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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기록에서부터 시작한다! -미국 국립기록관리처 현관-
조선 왕조가 5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록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왕들의 국정 운영 전체를 낱낱이 공개한 기록물이다. 실록이 존재하기 때문에 조선을 뒤돌아볼 수 있고, 역사를 반성삼아 내일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승정원 일기, 일성록 처럼 왕의 사생활까지 사관들이, 왕 본인 스스로 기록물을 남긴 이유는 조선이라는 국가 자체가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화성성역의궤같은 도록이 기록되었기 때문에 수원 화성을 복원할 수 있었던 것처럼 조선 왕실은 꼭 남겨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모두가 알아 볼 수 있도록 그림 형식의 의궤를 기록물로 남겼다.
한국기록을 찾기 위해 미국 국립기록관리처를 방문해야.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기록문화는 변질됐다. 기록물이 분쟁의 원인이 되었고 목숨을 잃게 만드는 근거가 되었다. 기록물을 남긴다는 것은 가문의 멸족을 의미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기록물을 파쇄하거나 남기지 않았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하여 김대중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 기록들이 남아 있지 않는 것을 보면 기록을 기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 당시 국정의 중요 결정기관이었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의 기록은 제5공화국 출범과 더불어 모두 소각되었다. 국보위 기록을 소각한 것은 기록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국가 지배층의 의식의 결과였다. 1980년 5.18민주화 운동의 발포명령 책임자는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 현대사의 중요한 장면을 기록한 1차 사료들이 공공 기관에 보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증언이나 관련 메모 등에 의지하거나 자서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알 권리도 기록물이 있을 때야.
기록물관리 전문가인 저자 전진한 님은 차기 대통령들이 재임 중에 발생한 많은 일들을 온전히 기록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임 대통령들이 기록을 왜곡하지 않고 기록의 정신을 계승해 국가 운영에 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참여정부는 많은 기록물 관린 정책을 만들었고 개혁을 이루어냈다. 공공기록물법을 개정 강화했고 기록관리전문요원들을 일괄적으로 선발해 각 기간에 배치했으며, 각종 기록물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인 기록 관리를 하도록 했다. 대통령기록물법을 도입해 단 한 번도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던 대통령기록을 강제적으로 생산하고 관리하도록 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제도(2007)란, 현직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록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남길 수 있게 하고 15년의 비공개 보호기간 후에는 역사적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제도다. '알 권리'도 '기록'이 있을때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후 정부부터는 대통령기록을 유산으로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허물을 찾는 데 썼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기록은 마치 범죄인이 남겨 놓은 범죄 증거처럼 취급당했다. 참여정부의 33개 국가위기별 위기관리표준매뉴얼은 무시 되었고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인한 세월호 피해가 막대했다.
고 노무현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지원시스템의 봉화마을 사저 이전은 관련 시설 및 제도가 정비되지 않아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고 대통령기록을 유출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퇴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자신의 기록물을 보기 위해서는 서울에 있는 국가기록원에 매번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사본을 백업해 봉화마을 사저에 깐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면전환용으로 이지원시스템 사건을 확대시켰다고 저자는 주장하며 사본을 가져간 것도 다른 목적이 아니라 자서전 등으로 참여정부의 국정 운영 가치와 노하우를 기록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현 대통령지정기록물은 비밀기록과 달리 대통령기록 생산 담당자만 열람할 수 있다. 최장 15년 동안 공개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 놨다. 그럼에불구하고 남북정상회담록이 공개되어 정치 이슈가 되어 버렸다. 선대 왕의 기록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도 장치를 만들어 놓은 조선 시대는 기록물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감시제도를 만들어 놓았다.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인지, 법이 우선인지 서로가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하고 있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세월호 관련 기록물도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비공개처리했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행적을 알고 싶어 한다.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비공개처리할 사안인지 모두가 의아해 한다. 국가기밀사안인지, 외교적으로 알려지면 국익에 손해가 되는 일인지 왜 비공개처리를 해 놓았는지 국민들은 납득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통령지정기록물은 퇴임 직전에 할 수 있는데 세월호 사건 기간 동안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 것도 의혹 중의 하나임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가기록원은 행정자치부 산하 1급 기관이다. 행정자치부 장관의 지휘를 받고 전문성이 없다보니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 체계적인 기록관리가 어렵다.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관을 두게 되어 있다. 대통령기록관장은 우리나라의 대통령기록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막중한 자리이지만 정권의 입맛에 따라 주자 교체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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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분은 다 제쳐두고 기록과 관련된 부분만 봤을때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 정권, 그리고 우리 역사를 위해 기록이라는 것을 아주 심도있게 고민했고 이를 법으로 시스템화하였다는 부분에 대해서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법으로 만들어 놓고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겨두도록 했지만 이를 운영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처음 법을 만들때 취지를 살리지 못한 다음정권들에 너무 많은 아쉬움이 느껴진다. 조선시대때도 역사를 위해 사초는 임금이 보지 못했고 이를 임금들이 잘 지켜줬다. 이를 어겼을때 어떠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 연산군때 그 행위가 역사로 남아있을 정도로 이는 너무 당연하고 기록은 중요한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인 지금 이러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기록을 남기더라도 이를 다음정권이 악용하여 전 정권을 공격하는 구실로 삼는다면 역사는 후퇴하여 아무도 기록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기고 기록으로 남기지 못할 일은 하지도 말라는 말을 다시한번 새기고 이러한 부분들이 언론에 많이 나와 기록은 당연한 것이라는 의식이 모든 국민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