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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이는 것을 다 믿지는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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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인사 글도 없고 누군가의 평론이 붙지도 않은 채 본문만 856쪽에 달할 정도로 분량이 상당한 소설이지만 읽는 동안에는 그런 분량의 압박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와 같은 압박을 느낄 틈조차 끼어들 수 없을 만큼 소설의 서사는 그 내용에 집중하게 하며 그 구조는 치밀해서 읽는 내내 심리전에서 글쓴이는 나를 압도한다. 읽기 전에는 저 두께를 언제 다 소화할 수 있을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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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인사 글도 없고 누군가의 평론이 붙지도 않은 채 본문만 856쪽에 달할 정도로 분량이 상당한 소설이지만 읽는 동안에는 그런 분량의 압박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그와 같은 압박을 느낄 틈조차 끼어들 수 없을 만큼 소설의 서사는 그 내용에 집중하게 하며 그 구조는 치밀해서 읽는 내내 심리전에서 글쓴이는 나를 압도한다읽기 전에는 저 두께를 언제 다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밤을 새고 회사에 휴가를 내고서라도 이 책을 다 읽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될 테니 누구라도 결코 주중에 이 책 읽기를 시작하지 않기 바란다.


제목에서처럼 다윈 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16세의 남학생이 겪는 일련의 사건이 소설의 내용이다. 1지구에서부터 9지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거주지는 구분되어있고 각 지구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받는 대우는 차별화된다다윈 영은 가장 상위 지구인 1지구에 살며 소수에게만 입학이 허락-신분이 아니라 시험에 의해 매년 200명만 선발된다-된 특수 학교인 프라임 스쿨의 3학년-중학교 3학년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이다축복 받은 출신 성분에 수재의 두뇌를 지녔으니 다이아몬드 수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은수저는 물고 태어난 셈이다그렇게 아무런 문제 없이 살던 다윈 영의 삶을 근본에서 부터 흔들 사건이 서서히 다가오며 다윈 영은 마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내리쳐 문제를 푼 알렉산드로스처럼 자신을 해결한다

 사람을 등급 별로 나누어 거주지를 제한하는 정책이 공개적으로 시행되는 점 이외의 다른 생활은 지금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게 서술되고 있어서 소설의 배경은 바로 지금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이런 장치도 소설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기실 등이나 이마에 낙인만 찍지 않았을 뿐이지 인종 차별, 성차별 등 각양각색의 차별로 서로의 테두리를 긋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 게 한국의 현실이기도 하니 저 등급 구분이 미래의 일이기만 할까 라는 생각에도 미치게 된다.

 미래의 한 시점을 그린 듯 보이는 소설의 상황은 변하지 않는 인간의 속성이라는 요소와 결합해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기 시작한다어두운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망각한 것처럼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며 사는 인간이 있다어두운 자신의 과거를 순백의 정결함으로 덮어버리고 그 어둠이 세상에 드러날까 두려워하며 사는 인간이 있다또 이제 자신의 현재를 어두운 과거로 만들어버리는 인간이 있다물리적으로는 각각의 육신을 지니고 살지만 그런 그들은 다른 사람이 아니며 한 인간이다.
 작품 속에서는 세 건의 살인이 이루어진다. 살인자들은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과거의 악행을 덮는 또 하나의 악행을 행한다. 첫 번째 살인은 다소 그 궤가 다르지만. 이런 내용을 보면서 아직 잘못된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한국의 현실을 돌아보게 된다. 살인자들은 그들이 몸담고 있는 사회 안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위를 유지하며 존경 받고 숭앙 받는 위치에 다다른다. 살해 당한 이들의 피를 밟고 말이다. 작가의 시각은 그처럼 옳지 못한 세태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장르 소설들이 주는 긴박감과는 다른 종류의조용하면서도 치밀한 서사는 읽는 내내 소설 자체에 집중하게 한다총 한방 쏘지 않는 데도 새롭게 전개되는 상황 변화에 긴장하게 되고 점점 확대되는 의문 속으로 빠져든다보여지는 각종의 상황은 일부 작위적인 설정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무리한 정도로 해석되지 않으니 그런 작위도 소설의 장치로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이해했다.


