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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은, 『악마의 산』에 이은 형사 베니 그리설 시리즈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동시간대에 벌어진 상황과 인물들을 시간대별로 다루고 있다. 사실 소설을 통해 재미와 교훈, 두가지를 융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시간』은 남아공의 현주소와 과거의 진실, 앞으로의 문제점까지를 모두 열거한 점이 뛰어나며, 스펙타클한 전개까지 선사한다. 사건의 시작은, 이른 새벽부터 뭔가에 쫓기듯 숨가쁘게 달리는 소녀, 교회 앞마당에서 발견된 미국인 여학생의 시체, 그리고 아프리칸스 음악의 대부로 통하는 프로듀서 애덤 바너드의 죽음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전편『악마의 산』처럼 실상은 한 개의 거대한 범죄가 주축이 되어 또다른 파국을 가져온 사건들이다. 충격적인 사건과 불길한 예감으로 가득한 13시간 동안 소녀의 안전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베니 그리설의 활약상에서 인간적 면모와 연민이 느껴진다.
![]() 25년차 강력계 베테랑인 베니는 과거 13년 동안 알코올중독에 빠져 있던 중 6개월 동안 금주하면 재결합을 재고하겠다는 아내와 강제 별거에 들어간 지 156일째 되는 날이다. 맷 주버트 총경을 빼면 남아공 경찰에 남은 유일한 백인인 그는 강력범죄부가 해산되면서 케이프타운 경찰기동대로 소속을 옮겨 신입 형사들의 멘토를 맡는다. 대놓고 반감을 표출하는 혼혈인 '프란스만 데커'와 자신을 유독 따르는 '부수무지 은다베니'가 맡은 사건이었다. 첫 사건은 한때 유명가수였지만 알코올중독에 빠진 아내 알렉사 곁에 놓인 음반계 명프로듀서 애덤의 죽음이었다. 외부에서 총살을 당한 뒤 집안으로 옮겨진 정황이 포착되었지만 애덤과 대척관계에 놓인 인물이 한둘이 아닌 점에서 사건은 총체적 난관에 봉착한다. 두번째 사건은 '아프리칸 오버랜드 투어' 중인 두 명의 십대 미국인 여학생인데 한 소녀는 목에 자상을 입어 사망했고, 다른 한 소녀는 누군가로부터 쫓기고 있다는 점이다. 국경을 넘기 쉬운 소녀들이 마약 밀반입책이라도 되는 걸까? 한 소녀의 죽음, 그리고 또다른 소녀의 도주, 음반계 명프로듀서의 살인 사건까지를 연결선 상에 올리면서 복잡한 사건의 내막은 종반부에 이르러서야 의문점이 풀리게 된다. 아프리칸스 음악 업계는 큰돈이 도는 사업이었으므로 갈등의 골 또한 깊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의 수가 넘쳐났고 아귀다툼과 성추문은 언제나 떠돌았다. 계약과 로열티, 음악사업에 영향력을 미친 정도의 여부, 그들의 파벌과 자의식,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 민감한 기질의 온상에는 애덤의 죽음이 있었다. 애덤 바너드를 함축하는 단어는 음악과 여자였으며 한때 스타였던 그의 아내는 남편의 무수한 외도로 인해 알코올중독에 빠지고 애정을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베니는 아내를 그리워하는 반면, 재결합하는 것이 좋은 일인지를 망설인다. 퇴근 후 귀가하면 그를 감시하거나 평가하는 사람이 없는 현재의 침묵이 평화로 작용한 탓이다. 그것은 자유를 향한 또다른 갈망이었다. 결혼은 관계의 결속으로 시작하지만 예속 관계로 전락해 버리기 쉽다. 그러다 보니, 결혼이라는 제도가 과연 합당하며 현명한 것인지 뒤돌아보게 되는 씁쓸한 대목이기도 하다. 다양한 인종들이 사는 나라, 그것이 남아공이 안고 있는 최대 과제로 보인다. 전편『악마의 산』에서와 같이, 동료 경찰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갈등이 여러 차례 묘사된다. 혼혈인 프란스만 경위의 입을 빌리자면, 경찰 중에서 혼혈인은 8퍼센트에 불과하며 이에 경찰복을 벗은 혼혈인만 수천 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프리카너 역시 소수자 우대 정책 이전에 흑인이 겪는 억압과 빈곤, 땅을 빼앗기고 폭력을 겪었다는 것을 과거 역사학자였던 노인을 통해 알게 된다. 또한, 2000년에 백인이 대부분의 농장을 소유하는 비정상적 토지 문제로 일어난 실제 사건으로 농장을 잃은 지주들의 자식들이 '아프리칸 오버랜드 어드벤처(A.O.A)'라는 범죄 사업을 벌인 것으로 소설은 어긋난 복수를 보여주기도 한다. 모두가 과거에 얽매여 불만만 늘어놓고 인종차별문제만을 대두시킨다면, 서로가 통합되기는 힘들 것이다. 모든 것이 정치적으로 변한 탓이다. 비단 남아공의 문제만은 아닌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할 테지만, 정권을 잡은 대통령에 따라 새로운 위계가 생기고 새로운 어젠다가 생길 것이며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들도 생길 것이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내맘대로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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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무대로 한 소설이라고 해서 아프리카 여행 중에 들고 간 소설입니다. 웨스턴 케이프주에서 태어난 작가 디온 메이어는 <13시간>을 비롯하여, <악마의 산>, <세븐 데이즈> 등 형사 베니 시리즈 4권으로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형사 베니 시리즈는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사회에 스며든 묘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케이프타운서의 강력계 형사 베니는 백인이라는 이유로 아파르트헤이트 청산 후 불어 닥친 역차별에 걸려 마흔이 넘도록 경위 신세입니다. 