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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해서 리뷰를 쓰지 못한 책이다. 요즘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읽으려 했지만 결국 206페이지에 이르러 달리기를 잠시 멈춘다. 소세키의 고양이들로 알게 되어 이 책을 처음 신청했을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었다. 지금껏 접해보지 못했던 음악 관련 도서가 그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었다. 개정판 서문에서도 그는 "재즈를 조금은 작심하고 듣고자 하는 분"들에게 읽히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남자의 재즈 일기>의 작가 황덕호와 소설의 형식을 빌린 <그 남자의 재즈 일기>의 주인공이 일기장 속에서 재즈를 대하는 자세는 집요했고, 진지했다. 실제 황덕호 작가는 재즈평론가로 활동하는 분인데, 주인공의 분투기를 읽으면서 어떤 분야의 평론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토록 지독할 정도로 깊이 읽어야 하나 싶었다. 황덕호 작가의 칼럼은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올라온 칼럼이 씨네 21에 기고한 <영화 <마일스>와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하여 말하다>라는 칼럼이다.
2.
<그 남자의 재즈 일기>라는 이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의적이라고 할까? 작가가 재즈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알게된 내용들을 조금씩 정리해 놓은 노트같은 인상이 강했다. 황덕호 작가는 자신이 재즈에 입문할 때 기록해둔 이러한 자료들을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서 일기라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글만 읽어서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도 없고, 또한 읽는 속도를 붙여봤자 아무런 내용도 기억할 수 없는 종류의 책이기 때문이다.
한국일보의 기사 <아이돌 입은 '문예지', 비정상인가요> 도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악스트를 읽으면서도 그랬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라 기억해 둔 내용이다.
맨= 악스트의 위험성은 1차 창작물, 즉 작품이 많이 읽히지 않는 상황에서 2차 창작물이 비평이든 서평이든 흥미를 끌기 어렵다는 점이다. 관객 100명이 본 영화의 리뷰를 아무리 재미있게 써도 흥미를 못 끄는 것과 같다.
결국, 이 책은 일기의 형식을 취하지만 본질은 재즈라는 음악장르에 대해 평가를 시도하는 2차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초심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음악가의 재즈 작품을 소개하면서 다른 음악가의 재즈 작품과 비교를 시도하는 부분은 도무지 무언가를 느끼기기는 불가능한 작업이 아닌가 싶었다.
만약, 내가 정말로 재즈라는 장르에 대해서 진지하게 공부하려고 인내심이 있었다면 주인공이 소개하는 작품을 일일이 유튜브로 찾아 들으면서 공부했을텐데. 일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나는 재즈라는 음악에 대해 그 정도의 열정을 만들어내긴 어려웠다. 재즈에 대한 감상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143페이지에서부터 146페이지에 실린 이런 논쟁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144. 부르디외가 말했잖아요. 취미야말로 계급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오늘날 지배계급과 서민들이 정치적 견해에서 일치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취향만큼은 결코 일치할 수 없단 말이죠.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결코 일치하려고 하지 않죠 왜냐하면 지배계급에게 취향, 취미란 곧 그들이 뭔가 우월하다는 하나의 '구별 짓는' 방식이니까요. 그런데 1990년대 중반 한국 유한계급의 취향이 뭐로 상징되었냐면 바로 재즈였어요.
3.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2차 저작물이라는 한계라는 답답함은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온다. 내가 블로그를 통해서 생산하는 책에 대한 글. 이것도 역시, 여기서 지적하는 2차 창작물이라는 한계와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해당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내가 쓴 글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책을 읽어본 후에 블로그를 찾는 이웃보다 해당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블로그를 찾아오는 이웃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 같다. 그래서 공감 숫자만 올라가고 말이다.
125. 음악 골치 아프게 듣는 사람들 제일 이해가 안 가요. 그냥 들어서 좋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이 문장은 주인공의 재즈음반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 중에 한 사람에게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를 좋아하냐고, 좋아하면 대체 왜 좋아하냐고, 자기는 왜 좋은지 모르는데 혹시 당신은 왜 좋은지 아느냐고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었다. 이것과 똑같이 어떤 책에 대해서 왜 좋은지 물어봤을 때 상대방이 "책도 골치 아프게 읽는 것보다 그냥 읽어서 재미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되물으면 나 역시 주인공처럼 할 말이 없어질 것 같아서 슬펐다.
