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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은 삶의 활력소라고 말하고 싶다. 우울할 때, 스트레스 쌓일 때, 슬플때조차도 연애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새 잊고 마는 마력이 있다. 왜 이렇게 연애 소설에 열광을 할까.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음에도 다른 누군가와의 사랑을 꿈꾸는 게 좋던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도 나는 누군가의 사랑이야기가 좋다. 마치 내가 다른 사랑을 하는 것처럼,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느끼고 싶은 것인가.
가장 아픈 시기임에도 1930년대의 경성의 연애사는 요즘 시대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자유분방한 연애를 하고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자 했던 청춘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시대가 안타까울뿐. 열일곱 살의 세 여학생의 첫 경험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1930년 경성의 풍경, 시대의 암울함을 던지고자 소설을 썼던 이땅의 젊은이들의 애환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작가 박정윤이 누구던가. 『프린세스 바리』로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을 했던 작가이다. 박정윤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로망 컬렉션'이라는 점과 『연애 독본』이라는 제목때문에 다른 작품을 제치고 먼저 읽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의 제목인 『연애 독본』은 소설 속 소설의 제목으로 즉 액자소설의 형식을 띈다
평생 변치않을 우정을 약속한 소녀구락부 아란, 경숙, 정희는 연애 십결을 단단히 외며 자신이 주도적인 연애를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심훈의 『상록수』 보다 더 뛰어난 소설을 쓰겠다 다짐한 아란은 친구들과 데파트 옥상정원에 갔다가 민선재를 알게 되고 출판국을 운영하는 고원식을 알게 되었다. 나름대로 소설을 써 가져갔지만 퇴짜를 맞고, 경성을 발칵 뒤집을만한 연애 사건을 써보라는 말에 자신들의 첫 경험기를 소설로 쓰기로 했다.
처음 본 날부터 아란을 향해 사랑을 느꼈던 민선재는 아란을 출판국의 고형에서 소개를 시켜 소설을 쓰게 했고, 남동생들과 외삼촌 댁에서 더부살이하는게 마음이 걸려 일을 소개하며 뒤에서 아란을 돕고자 했다. 민선재는 한제국이라는 필명으로 시민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고등형사 미와」와 「경성의 영웅, 트로이카」를 써 많은 사람들에게 팔리고 읽혔다.
총독부 경무국은 「고등형사 미와」와 「경성의 영웅, 트로이카」를 쓴 작가 한제국을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었고, 아란이 쓴 「연애 독본」을 쓴 A양을 찾아 엮으려 하고 있었다. 한편 민선재는 아란이 쓴 「연애 독본」 속 A양의 첫경험기를 읽으며 분노와 질투를 느끼게 되었고 민선재와 아란은 위험에 처했다.
꽤 얇은 책임에도 매력적인 내용이었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세 여학생의 자유롭고 싶어하는 몸부림. 시민들에게 영웅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소설을 썼고, 아이들과 착한 아내가 있지만 한 여학생을 마음에 담고 여학생이라는 이유로 다가가지 못했던 한 남자. 그리고 암울한 시대에도 사랑은 여지없이 생겨났다는 사실이다.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던게 1930년대의 경성인데 달리 생각해보니 청춘들에게는 꽤 매력적인 시대였던것 같기도 하다. 암울한 시대라 미래에 대해 허황된 꿈을 꾸지 않았을 것이고, 현재의 삶에 더 충실했지 않았을까. 1930년대의 경성을 풍요롭게 가꿔준 박정윤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좀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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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장난처럼 엄마한테 물어봤었다. “엄마는 아빠 말고 다른 사람이랑 연애해봤어요?” 그럼 엄마는 깜짝 놀란다. 그 당시에 어떻게 연애라는 걸 하냐고. 아빠랑 선보고 얼마 안 있다가 그냥 결혼한 거라고. 그러니 너희들은 사랑도 많이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보라고. 우리 엄마야 그렇게 아빠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웠겠지만... 옛날이라고 연애가 없고 사랑이 없었을까? 어느 시대건 시대가 만들어 놓은 틀을 깨는 사람이 있고, 그들로 인해 세상은 조금씩 변해가는 것 아닐까 여기 열일곱의 세 여학생이 있다. 아란, 정희, 경숙. 