소설 읽기를 마치고 나니 박지리 작가의 이른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왜 그랬을까아무리 위장하고 가려 해도 결국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악의 힘을 뿌리칠 수 없다는 자각 때문이었을까개인으로나 사회 전체로나 인간은 이기심 덩어리이고 그런 이기심의 교집합 영역에서 결합한 권력이 그 영역에 끼어들지 못하는 나머지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좌절 때문이었을까내 마음대로의 해석이지만 그는 세상을 따뜻한 곳으로 보지 않았으리라는 확신이 그의 글을 통해 전달되어온다. 그럴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들이 세상의 권력이 되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의 피를 빠는 행태가 그를 참지 못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a******9 2018.12.15. 신고 공감 1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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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우리는 매일 진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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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과연 어떤 작품을 모티프로 쓴 것인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인가.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나왔는가. 우리는 종종 우리의 기원이 어디에서 왔는가 수많은 질문을 건네게 된다. 결국 부모에서 왔는가. 그 사람의 본질은 그 부모에게 왔으리라는 게 정설이다. 수많은 작품에서 나타난 바와 같다.  박지리의 소설이 궁금했다. 그토록 젊은 나이에 생을 달리한 작가. 제목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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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과연 어떤 작품을 모티프로 쓴 것인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인가.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나왔는가. 우리는 종종 우리의 기원이 어디에서 왔는가 수많은 질문을 건네게 된다. 결국 부모에서 왔는가. 그 사람의 본질은 그 부모에게 왔으리라는 게 정설이다. 수많은 작품에서 나타난 바와 같다.

 

박지리의 소설이 궁금했다. 그토록 젊은 나이에 생을 달리한 작가. 제목마저 의미심장한 소설이기에 꼭 읽어보고 싶었던게 크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을 말하는 것일까. 소설의 배경과 시기는 현재와는 동떨어졌다. 가상의 시대, 가상의 인물들. 그들의 이름 또한 외국식 이름이다.

열여섯 살의 소년 다윈 영, 프라임스쿨의 모범생이다. 그의 아버지 니스 영은 문교부 차관이며 죽은 친구의 추도식을 30년간 해주는 중이다. 그의 할아버지 러너는 12월의 폭동이후 9지구에서 1지구에 진입했다. 여기에서 프라임 스쿨은 거의 1지구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고, 1지구 아이들도 합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 할 정도로 어렵다.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인 루미는 30년 전에 죽은 삼촌의 죽음을 파헤치는 중이다. 그리고 프라임스쿨의 문제아 레오가 있다.  

 

 

 

 

다윈 영은 아빠의 친구 제이 아저씨의 추도식에 다니면서 제이 아저씨의 조카 루미를 좋아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나가는 외출에서 이번 추도식에 쪽지를 전하지 못하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추도식에서 루미를 찾다가 제이 아저씨의 방에 들어가 그녀가 말하는 제이 아저씨에 대해 듣는다. 루미의 할아버지가 찍은 12월의 폭동장면을 찍은 사진 앨범 중 빠진 사진에서 의문점을 찾은 것이다. 제이를 죽인 사람은 9지구의 후디들이 아니라 1지구의 제이 삼촌을 아는 자라 여겼다. 루미는 다윈에게 삼촌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9지구에 가자고 했고 거절을 못한 다윈은 루미를 따라 나선다.  

 

소설의 전체적인 내용은 제이를 누가 죽였는가 이다. 루미와 다윈은 제이를 죽인 자를 찾고, 그걸 덮으려는 자가 존재한다. 추리 소설이 아니기에 독자들은 이미 예상가능하다. 제이를 죽인 자가 예상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그가 왜 제이를 죽였느냐 이다. 이 또한 예상 가능하다. 그의 아버지의 출신이 어디였는지 알만하기 때문이다.

 

죄책감 때문에 누군가를 죽였다 하더라도 그 죄책감을 덜기 위해 오랜시간동안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다시 없는 친구라 말한다. 정부의 요직에 있다보니 그의 도움을 받기 때문일까. 그를 대하는 태도가 어쩐지 이상하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다.

