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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역사
소설이나 문학작품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고 눈길이 가는 소재가 바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일 것이다.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나 해서는 안되는 사랑을 다룬 소재이면 그 재미는 한 층 더할 것이다. 이번 책은 한국사중에서 특히 이러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후자인 불륜의 사랑을 다루어 당시 시대상을 좀더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인조시대 우의정을 지낸 장유의 며느리 김씨, 정철을 사모한 기생 강아, 성종시대 동량인 신종호와 조위의 불가피한 사랑, 그리고 익히 알려져 있는 역관 홍순언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양녕대군의 아들딸인 서산군과 구지의 빗나간 불륜행각, 고려 공민왕의 노국공주에 대한 사모의 집착을 다룬 책이다. 선정된 인물별로 시대적, 개인적 상황설정등이 상당히 재미있다. 특히 필자가 챕터별로 후기형식으로 남긴 이들 고인과의 대화가 특히 눈길을 끈다. 비록 지금은 그 영혼조차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그들과 동시에 있는 듯한 설정을 통해 고인들의 최후변론을 보는 듯한 재미를 가해주고 있다. 그리고 각종 역사적 기록과 사진자료가 첨부되어 있어 지루함을 없이 읽어나가게 한 장점 또한 있다.
책의 제목은 불륜의 한국사라고 하지만 내용중 몇몇 인물들의 경우 불륜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큰 의미에서 보면 불륜으로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조선의 군주의 전제국가였고 신분제도가 명확한 신분사회였다. 특히 여자의 경우 사대부출신이나 하층민 출신이나 불구하고 남자들의 방침에 결정되는 삶을 살아야했던 시대였다. 특히 이런 남성중심의 폐쇄적 사회라 보니 이러한 빗나간 사랑과 관련된 일들이 종종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태생에서 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병자호란이후 발생한 '환향녀' 사건과 보더라도 이러한 사회구조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또한 절대군주이외에는 그 어떠한 권력의 양분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양녕대군과 그 자식들에 파생된 권력이탈의 후폭풍이 빗나간 형태로 분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만든것이라고 본다.
역사서라 하면 왠지 거창하고 위인들 중심의 역사서를 떠올리기 쉬우나 이러한 숨기고 싶은 역사 또한 엄연히 우리의 역사중 일부인 것이다. 사실 신분제 사회에서 이러한 불륜들은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들이 일개 개인사로 치부하긴에 위험할 수도 있다. 책에서 소개된 인물들의 행동과 시대적 상황을 접못시켜 보면 우리 역사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불륜을 저질런 이들에 대해서 지금의 잣대로 비판하긴에 상당한 무리가 있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항상 양쪽의 스팩트럼으로 봐야 진정한 내막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들이 살았던 시대는 개인의 삶보다는 가문 나아가 당 그리고 국가가 우선시 되는 사회였다. 지금의 민주주의 개념과 다른 이념들이 장악했던 사회였고 그런 시대정신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섣부른 평가는 금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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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한국사> - 이은식
좋은 것은 밖으로 내비치려 하고 나쁜 것은 속으로 숨기려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니겠는가. 우리네 역사 속에서도 숨겨져 있는 것이 이리 많은 줄 누가 알았으리. 책의 제목은 부정의 의미를 강하게 품고 있는 '불륜'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가슴 따스해지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효불효 다리'에 얽힌 이야기가 그러하고 성군 성종에 대한 일화가 그러하며, 역관 홍순언의 관한 것도 그러하다. 그런가 하면 가슴 아픈 이야기들도 있는데 인조 시절 화냥녀에 대한 내용이 그러하고 송강 정철과 강아에 대한 것이 그러하다. 한편 괘씸하다고 생각된 것들이 있는데 양녕대군의 셋째아들 서산군 이혜와 딸 구지가 그러하고 공민왕의 자제위 또한 그러하다. 이 책은 여타의 역사 책과 같이 왕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그 왕이 어떤 위대한 업적을 남겼고 했는지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인간미가 풍기는 한 사람으로서의 임금, 그리고 그의 옆에서 충성을 다하는 신하에 대한 휴머니즘적인 내용이 많다. 특히나 성군으로 알려진 성종에 대한 일화가 가장 가슴에 남는다. 임금께 도리를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만, 그보다 사람의 생명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 조위. 