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니 모레티 감독의 나의 어머니는 그에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작품 아들의 방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난니 모레티의 작품 세계에서 정치적인 색채가 가장 약한 두 작품은 모두 가족의 죽음을 소재로 다룬다. 아들의 방이 예상치 못한 사고로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에 관한 영화였다면, 나의 어머니는 예고된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는 중년의 딸에게 초점을 맞춘다. 물론 아들의 방과 마찬가지로 나의 어머니도 신파와는 거리가 멀다. 감독은 마르게리타가 느끼는 상실감과 비통함의 민낯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편을 택한다. 그래서 영화는 종종 현실처럼 보이는 꿈 장면, 꿈처럼 보이는 현실 장면을 뒤섞어 보여주는 방식으로 마르게리타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을 묘사한다. 주변인물, 가령 딸이나 헤어진 애인과의 관계를 통해 마르게리타의 심리 변화를 암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한편 배리 역의 존 터투로가 난니 모레티 특유의 유머러스한 캐릭터를 인상적으로 소화해내며 극의 정서적 균형을 잡아준다. 의외로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어머니의 죽음과 이를 대하는 마르게리타의 심정은 담담하고 간결하게 그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