 

 

소설은 현재 열여섯 살의 다윈과 루미, 레오의 삼각 구도가 있고, 그 전 세대 즉 그들의 아버지인 니스와 버즈, 제이 혹은 조이의 삼각 구도로 펼쳐진다. 다윈은 사랑받는 아이라 천진난만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루미는 끝없이 자신의 아빠 조이를 부정한다. 아빠의 직업, 엄마의 출신, 차라리 모든 게 완벽했던 삼촌 제이의 딸이고 싶었다. 그래서 루미는 외출할때 항상 프리메라스쿨의 교복을 입고 다닌다. 사람들이 함부로 할 수 없는, 부러움의 눈으로 쳐다보는 걸 즐긴다.

 

모든 부모가 완벽하지는 않다. 또한 자식이 알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비밀이라고 하기 보다는 숨기고 있을 않을 뿐이다. 그걸 알기 전의 자식들은 부모를 존경하고 우러르지만 어떤 사실을 알았을 때는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한다. 그것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다. '가족'이라는 딜레마다. '가족'이라는 딜레마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진실의 가치는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 그것이 내가 믿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가치 있는 진실이다. (429페이지)

 

 

 

진실에 맞닥뜨렸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다. 죄를 달게 받게 하거나 진실을 아는 자를 죽이면 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 수많은 고통을 겪고 난 후에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그에 대한 대가가 뒤따르는 건 당연하다.

 

가족이라는 딜레마에 갇힌 이들의 이야기는 사람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아버지에 이은 단죄. 그들의 뿌리에서부터 나온다. 이것을 과연 악이라고 할 수 있는가. 어떤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는 것 또한 이들을 응원하고 있기 때문인가. 상상의 세계를 그렸지만 현실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 대를 이어 누군가를 단죄해야 비로소 내가 사는 길인지도 모른다. 어떤 하나의 것에 맞닥뜨려야 비로소 성큼 어른이 되는지도 모른다. 진화된 인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 박지리라는 작가에게 열광하는지, 이 책 때문이었음을 알겠다. 벽돌 두께의 책이지만 책을 놓지 못하는 것, 인간의 본질은 비록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하게 피력한 작품이었다. 결국 우리는 매일 진화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8.12.10. 신고 공감 1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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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다윈 영의 악의 기원-박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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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망으로 인해서 더이상 책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웠던 작가가 박지리였다. 왜 죽었는지는 몰랐으나 최근에 이 책을 선물하면서 작가가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젊은 나이. 작가는 왜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이렇게 훌륭한 실력을 가진 작가의 요절이 이 작품을 다시 찾아서 읽게 만든다.   단 세 권의 책을 펴냈을 뿐인데 필력이 상당하다. 작가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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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사망으로 인해서 더이상 책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웠던 작가가 박지리였다. 왜 죽었는지는 몰랐으나 최근에 이 책을 선물하면서 작가가 자살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젊은 나이. 작가는 왜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이렇게 훌륭한 실력을 가진 작가의 요절이 이 작품을 다시 찾아서 읽게 만든다.

 

단 세 권의 책을 펴냈을 뿐인데 필력이 상당하다. 작가는 거창한 이야기를 이렇게나 술술 잘도 풀어 내었다. 수많은 페이지가 어느 한 부분 덜커덩 거리는 일 없이 잘도 굴러간다. 아니 오히려 너무 잘 굴러가는 바람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조금씩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달려야 할 판인다.

 

이야기를 따라서 눈은 점점 더 앞문장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고 눈으로 보는 모든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 뇌는 미친듯이 생각이라는 걸 해야 한다. 중노동이 따로 없지만 너무나도 재미있음에 겨워 지르는 비명이고 자발적인 고통이다.

 

그저 단순히 사건이 일어났고 그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왜 그런 결과를 낳게 되었고 그로인해 또 다른 사건이 연결되는 형국이다. 다윈 영이라는 친구의 악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다윈이라는 이름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은 1지역부터 9지역까지 나누어진 이 세계는 계급사회이다. 물론 1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다. 계급사회는 영화 [헝거게임]을, 프라임 스쿨은  영화[해리포터]를 연상케 한다.

 

프라임 스쿨을 다니는 다윈은 제이 아저씨의 30주년 추도식을 맞아 그의 조카 루미에게 자신의 관심을 표현할 참이다. 좀처럼 짬이 안 나 편지를 주지 못하고 직접 그녀를 찾으러 갔다가 그녀를 만나 짧은 만남을 가진다. 물론 편지는 전해주지 못한 채. 그것을 계기로 친해진 두사람.