이들은 같은 학교 친구로 변치 않을 울정과, 서로의 연애사를 함께 공유하기로 약속한 친구사이다. 이들은 평소 연애 십결을 달달 외울 정도로 똑똑하고 주도적 연애를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다른 방식의 사랑에 빠지면서 고통에 빠지게 된다. 글 솜씨가 좋은 아란은 두 남동생과 함께 가난한 삼촌 집에 더부살이 하고 있다. 친구들에게는 돈을 많이 버는 기생이 되겠다고 말하지만 속마음은 상록수처럼 멋진 소설을 쓰고 싶은 소망이 있다. 아란과 정희, 경숙이 데파트 옥상정원에서 차를 마시다 알게 된 신사 민선재가 있는데 그는 아란을 보고 반하게 된다. 아란 몰래 그녀를 도와주고 싶은 민선재는 친구 고원국이 운영하는 출판국을 소개해준다. 아란은 두 번 소설을 써 출판국에 가져갔지만 퇴짜를 맞게 되고, 고원국으로부터 문화계가 발칵 뒤집힐 연애 사건을 써 보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이에 아란은 경숙과 정희 그리고 자신의 첫 순정에 관한 소설을 쓰게 되고 이 책은 단번에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이 소설은 조선총독부 금서로 지정되어 딱지본 작가와 출판국을 잡아들이라는 명이 떨어지고 아란은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민선재는 아이가 있는 유부남이다. 하지만 아란을 보고 반하게 되고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연애 독본이지만 그 내용을 읽고 질투를 하게 된다. 아란이 자신의 친구를 고원국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도 없다고는 하지만 왜 그들의 사랑은 임자가 있는 사람이었을까? 일제 강점기 때 조금은 배웠다는 여자들은 자유연애를 하게 되지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조혼의 풍습이 있어 대부분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집안에서 정해준 여자와 혼인을 하고 일본이나 서울로 유학을 갔으니, 당시 배운 여자들에게 남자는 대부분 유부남이었을 것이다. 여기서도 민선재는 유부남이다. 특별히 사랑하지는 않지만 사는데 큰 불편이 없고 마음도 맞아 친구 같은 아내가 있었다. 하지만 아란을 보고 민선재는 동요한다. 열두 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것을 알지만 마음이 가는 것을 어찌할 줄 모른다. 아란이나 정희 그리고 경숙은 연애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다. 다만 그 연애가 실전이 아닌 책으로 배운 것이기에 문제가 있을 뿐. 책으로 한 연애는 당당하고 자신만만할 수 있었다. 도도하게 콧대를 높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들의 연애는 모두가 고통스럽다. 내가 좋아하지만 상대는 나를 좋아하지 않고(경숙),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돈이 없는 가난한 남자이고, 나를 좋아하는 남자는 집안에서 맺어준 집만 잘사는 볼품없는 남자이고(정희), 나를 도와준 사람을 사랑하지만 다가갈 수 없음에 다른 남자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아란) 그녀들은 그래서 사랑이 어렵다. 사랑은 그래서 이론이나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쉽게 떨리지 않던 심장이 떨리게 되고, 눈물짓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시대가 어수선하고 모두가 각박할 것 같지만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아파하고 견디고 강해진다. 이론 같이, 글 같이 사랑을 할 수 없겠지만 사랑할 수 있을 때 많이 사랑하도록 하자.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마저도 그립고 생각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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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독본 | 박정윤
“경성 사립J여자고등보통학교 교장실 둥근 탁자에 다섯 명의 사람이 모여 앉았다. J여자고등보 교장과 학생 선도부 선생, 조선총독부 경무국 도서과 직원, 일본 경찰 고등계 형사, J여자고등보 3학년 졸업반 진아란 학생의 담당 선생이었다. 졸업을 두 달 앞두고 졸업 사정회의도 끝난 시점이었다. 둥근 목재 탁자 가운데에는 알록달록한 선정적인 표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문제의 책 다섯 권이 놓여 있었다. 책은 딱지본으로 제목은 '연애 독본'이었고 지은이는 유리, 라고 적혀 있었다.” - 본문 48쪽
열일곱 살 여학생 아란, 정희, 경숙은 평생토록 변치 않을 우정을 약속하고 서로의 연애사까지 공유하기로 한 소녀구락부로 뭉친 절친한 사이다. 평소에 연애 십결을 달달 외며 똑똑하고 주도적인 연애를 하겠다고 다짐하던 이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애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들의 충동적이고 모험적인 행동은 짜릿한 쾌락만큼이나 혹독한 고통을 예비한다.