잽싼 선배들은 벌써 옷을 벗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 경찰을 떠나고 있는데 베니는 그저 어정쩡한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결단력을 필요로하는 강력계라는 특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제불능의 술주정뱅이로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는 바람에 쫓겨나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못하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라는 점을 보면 경찰 업무 이외의 상황에서는 우유부단한지도 모르겠습니다. <13시간>은 아침 5시 36분 라이언스헤드의 가파른 언덕의 등산로에 등장한 백인 소녀가 누군가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장면은 금세 바뀌어 베니형사가 당직으로부터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전화연락을 받으면서 사건 속으로 본격 진입하게 됩니다. 교회 앞마당에서 시체로 발견된 소녀와 누군가에게 쫓기는 소녀 레이철은 미국에서 여행 온 친구 사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시체가 발견됩니다. 손만 대면 대박을 터뜨리는 음반계의 스타 프로듀서 애덤이 자택에서 시체로 발견된 것입니다. 전혀 연결이 될 것 같지 않은 두 사건이 결국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되면서 거대한 범죄조직의 실체가 드러나게 됩니다. 먹고 살길을 찾아 국경을 넘는 난민들을 상대로 피 묻은 돈을 갈취하는 범죄조직 A.O.A가 배후에 숨어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범죄조직이 경찰 내부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어 사건을 은폐하는 일을 밥 먹듯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집니다. 달아나는 레이철과 그녀를 뒤쫓는 추격자들의 숨가뿐 레이스를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하여 케이프타운의 지형은 참 절묘하기까지 합니다. 처음 읽을 때는 이 장면에 등장하는 케이프타운의 실제 지명과 분위기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수박 겉핥듯 케이프타운의 도심을 지나보니 어느 정도는 알듯해집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여행이 얼마든지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13시간>은 두 건의 살인사건과 추격자에게 쫓기는 레이철을 구하기 위한 13시간에 걸친 긴박한 과정이 잘 짜인 구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파르트헤이트 청산 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불어 닥친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상전벽해와 같은 백인들의 역차별이라거나, 영어로 된 팝송 보다는 모국어인 아프리칸스어 노래가 대중의 인기를 모으는 등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전한 인종 간 빈부격차, 치안공백을 틈타 들끓는 범죄로 얼룩진 사회 분위기를 곳곳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갑자기 변한 신분에 철학이 곁들여지지 못한 풋내기 경찰들이 푼돈에 정보를 팔고, 비리조차 마다하지 않는 것은 힘은 쥐었지만, 여전히 가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작가는 <13시간>에 결혼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는 평가입니다. 주정뱅이 베니형사의 결혼생활과 함께, 아내의, 남편의 외도로 상처를 입는 배우자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인간의 뻔뻔함과 나약함을 같이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젊은이가 불나방처럼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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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죽음과 폭력을 끌고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가장의 삶이란 어떤 걸까.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따뜻한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행복한 미소가 아니라 이들도 언젠가는 피해자의 모습으로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부터 느껴야 한다면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체력을 가지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범인들을 검거하는 형사일지라도,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내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니까 말이다.