4.
장르는 다르지만 황덕호 평론가와 나는 동류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도중에 덮어야겠다. 그래도 프리재즈나 즉흥연주의 개념과 대위법같은 재즈의 특수한 기법들이 138. 음악 이론 말고 음악을 연주해봅시다. 우리들의 마음과 정서를 표현해봅시다. 라는 다짐과 함께 탄생되었다는 사실은 내게 그보다 더 훌륭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없을 만큼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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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레코드 가게를 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레코드가게가 아이스크림가게보다 더 흔했다. 레코드가게마다 헤드셋이 비치되어 있어 음악이 듣고 싶을 땐 언제든지 들어가 분위기 잡을 수 있었다. 그때는 자주가는 레코드 가게 하나 정도는 추억의 서랍을 열면 튀어나는 배경 중의 하나였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막귀인지라 재즈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인지도 모르고, 한편으로는 이 책으로 사라져간 레코드 가게의 향수인지도 모르겠다. 사촌형의 레코드가게를 얼떨결에 인수하게 되면서 '장수풍뎅이'로 간판을 바꾸게 되면서 시작된 일기이다. 재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주인공이 재즈 레코드사를 열게 되면서 시작된 일기는 재즈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되면서 쓴 기록들인데,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진짜 저자의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나중에 서판을 다시 읽으면서 허구라는 걸 알았다. 허구치고는 너무 진지했고, 설정치고는 너무 리얼했기에 저자의 일기라는 걸 조금도 의심하지 못했는데, 재즈 입문자들을 위해 일기라는 형식으로 쓴 것일 뿐 실제 주인공은 아니라한다.
이 책이 일기 형식을 띠게 된 것은 재즈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재즈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하기 위해서 형식만을 취한 것이고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재즈 100년의 역사 흐름을 알기 휩게 쓰기 위한 선택이었다. 저자 황덕호는 재즈 칼럼니스트로, 1999년부터 KBS 클래식 FM ‘재즈 수첩’을 15년 동안 진행해왔다고 한다. ‘재즈 수첩’은 재즈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라 하는데 , 물론 나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재즈의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저자는 기존의 재즈 음반 가이드북을 보완하기 위해서 초보자들이 감상하기에 용이한 음반에서부터 그 음반과 관련을 맺고 있는 다른 음반들로 확대해나가는 방식을 취하기 위해서는 일기 형식의 재즈 입문서가 요원했다고 한다.
1부에서는 재즈에 대한 편견을 깨어주는 장이다. '장수풍뎅이'에 들리는 범상치 않은 손님들의 등장으로 재즈의 문외한이었던 주인공이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인데 , 주인공과 독자를 동일시 하며 배워가는 재미가 있다. 혼자 재즈를 공부하면서 알게 되는 재즈의 리듬감은 피아노와 베이스가 건반악기 또는 현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내는 소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2, 3부는 재즈의 역사와 스타일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감상하는 장으로 재즈의 명반들이 소개되고 있다.