그리고 이를 괘씸하다기 보다 신하의 인간됨됨이를 기특하게 여긴 성종. 여기에 신숙주의 손자 신종호의 충언을 받아드리되 그로 하여금 스스로 때닫게 하는 그 분의 지혜까지. 소제목 그대로 ' 신하 길들이기'에 능했던 임금이다. 이 책이 나에게 준 역사적 지식은 여타의 책에 비하면 미비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소름돋는 것은 처음이었다. 옛 사람들의 지혜에 한 번 놀라고 인정에 한 번더 놀라게 되었다. 선조들의 생활태도등을 옅보면서 스스로의 행동에서 고쳐야 할 점이나 본받아야 할 점들을 여럿 발견하였다. "효불효 다리"에 얽힌 짧은 일화가 준 교훈은 실로 소중하다 하겠다. 옛분들의 인간다운 삶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독자들은 어서 이 책을 들라. 여러 명소의 사진과 간결한 문체가 그대들을 그분들께 인도할 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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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고 저자 은식님의 우리 역사 사랑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명 한명 파고드는것으로도 모자라 그들의 묘비나 행적을 찾기 위해 먼길도 마다않고 직접 가서 사진까지 찍을 정도의 열정에 우리역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책은 '우리가 몰랐던 인물 한국사 300권 시리즈'중의 제 2편이다. 올해부터 매월 한달에 한권의 도서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흔히 불륜이라고 하면 텔레비젼 드라마의 '사랑과 전쟁'이 연상 되면서 별로 좋지 않은 감정이 든다. 하지만 이책을 읽으면 불륜의 새로운 모습..약간은 아름다운 불륜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불륜이 꼭 남녀간의 사랑에서 잘못된 만남을 의미하지는 않는것같다.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불륜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에서 벗어나 있음'이라고 하니 어쩌면 불륜이라는 말이 우리가 모르는 숨은 뜻이 있을것만 같다. 책속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그 이야기의 중심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만큼 재미와 알싸한 감동도 따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냥년'이라는 단어도 알고보면 역사속에 숨어있는 가슴아픈 사연속에 생긴 말이다. 장유의 며느리 김씨는 호란당시 청나라에 끌려가 성을 헌납해야 했다고 한다. 우여곡절끝에 귀향하지만 그녀는 기뻐할수가 없었다. 부정한 여자로 취급받아 시아버지인 장유가 이혼청구 소송을 낸것이다. 그냥 가족곁에 있는것만으로도 만족하려는 김씨의 마음조차도 외면당하는데... 역사의 희생양인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화냥년'이란 말의 이런 숨은 애절한 사연을 안다면 그리 쉽게 내뱉을 말은 아닌것이다. 또 강아라는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아름답다고 할만큼 숭고한 불륜이라 할만하다. 당시 자미라고 불리던 강아는 정철과의 만남으로 그녀의 운명이 송두리째 희생아닌 희생으로 치닫는다. 떠나간 정철을 기다리다 그를 위해 왜적의 우두머리에게 몸을 바친다. 한마디로 조선을 위하여 사랑을 희생한 것이다. 강아는 죽어서도 끝네 정철의 곁에 묻히지 못했다.. 그의 후손들이 정철의 묘를 이장해 버린 까닭이다. 그녀,'강아'의 넋이라도 위로해 주어야 할듯한 마음에 가슴이 아프고..내가 알던 글 잘쓰던 정철의 숨겨진 모습속에서 조금은 실망이 일기도 했다. 이책의 작가도 나와같은 생각에서인지..그녀의 행적을 직접 찾아가 위로 해주는 모습에서 진정한 역사사랑의 정을 느낄수 있었다. 이책 불륜의 한국사에서 다루는 불륜은 성적 일탈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도리에서 벗어난 행위 전체를 테마로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조위와 신종호의 이야기는 임금에 대한 사랑이 남다름을 의미하는 이야기 인것 같다. 역관 홍순원 또한 조선 역사의 한획을 그을만큼 그의 불륜아닌 불륜또한 아름답기 까지 하다. 비록 나랏돈으로 한 창녀를 샀지만 그녀를 탐하지 않고 순전히 도와주고자 그러한 행동을 했고 이로인해 옥고까지 치르지만 결국은 그녀의 도움으로 조선을 살리니..그의 이러한 행동은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불륜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우리가 잘?진,,또다른 사랑의 시기와 질투들도 어찌보면 공임왕의 죽음과 깊게 연관을 지을수 있다. 노국공주에 대한 사랑이 그리 깊지만 않았어도 공민왕은 그렇게 허무한 암살을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역사속의 숨겨진 비화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죽음은 흥미로운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도 많다. 이책을 읽으며,역사를 배우면서 내가 알던 인물들의 새로운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불륜이라는 말이 지금은 많이 좋지 않은 의미이지만..책속의 불륜들은 아름답고 숭고한 모습도 있어서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볼수 있었다. 작가가 한인물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행적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사진까지 찍은 열정의 글이 참으로 재미있게 읽혀진다.