복잡한 심경이었다. 여전히 안나를 사랑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가 술을 끊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안나와 별거를 시작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매일 밤, 죽음과 폭력을 끌고 집으로 돌아올 일이 없으니까. 현관문을 들어와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들도 언젠가 뼈가 부러지고 사후경직으로 빳빳이 굳은 모습으로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으니까. 하지만 이야기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스스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남자. 열심히 일하고, 초과근무를 하면, 언젠가는 계급도 올라가고, 승진도 하고, 그리고 결국은 정의가 승리할 거라고 믿었던 남자. 그저 그거 하나면 충분했던 그 시절의 그는 이제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경찰에서 26년을 일했지만, 여전히 경위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나쁜 놈들은 점점 늘어나고, 반대로 경찰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상대가 피해자이든 범죄자이든, 타인의 상황에 스스로를 이입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한 경찰이었던 그는 이제 알코올중독자 신세다. 그 뛰어난 능력 덕분에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비명 소리를 버텨내기 위해 술을 마셔야만 했던 것이다. 희생자들이 누워 있는 현장으로 들어가면 비명 소리가 들리고, 그것은 한 번 들리고 나면 머릿속에 붙박인 것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아내와 자식들은 지쳐갔고, 결국 그의 아내는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고 집에서 쫓겨나기에 이른다. 그리고, 술은 끊은 지 156일째가 되는 날부터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 시작된다.
이야기는 배낭 여행 중이던 한 미국 소녀가 의문의 추격자들에게 쫓기면서 문을 연다. 대체 무슨 이유로, 누구에게서 도망치는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그녀의 친구가 어젯밤 그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잡히게 되면 그녀 역시 마찬가지 신세가 될 거라는 것밖에. 그녀는 그렇게 줄기차게 도망을 치고, 무려 380여 페이지가 지나서야 소녀는 우리의 주인공 베니 그리설과 연결이 되며, 그 즈음 추격자들과도 만나게 된다. 신입들의 멘토링을 맡고 있는 베니는 부수무지 은다베니가 맡고 있는 미국인 소녀 살인 사건과 프란스만 데커가 맡고 있는 음반계의 스타 프로듀서 살인 사건을 오가며 범인을 쫓기 시작한다. 전혀 별개의 사건처럼 각각 진행되던 이 두 사건의 교집합은 작품의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드러나며, 누군가에게 쫓기며 홀로 공포에 떨고 있는 소녀를 구하기 위한 13시간의 사투가 시간대별로 차근차근 교차로 보여진다. 그렇게 새벽 5시 36분에 시작했던 이야기는 저녁 7시 51분에 이르러서야 마무리가 된다. 무려 550여 페이지 동안 펼쳐지는 스토리는 사실 짧다면 짧은 시간이고, 길다면 꽤 길기도 한 시간이다. 13시간은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시간이고, 누군가는 가정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시간이며, 누군가가 죽을 지도 모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과연 베니 그리설은 자신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아내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과연 그는 두 사건을 해결해서 소녀를 구하고,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 과거를 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문득 주버트는 한평생 지켜봐 온 동료이자 친구인 그리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설이 품고 있는 에너지에 비해 그의 활동 반경은 너무나 좁아서, 때로 그 에너지가 진동하며 쓰나미와 같은 열정의 파동을 뿜어낼 때가 있었다. 20년 전 그리설의 얼굴은 장난꾸러기 요정 같았다. 두 볼에는 궁정 광대처럼 장난기가 어렸고, 반짝이는 슬라브족의 눈과 커다란 입속에는 중독성 있는 웃음과 말도 안 되는 재치가 숨어 있다가 기회만 주면 언제든 활짝 기량을 펼쳤다. 그러나 이제는 그 얼굴에서 지난날의 장난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세월에 침식된 가느다랗고 깊은 주름들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작년에 국내에서 처음 만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 디온 메이어는 <오리온>과 <프로테우스>라는 작품으로 굉장히 인상적인 조우를 선사했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국가가 가지는 특수성을 잘 활용해서 매우 견고한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사망과 고문, 화학무기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살인 목록과 비밀 작전에 관련된 문서 등 온갖 기만과 협잡에 관련된 문서들. 인종차별 정책의 근간이던 흑백 분리법과 인구등록법이 폐지되고 나서도 여전한 흑백의 차별. 그렇게 나라를 하나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비밀과 기만을 가지고 개인의 과거가 국가의 과거와 연결되어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오리온>의 주인공 판 헤이르던이라는 인물에게 푹 빠졌었는데, 그는 전직 형사였지만 현재는 사설탐정으로 일을 하고 있는, 사소한 시비에도 주먹질을 해대며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는 인물이었다. 