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전체제의 사생아란 부당한 오명을 쓰고 있는 당대 최고의 오락물 007시리즈의 8편이다. 선입견과는 달리 착석한 관객의 느긋한 눈길과 해이한 마음을 순간 정신 못차릴 정도로 휘젓는 기상천외의 인트로를 간혹 편입하는데 1편(Dr. No)과 이 작품이 그 대표격이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봐도 여전히 참신하고 기발하여 예술가의 창의란 연대순으로 발전하는 게 결코 아니며 천재의 단속적 출현에 의함이 외려 정상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준다. 이 편에는 드디어 로저 무어가 등장하며 내용은 직전의 부진을 벌충하듯 전개가 빠르고 화끈한 액션씬이 줄잇게 한, 공든 작품이라 할 만하다. 폴 매카트니의 유명한 주제가가 나오는데 영화와 잘 어울리는지는 좀 의문이고, 이 곡은 마이클 더글라스와 앨버트 브룩스가 나온, '첩보원'을 소재로 한 코믹물인 2003년작 'In-laws(위험한 사돈)'에도 도입부에 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