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역사서의 선입견을 이책을 통해 극복할수 있을 듯하다. 재미와 함께 역사의 숨겨진 아픔들을 이해할수 있는 시간 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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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역사책을 300권이나 집필한 대단한 다작의 경력의 소유자이다. 지난 10년동안 일일이 현장을 답사하고 문헌을 뒤지며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들이 아직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않은 역사의 뒷이야기를 캐내어 집필을 한 역사집필가로도 유명한 분이시다. 불륜이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난 행위’로 그 범위가 매우 넓은데 저자는 이 책에서도 남녀의 성적 일탈만을 다루지 않았으며 오히려 인간의 도리, 혹은 그 존재의 존엄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책은 우의정 장유의 이혼 청구 사건을 시작으로 궁녀와 상간함으로써 임금을 배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씻을 수 없는 강상죄를 지은 신하 이야기, 나랏돈을 중국 창녀에게 조건 없이 던져 준 덕에 옥고를 치르지만 그로 말미암아 나라의 운명을 뒤바꾼 역관 이야기, 공민왕의 이야기까지 모두 8편이 담겨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끈 꼭지는 고려 말 공민왕에 대한 이야기로 사랑하는 왕후를 잃고 남색에 빠지고 문란한 생활을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소재로 다룬 쌍화점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어 공민왕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본 공민왕은 그 당시로는 매우 드문 국제결혼을 한 인물로 사랑하는 노국공주의 죽음후에는 삶의 의욕을 잃고 대관의 아들 중 나이 젊고 얼굴 아름다운 자를 10여명 뽑아 일명 자제위를 만들어 기행을 벌인 인물로 이로 말미암아 후궁의 불륜이라는 치욕수로운 역사가 만들어졌고 ‘공민왕시역사건’으로 왕 자신의 생명까지 잃게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저자의 주장처럼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며 그안에 살았던 사람들인 옛사람이나 현대사람이나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역사는 필연에 가깝지만 필자는 굴곡진 역사의 반복만은 막아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일그러진 역사의 고리를 끊음으로써 현실의 삶에 발전을 꾀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거울삼을 줄 아는 지혜의 소치일 것이기 때문이다. 불륜의 한국사는 어찌 보면 과거와 현재를 꿰뚫는 일그러진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모두 역사라는 이름의 거울을 응시하기로 하자. 거기에 부끄러운 조상과 우리 자신의 모습이 있다.’(p13)
우리의 역사를 우리 사회에서 ‘축첩’은 돈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오랫동안 저지른 관행이었다고 한다. 왕은 왕비뿐만 아니라 여러 명의 후궁을 거느렸고 웬만한 양반이나 돈 많은 지주들은 가난한 집 딸이나 기생을 첩으로 들였다. 축첩은 아내된 여성이 간섭할 수 없는 남성 고유의 일로 남편이 첩을 얻었다고 듣기 싫은 소리라도 한마디 했다가는 당장 투기했다 하여 쫓겨날 수도 있었다. 칠거(七去) 가운데 투거(妬去)이다. 오늘날 ‘불륜’이나 ‘내연’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끊임없이 소비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소재는 일부일처제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한,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차별해서 적용되는 성적 이중 규범이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소재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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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혼란스러움을 가져다 주는 정체모를 뜻을 담은 도서라 호기심 반을 담고 드디어 펼쳐들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알고 있는 <불륜>이라는 것에 대한 해석과 분석이 너무 과도했는가? 할 정도로 그와 정 반대로 너무 너무 멀리 떠나고 있음을 느꼈다. 책 제목만 읽어서는 19세 독서금지라고 밝혀야할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불륜의 한국사>는 아름다운 불륜이라고 소개한다. 역시나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표현임에도 공감하고 수긍하게 되는건 왜서일까? 역시나 사랑하면 감슴 뭉클한 감동이 있고 마음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결정체의 열매라고 말할 수 있겠다. <불륜의 한국사>에서 이야기 하는 불륜은 성적 일탈만을 의미하지않는 인간의 도리에서 벗어난 행위 전체를 테마로 한다.