 

루미는 벌써 오래전에 죽은 자신의 삼촌의 죽음이 단지 9지역 폭동을 일으킨 사람이 실수로 죽인 것이 아니라 삼촌의 주위에 있는 누군가 죽인 것이라고 의심을 하고 혼자 범인을 찾기위한 여정을 떠난다. 십대의 두 주인공이 때로는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서까지 그렇게도 콜드케이스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루미의 인격에 초점을 맞추어봐야 하지 않을까.

  

진실을 캐내는 것은 때로는 독이 될수도 있다. 그 진실로 인해서 또 다른 사건이 생겨난다면 그 진실은 알아내져야만 할까 아니면 그대로 묻어두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

이달의 사락 b***8 2017.12.28. 신고 공감 1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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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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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처럼 두꺼운 책을 사흘 만에 다 읽었다. 별 다른 포장 없이 제목과 차례 다음에 바로 들어간 본문은 856쪽을 마지막으로 뚝 끊겼다. 해설이나 작가의 말 한 줄 보태지 않고 소설 그 자체로 만나는 책은 처음 인 듯 하다. 처음엔 재미있다가 중간쯤엔 조금 지겹기도 했는데 마지막을 향해 갈 수록 이 소설의 진가가 보였다.  책을 덮고 떠오르는 단어를 생각해보았다. 벽돌, 가족,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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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처럼 두꺼운 책을 사흘 만에 다 읽었다. 별 다른 포장 없이 제목과 차례 다음에 바로 들어간 본문은 856쪽을 마지막으로 뚝 끊겼다. 해설이나 작가의 말 한 줄 보태지 않고 소설 그 자체로 만나는 책은 처음 인 듯 하다. 처음엔 재미있다가 중간쯤엔 조금 지겹기도 했는데 마지막을 향해 갈 수록 이 소설의 진가가 보였다.

 

책을 덮고 떠오르는 단어를 생각해보았다. 벽돌, 가족, 죄,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마지막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 뒤를 이었다. 이 낱말을 설명해보는 것으로 책을 읽은 소감을 짧게 남긴다.

 

벽돌:

 

책의 두께다. 한손으로 잡기 힘들 만큼 두꺼워서 자로 재봤더니 5cm다. 이 두께에 대한 말이 독자들로부터 있었는지 현재 이 책을 세 권으로 나눠 출간 된 책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세 권으로 분철된 책 보다는 두껍더라도 이 책을 선택할 것 같다. 금액이 두 배 차이난다.

 

가족:

 

삼대에 걸친 세 가족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할아버지 러너 영, 아버지 니스 영, 아들 다윈 영이고, 이들과 얽힌 헌터 가의 인물들과 버즈 가의 인물들이 번갈아가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이 16세 소년 소녀이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차츰 서사에 빠지다보니 그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보편적 가치에 관한 내용으로 이해되었다. 서로 다른 계층이 존재하는 것과 계층 이동의 단절,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합리화 등이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죄:

 

 선과 악의 판단이 자신과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는 또렷하게 보이지만 그것이 자신의 가족 안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니스 영과 다윈 영의 갈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제대로 실행되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저런 이유로 숨겨지는 죄들은 공기 중의 먼지처럼 많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다윈 영의 선택에 두고 '과연 악의 기원이 이렇게 되는구나'라고 가볍게 책을 덮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해자:

 

이 책에서 가해자는 영 가문의 세 명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위에 자책하면서도 그 어떤 사회적 벌을 받는 것을 거부한다. 스스로 오랜 세월동안 자신을 벌하는 것으로 면죄되기를 원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긴 이야기는자신의 죄를 스스로 사해주는 많은 가해자들의 합리화를 고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죄를 지은 사람은 있지만 벌을 받는 사람은 없는 독특한 이야기다.

 

피해자:

 

세 명이 죽는다. 가해자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들.  이들은 서로 살해 방법을 모의하지 않았지만 하나의 도구로 각자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살해한다. 가장 안타까운 피해자는 아마도 마지막에 죽은 레오 일 것이다. 레오의 죽음으로 인해 앞의 두 경우와는 다른 섬뜩한 악을 보았다. (그래서 제목을 이해했다.)

