽과 13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수지김 사건'을 다루고 있다.
수지김 사건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여 간첩이란 누명을 씌웠는데,
14년이 지나서야 수지김은 간첩이 아니었고,
국정원(당시 안기부)은 진상을 알면서도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건이다.

그 외에도 많은 간첩 조작 사건들이 있었는데, 이 때 각종 고문 기술이 사용되었다.
책날개의 그림부터 예사롭지 않다.
주전자에 부어지고 있는 것이 고추가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작가가 가해자들의 애국심을 포착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말로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이런 일을 했다고 고백한다.
국가를 위해 국민에게 그런 짓을 하다니 앞뒤가 맞지 않지만 실제로 그랬다.
그런 그들에게 조국과 민족은 인간 그 자체보다 더 우위에 있는 가치인가를 파헤쳐보고 싶었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그래서 주인공은 고문기술자 박도훈이다.
그는 반공 표어 대회 상금을 받으러 갔다가 보안사 장실장을 만나고,
엄마 복수를 하려면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장실장처럼 되려다가,
결국은 강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이 드러난다.
'작은' 희생으로 간첩이 없어져 사회가 안정되고 다수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것,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국민이라는 것,

국민이 정치에 관여해서 목소리 높이는 나라는 희망이 없다는 것,
공부는 나랏일을 맡은 사람들에게 믿고 맡겨놓고,
국민들은 그저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주어진 과업에 최선을 다할 때 그 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것.

그런 면에서는 가해자 역시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도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었지만,
간첩에게 당하기도 하고 조국에게 당하기도 하면서 나름의 살 길을 찾으려고 했다.
그런 면에서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는 나란히 설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아픔이고 현실이다.

하권 마지막에는 그 시절의 에피소드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을 첨부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볼 수 없는 역사의 민낯이다.

 

 

만화 중간에 '좋은 의도가 나쁜 결말을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이 나오는 맥락은 다르지만 정말 그 말에 동의한다.
방법이 아니라, 생각 자체도 잘못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
고문 장면이 있어서 개인에 따라 혐오스러울 수 있으나,
이런 류의 만화가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s******2 2016.11.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좋은 작품.
"좋은 작품. " 내용보기
단숨에 읽히네요. 작가가 동년배라 넣어둔 장치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수지김사건, 서승-서준식사건 등 말도 안되는 실제 조작사건들이 픽션과 다이나믹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근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생분들과 더불어 박정희, 전두환시절이 그립다는 노인분들이 꼭 좀 읽었으면 합니다.
"좋은 작품. " 내용보기
단숨에 읽히네요.
작가가 동년배라 넣어둔 장치들이 눈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수지김사건, 서승-서준식사건 등 말도 안되는 실제 조작사건들이 픽션과 다이나믹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근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생분들과 더불어 박정희, 전두환시절이 그립다는 노인분들이 꼭 좀 읽었으면 합니다.
r******d 2016.09.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