궁녀를 범함으로써 강상의 죄를 지었으며 임금의 권위에 도전한 불측한 신하로 몰린 조위, 그런 조위를 탠핵하였으나 성종 임금의 시험대에 올라 불륜을 저지르고 만 신종호, 그리고 나라의 재산을 일개 기생에게 내줌으로써 죄인이 되었으나 이 때문에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던 역관 홍순언, 이들의 이야기는 성적 일탈이 아니라 인간의 도리란 과연 무엇인가를 깨우치는 하나의 화두처럼 우리에게 질문과 동시에 답을 주고 있다. 이들은 분명 씻지 못할 불륜을 저질럿으나 개인적 욕망에 치우친 다른 이들의 불륜과 분명히 다르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그들의 불륜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이해가 되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쉽지 않은 불륜(사랑)을 했을터 ~ 이 사실을 듣은것도 아니요. 직접 눈앞에서 목격한 임금도 죄중에도 중죄임을 뻔히 알면서도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보다 더 중한 일이 없을거라 여겨 벌대신 오히려 칭찬을 했다. 우리가 생각한 좁은 범위내에 불륜이 아니라 점더 넓은 범위를 그렸고 불륜 아닌 불륜을 저지른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도 앞만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때로는 몹쓸 일따윈 기억하고 싶지 않을정도로 울분하면서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싶어까지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을 상대하다보면 어디로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고 산다고 한다. 우리 나라 민족의 과거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있으며 문화유산의 형태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속에 존재하고있다. 그것들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든든하게 받쳐 주는 버팀목이다. 역사 기록과 문화유산이 곧 우리가 기억해야 할 과거이기때문이다. 그것을 잃었을때 우리는 기억상실에 걸린 사람처럼 현재의 생활에 몰입하지 못하고 허공에 붕~ 뜬 사람처럼 우리의 조상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생각없는 사람취급을 받게 될것이다. 잃어버린 조상님들의 흔적을 찾고 글로 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일까... 존경스러운 마음으로 책을 만드는 저자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역시 <기억은 희미하고 기록은 영원하다>라는 말의 참 뜻을 오늘 또 한번 새삼 느끼고 알아가는 시간인듯 싶다. 우리의 민족사를 역사라는 이름으로 묶어 자세한 기록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후세대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역사의 한부분 뚝 끊겨져 나간 세기에 사람들이 될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감탄하고 그들이 지닌 문무에 또 한번 반하면서 시대마다 이어져오는 절설같은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해보았다. 역사를 다듬은 책들을 한권 한권 접할때 마다 놀랍고 또 아픈구석도 없지 않아 있지만 <불륜의 한국사>라는 특이한 제목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저자분께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았던 <춘향전> 못지 않게 인기를 모아올 도서일것 같다.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망설임없이 이 책자를 들어 펼쳐보시길 권하고 싶다. 또 다른 우리의 역사를 살펴볼 기회를 ~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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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나 있음. 불륜하면 우리는 대부분 남녀 간의 불륜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은식 작가가 말하는 불륜이라는 것은 좀 더 넓은 의미에서의 불륜이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못한 사람들. 조선조에 살았던 사람들 중에서 이러한 ‘불륜’을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은식 작가는 역사서 300권을 출간할 목표로 집필에 들어간 분이라고 한다. 그런 분이어서 그런지, 글자 한 자 한 자, 유닛 하나에도 정성이 깃든 게 느껴졌다.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책이 아니라, 정말 독자를 위한, 독자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재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쉽게 쓰여 있어서 독자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직접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 역사 속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 좋았다. 기행문도 어딜 갔더니 무엇이 있더라 식의 단순 보고서가 아니라 필자의 개성이 느껴지는 기행문이다. 이미 돌아가신 분과의 마음 속의 대화나 그 장소에서 혼령의 존재감을 느꼈다는 부분이 그랬다. 크게 3부로 나누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1부 조선여인들의 반란, 2부 아름다운 불륜, 3부 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한국사로 나누어 여기에 해당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1부에서는 환향녀 사족 부인 김씨와 정철의 연인이었던 강아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시대적 상황 때문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항거를 했던 여인들이다. 