글솜씨가 뛰어난 아란은 두 남동생과 가난한 삼촌 집에서 더부살이하는 처지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권번 기생으로라도 들어가겠다고 말하지만 아란이 진실로 원하는 것은 『상록수』보다 잘난 소설을 쓰는 것. 그런 아란에게 동무들과 데파트 옥상정원에 갔을 때 알게 된 신사 민선재가 친구 고원국이 운영하는 출판국을 소개해준다. 두 차례 소설을 퇴짜 맞은 아란은 경성 문학계가 발칵 뒤집힐 연애 사건을 써보라는 제의에 경숙과 정희, 그리고 자신의 첫 순정을 버린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첫 경험기’라는 소제목이 붙은 딱지본 소설 『연애 독본』이다.
가장 먼저 K 양의 첫 경험기. 세 친구가 저고리와 통치마 대신 원피스와 실크 스타킹으로 단장하고 본정 거리에서 혼부라를 즐기던 날 K 양의 첫 경험기가 시작된다. 그들 앞에 한 신사가 다가와 드라이브를 제안한다. K 양이 두 사람을 따돌리고 냉큼 신사를 따라나서 고급 호텔에서 신사와 짜릿한 하룻밤을 보낸다. - 출판사 제공
작가는 1971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바다의 벽」이, 2005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길은 생선 내장처럼 구불거린다」, 2012년 제2회 혼불문학상 『프린세스 바리』가 당선되었다. 그 외 소설집 『목공 소녀』가 있다.
작품을 보는 내내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 나혜석’이 겹쳐진다. 비슷한 시기의 배경과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인형처럼 살기를 거부한 그녀의 모습, 그리고 당시에는 금기시 된 ‘여성의 솔직함’을 당당하게 부르짖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주 흡사했다.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은 책의 끝머리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작업은 5년 동안 붙잡고 있던 나혜석에 관한 소설을 쓰고 난 후, 여전히 그 공간에서, 인물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휴식하듯 가볍게 쓰려고 노력했다.”
또한 “슬픔에 짓눌린 것들을 거둬내고 써서 소설을 끝내고도 밝음이 유지 되었다. 해피엔드의 즐거움을, 쓰는 입장에서 처음으로 맛 들였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억압된 삶을 헤쳐 나가기 위한 처절함보다는 오히려 ‘맹랑하다’는 단어가 어울릴 것 같은 당찬 주인공의 모습에서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전작 <프린세스 바리>에서 보여준 저자의 ‘강렬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본 작품의 ‘엄마의 엄마에 대한 기억을, 내가 만나보지 못한 외할머니의 처녀 시절을 상상해보는’ 그 ‘아련함’을 맛보고 싶은 분들께 권하고 싶다.
주인공 ‘아란’이 머물던 우리네 할머니들의 ‘소녀 시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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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윤 작가의 본격 연애소설은 어떤 느낌일까?'라는 기대감이 이책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 초보자의 확장단계인 작가의 다른 작품 읽기를 몇년 째 고집하고 있지만 실패한 적은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다른 작품도 읽어 보고 싶은 작가들의 작품은 일단 어떤 부분이든간에 나와 맞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것이다 이작품도 역시나 나의 기대를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오랜만에 '본격' 연애소설을 읽어서 였을까? 나름 내인생에 가장 예뻤을(잘~나갔던?) 그때를 어렴풋이 생각하며 키득키득 웃게되었다! 그리고 그때 나와 함께 해주었던 친구들도(지금까지 연락이 되든 그렇지 않든) 너무나 보고 싶었다. 과연 우리들은 다시 만나서 옛날 이야기를 하며 웃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한참 두근두근 하며 읽었던 다른 로맨스 소설들과 경계를 지우고 싶다. 일단 이 작품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확고한 작가의 생각을 아란의 사랑으로 내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당시에도 심각헀던 빈부격차에 대한 문제를 친구사이의 관계를 통해 넌지시 드러낸다! 솔직히 세명의 연애담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 단순히 흥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통한 독립운동도 보여주었고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함께할 수 있어 여러가지 요소를 다 갖춘 결코 가볍지 않을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경 역시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다. 한참 힘들던 수험생이 었던 시절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정말 열렬히 보았었는데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를 지배하는 사랑의 힘과 그 온기에 적잖은 위로를 받았었다. 