저자가 재즈에 대해서 워낙 재미있게 설명을 해주어서 재즈 입문서로는 그만인 책 같다. 조금씩 읽으면서 재즈의 매력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재즈의 다양한 앨범과 종류, 기원에서 현재의 명반들까지 재즈 역사가 이 책 하나에 다 담겨있다. 내가 마치 레코드가게 주인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 주인공이 되어서 재즈를 독학하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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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떠난 재즈의 여정(?)을 따라 재즈에 심취했었다. 재즈를 좇아 좌충우돌하는 저자의 발길이 어찌나 솔직 담백하던지 흠뻑 빠져들었다. 이제 13년이 지나 새로운 판으로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다. 재즈 명반까지 덤으로 오니 이렇게 좋을 수가!!! 저자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부터 음반사의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재즈와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KBS 클래식 FM(93.1Mhz)에서 <재즈수첩>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재즈음반 전문매장 ‘애프터아워즈’(www.afterhours.co.kr)를 운영하고 있다. 인사동 재즈전문 레코드 가게. '장수풍뎅이' 어느 날 저자의 사촌 형이 자신이 운영하던 레코드 가게를 때려치우고 산에 들어가 승려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이렇게 형이 운영하던 가게를 물려 받아 꾸리게 되었다. 상호도 '장수풍뎅이'로 바꾸었다. 어린 시절 그토록 잡아보고 싶던 곤충이었지만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던 터라 그 이름을 꿈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었단다. 그는 카운트 베이시의 '파리의 4월(April in Paris)'를 하나의 경이라고 칭송한다. 이 음반을 통해 재즈의 세계로 들어서는 출입구 앞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본문을 보면 이 설명 밑으로 음반 사진과 간략한 주석이 덧붙여져 있다. 저자가 선뵈는 재즈 이력을 좇아 음반을 들어볼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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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들린다는 말 틀린게 없네요. 재즈에 문외한인 제가 재즈 입문자를 위한 <그 남자의 재즈 일기>를 읽고 이해한만큼 재즈가 들리더라고요. 재즈하면 드라마에서 섹스폰을 불며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차인표가 먼저 생각날만큼 재즈에 아는 게 없던 수준이... 이제는 재즈란 이런 맛이구나 살짝 느낌 정도는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의 재즈 일기>는 절판되었다가 2015년에 약간의 내용을 추가해 재등장한 책이어서, 재즈 관련 책을 찾던 분들에겐 특히나 반가운 책이 되겠네요. 이 책은 어떨결에 사촌형의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서 1998년부터 3년간 재즈를 들으며 쓴 일기 형식입니다. 인사동에 장수풍뎅이 음반가게를 운영하는 주인공이 재즈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허구의 형식을 이용해 재즈 초보자가 쉽게 따라갈 수 있겠더라고요.
재즈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Bar 음악 정도? 그냥 좀 독특한 느낌? 서커스단 음악? 재즈의 왜곡된 이미지나 선입견은 대부분의 일반인이 갖고 있는데, <그 남자의 재즈 일기>의 주인공 역시 재즈 위주 음반가게를 하면서도 재즈에 깊이가 없다보니 악전고투를 하게 됩니다. 이런 것도 재즈? 라고 할만한 경우도 많았고요. 재즈 특유의 리듬부터 즐기며 네 박자 재즈에서 새로운 리듬의 발견 등 재즈 입문자가 재즈를 듣는 방법이 하나씩 나옵니다.
재즈의 핵심인 즉흥 솔로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재즈의 편성을 알아야 하고, 특히 관악기 음색을 구분해 들어야 하는데... 저 역시 섹스폰, 트롬본, 트럼펫 등 재즈를 상징하는 악기들의 음색 구별은 잘 못하거든요. 이런 음색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참 재밌었어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재즈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편성 악기에 따라 오케스트라 수준의 재즈도 있었고요. 저는 재즈의 기본 편성인 피아노 트리오쪽이 기분을 살짝 띄우고 싶을때 듣기 딱 좋더라고요. 특히 빌 에번스때문에 재즈를 듣기 시작한다는 대부분의 사람처럼 저 역시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정석을 맛볼 수 있는 빌 에번스의 Waltz for Debby를 들으며 피아노의 자유로운 스윙감을 즐겼네요.