장유의 부인인 김씨는 몽골족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환향녀 중 하나였다. 몸을 더럽혔다 하여 시댁에서 이혼당한다. 하지만 이혼당하기까지의 과정은 당시의 여인들처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법으로나마 항거를 했기에 인상깊었다. 유교 의식이 투철했을 사족 부인의 항거... 역사란 그 시대의 관점으로 들여봐야지 현재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준 대목이었다. 내 마음은 안타까웠지만..내가 그 당시 사람이라면? 글쎄. 나도 그 부인을 내쫓았을 지도 모른다. 정철의 여인 강아는 나라를 위해 왜장을 유혹했지만, 이 때문에 정인에게 버림받는다. 하지만 죽어서는 정철의 후손들에게 술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시대적 상황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 20대 백수들을 떠올렸다. 점점 좁아지는 취업문. 어쩔 수 없는 백수생활. 이들을 비난할 것인가? 환경을 비난할 것인가? 2부에서는 조위와 신종호 그리고 역관 홍순언이 등장한다. 신종호가 궁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하룻밤을 함께 했고, 이를 왕은 묵인했지만 조위가 문제삼고 들고 일어나자 왕은 그를 시험에 들게 한다. 암행어사 직을 내리고, 그가 거쳐가는 고을의 수령 중 미인계로 어사를 유혹하는 이에게 큰 포상을 내리겠다고 명을 내린 것이다. 잘 버티던(?) 신종호는 결국 기생 옥매향의 계략에 넘어가 자리를 함께 하게 되고, 왕이 벌인 축하연에서 조위와 화해하게 된다. 옥매향과 궁녀가 병풍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왕이 이 여인들을 각자 아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조위나 신종호보다는 왕이 참 영리하다는 것을 느꼈다. 자기 여인을 취했는 데도 묵인한 것도 대단하지만, 신종호한테 <무조건 받아들여!>라고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깨닫게끔 한 것이 더 대단해 보였기 때문이다. 나도 이 왕처럼 지혜로운 상사를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0.1초 정도 스쳐 지나갔다. 홍순언의 이야기는 많이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중국에서 나랏돈을 들여 기생을 풀어준 역관 홍순언이 결국 나라를 구했다는 이야기다. 그 기생이 중국 권력자의 둘째 부인이 되어 보은을 했기 때문이다. 인생일은 어찌될 지 모르니 만나는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해득실을 따지기 보다 인간된 도리를 더 염두에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양녕대군의 자손과 공민왕 이야기가 나온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였다. 양녕대군은 본인도 방탕하게 살았지만, 그 자식들인 아들 서산군과 딸 구지는 아버지보다 더 방탕한 삶을 살다가 결국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전한다. 서산군은 살인, 강간등으로 점철된 삶을, 구지는 노비와 정을 통해 결국 임금에게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했다. 부모가 잘 살아야 훌륭한 자손이 나온다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알려준 대목이었다. 이은식 작가는 노국 공주 이후 들어온 애첩들을 책임지지 않았다는 면에서 공민왕을 비판한다. 남자라면 마땅히 자신만 바라보고 들어온 첩들을 책임졌어야 하는데, 너무 내버려뒀고, 이것이 결국 자신의 죽음을 불러왔던 것이다. 노국 공주 죽음 이후 실의에 빠진 공민왕은 여자를 멀리하고 남성을 가까이 했다. 아마 대비의 거듭된 요청에 못 이겨 첩을 맞이했겠지만, 그렇다면 자제위는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왕비보다 더 권력이 센 자제위. 파국은 당연히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이다.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책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자는 시간을 아껴 본 책이다. 간만에 개성적인 작가를 만나게 되어 반갑다. 앞으로 출간된다는 한국사 관련 서적 300권도 기대된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한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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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불륜을 찾아 떠나는 과거로의 여행史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있다.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말로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만연한 불륜에 대해 꼬집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불륜(不倫)이라는 말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행동'이란 뜻이다.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불륜 공화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많은 곳에서 불륜이 자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이렇게 많은 불륜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옛날에는 어떠했을까?