 

나라면?

 

아버지 니스와 아들 다윈은 자신들의 행위에 가족이니까 어쩔 수 없지 않냐는 당위성을 부여한다. 내게 같은 경우가 생긴다면 가족의 파멸을 가만히 지켜만 볼 수있을까. 이들처럼 적극적으로 방어에 들어갔을까.  가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죄를 지어야했다고 자신의 양심을 합리화하면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소설은 극단적인 경우를 들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눈 감아야 하는 잘못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싶다.

맑고 순진하던 소년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준 소설을 읽으며 인간은 참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뛰어난 동물이구나 싶었다.

t******e 2018.12.25. 신고 공감 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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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다윈 영의 악의 기원-박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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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대단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일명 '벽돌책'이라 불리는 요네스뵈의 작품보다도 훨씬 더 두꺼움을 자랑하는 책. 내가 읽은 한국 작가 책중에서 가장 두꺼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그마치 850여 페이지. 계속 들고 본다면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두께가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페이지가 많으면 뭘 하겠는가. 재미가 없다녀면 그것은 소설이 아니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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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대단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일명 '벽돌책'이라 불리는 요네스뵈의 작품보다도 훨씬 더 두꺼움을 자랑하는 책. 내가 읽은 한국 작가 책중에서 가장 두꺼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그마치 850여 페이지. 계속 들고 본다면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두께가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페이지가 많으면 뭘 하겠는가. 재미가 없다녀면 그것은 소설이 아니라 사전만도 못한 페이지들이 될 뿐. 그런 면에서 볼때 이 박지리라는 작가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단 세 권의 책을 펴냈을 뿐인데 필력이 상당하다.

 

책을 좀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나만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어한다. 여러번의 시도를 거듭한 끝에 자신만의 이야기가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것과 직접 써서 이어가는 것이 그렇게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명 상상속에서는 이렇게 하면 잘 굴러갈것 같은 이야기였는데 그것을 구체화시켜서 글자로 풀어놓는 것이 그만큼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작가는 이렇게나 술술 잘도 풀어 내었다. 수많은 페이지가 어느 한 부분 덜커덩 거리는 일 없이 잘도 굴러간다. 아니 오히려 너무 잘 굴러가는 바람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조금씩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달려야 할 판인다. 이야기를 따라서 눈은 점점 더 앞문장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고 눈으로 보는 모든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 뇌는 미친듯이 생각이라는 걸 해야 한다. 중노동이 따로 없지만 너무나도 재미있음에 겨워 지르는 비명이고 자발적인 고통이다.

 

다윈 영이라는 친구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악의 기원이라는 제목은 왜 붙은 것일까. 그것은 반드시 책을 끝까지 읽은 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저 단순히 사건이 일어났고 그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왜 그런 결과를 낳게 되었고 그로인해 또 다른 사건이 연결되는 형국이다. 다윈 영이라는 친구의 악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다윈이라는 이름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은 특정지역들로 나누어져 있다. 그저 지형별로 나눈 것이 아니라 1지역부터 9지역까지 나누어진 이 세계는 계급사회이다. 물론 1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다. 이 구역 나눔을 보니 생각나는 영화 [헝거게임]. 비슷한 플롯이 아닌가 하고 여겨질 무렵 이번에는 프라임 스쿨이 등장을 한다. 굳이 지역별로 나누지는 않지만 대부분 1지역 아이들이 다니는 특별학교. 두개의 기숙사로 이루어진 이 학교는 왠지 모르게 4개의 기숙사로 이루어졌던 영화[해리포터]를 연상케 한다.

 

순전히 있었던 내용들을 단지 조금씩만 비틀어놓은 것이 아닌가 하고 섣부른 짜증은 접어두자. 비슷할뿐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라임 스쿨을 다니는 다윈은 제이 아저씨의 30주년 추도식을 맞아 그의 조카 루미에게 자신의 관심을 표현할 참이다. 좀처럼 잠이 안 나 편지를 주지 못하고 직접 그녀를 찾으러 갔다가 그녀를 만나 짧은 만남을 가진다. 물론 편지는 전해주지 못한 채. 그것을 계기로 친해진 두사람.