과거의 그는 자신이 선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살았었지만, 우연한 사고로 동료가 죽게 되고 그 순간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을 발견하게 되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린 거였다. 그 사건으로부터 3년이 지났고, 사람들은 이제 그를 쓰레기라고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칭으로 진행되는 그의 과거와 3인칭으로 전개되는 그의 현재와 교차 진행되는 방식 때문인지, 그가 원래 가지고 있는 면들이 더 도드라지게 부각되어 현재의 그 쓰레기 같은 인물에게 숨겨진 그것에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대체 왜 판 헤이르던이 시리즈로 작품이 출간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력 만점의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디어, 내가 고대하던 디온 메이어의 '시리즈' 작품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베니 그리설 시리즈는 현재까지 5편이 출간되었고, 그 중 3편은 영화 판권이 계약되어 '형사 베니 시리즈'로 3부작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시리즈 첫 번째인 <악마의 산>과 두 번째인 <13시간>이라는 작품이다. 알콜 중독때문에 아내에게 손찌검까지 하고 집에서 쫓겨난 형사라는 설정 자체가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니 그리설이라는 인물은 이상하게 마음이 가는 그런 캐릭터였다. 구제 불능의 알골 중독에 마흔 네 살에 경위 자리를 못 벗어난 채 그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평범한 형사, 술김에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고는 집에서 쫓겨나 6개월 안에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고 잘 곳이 없어 살해된 피의자의 집에서 잠을 자는,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인 이 남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 수사에 있어서만큼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사건의 플롯을 따라가면서 인물에 저절로 감정 이입이 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랄까. 작년에 만나봤던 디온 메이어의 작품 속 캐릭터들과 완전히 다르면서도 매력 넘치는,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인물이다. 시리즈 다음 작품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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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간접적이라도 소설 속 배경에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13시간』은 단숨에 독자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안내한다. 저자 디온 메이어는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에서 태어났다. 많은 작품들이 영화화 혹은 드라마화되었으며,『13시간』은 형사 베니 시리즈 중 하나로,『악마의 산』,『세븐 데이즈』와 함께 숀 빈 주연의 3부작 영화로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
오전 5시 26분. 한 소녀가 라이언스헤드의 가파른 언덕을 뛰어 올라간다. 등산로의 자갈 위를 달리는 운동화 소리가 긴박하게 울려 퍼진다. -p. 5
한 소녀는 쫓기고, 다른 한 소녀는 이미 살해되었다. 5시 37분, 수사관 베니 그리설은 휴대폰 벨소리에 잠에서 깬다. 그리설은 알코올 중독 때문에 아내 안나에게 쫓겨나 혼자 살고 있다. 안나는 그리설에게 6개월간 금주, 그리고 금욕 생활을 요구한다. 술은 156일째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욕은 어제 그만 깨어지고 만다.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그리설은 어떻게든 안나에게 들키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리설을 깨운 벨소리는 후배 경위 부시 때문에 울린 것이었다.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자, 부시는 ‘멘토’ 그리설의 도움을 얻고자 한다. 알코올 중독과 흑인 우대 정책 등으로 만년 경위인 그리설은 경찰 조직 내 위치가 애매했는데, 케이프타운 지역 형사 서비스 및 범죄 정보부 부장 존 아프리카 덕분에 지난 주부터 후배 형사 다섯 명에게 멘토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설도 알고 있다. 마땅히 붙여 줄 직책이 없으니 대충 멘토라고 얼기설기 만들어 준 자리라는 것을.. 그래도 그리설은 운이 아주 좋다면 경감으로 승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간절히 원한다. 그리설이 부시를 도와 소녀 살인 사건을 파헤치고 있는데, 다섯 명의 형사들 중 유일하게 혼혈인인 프란스만 데커 수사관의 멘토링 요청을 받는다. 멘토로 나선 그리설에게 대놓고 반감을 표출한 인물이기도 하다. 프란스만은 어릴 때부터 똑똑했고 경찰관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경찰이 되고 보니 하얗지도 까맣지도 않은 애매한 자리에서 꼼작도 못하는 굴레에 갇힌다. 야망은 큰데 실현을 할 수 없으니 불만 표출과 외도로 답답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프란스만은 알코올 중독인 아내 알렉산드라 바너드 옆에서 시체로 발견된 음반회사 ‘아프리사운드’ 사장 애덤 바너드를 보고는 알렉산드라를 의심한다. 그러나 그녀처럼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던 그리설은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졸지에 두 가지 사건의 멘토링을 맡게 된 그리설, 과연 잘 해결하고 승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안나와 재결합할 수 있을까?