이 책 <불륜의 한국사>는 고려와 조선에서 저질러졌던 불륜들을 한 데 모아 이야기로 재구성한 책이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비뚤어진 욕망에 취하여 성적 일탈을 일삼고, 개인적 욕심을 어쩌지 못하고 부당한 치부와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불륜의 한국사>인 것이다. 이 책 <불륜의 한국사>에 실려있는 6건의 불륜에는 아름다움으로 미화될 수 있는 불륜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치하고 있다. 불륜이 아름답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했던 행동들은 아름다움으로 칭송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불륜"이란 소제목을 달고 싶은 심정이다.
이 책 <불륜의 한국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부는 "조선 여인들의 반란"이란 제목아래 우의정 장유의 이혼 청구 사건의 장본인인 '김씨'와 조선을 사랑한 죄로 한 많은 세상을 살다간 '강아'의 이야기다. 정묘호란으로 인해 장유의 외아들 장선징의 처 김씨가 호란 당시 청나라로 끌려가 온갖 희롱을 당하고 다시 조선의 땅을 밟았을 때 그녀의 이름 대신 불리웠던 말 환향녀,환향녀,환향녀... 청나라로 끌려간 것도 서러운데 이런 대접을 받은 김씨의 심정이야 오죽했겠는가?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장씨 일가는 조선 조정에 2번의 이혼 청구를 내는데... 과연 김씨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여러분이 한 번 상상해 보시길 바란다.
성산별곡,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과 같은 가사와 시조 107수를 이 세상에 남긴 송강 정철, 그리고 그를 사랑한 여인 강아(江娥). 원래 자미(紫薇)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으나(나무 백일홍(木百日紅)이란 꽃이 있다. 한자어로는 자미화(紫微花)라고 한다니 강아가 얼마나 예쁜 여자였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정철의 호이기도 한 송강(松江)의 江자를 따서 강아라고 부르게 되었을 만큼 서로 끔찍하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임진왜란을 계기로 정철에게서 버림받은 강아, 조선을 사랑한 죄로 목숨보다 사랑하는 정인 정철에게 배척당한 비운의 여인 강아의 이야기다.
제 2부는 "아름다운 불륜"이란 제목아래 어사에게 미인계를 쓴 조위 . 신종호와 역관이 천하를 얻은 홍순언의 이야기다. 궁녀를 범함으로써 강상의 죄를 지었으며 임금의 권위에 도전한 불측한 신화로 몰린 조위, 그런 조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탄핵하였으나 성종 임금의 시험대에 올라 기생 옥매향의 유혹에 넘어가 불륜을 저지르고 만 신종호, 그리고 나라의 정사(正使)를 따라 북경으로 가던 중 통주(通州)에서 나라의 재산을 일개 기생에게 내줌으로써 죄인이 되었으나 이 때문에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역관 홍순언. 이들의 이야기는 불륜이 아니라 인간의 도리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를 우리에게 깨우쳐주는 "아름다운 불륜"이라 말하고싶다.