<그 남자의 재즈 일기>에는 재즈 역사에서 걸작, 명반이라고 불리는 음반들을 소개합니다. 일명 재즈 매니아라는 손님들을 상대하며 재즈 이론, 역사적 재즈 감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죠. 음악을 이렇게 심각하게 들을 필요가 있냐고.. 그냥 들어서 좋으면 그만이 아니냐고 충고하는 손님도 있답니다. 하지만 기호에 충실한 듣기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부족한 역사적인 이해를 위해 재즈의 역사를 공부하며 역사적인 명반 10장을 선택해 듣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명반이라면서도 별 공감이 없는 것도 있고... 걸작이라는 게 꼭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라는 걸 실감하기도 하죠. 역사적인 명반을 고르고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때문에 심각하게 듣던 것에서 벗어나... 명반 사이사이 공백의 음악들을 또 선택해 들으며 다양한 재즈 스타일의 폭을 넓혀나갑니다. 물론 재즈의 역사를 염두에 두고 듣지만 좀더 자유로워진 셈이죠. 그리고 그 속에서 나만의 명반을 찾기 시작합니다. 공인된 명반으로부터 벗어나 주변부에 숨겨진 나만의 걸작을 찾는 것, 이렇게 재즈 듣기의 깊이와 폭이 한층 두터워집니다.
재즈에도 수많은 스타일이 있네요. 스윙, 비밥, 쿨재즈, 소울재즈, 퓨전 재즈 등... <그 남자의 재즈 일기>에서 다룬 재즈 중 끌리는 것은 유튜브 검색으로 들으며 읽었는데 재즈 특유의 스윙감은 정말 멋지네요. 빅밴드도 시원시원하고. 재즈 뮤지션 최초의 카네기홀 공연을 했던 베니 굿맨의 Sing Sing Sing은 누구나 들어보면 알만한 낯익은 음악이었고요. 테드 히스의 Cherokee도 참 좋았어요. 듀크 엘링턴의 C Jam Blues도 굿굿~
한국에서의 재즈 상황, 음반계 자체의 변화에 따라 음반에서 음원으로 넘어가는 세태에서 내실있게 감상하는 재즈의 길을 알려준 <그 남자의 재즈 일기>. 재즈를 하나씩 알아가는 걸 그저 개론서를 읽으며 알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손님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 속에서 발견해나가는 형식의 <그 남자의 재즈 일기>. 지루하지 않고 책 속 인물들에 동화되어 공감도 하고 취향을 발견해나가는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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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음반을 모으기 시작하며 궁금한것은 이 가수들의 역사와 재즈의 히스토리와 얽혀있는 음악의 내요들이랄까, 여튼 알고 듣는 재미가 참 큰 장르의 음악중 하나가 재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남자의 재즈 일기는 재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 뿐만 아니라 처음 기대했던 그 이상의 것을 잘 정리하여 전달해주는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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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시작하면서 서문에 저자에게 '장수풍뎅이'라는 음반 가게의 폐점 여부를 묻는 독자들이 종종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개점한 적도 없는 가상의 가게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단정하고 폐점했는지를 걱정한 독자들이 그렇게 많은 것일까. 이는, 저자의 글의 탄탄한 흐름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 입증한다. 실존하고 있을 법한 공간과 시간을 구현해놓고, 제대로 된 현실적인 가게의 이미지를 구축해놓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다 리얼리티를 갖고, 명반들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받아 다시 플레이된다. '현실 세계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허구로 꾸민' 소설보다도 더 진짜같은 이 재즈 '입문서'. 입문자를 위한 글이라고 했지만 문외한에게는 너무나 허들이 높았다고 불평도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특유의 분위기를 구현해놓은 점이 독보적이었다.
이건 마치 심야식당의 재즈 편 같다. 심야식당이 2007년 발행이니 이 책이 좀 더 먼저 아닐까. (정확하지 않은 정보이니 자신은 없지만.) 인사동. 모든 오래된 것들이 모여 있을 것 같은 서울, 종로의 한 복판에 있는 묘한 분위기의 거리. 그 한쪽 귀퉁이에 있는 오래된 삼층 건물집. 국악 악기 가게가 있을 법한 곳에 재즈 음반 전문 매장이 소소하지만 꾸준하게 영업을 한다. 아는 사람들만,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드문드문 찾는 발걸음. 그들이 찾는 재즈 음반과 함께 한 사람의 손님이 하나의 음반과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고 간다. 그리고 매일의 일기를 기록처럼 남겨두는 가게의 주인. 설정도 잘 되어 있고, 어떤 에피소드로든 무궁무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굉장히 '소설적인' 덕분에 음반 이름이, 재즈 싱어가, 선곡된 음악의 리듬을, 몰라도 괜찮도록 읽었다. 막연한 궁금증과 그리움을 품은 채로.