그 때 드라마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 작품에서는 세 소녀의 캐릭터 특히 아란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쩜 이렇게 일제 시대의 여고생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는지?!!!!!! 그 정답은 책의 마지막에 작가의 후기에서 찾아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비록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외할머니의 처녀 시절을 상상해보는 즐거움에서 나왔다고 한다! 여느 할머니들과는 달리 "허리를 나무도마처럼 편평하게 펴고 손을 휘젓지 않고 걸었던" 외할머니의 소녀시절! 작품안에 아란의 모습을 묘사한 대목에서 그 섬세함이 정말 대단하다 생각했었는데 바로 외할머니의 처녀 시절 모습의 상상본이 었다니...... 처음부터 '본격 연애 소설'이라기에 정말 가볍게 읽을 것이라 다짐했었다. 물론 박정윤 작가의 작품을 그렇게 읽기는 쉽기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서 더 다짐했었던 것 같다. 결국은 내 다짐이 무너지고 말았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참신한 표현들 만큼은 내마음을 정말 가볍게 활짝 웃게 만들어 주곤 했었다. 특히나 장롱을 처음본 후 '장롱이라는 것은 옷을 착착 개켜놓지 않고 사람이 서 있다가 고대로 빠져나가고 옷을 벌세우듯 세워놓았습디다.' 라고 표현한 부분은 정말 압권이었다! 옷은 적당히 벌세워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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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독본 말 그대로 독본이다. 연애의 공식이 있겠는가 마는 시작하는 어린 연애의 순수함과 뼛속까지 아린 사랑이 공존한다. 소설을 들고 단번에 읽어 내려가기 실로 오랫만이다. 세 여학생의 사랑이 처음이라서 몰라서 알아가는 과정이 경험해 가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묘사 된다. 칠피구두를 신은 세명의 여학생이 딴스홀로 들어 갔사외다. 같은 근대의 쫄깃한 문장을 만나기도 해서 웃음기를 머금고 읽어 가게 된다.마치 시대극을 그대로 옮겨 놓은 말랑한 드라마와도 같다.
이 가을 사랑을 앓고 가을을 아파할 모든 분들에게 강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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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는 변함없이 따뜻했고, 내용은 그냥 편하게 휙휙 잘 읽히는 책이었다. 로망컬렉션을 완성시키고 싶다라는 생각도 하게 했고. 이책의 배경은 1930년대 경성이다. 그리고 그시대 사립고등보에 다니는 17살 세여학생이 등장한다. 그 셋은 어떤것이나 비밀없이 공유하자고 우정을 다짐하는 딱 그 나이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란, 정희, 경숙은 서로의 우정을 다지는 만큼 애정에 대해서도 서로 연애십결을 외우며 자신만의 주도적인 연애를 하자고 다짐한 사이다. 그렇ㅎ지만 역시나 사랑은 개개인의 감정에 따른것이기에 결코 이성이 100% 지배할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셋중에서 아란은 누구보다 글솜씨가 좋고, 가난한 자신의 처지때문에 유독 성공에 대한 갈구가 컸다. 그랬기에 자신의 능력을 토대로 상록수보다 더 멋들어지게 성공할수 있는 소설을 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작가로의 입성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우연히 만나게 된 신사 민선재가 출판국을 소개해주고, 두차례 퇴짜맞은 이후 그녀는 경성문학계가 뒤집어질만한 연애관련 소설을 써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그래서 쓰게 된 세 친구의 첫순애보(?) 이야기. 물론 실명으로 글을 쓰지는 않는다. 제일먼저 쓰게 되는 K양의 첫 경험은 실로 놀랍다. 어울려다니는 친구들을 따돌리고 신사를 따라 호텔에 갔고, 그곳에서 K양은 자신의 처음을 버렸지만 별로 아쉬워하거나, 후회하는 빛은 없다. 그다음으로는 J양이다. 그녀에게는 정혼자가 있다. 그렇지만 그 정혼자에게 살림을 차린 여자가 있다는 소문때문에 J양은 어찌보면 나중일을 대비하기 위해 그에게 자신의 처음을 주려 한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정혼자에게 순정을 떼버리고 자유연애를 해야지 했는데, 어째 그에게 다른여자의 흔적을 찾을수도 없을뿐만 아니라, 그렇게 멋진 첫경험이 아니었기에 괜시리 억울하고 부끄러웠다. 이렇듯 이 두소녀의 첫경험기는 뭔가 어설프면서도, 자신들이 의도한대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또 마지막으로 쓰게되는 A양의 첫경험기는 허구에서 시작되었다. 솔직하지 못했기에 결국은 그 글이 또다른 사람에게 질투를 불러일으켰는지도. 가정이 있는데도 어린 소녀를 보고 사랑하게 되는 그 괴로운 심정을 보여주는 민선재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사랑이라는 감정은 예고하지 않고 불쑥 다가올수 있구나를 생각하게 했다. 그래도 나름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어른스럽기도 했고, 아란의 소설이 흥행에 성공하자 난데없이 그 출판국이 타깃이 된다. 