제 3부는 "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한국사"란 제목아래 왕실자손이 불륜으로 얼룩진 '양녕대군'과 그의 아들 '서산군', 양녕대군의 첩이 낳은 딸인 '구지', 그리고 고려시대때 후궁의 불륜과 임금 살해사건의 장본인인 '공민왕'의 이야기다. 조선 제 4대 임금 세종의 즉위 과정과 고려 31대 임금 공민왕의 몰락 과정에서 태종의 장자 양녕 대군이 폐세자가 되어가면서 그의 아들 서산군도 아버지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폐자가 되어가는 과정과 노국 공주의 죽음이 몰고 온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동성애에 사로잡혔는가 하면(이 이야기를 현재 상영중인 '쌍화점'으로 영화화) 후궁과 신하들로 하여금 강상의 죄를 범하게 만들고 결국 자신의 죽음을 초래한 공민왕의 이야기를 이 장에서 이야기한다.그리고 이 장에서 저자는 공민왕의 불륜과 죽음, 고려의 몰락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의 진지한 일독을 권하면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각 장 이야기의 끝 부분에 이야기 주인공들의 묘소를 저자가 직접 찾아가 사진과 함께 자세한 해설도 함께 실어 놓았으니 각 장 끝에 실려있는 "기행문"을 읽는 것도 이 책을 읽는데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불륜이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행동"이라 배웠다. 과거에서부터 이런 불륜들이 자행되어 왔고 현재도 공공연하게 불륜이 저질러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 게 오늘날 바른 삶을 사는 것인지 반문해 보기도 하지만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게 인간으로 사는 정도(正道)의 길임엔 틀림없는 듯 하다.
오늘날 불륜에 취한 채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우리 사회에 반성과 희망의 불씨를 지펴 보자는 저자의 소박한 바람을 이해하고 이 책<불륜의 한국사>에서 저자의 바람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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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과 자기개발서만 줄곧 즐기던 내가 틀을 깨 보자고 선택한 책이 바로 불륜의 한국사이다. 불륜이란 제목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그 덕분에 어렵게 느껴졌던 한국사에 다가가기가 한결 편했다고 할까? 불륜의 한국사를 보면, 분명 불륜이지만 불륜이라고. 바람이라고 말할수 없는 간절하고 멋진 사랑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사랑, 조국의 사랑, 임금에 대한 사랑, 사랑의 종류는 다양하나 모두 놀라울 만큼 지고지순하다.
평소 한국사라고는 고등학교때 달달 외운것이 다였던 나는 책 속에 존재하는 이들의 이름조차 낮설었다. 하지만 인물들의 위치나 시대상황을 시작전에 자세히 설명해 주어 대략적인 인물 파악이 가능했다. 불륜의 한국사는 총 3가지 큰 주제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이야기마다 들어가기전 설명과 본 내용, 그리고 작가의 기행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마지막 기행문 형식은 이야기의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주변의 풍경 묘비에 적혀있는 글 등의 설명이 뒤 따르는데 작가의 생각이나 아쉬운점 고쳐져야 할점 등 주관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아.. 그렇구나 .. 나도 그런생각인데 ... 하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궂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전 시대 사람들의 이름과 위치, 성품등을 알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 자신이 그런 사람중에 한명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후기 덕분인지 역사가 현재의 사건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때 그 사람은 지금 이런 평가를 받는구나,. 혹은 지금 이곳에 있는구나 하는 작은 것들조차 매우 가깝고 크게 느껴진다.
역사나 한국사에 대해서 잘 알진 못하지만 나와 같은 사람도 보기 좋게 만들어 졌다는 생각을 했다. 또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작가의 평을 읽으며 비판을 할 수 있고 다른부분을 볼 수 있어서 읽는 즐거움이 한층 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읽은 이 책이 불륜의 한국사 첫번째 이야기인것으로 보아 앞으로 많은 비밀들과 사건들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더 큰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사에 호기심이 생긴것 같아서 이것으로도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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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 표지에 검은색과 흰색으로 적힌 제목 ‘불륜의 한국사_첫번째 이야기’는 처음부터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내용이 어찌나 쉽게 눈에 들어오는지 표지가 매력적인 책은 내용이 부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단숨에 날라가 버렸다. 게다가 예쁘고도 동양적인 디자인을 책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고 사진과 도표의 구성들이 보기 쉽게 배열되어 그 재미를 더했다. 결론인즉슨 책을 손에 잡은지 몇 시간 안되어 쉬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렸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느끼지 못한 만큼 재미있었다. 게다가 제목을 처음 본 느낌으로는 역사에 입각한 철저한 고증을 거친 내용들 보다는 적당히 야사를 버무린 흥미 위주의 내용들이 주를 차지 할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런 생각도 여지없이 빗나가 버렸다. 하나하나 역사적으로 고증을 한 것도 모자라 작가가 직접 온 국토를 발로 뛰며 눈으로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 형식이 이 책의 주 내용이다. (그의 우리 역사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작가는 불륜이라는 말에서 상상하게 되는 성적인 일탈이 주된 내용이 아닌, 어쩌면 애절하고 안타깝고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말하기에 가까운 불륜의 현장들을 모아 놓았다.