솔직히 다시 읽으라고 한다면 그건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느꼈던 부담을 넘어서서 짐처럼 여겨질 시도일 것이다. 어디까지나 사실 반쯤은 재즈 매니아나, 타짜 정도는 내심 자부하는 정도로 애호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입문자는 음반이나, 음원 구해서 들어가며, 배워가며 읽기에 급급할 정도로 많은 재즈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제목만 들어도 머리 속에서 자동적으로 음반이 플레이 될 정도라면 얼마나 풍부하게 이 책을 읽어낼 수 있을 것 인가. 진심으로 부러울 레벨이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이 책을 읽어 낸 이 문외한 독자의 경우는- 진짜 책의 초반에, 누가 리듬을 만드는가? 부분에 나오는 음악, 오직 그 하나만이 자동적 플레이가 되는 곡이다. 적어두고 보니 심하다. 읽어보겠다던 용기가 대단하고. 그 곡은, 처음 영화 수록곡으로 듣고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해놓은 뒤로 항상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곡인데, 지금 보니 리스트 상에 있는 유일한 재즈곡이다. 그 곡은 바로, 칼 잡이 맥. 그 외에는 거의 유일하게 재즈 피아니스트 냇 킹 콜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정도고, 레이 찰스의 영화를 본적이 있다. (초라한 기록이다.) 이렇게 솔직하게 쓰는 이유는, 나도 읽었으니까 가볍게 읽거나,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는 발판으로 삼으시라는 권유이다.
솔직히 최근에 읽었던 다른 어떤 입문서보다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하지만 그 배로 '난감한' 내용이었다. 입문자를 위한 이라는 단서를 달아놓았지만 글을 오롯이 느끼기에는 배경 지식이 너무나 부족했다.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단 몇 곡 정도는 QR코드 같은 걸 활용해서 소개되어 있는 곡을 들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시도를 해봤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많이도 바라지 않는다. 한 세곡에서 다섯곡 정도만이라도.) 이 음악이 듣고 싶어 갈증이 날 때 딱 플레이되어 해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이 책 정말 엄청나게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독자의 욕심이야 끝이 없고, 그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자와 출판사의 몫이자 영역일테니.
정말 느낌있다. 시도와 분위기가 굉장한 글이다. 이전 판본의 모습도 찾아봤는데, 나름 강렬한 느낌이 있지만, 이번에 한권으로 새로 나오게 되면서 확실히 세련되고 감각적인 분위기도 입었다. 준비된 책이니, 다가오는 가을에 한 권 정도 손에 들면 더할 나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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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의 카페였다.
어릴적 어떤 영화에서 그런 분위기의 카페에서 누군가 피아노를 치며 부른 노래가 라디오 방송에서 재즈 음악이 담긴 OST로 소개되는 것을 듣고 그게 아무래도 각인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재즈 음반을 듣고 재즈 공연에 가보면서 아...꼭 그런 장소에서만 들어야하는 그런 음악은 아니구나..란 것을 알게는 되었다.
다만 즉흥적인 느낌이 많은 그런 음악 장르이다 보니... 다른 음악 장르들처럼 노력만 한다고 잘할 수 있는 음악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었다.
타고난 리듬감이나 선천적인 음악감각이 있으면 더 발전하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그래서 내가 직접 배우는 것은 일찍 포기를 하고 듣는 것만 좀 해보기로 했었다.
그런데..그것 또한 쉽지 않았다. 자꾸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자리를 잡아서 그랬는지도.. 여전히 클래식 음악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재즈인지라...
그런데 그런 재즈 문외한들에게 필요한 책이 있다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그 남자의 재즈 일기 ![]()
원래 두권의 책으로 이루어졌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현암사에서 1, 2권이 합쳐져서 한권으로 다시 출간되었다고 한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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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의 두께는 좀 두껍지만...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신세계를 만난 듯한 느낌이어서 책을 읽는게 생각보다 수월하다고 느낄 거라 생각한다.