조선총독부 금서로 지정된 책을 펴낸곳이라는 이유때문에 그렇잖아도 경찰들이 출판국대표를 체포하려 하고 있는데, 먼저 아란이 그 첫번째 타깃이 된것이다. 이 위험천만한 순간을 돌파하게끔 하게 모수를 내놓는 고원식. 민선재의 아픔을 성공으로 승화시킬수 있게 도와줬던 고원식이 끝까지 그를 지켜주려 한 것은 아마도 민선재의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생각해놓은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책은 참 잘 읽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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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책을 선택할때, 내가 좋아하는 작가, 그다음으론 출판사를 봤던 것 같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너무나도 많은 출판사가 생겨났고, 또 내가 좋아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신생출판사에서 나오게 되면서부터는 그 기준이 모호해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왠지 표지나 제목이 맘에 와 닿으면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그런의미에서 이번에 만나게 된 ,나무옆의자>의 이 소설시리즈는 표지의 그림때문에라도 왠지 한권한권 사서 책장에 꽂아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연애독본은 현대물이 아니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용 자체만 봐서는 여느 연애소설처럼 보일수 있으나, 배경자체가 그러다보니, 등장인물들의 어체가 분명 현대물과 다르다. 잘나가다 끝부분에 <~외다>라는 말을 왜 썼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사립고등보에 다니는 세 여학생이 등장한다. 어쩜 철없는 그떄 여학생세명은 어떤 상황에서든 무모하리만치 용감할수도 있다. 아무튼 이 세명은 평생 변치 않겠다는 우정을 약속했고, 서로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 비밀스럴수 있는 연애사까지도 공유하기로 결의를 다졌다. 아란,정희,경숙중에서 아란이 주인공이라 할수 있다. 글솜씨는 있으나, 그리고 작가가 되고 싶으나 매번 퇴짜만 맞던 아란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경성을 뒤집어놓을만한 연애를 소재로 글을 써보라는 제의에 친구들과 자신의 첫순정 이야기를 쓴다. 연애사건을 다루는 기사에는 항상 이니셜이 등장한다. 뻔히 누군지 알만한데도 굳이 이니셜을 쓰는 이유를 모르겠다 싶은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먼저 K양의 이야기다. 같이 어울려 다니는 두 친구를 따돌리고 따라나선 신사와의 하룻밤. 겁이 없는 것인지, 용감한것인지. 그래도 그 신사가 하룻밤을 핑계로 K를 옭아매거나 협박하는 비열한 수준이 아니었음을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그다음에는 J양이다. 정혼한 상대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소문땜에 심기불편했던 J는 다른 누구도 아닌 정혼자에게 순정을 떼어버리고 자유연애를 하겠다 작정했다. 그렇지만 사건의 흐름은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정혼자의 방에서 다른 여자의 흔적을 찾을수도 없었고, 분명 자신이 의도한대로 사건이 일어났으나, 그것을 친구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할뿐만 아니라, 자유연애에 대한 계획마저도 뜻대로 진행시킬수 없게 되었으니... 고원식과 민선재는 아란이 이런 소재를 글로 쓰게끔 유도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중에 민선재가 아란을 향한 마음이 어떤 범위를 넘어선것은 분명했고, 그러했기에 A양이라는 이니셜로 적혀진 첫경험 이야기에 흥분했을 것이다. 17살배기 세소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원식과 민선재가 그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 또 고원식이 선택한 결정에 대해 놀랄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분명 쉼없이 달려온 내용이지만, 어찌보면 고원식과 민선재의 이야기도 좀더 길게 정성스럽게 들려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짜기 남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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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그렇게 자주 읽는 장르의 소설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그렇다. 그냥 여학생이나 젊은 여성들이 주로 읽는 장르라는 생각도 강하고 남자가 읽기에는 조금 닭살스럽다는 생각도 들어서 거의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왠지 표지부터 눈에 들어왔다. 표지가 눈에 들어온 이유는 표지가 예뻐서라기보다는 왠지 조금 유치해보여서이다. 붓으로 찍어낸 듯한 몽글몽글 동그라미와 그 속에 꽃 그네를 타는 소녀의 그림이 만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연애 독본>이라는 제목도 눈길을 끌었다. 시대를 벗어난 듯한 이야기라는 느낌에 궁금증도 커졌다.