책의 두께가 만만찮아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했는데, 읽을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이다. 디온 메이어가 왜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했는지 여실히 증명한다. 씨를 뿌리고 거두는 솜씨가 일품이다. 장르문학에 속하면서도 이에 국한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보통 미스터리 소설은 사건과 용의자에 집중하기 마련인데,『13시간』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담겨 있다.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소수자 우대 정책으로 역차별을 받는 사람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일한 밥줄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빛과 그림자, 줄루족과 코사족 간의 미묘한 신경전, 아프리칸스 음악 등이 어우러져 남아프리카의 민낯을 보여 준다. 물론 이 소설 한 권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안다’, 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악마의 산에서 펼쳐지는 케이프타운의 전망을 상상하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간혹 잊게 되는데, 완벽한 인간이란 없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그리설뿐만 아니라 프란스만, 안나, 알렉산드라, 애덤 등 결점이 있다. 그 결점을 상대방이 채워 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대안이 있다. 상대방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꿈에 승부를 거는 것이다. 굳이 문제를 거론하자면, 세상일이 만만찮다는 건데..
세상일은 뭐든 그랬다. 무슨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반면 이렇게 교통 체증에 막혀 꼼짝없이 오도 가도 못하는 채로 욕지거리나 할 시간은 차고 넘치는 법이다. -p. 245
그리설이 13시간을 보내는 동안 세상일은 이렇게 그를 시험에 들게 한다. 그러나 그는 시험에서 빠져 나올 의지가 있었고 결국 빠져 나왔다. 또 다른 시련이 있었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의지로 해결될 문제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그래도 13시간의 그리설과 다른 사람들의 활약으로 잠시나마 문제를 내려놓을 수 있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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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추리, 범죄소설을 너무나 좋아하다보니 굉장히 많이 읽고 있는데요,,이번에 처음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배경으로 하는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는 잘 모르는 사회가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책속에 녹아 있어서 책 읽으면서 더 재미있게 다가왔던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 책은 요즘 좀 책좋사들 사이에서 핫!~하다는 형사 베니 시리즈 2권입니다,, 저는 형사 베니 시리즈 1권을 읽지 못하고 막바로 읽었는데 알콜중독이라는 베니형사의 단점이나 극복해야할 고질적인 병이 있음에도 참 예리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아마도 이런 형사 베니의 매력은 많은 분들이 함께 느꼈기에 ‘형사 베니 시리즈’3부작 모두가 영화화가 결정 된것 같습니다 책을 받아보고 엄청난 두께에 헉!~ 했습니다,,언제 다 읽지 했는데 그게 또 책을 펼치지마자 급박하게 전해지는 상황에 책장이 술술 넘어가고 있더라구요,, 자!~~~~ 주정뱅이 형사 베니가 어떤 사건을 해결 하는지 고고 ~~ 앞선 시리즈 1권에서 형사 베니 그리설 경위는 알콜중독으로 급기야 아내에게 손찌금까지 한것 같아요,,그래서 아내에게 추방당해 쫓겨나 따로 떨어져 살고 있으며 6개월동안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이라는 통보를 받은 것 같습니다, 오늘로 금주 156일째인 형사 아내 안나는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자신이 저지른 실수때문에 두근두근 미쳤지미쳤지~~ 하면서 아내를 만날 흥분과 고민에 하루를 시작하는 베니앞에 급하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바로 살인사건이 벌어진것이죠.. 교회 앞마당에서 시체로 발견된 배낭여행 중이던 미국인 십대 소녀의 죽음입니다. 