책은 제목처럼 일기형식을 빌리셨다지만..(1998년부터 2000년도까지) 진정한 일기는 아니라고 하신다. 사실 날짜들이 있긴 하지만..왠지 그 날짜에 정말 글을 쓰신걸까?란 의문은 좀 있으면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여튼... 책에선 수많은 음반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재즈음악가들이 있을까 심히 걱정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을 알고 있었다.
![]() 처음 이름만 들었을땐 남자구나 했는데..
여자분이였다. 그래서 왠지 더 기분 좋게 좋아했던 뮤지션이 아닌가 싶다... ![]() ![]()
마일스 데이비스~
이분은 사실 동생때문에 알게된 분이었다. 동생이 좋아하는 재즈뮤지션 중 한분이어서... 집에 음반도 몇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분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생을 보고 있으면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껴질 정도로 좋아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덕분에 나도 이분의 음반을 몇번 들어봤던 기억이... 물론 들어도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책을 통해 쬐금 더 가깝게 다가간 듯 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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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책을 읽으면서 이분의 음반이 너무 많이 소개가 되어 있어서 더 반갑고 좋았던 기억이... 알고 있는 분들을 만나면 어떤 장르든 그것이 더 좋아지게 되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분이다. 아마 이글을 읽는 분들도 대부분 알고 계신 분...루이 암스트롱~ 사실 이분이 트럼펫을 연주하는 실황을 본 적이 있는데.. 와우~ 진짜 열정적이셨다는 것!!! 아쉽게도 앨범이 있었는데..분실하는 통에 지금은 하나도 앨범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냥 좋다..^^
이분은 데니 굿맨... 사실 이분의 음악은 잘 들어보질 못했다. 그냥 이야기만 들었던 기억이...나중에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사실 내가 아는 분들이 소개해 주신 분들에 비하면 정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은 아쉽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어쩌면 잘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책으로라도 미리 재즈음반들을 만나봐서 나중에 실제로 음악을 듣게 되었을때 반가운 마음에 더 재즈라는 장르를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가끔 글로 배운 어떤 것이 다가 아닌지라 체험해 봐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로라도 먼저 어떤 것이든 만나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그것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되는 것이 좋다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 책읽기가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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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재즈 대중화는 아마도 차인표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빚을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차인표가 색스폰을 분, 도산사거리인가 지금은 없어진, 그 재즈바를 나중에 간 적이 있는데 (아주 웃긴 에피소드가 있었다..), 여하간 강남에서 생긴 재즈바에 들리지않고선 다들 폼이 안나는 그런 분위기가 한때 있었다. 피에르 부르니에 이야기까지 안하더라도, 클래식을 어느 정도 상식선으로 이야기할 줄 안다고 하면 그다음은 재즈...하는 그런 분위기에서 그닥 자유롭지않았던 세대인지라, 난 재즈를 오빠 덕분에 알게 되었다. 오빠가 산 [재즈총론], 또 그 책에서 추천한 재즈명반.
이 책은 음악개론에 대한 책 중에서 좀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시대별로 쭉 교과서처럼 설명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재즈에 대한 어떤 선입관이 있는 한 남자가 인사동에서 재즈전문음반점, '장수풍뎅이' (이 이름이 생뚱맞으면서도 이름붙인 과정을 들으면 꽤 멋지다는 생각을 한게. 우리오빠도 참 이 벌레를 잡고 싶어했는데...곤충채집을 하다가 만난 물방개를 욕실에 둬서 난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을 경영하게 되면서, 명반을 추천받고 의문을 가지고 물어보고 공부하고 또 파생되는 음반을 들어가면서 재즈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3년중 초기의 일년반동안 50장의 명반을 듣고 이에 대해 거의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물론, 중간에 설명은 일반 개론, 총론수준의 설명까지 올라가지만, 위에서 내려보며 "알려주마 (이런 류가 여기 나오는 M)"는 것이 아니라, 뭐가 좋은지 모르겠는데 알고나니 이런 의미였고 매우 멋지구나..하는 일반인의 시각을 견지하는지라, 꽤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었다.
