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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솔레르스 씨는 프랑스의 소설가, 철학자로 명망 높은 지식인중의 지식인이라고 합니다. '평전'이란 제목은 번역하면서 붙은 것 같은데, 연대기적으로 구성되면서 역사적 사실을 열거하는 형식의 일반적인 전기와는 달리 이 책은 저자의 해박한 문학적 지식과 소설가적 상상력으로 모차르트의 삶과 작품들을 자유롭게 교차시키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어휘력을 과시하는 듯한 문체가 조금 피곤하고, 잘츠부르크를 찾아온 관광객들에 대한 시선은 꽤나 냉소적으로 보여서 역시 지식인에게 범인이란 그런 것일까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택시 운전사가 가지고 있는 뵘 지휘의 '레퀴엠' 시디를 저자가 듣게 되면서부터 이 책은 시작됩니다. 모차르트의 사망원인은 여러 가지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는 비교적 최근의 가설-돼지고기에 의한 식중독-을 들면서, 갑작스러운 죽음 전까지 모차르트는 건강했다는 지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출생과 성장, 각종 편지들, 모차르트와 관련된 단어들-이름, 오페라속의 인물, 편지 속의 어구들 등-에 대한 어원적, 비교언어학적 분석 등이 이어지는데, 책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모차르트가 심혈을 기울였던 오페라들에 대한 분석입니다. 비교적 덜 알려진 '이도메네오'에서는, 시골의 궁정음악가에 안주하기를 원하며 아들에게서 안정을 바라던 아버지와 달리 자유로운 예술가로 뻗어나가고 싶어했던 모차르트가 겪었던 갈등이 이도메네오와 이다만테에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본 작가는 바레스코인데, 대본작업에 모차르트도 적극 참여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는 해석입니다.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은 이 오페라에서 젊은 날의 행복을 들을 수 있다는 베버의 말씀처럼, 이 시기까지는 미래의 희망에 차 있었고 비교적 행복했던 모차르트의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벨몬테가 콘스탄체를 탈출시키는 것을 모차르트가 결혼으로 어머니로부터 콘스탄체를 탈출시키는 것과 연관시키고 있습니다. 역자께서는 별 공감을 못 하시는 것 같은데, 이런 해석은 비교적 자주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페렌크 프리차이 지휘 음반에서 '후궁탈출' 뒤에 '엑슐타테 유빌라테'가 이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닌 하나의 메시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뒤에 있는 음반 목록이나 수록곡을 보면 저자가 소장하신 음반은 도이체 그라모폰의 오리지널스 시디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녹음연도는 같지만 원래는 각각 다른 음반들에 실렸던 것을 음반사 스탭들이 편집한 것이란 사실을 간과하신 것 같습니다. '코시 판 투테'에 대한 해석은 독창적이기도 하고 자의적인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코시 판 투테'는 흔히 여성혐오적인 내용을 가진 것으로 이해되는데, 저자는 그 못지 않게 데스피나에게서 나타나는 남성혐오적인 측면을 제시하고, 스와핑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줄거리에서 이후 등장할 낭만주의 경향에 대한 모차르트 혹은 저자의 조롱을 부각시키고, 모차르트의 오페라들이 잊혀진 후의 음악들의 단순화와 집단화, 평등화 등이 홀로코스트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데까지 나아갑니다. '코시 판 투테' 이후에 들을만한 음악이라고는 루이 암스트롱, 찰리 파커, 빌리 할러데이, 텔로니어스 몽크 뿐이라는 대목도 재미있고, 카라얀 반의 슈바르츠코프와 바르톨리 반으로 '바위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을 연이어 열 번 들어보라는 매우 실질적인 감상 어드바이스도 나옵니다. 이들 오페라 외에도 '피가로', '돈 조반니', '마술피리', '티투스' 등에 대한 독특한 해설이 나옵니다. 저자는 작품 내용만이 아니라 모차르트의 편지를 인용하면서 그의 생활이나 심리를 분석하기도 하는데, 사촌누이에게 보내는 짓궂은 편지도 있고, 친구에게 제발 돈을 빌려 줄 것을 애원하는 편지도 있는데, 역시 아내 콘스탄체에게 보낸 편지들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역사적인 인물이 되면 프라이버시는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정말 개인적이고 내밀한 내용의 편지들이 적나라하게 인용됩니다. 역시 모차르트는 콘스탄체를 무척 사랑했었던 것 같고 상당히 재미있는 남편이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말년으로 갈수록 사회적인 냉대와 가난에 시달렸던 모차르트가 아내에게 더욱 집착했으리라는 해석은 냉혹하지만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책 뒤에는 본문에 언급된 모차르트의 작품들과 그 외의 주요작품들에 대해 간략한 해설이 나오고, 참고도서와 함께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하면서 들은 음반 목록도 나옵니다. 소위 '명반'으로 공인된 음반들이 주를 이루면서 별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음반들도 좀 있는 것 같은데, 솔티 경의 마술피리는 구판인지 신판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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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솔레르스(Philippe Sollers). 그는 첫 소설인 <도전Le Defi>를 20살 때 쓰고 21살 때 발표한다. 그의 첫 장편인 <기묘한 고독>은 22살 때 발표한다. 그리고 그는 이 장편 소설로 일약 프랑스 문단의 별로 떠오른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필립 솔레르스를 (다소 과장이 포함되어 있었겠지만) 레이몽 라디게, 마르셀 프루스트와 비교했다. 이후 그는 <텔겔 Tel Quel>이라는 문예이론잡지를 창간해,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 이론의 탄생을 주도한다. 기괴하면서 어쩐지 슬픈 기분에 나는 젖어 있었다. 인생은 나를 구름 속에 머물게 하는 일종의 대좌(臺座) 위에서 내 눈에 비치고 있었다. 대지에 닿고 싶다고 강력히 바라고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대지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젊었다-는 것은 결국 내가 자신의 착오를 사랑했으며, 그 주제에 남으로부터 그것을 지적당하는 것을 싫어하고 피했었다는 뜻이다.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그것을 바란다는 그 청춘기의 병(病), 그 병이 솔직이 말해서 나의 내부에서는 거의 미친 듯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친구들을 피로하게 하고, 벌써 적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 많았으며, 그리고 달아나고 있었다, 모든 것으로부터,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일찍이 없었던 나는 자신이 저주받고 있다고 믿었으며, 어쩌면 시인이었던 것이다. 커다란 불행이 나를 계속 엄습했다-그것은 더욱이 눈에 보이지 않아 그만큼 쓰라린 시련이었다. 나는 사랑과 침착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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