그 잔인함에 경악함도 잠시 또 다른 살인사건이 베니 형사를 부르고 있었으니,,, 한 저택의 서재에세 발견된 살인사건으로 간밤에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서 바닥에 누워 잠들었다가 깨어나보니 남편이 소파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죽어 있는 살인사건입니다 그런데 죽음의 당사자가 아프리카 음악 시장의 구세주라 불리우는 유명 인사였으니 이 사건 또한 만만치 않은 거죠.. 이야기는 베니 경위가 25년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경찰대에서 근무한 노련미로 초보 경사들에게 멘토링을 해 주는 식으로 참여한 두 살인사건과 함꼐 책 첫페이지부터 교차적으로 진행되는 누군가로부터 쫓기는 한 소녀의 모습을 계속 들려줍니다. 소녀를 죽이려고 쫓아오는 남자들의 무리들 왜 그들은 소녀를 쫓고 있는지 소녀는 어떻게 쫓기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확 폭발시키면서 내내 조마조마하게 마음을 졸이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 소녀 레이첼 앤더슨이 바로 오늘 아침 교회 앞마당에서 죽은 그 소녀와 함께 아프리카를 일주하는 투어에 참여한 친구 사이임도 서서히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더 복잡해집니다. 책 제목이 13시간 인만큼 아침 5시 36분 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오후 7시 51분까지 긴박하고 스릴있게 독자들을 이끕니다 특히 559페이지에서 마지막 100 페이지는 책 읽는 저에게 손에 땀을 쥘 정도록 긴박하고 조마조마하게 만들더라구요 아프리카 음악 시장의 구세주 < 애덤 버너드 살인 사건 >의 수사와 소녀 에린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도 그보다더 더 긴박한 어떤 남자들 무리에 쫓기고 있는 레이첼을 구해내야만 하는 긴박함속에서 사건을 조금씩 파헤쳐 나갈수록 경찰무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오고마는데요,,남아프리카 공화국, 이 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 여러가지가 사건과 함께 휩쓸려 이야기속에 녹아 있습니다,, 인종차별문제, 미약, 마약 밀반입책문제, 음악업계의 병폐, 밀입국문제, 장기 기증사업문제, 남아프리카 속의 범죄와 이를 대하는 정부의 반응 등등이 이야기를 읽다보면은 사건과 맞물려 더 답답하게 다가오더라구요 여기에 알고보니 사건의 규모가 어마어마했으며 거대한 범죄조직이 드러날때는 와!~~ 하고 놀라기도 했죠 그리고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두 사건이 나중에 보면 묘하게 연결이 되어 있는 상황에 놀랍기도 했구요 어찌되었던 25년 경력의 베테랑 경위 베니의 활략은 대단했던 것 같아요,,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엄청나게 두꺼운 이 책의 시리즈들을 왜 독자들이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첨으로 접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배경인 스릴러 범죄 소설 시리즈를 읽었는데 앞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도 계속 읽어보고 싶으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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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악마의 산'을 즐겁게 읽고 '13시간'을 망설임없이 선택했다. 두번째로 만나는 '베니 그리설'은 역시 배신하지 않았다. 중증의 알콜 중독때문에 아내에게 쫓겨나서 처절하게 금주를 실천하는 베니 그리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년의 매력을 사정없이 풍기며 어린 여자와 로맨스를 보여준다. 한마디로 전작과 동일하게 그는 불륜남이었다. '13시간'에서 베니 그리설은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맡으며 뛰어난 능력을 과시한다. 한 사건은 미국에서 남아공으로 배낭여행을 온 레이철이 괴한들에게 친구를 잃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경찰조차 믿지 못할 만큼 궁지에 빠진 레이철을 구할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베니 그리설뿐이다. 한편 스타 프로듀서인 애덤 바너드가 그의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그를 죽인 범인을 추적하며 음반계의 추악한 면을 목격하게 된다. 13 시간동안 두 가지 사건이 교차되어 진행되는데 책 밖에서 사건들을 따라가며 정작 시간을 망각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몇몇 범죄 묘사가 자극적이어서 받아들이기 조금 힘들었다. 신체절단(?)