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7.0
리뷰 총점 종이책
폐허에도 눈을 내리는 사랑..
"폐허에도 눈을 내리는 사랑.." 내용보기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365일, 마더 테레사의 1년은 희생과 헌신과 사랑, 그리고 겸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는, 그리고 우리는 이미 우리 자신이 아니다. 우리는 태고부터 심부름꾼이었다. 우리는 하느님의 지음을 받아 행동할 뿐이며, 하느님의 분신으로 세상에 나투신 예수님에 종속된 사람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폐허에도 눈을 내리는 사랑.." 내용보기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365일, 마더 테레사의 1년은 희생과 헌신과 사랑, 그리고 겸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는, 그리고 우리는 이미 우리 자신이 아니다. 우리는 태고부터 심부름꾼이었다. 우리는 하느님의 지음을 받아 행동할 뿐이며, 하느님의 분신으로 세상에 나투신 예수님에 종속된 사람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허물을 벗어 던지고 실체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모두 동등하게 하느님의 지음을 받들고자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어떤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대면하고 있든, 그것은 껍데기일 뿐이다. 껍데기를 벗기면 모두 살색이다. 검은색이든 하얀색이든 누런색이든 그것은 모두 한가지 살색일뿐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인류를 차별하지 않고,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녀는 하느님의 지음을 받들어 예수님의 종으로서 희생과 겸손으로 인류에세 사랑을 베풀지만, 정작 인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자이다. 살아있는 채로 온몸을 벌레에게 잠식당해 있는 걸인의 마지막 행복의 미소를 볼 수 있는 자가 그녀인 것이다. 그녀는 우리들, 미천하게 살아왔던 우리들에게 있어 가장 고귀한 순간의 미소를 마주대하며 그의 사랑을 하느님께로 승화시키고 있다. 자신을 희생하지 않은 채, 가진 자의 풍요를 누리면서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다는 것은 가식이다. 그들은 겸손하지 않다. 진정한 겸손은 진정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앞에서, 나는 오로지 예수님의 종이라는 마음으로 발가벗고 내가 아닌 다름 사람을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몹쓸 말로 인해 내면의 고통을 받지 아니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 앞에서 나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줄 알아야 하고, 나를 내세워서는 안되며 칭찬 받거나 사랑 받으려고 해서는 안되고 그러면서도 나 자신의 존귀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런 자만이 나병 환자의 볼에 입맞춤을 할 수 있다...! 이 조그마한 책에 담겨진 마더 테레사의 365일의 명상에서 내가 담을 수 있는 긍정적 전언은 이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을 읽는 과정이 그렇게나 감탄스럽고 뿌듯하며 온몸에 빛이 감도는 듯한 황홀한 일은 아니었다. 이 책에는 '내'가 없다. 인류의 존재감이 없다. 오로지 예수님의 종이 있을 뿐이다. 예수님의 종, 헌신, 사랑, 겸손, 희생의 단어 나열로 점철된 365일이 이 책에 담겨져 있다. 인류와 인류가 만나는 접합점에서, 인류의 존재적 형상을 승화시키는 것이 종교가 아닌가..?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러한 과정이 없고, 다만 태고부터 예수님의 종이 존재할 뿐이다. 인류의 소소하지만 각기 다른 독자성을 띠기에 존귀한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가 부재한 책, 다만 아름다운 단어와 소망과 다짐으로 나열된 이 책을 읽고 범인(凡人)이 가슴에 담을 수 있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그러나, 한 사람의 희생으로 인류 몇 백명의 정신적/육체적 생명을 구해내는 그 거룩한 행위 앞에서는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행동 앞에서 온갖 사유는 무력해진다. 인간의 머릿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사유는 인류의 현실 앞에서 무용지물일 뿐이다. 인류의 격동적인 현실 앞에서 중용을 표방한 이중성과 사유의 무기력은 이기적인 것일 뿐이다. 따라서 시인 김수영의 말처럼 사유는, 그리고 사유의 그릇인 글은 한없이 가벼운 것일 뿐이다. 그러나 마더 테레사의 영혼에 깃들인 사랑과 겸손으로 사유로 점철된 인류의 현실에, <폐허에>, <눈>을 내리고 있다. 그녀가 뿌리는 <눈>은 1979년 이후 지금까지 따뜻하게 내려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내릴 것이다.
l****2 2003.01.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