 

루미는 벌써 오래전에 죽은 자신의 삼촌의 죽음이 단지 9지역 폭동을 일으킨 사람이 실수로 죽인 것이 아니라 삼촌의 주위에 있는 누군가 죽인 것이라고 의심을 하고 혼자 범인을 찾기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 험난한 길에 그녀를 좋아하는 다윈이 빠질수는 없다. 그들은 정말 경찰도 찾지 못했던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십대의 두 주인공이 때로는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서까지 그렇게도 콜드케이스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루미의 인격에 초점을 맞추어봐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부모의 계급은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만족스럽지못하다. 어딜가도 프리메라교복을 입고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고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루미는 프라임 스쿨을 입학해놓고도 들어가지 않았던 삼촌의 우수성을 단지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삼촌이 자신의 아빠였음 하고 말이다. 약간은 허영심과 자만심과 교만이 섞여 있는 캐릭터.

 

진실을 캐내는 것은 때로는 독이 될수도 있다. 그 진실로 인해서 또 다른 사건이 생겨난다면 그 진실은 알아내져야만 할까 아니면 그대로 묻어두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 아무래도 다윈은 돌이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만 같다. '다윈, 정신차려!' 이렇게 말해보지만 이미 뿌리박힌 그의 안에 내제되어 있는 악은 어찌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비단 가족을 위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이달의 사락 b***8 2016.10.11.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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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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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합쳐진 합본이다보니 두께가 어마무시하네요. 언제 다 읽나 싶었는데 술술 정말 잘 읽힙니다. 책 읽는 속도가 되게 느린 편인데 완전 과몰입해서 출퇴근 길에 짬짬이 읽다보니 나흘 만에 다 읽었네요. 뮤지컬로 먼저 접하고 나서 원작이 궁금해서 읽었던 건데 원작에서의 루미와 다윈 영의 마지막 모습이 더 인상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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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합쳐진 합본이다보니 두께가 어마무시하네요. 언제 다 읽나 싶었는데 술술 정말 잘 읽힙니다. 책 읽는 속도가 되게 느린 편인데 완전 과몰입해서 출퇴근 길에 짬짬이 읽다보니 나흘 만에 다 읽었네요. 뮤지컬로 먼저 접하고 나서 원작이 궁금해서 읽었던 건데 원작에서의 루미와 다윈 영의 마지막 모습이 더 인상적인 것 같아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r******0 2025.03.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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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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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작가님의 다윈영의악의기원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고 작성하는리뷰글입니다. 처음에 추천을받았는데 책이생각보다 많이 두꺼워서 구입을 몇번이나 망설였어요. 근데 읽어보면 진짜 금방읽을수있어요. 내용이 너무 재밌어요.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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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리작가님의 다윈영의악의기원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고 작성하는리뷰글입니다. 처음에 추천을받았는데 책이생각보다 많이 두꺼워서 구입을 몇번이나 망설였어요. 근데 읽어보면 진짜 금방읽을수있어요. 내용이 너무 재밌어요. 작가님
s****v 2024.11.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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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에 겁먹었는데 추천이 정말 많아서 구입했어요. 처음에 분권해서 출간됐던 거 같은데 지금은 합본이라 두께가 엄청 나더라고요. 작가님은 돌아가셨지만 작품들이 남아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네요. 뮤지컬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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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에 겁먹었는데 추천이 정말 많아서 구입했어요. 처음에 분권해서 출간됐던 거 같은데 지금은 합본이라 두께가 엄청 나더라고요. 작가님은 돌아가셨지만 작품들이 남아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네요. 뮤지컬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보고 싶네요.
m*****i 2024.09.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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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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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구 문화부 차관 니스 영의 아들이자 프라임스쿨의 모범생 다윈 영. 아버지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16세에 살해당한 제이의 추모식. 다윈은 그곳에서 제이의  조카인 루미를 만난다. 루미는 삼촌의 죽음의 비밀이 있다고 믿으며 밝히려 한다. 그리고 프라임스쿨에서 가장 이질적인 존재이지만 다윈과 잘 통하는 레오.800페이지가 넘는 두께감 때문에 사놓고도 시도를 못하고 있었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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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구 문화부 차관 니스 영의 아들이자 프라임스쿨의 모범생 다윈 영. 아버지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16세에 살해당한 제이의 추모식. 다윈은 그곳에서 제이의  조카인 루미를 만난다. 루미는 삼촌의 죽음의 비밀이 있다고 믿으며 밝히려 한다. 그리고 프라임스쿨에서 가장 이질적인 존재이지만 다윈과 잘 통하는 레오.