을 하는 고문 묘사는 충격적이어서 도저히 읽지 못하고 그대로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소시민으로 돌아가는 남자 베니 그리설. (잠시 아내를 잊고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아내에게 버림 받을까 전전긍긍하는 이 남자 다른 이야기로 만나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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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을 배경으로 하는 형사 베니 그리설 시리즈 2편이다. 장르적 재미만 따지자면 1편 <악마의 산>보다 훨씬 낫다. 살인자들에게 쫓기는 피해자를 구하는 13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와 음악산업 이야기)인데, 미국 드라마 <24>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먼치킨스러운 주인공이 24시간 안에 사건 해결을 해야 하는 내용이라는 게 좀 다르긴 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도입부부터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흡입력은 좋다. 하지만 똑같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끼어드는 베니 그리설 개인의 문제와 범죄 장면을 묘사하는 데에선 곤혹스러웠다. 현대사회를 살다보니 폭력에 대한 역치 값이 높아져 왠만해선 움찔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는 유독, 특정 장면의 묘사가 필요한 걸까 의구심이 든다. 조금 더 자극적으로, 조금 더 충격적으로 그리고픈 창작자의 욕구 때문일까? 아니면 현실이 그렇다는 것일까.
물론 현실이 상상 그 이상일 때도 많다. 하지만 캐릭터에게 필요 이상의 고통을 줄 필요는 없지 않나. 여기서는 고문이라고 하는 편이 더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사냥을 떠올리게 하는 추격전, 가해자 편에 선 윤리의식이 결여된 범죄자. 그들이 얼마나 악한지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드러나지만 디온 메이어는 아직 멀었다는 듯이, 피해자를 희생제물처럼 내세워 신체적·정신적 고통의 의례를 치르게 한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폭력은 위에서 아래로, 강자에서 약자에게로 흐른다. 하지만 그걸 낱낱이 해부하여 보여줄 필요는 없다. 만약 폭력적인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한다면 그건 폭력의 포르노화와 다르지 않다. <13시간>에 등장하는 장면들은 상당히 회화적인 구석이 있고, 지금 이야기하는 폭력적인 씬 역시 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악의 원초성을 그리려는 게 아니지 않나? 그런데 왜 그런 장면들을 넣는걸까.
이제 베니 그리설의 인간적인 면을 보자. <악마의 산>에서와 마찬가지로 베니는 자기 연민으로 가득 차 있다. 벨라와의 잠자리에서 깨어나 아내 안나를 생각한다. 유혹의 기미가 있으면 자신은 정절을 금세 저버리지만, 자기가 술에 취해 때리고 폭언을 일삼았던 아내는 깨끗해야 한다.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한지는 오래이고 자신의 유책 사유로 인해, 지금은 별거 중인데도 말이다. 이건 스포일러지만 그냥 언급하겠다. 이별을 고하는 안나를 쿨하게 보내주는 자신에게 취한 베니는 돌아서면서 벨라를 생각한다. 맛탱이가 갔다. 전작에서 필요없는 고통을 당한 딸의 트라우마는 살짝 암시되는 듯하지만 딱히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은 베니이고, 딸은 주변부 인물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강자에서 약자에게 향하기 때문에, 전작과 이번 작품 속 필요 이상 가해지는 폭력의 대상은 모두 여성인데 도구화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딱히 페미니즘적인 면을 고려해서가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봐도 그렇게 읽힌다는 것이다. 나도 아무데다 벡델 테스트 같은 것을 들이대지 않는다. 문학작품 속 설정과 시대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읽으며, 장르소설의 경우에는 아예 기대도 않는다. 혹시 이런 베니 그리설의 사생활이나 정신상태 같은 것 또한 오염된 현실을 비판하기 위한 기능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그도 그럴 것이 <악마의 산>, <13시간>으로 이어지는 이 시리즈는 (해석하기 나름의) 고발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역차별주의를 불러오는 인종정책,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폭력의 역사 같은 것들. 그러나 베니의 신세타령 속에 흐르는 유치함과 끝없는 이기주의 역시 그런 남성들(내가 바람펴도 넌 절대 피지마)에 대한 비판 같진 않다. 오히려 젊은 여성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중년 만세, 아직 죽진 않았다의 연장선인 듯하다. 다음 시리즈에서 매력적인 히로인을 붙여주려는 시도처럼 느껴진다. 그게 주입식 매력이라는게 문제...