소설의 내용은 간단하다. 세 명의 소녀들의 연애 이야기이다. 그런데 시대가 다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울이 경성이라고 불리던 1920년대의 여학생들이 경험한 연애 이야기이다.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생각해도 조금 고리타분하다. 그 시대의 연애라고 해봐야 별거 있을까라는 생각.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조선시대 유교문화가 강하게 남아있는 시대라 별다른 연애 이야기가 없을 거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 나오는 여학생 3명의 이야기는 나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어버렸다. 어라, 이 정도면 오늘날에도 좀 과하다 싶은데...
정희, 경숙, 아라. 세 명의 여학생은 소녀구락부를 만들어 서로의 연애사 등을 공유하기로 한다. <상록수>보다 더 좋은 소설을 쓰려고 하는 아라는 우연히 만났던 미스터 스트라이크의 도움으로 원형출판국에 자신의 소설을 보내지만 편집자 미스터 로이드는 그녀의 소설을 거절하며 좀 더 재미난 소설을 써보라고 한다. 결국 그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애독본’을 발표한다.
한편 아라를 둘러싼 미스터 스트라이크(민선재)과 미스터 로이드(고원식)의 관계도 묘하다. 아라를 향한 민선재의 뜨거운 사랑, 하지만 연애독본에 실린 아라의 사랑 이야기는 고원식을 향하고 있는데..
마지막 장면의 반전이 더욱 매력적이다. 그저 그런 연애 이야기라는 생각을 벗어버리는 순간이기도 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열일곱 살 소녀들의 생각도 살짝 들여다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1920년대의 시대상을 볼 수 있다는 재미도 있었고, 자신을 알아준 사람을 위한 누군가의 모습도 감동적이었고. 무엇보다 이 책에서 로맨스 소설의 또 다른 묘미를 찾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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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타운을 돌아볼때, 구락부가 club의 일본식 발음이란걸 알게 되었다. 그때 이후 구락부란 단어를 들으면 왠지 촌스러보인다고 느꼈는데, 아마도 그 시절엔 세련된 말로 통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 아란, 정희, 경숙이 소녀구락부를 만들어 자신들끼리 서로 모든 걸 공유하자고 결의를 맺고 친하게 지낸다. 여고생인 그녀들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별로 없었던 시절이기에 아마도 그녀들은 엄마의 원피스를 몰래 입고, 구두도 몰래 빌려신고는 성인인척 영화관과 다방을 들락거리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셋 다 학교에선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었기에 그녀들이 한명씩 핑계를 대고 조퇴하는 것을 담임은 눈감아 줬고, 그녀들은 자신들이 놀 수 있는 환경에선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놀았다고 할 수 있다. 셋이 모두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라고 있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그녀들의 인생이 어찌 달라질지 아는 상황에서 그녀들은 서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만 한다. 아마도 요즘처럼 '상담'문화가 잘 잡혀 있다면 그런 그녀들의 고민이 조금은 해결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던 어느날, 백화점 옥상정원에서 커피 마시면서 옆자리의 아저씨들에게 담배를 청하기까지 하고 거기서 만난 민선재를 통해 아란은 소설을 쓰게 된다. 일제강점기시절이었기에 모든 출판물이 검열을 받던 시기였는데, '고등형사 미와'와 '경성의 영웅, 트로이카'라는 작품은 갱지에 인쇄된 딱지본으로 나와 길거리에서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내용이 자신들을 놀리는 것으로 불온하다고 판단한 일본 형사들은 작가와 출판국을 찾기에 혈안이 된다. 주인공은 셋인데, 아무래도 아란이 글을 쓰는 형식으로 아란이 주된 주인공인 이 책은 셋의 첫경험을 이야기 한다. 그 이유는 고 사장으로 부터 아란이 연애소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고 자신과 친구들의 첫경험 이야기를 쓰기로 하면서 시작이 된것이다. 여고생이면 아직은 올바른 판단을 하기엔 어려운 시기일까... 정희와 경숙 그녀들은 각자의 처지를 비관해 자신을 내던지다시피 남자를 알게 되고, 현명하다고 판단되는 아란은 자신의 경험인양 연애소설의 마지막을 써서 자신을 아껴주던 민선재의 질투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된다. 결국, 아란의 소설로 일본형사들의 수사망은 점점 좁혀져 오고, 고 사장은 민선재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는 것인지 주변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내던진다. 어찌보면 좀 허무하게 끝나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당시의 연애의 어두운 면을 보는 또하나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