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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씨
이 두홉들이의 정종 한 병이 실상 현서방은 처치가 매우 곤란했던 차입니다. 교장선생님이 일낀 생각하시구서(또 현서방이 술을 노오 먹진 않아도 좋아하는 줄은 아시고서) 고마이 주신 것입니다. 그것만해도 비록 조그마한 술 한 병이라곤 하지만 매우 소중하다 안할 수가 없는 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일변 술이라고 하면 김순사의 농담마따나 마누라 강씨부인이 무서워서 차마 먹진 못할망정 보기만해도 가지기만해도 반갑고 재미있고 흥겹고 하여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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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씨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늘 그러지 않으려고 주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 니다. 그러나(역시 타고난 팔자 소간인지는 몰라도) 철이 든 이후로 무릇 삼십 년의 부단한 명심과 노력이로되 종시 교정은 되어지질 않고 주의를 해야 주의하는 그때뿐이지 딴 생각을 하면서 걷다간 어찌어찌 정신이 들어서 볼라치면 이건 영락없이 또 제 버릇을 고스란히 갖다 내고 있곤 하는 것 입니다. 아니나다를까 시방도 현서방의 두 개의 발 뒤축 에서는 길바닥을 끄는 족족 오래 가물던 (끝이라 마침 좋게 바싹 말랐 겠다,바람은 솔솔 불어 오겠다) 소담스런 먼지가 쌍으로 풀씬풀씬 피어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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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보씨
새삼스러운 듯 눈이 부시게 연푸른 새잎들이 피 어나서 있읍니다. 바쁜 걸음이요 또 매일같이 오면서 가면서 보아 난 풍물이지만, 무심한중에도 마음이 끌려 하도 좋게 푸르른 고궁의 초록에로 현서방은 어느덧 눈을 돌립니다. 봄을 보내고 마침 여름을 맞이하려는 첫 녹음은 여승 이십 안팎의 젊음과 같이도 싱싱하여 보고 지나는 현서방은 오랜 옛날에 언뜻 지나치고 만 그젊은 시절이 아렴풋이 가슴 속에서 소생이 되는 성싶기도 했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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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선 흥보씨
교장선생님이 아침에 '후로꼬또'를 입고 나오시길래 아마 어디 예식에 참례를 하시나 보다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점심후에 잠깐 나가셨다가 이내 돌아오시면서 그 길에 받아 가지고 오신 오라쓰메와 정종을, 술은 보디 일모금도 못하시는 어른이라 마개도 뽑지 않은 채 벤또는 반찬서껀 서너 저깔이나 뜨시다 말고 "우리 이리 오부소. 핸소방우 자바라 좃소." 하시면서 내주신 그 오리쓰메와 그 정종이던 것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