게다가 등장하는 인물이 재즈를 대하는 사람들을 반영해놓고 음반 등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매우 조예가 깊어 화자인 '나'에게 질투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킨, 냉소적인 M, 명반이건 명연주건 뭐건 듣기 좋아야 하는게 아니냐는 박주헌, 연인의 핀잔에도 올바른 귀와 소박하고 솔직한 여인 백소영, 꽤 상업적인 재즈시장을 이해는 하성민, 유행과 같은 흐름 속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취향을 가져가는 이들을 대변하는 김지숙, 클래식을 공부하다가 교사, 그리고 악기상이 되었고 한달에 음반 몇개씩 들으면서 일상의 힘듬을 달래는 조형호 (최근에 나의 멘토, 버트런드 러셀의 글을 하나 읽었다. 일상의 자잘한 것들로 인해 마음이 상처받을때, 그럴때 흥미를 끄는 것들을 찾아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의 장점을...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충격적이면서 매우 피와 살이 되는 말씀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이 책의 '나'처럼 하루종일 음악을 듣고 또 들을 수는 없지만, 마음에 드는 음반을 사서, 음원이 아닌 음반! 을 사서 들으면서 일상의 거침을 잊어가는 것도 꽤 허무한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와 취향이 같아서 꽤 마음에 들었던 D.
중간에 유명해서 거의 모든 이들이 필수적으로 산다는 음반명을 듣고 찔렸고 (하하, 나도 그거 다 있는데..), 보사노바에 대한 뉘앙스때문에 조금 가슴이 아팠고, 재즈보컬 부분이 적었던게 아쉬웠지만,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2주일이었다. 편애하는 연주자들과 음반 위주로 머물렀지만, 조금 더 넓혀갈 수 있는 길을 알게 되었고 (첫번쨰는, 보사노바 이전의 스탄게츠.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스콧 핏제랄드와 스탄 게츠에 대한 발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결국 내 책상의 왼쪽, 내 인생의 참고서적 코너에 들어갈 것 이다 (여기에 들어가는거, 영시랑 [라인업]이랑, [Bloody Murder] 등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두개의 에피소드. 일전에 교토를 여행할때 한 교토가정식 식당에 들어간 적이 있다. 거기서 흘러나온 재즈에 뒷테이블에 앉은 서양인이 결국 참다못해 서빙하는 일본인 아줌마에게 말했다. 음악이 너무 좋다고... 누구의 연주인지는 모르겠지만, 관악기, 베이스, 드럼의 선율이 중간빠르기 정도로 흐르는데, 일본음식과 어울리지 않는듯 보일지 모르지만 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오빠의 병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가벼운 클래식 실내악 위주로 음악을 틀어놓는데, 유독 오빠는 재즈가 나오는 것을 불편해했다. 마치 재즈바 같다며... 매우 사랑하는 오빠를 까려는건 아니지만, 선입견이 귀를 막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서적이 된 이 책에서 추천하는 명반을 나중에 들을지라도 존중은 하겠지만 반드시 듣고 또 찬사를 바치지않을 작정이다. 또, 그리고 내 취향과 맞지않는다고 또 쉽사리 지워버리지도 않을 예정이다. 역시 음악은 즐겁고 편안하게, 그러나 또 그렇다고 BGM으로 전락하지 않게 존중하면서 듣고싶다.
p.s: 예상보다 팔리지않는 명반, 품절되는 음반, 편집음반만 잘팔리고 음원위주의 감상으로 전환되는거...등등. 주변에 이런 '장수풍뎅이'같은 음반점이 있다면, 온라인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주인장과의 대화를 위해 가끔 들려서 한 장씩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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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재즈 일기: 재즈 입문자를 위한 명반 컬렉션
정말로 그남자의 재즈일기 최근에도 몇가지 음악영화도 상영이 되었고 그래서 재즈가 가져오는 매력과 그 음악에 대한 무엇가를 발견하는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