반전으로 밝혀지는 진실은 놀랍고 충격적이나 진실의 농도에 비해 그 영향력은 미비하다. 그때 쯤이면 오히려 약간 힘이 빠지고 눈동자만 활자 위를 굴러다니는 수준이다. 소설 강도가 강-강-강-강-강 이런 식으로 이어져서 독자는 이미 기진맥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도취에 빠진 베니 그리설이 그렇게 유치해보이는 건지도. 아무튼 리뷰를 이렇게 쓰고 있으니 남아공 현실이 무간도처럼 느껴지는데 소설이 그렇게 그리고 있어서 어쩔 수가 없다. 기승전결에서 결이 좀 부족한 느낌이다. 남아공은 진짜 죽을 맛이다, 나는 남아공을 사랑하지만 이런 점은 고쳐야 한다, 미래의 남아공에 대해 희망을 갖고 싶다... 작가의 의도에서 그런 것이 읽히기는 하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리고 작품 속 역사학자가 나오는데, 그의 말에 대해서는 일부 공감하나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인으로선 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캐나다인과 대만(중국)인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게 아니냐고. 몰상식하기 짝이 없다. 특히 대만에서 온 이는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왜 그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본이 대만을 지배할 때 깔아준 철도 같은 걸로 자기들 도움 많이 받았다고 그러는 것이다. 대만에선 자국 역사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달랐다고 비행기 만든다고 밥그릇이랑 수저까지 뺏아갔다고 하니까, 하긴 우리한텐 수탈도 심하지 않았다면서 금세 수긍하던데... 캐나다인은 답도 없다. 퍼스트 네이션,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한국 얘기를 꺼냈으니 더 짜증이 났다. 알공캥들 후예들을 앞에 두고 그런 이야길 해 봐라... 문제는 이런 시혜적 시각이 역사의 과오를 가리고, 실제로 죄책감이 옅어지니 저런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하게되는 데에 있다.
현재 아르테21에서 출간한 디온 메이어의 작품은 세 편인데, 베니 그리설 시리즈가 두 편이고 베니의 상관 맷 주버트가 주인공인 작품이 하나 따로 나왔다. 작품 속에서 베니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서 일단 사두긴 했는데... 아마 그걸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는 더 읽지 않을 듯하다. 실제 남아공 상황을 잘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남아공 사회를 휘감는 부패와 범죄, 문화를 다양한 방면에서 조망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가치를 찾는다면 괜찮다. 다만 독자로서 즐기지 못한 소설에 대해 호평을 할 순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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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 메이어 작가의 "13시간"입니다. 디온 메이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 고유의 지명이나 인명이 많이 언급되네요. 사실감을 높혀주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한 소녀가 라이언스헤드의 가파른 언덕을 뛰어올라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쏟아내는 부드러운 햇살 속에 모습을 드러낸 도시의 아름다움을 소녀는 바라볼 겨를이 없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피스톤처럼 팔을 움직여 맹목적으로 달려나갈 뿐입니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긴박하게 진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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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하고 한참 있다가 읽는 바람에 순서를 바뀌어서 읽게되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인 형사의 13시간동안을 자세히 풀어 서술한. 그렇지만 하나하나 전부 연결되면서 긴박감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디온 메이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해봤는데 악마의산도 마찬가지였고 사건 연결이나 묘사가 참 탁월한듯 하다. 묘사 부분에 있어서는 번역가의 역할도 꽤 큰데 번역도 매끄럽게 잘 되어 있어 그랬던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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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산이나 13시간 모두 평이 좋았기 때문에 악마의 산을 구매하면서 같이 구매하였다. 악마의 산을 흥미롭게 봐서 기대했는데 13시간도 그 못지 않게 재미있게 읽었다. 처음에도 가독성이 나쁘지 않았지만, 갈수록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흐르면서 몰입력이 좋아진다. 남아공의 현주소가 소설 곳곳에 녹아있어 현실적인 느낌이 더 살아난다. 악마의 산이나 이 13시간 모두 영화화 되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