800페이지가 넘는 두께감 때문에 사놓고도 시도를 못하고 있었다. 재밌어 보이는데 차마 들 수가 없었던. 

결론부터 말하자면 들고 다니며 내 손목을 희생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엄청나게 다이내믹하지 않은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읽으면서 이 작가 누구지?를 계속 궁금해했다.

소설은 루미의 삼촌인 제이의 비밀을 밝히는 내용이다. 누가 그를 죽였을까를 밝혀내는 다윈과 루미의 모습 속에 책 속 세계관이 나온다. 1지구에서 9지구까지 나뉘어진 세상. 계층끼리 차이는 감히 상상이상이다. 심지어 1지구에서도 프라임스쿨과 프리메라학교 출신이라는 계층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헝거게임>이 계속 떠올랐다. 분명 다른 내용인데 계층의 분리, 그리고 다윈과 루미의 모습에서 헝거게임 속 주인공들이 보였다.

작가가 왜 주인공의 이름을 다윈이라고 지었을까? 그건 아마 다윈 스스로가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며 진화해 가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할 수 있는 내용의 전개는 작가의 힘과 함께 미친 가독성을 가져준다. 가독성 좋은 벽돌책을 만났을 때의 기쁨은 아마 두 배 이상이 아닐까. 

책 속 혁명의 상징 후드. 왜 후드일까. 사실 아직도 작가가 왜 그 상징을 후드로 정했을지 가늠이 되진 않지만, 아마도 후드라는 옷이 자유롭게 입을 수 있어서 아닐까. 책 속 세계에서 자유란 계층의 특권이니.

이 책이 정말 만족스러웠지만 난 결말은 조금 불만족스러웠다. 이런 결말을 생각 못했고 좀 씁쓸했다. 근데 결국 인간이라면 저런 결론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도.

악의 기원. 그것은 선천일까 후천일까.
YES마니아 : 로얄 t******1 2024.06.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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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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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단순히 두께. 같은 책장에 놓인 책들 가운데 독보적 몸집이었다. 책의 외관 때문에 흥미가 생기는 일은 드물지 않았기 때문에 큰 감흥없이 집었다. 그렇게 그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이후 여러번 더 대출하다 결국 구매하게됐다.900페이지 조금 안 되는 분량이지만 흡입력이 장난 아니다. 글자와 함께 긴 호흡을 가지고 집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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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단순히 두께. 같은 책장에 놓인 책들 가운데 독보적 몸집이었다. 책의 외관 때문에 흥미가 생기는 일은 드물지 않았기 때문에 큰 감흥없이 집었다. 그렇게 그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이후 여러번 더 대출하다 결국 구매하게됐다.
900페이지 조금 안 되는 분량이지만 흡입력이 장난 아니다. 글자와 함께 긴 호흡을 가지고 집중하게된다. 서사 빌드업과 복선 투석, 회수가 깔끔하고 구멍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필요 이상 서술을 아끼고 매순간 새로운 자극을 채워준다.
내가 긴 호흡으로 읽는 반면에 본작의 화자는 짧은 호흡을 가져간다. 한 챕터가 다음 챕터로 넘어가면서 서술자가 중심적으로 논하는 인물이 끊임없이 교체된다. 한 장소에 모인 인간들이 각각 다른 방향을 주시하듯이.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을 연상시키는 제목이다. 실제로 작품 속 사람들은 현대적이고 이성적인 과학을 논하려한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다윈의 진화론의 대적했던 기독교적인 세계관, 원죄와 카인의 후예 혹은 심판 같은 무교인도 얼핏 들어 본 요소를 배치시켰다. 기독교쪽은 거의 무지해서 완벽히 이해했다 못한다. 덕분에 뭐라도 찾아보고 다른 이들의 후기도 조금 읽었다.
결론은 최근에 읽은 최고의 소설이다.
s*******6 2024.04.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