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양띠해가 새로 밝았습니다. 벌써 지난해가 되어 버렸지만, 얼마 전에 읽었던 동화 "마르파의 성탄절"에 관한 서평을 다시 써서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사은품으로 받은 '한자 달력' 때문이었지요. 성탄을 맞아 이웃들과 아기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대림시기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한 달을 보내고, 벌써 새해를 맞고 보니, 문득 옆집과 새해인사도 미처 나누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옆집 큰 아이가 한창 영어공부와 수학공부, 한글공부 등, 여러 가지 준비에 바쁘다는 걸 알고 있기에 제가 "마르파의 성탄절" 책을 사면서 받은 '한자 달력'을 선물로 주면 무척 좋아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옆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언니, 새해 복 많이 받아요~~~."하면서 달력을 건네 주니 예상대로 많이 좋아하더군요. 안 그래도 아이가 한자에 관심이 많다면서 잘 쓰겠다고 하는 말을 들으니,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시기 동안 사랑을 나누지 못 했던 면죄가 되는 것 같아 내심 기뻤습니다. 달력을 건네 주며 새해 인사를 나누고 돌아 와 "마르파의 성탄절"을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보랏빛이 가득한 표지의 그림. 아기에게 보여 주며 한 장 한 장 다시 읽어 주니 아기도 그에 응답하는 듯 귀여운 말장난을 합니다. 성당에 다니는 교우들은 성탄절을 앞두고 진 보라색과 연보라색, 분홍색, 그리고 하얀색의 초 네 개를 꽂아 대림환을 만들고 성탄이 다가오면서 초를 하나씩 밝히는 예식을 합니다. "마르파의 성탄절"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가슴이 훈훈해지는 것은 물론이었지만, 특히 대림을 준비하는 마음이 참으로 절절히 그려져 있어 성탄절을 맞이하는 기분이 더욱 새롭게 솟아났습니다. 커다란 숲 속, 넓은 초원에서 동물들을 기르며 달걀 파는 아주머니 마르파. 그녀가 보내는 대림시기는 사랑과 아름다움이 넘쳐 납니다. 숲 속의 동물들에게도 맛있는 열매들을 대접하고, 아빠 엄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는 가엾은 아이들 슈샤와 미차를 거두어 먹을 것을 주고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마르파. 또, 굶주린 늑대들을 무섭다고 멀리하지 않고 겨우내 먹으려고 모아 두었던 베이컨과 소시지들을 던져 주는 마르파. 자신의 돈과 닭을 훔쳐 갔던 두 도둑들을 손님으로 대접하고 목욕도 시켜주며 이웃들에게 훌륭한 악사라고 소개하는 마음 착한 마르파. 이런 마르파에게 하늘의 복이 비껴갈 리 없겠죠? 슈샤와 미차의 엄마, 아빠인 레나와 보리스도 돌아 와 마을에 기쁨이 넘치고, 도둑이었던 피오트와 셈존은 정말로 훌륭한 악사가 되어 멋진 노래를 부르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축제를 보냅니다. 모두가 떠난 숲 속의 조용한 집에 혼자 앉아 행복에 가득 차서 마르파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대림 촛불 네 개가 아직도 타고 있네/ 기다림의 촛불/ 기쁨의 촛불/ 평화의 촛불/ 저거 좀 봐, 사랑의 촛불이 가장 밝게 빛나는 걸./ 이 대림 시기는 기이한 일도 많았지만 정말 아름다웠어./ 사랑의 축제인 성탄절은 훨씬 더 아름다울 거야." 가난하고 버림받은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 그 넓고 깊은 사랑을 동물들과 이웃들, 아이들에게 베풀며 사는 마르파의 모습은 참으로 바람직한 인간상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성탄절은 지나고 이제 200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거창하고 명분만 가득한 사랑이 아닌, 아주 작은 나눔과 베풂이라도, 받는 사람에게는 소중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동화 "마르파의 성탄절". 매일 매일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다는 우리 아이들의 바람을, 매일 매일을 크리스마스로 만들 수 있다는 가르침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좋은 책 한 권. 새해를 맞아 추천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