특히 역관 홍순언의 선행적인 불륜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서는 무한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 당시 일개 중인에 불과했던 역관 출신으로서 우연히 만난 명나라 처녀에게 공금을 사용하여 큰 선행을 베풀고 그 때문에 4-5년이나 옥살이를 하였지만 훗날 이 인연으로 조선의 오랜 숙원이었던 종계변무를 해결함은 물론이고 임진왜란에 휩싸여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라를 구하는데 보탬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아이러니는 홍순언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조선 원조 파병에 앞장섰던 석성의 몰락과 명국의 몰락을 가져온다. 작가는 홍순언의 묘소를 찾아 헤매지만 사후에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애석하게도 이제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에 반해 나라를 팔아 치운 매국노인 을사오적들은 대부분 천수를 누리고 묘소도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도 아주 잘 되어있는데다가 그 후손들도 대대손손 제. 정계에서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분통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는 내가 여자이다 보니 홍순언의 아내입장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아마 그녀는 남편 때문에 무던히 속앓이를 했을 듯싶다. 역관이라서 타국에 드나들 수밖에 없는 남편이지만 타국에서 낯 모르는 여자를 위해 공금까지 사용하여 그 죄로 옥살이까지 하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정말 용서가 안 되는 상황이지 않나 싶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홍순언의 일탈이 나라의 위신을 세우고 위기에서 구하는 결말을 빗었지만 말이다.
그 외에도 이 책은 양녕 대군과 그 자제들의 엽기행각, 공민왕과 노국 공주의 애틋한 사랑 및 노국 공주 사후에 보인 공민왕의 이상행동, 화냥년의 유래 등등 볼거리가 가득한 즐거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내용들로 가득했다. 곧 출간 예정인 ‘불륜의 한국사 그 두번째 이야기’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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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내가 접해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역사책을 한 권 읽었다. "불륜의 한국사". 이 책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지어야 할 지 독서의 범위가 좁은 나로서는 다소 고민이 된다.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적인 사실을 기술하고 있으면서도, 글쓴이의 주관적인 역사를 보는 관점과 상상력이 짙게 배어나고 있는 역사서. 그런 의미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일지는 모르겠으되, 이 책은 역사서라기보다는 "팩션"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크게 3부로 나누어지는 이 책에서는 고려와 조선 역사에서 "불륜"이라 일컬을만한 사건들과 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여섯 장면을 담고 있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탓인지,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섯 부분의 이야기 중에서 대강이나마 알고 있었던 이야기는 양녕대군의 아들 이혜와 "공민왕"에 대한 이야기 뿐, "환향녀" 김씨에 관한 이야기, 의기 "강아"에 대한 이야기, "조위와 신종호", 종계변무와 관련된 역관 홍순언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것들이라 무척 흥미로운 주제였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일괄적으로 "불륜"이라고 치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글쓴이가 들어가는 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불륜倫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나 있음'이라"(p12)는데, 그러한 의미에서의 불륜이라면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서산군과 구지", "공민왕" 정도만이 그런 범위에 넣을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닌가 싶기 때문에.. 책에서 첫번째 주제로 다루고 있는 우의정 장유의 며느리 김씨의 경우엔 병자호란이라는 특수한 사정 아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농락을 당했을 뻔 자발적으로 불륜을 저지르고자 함이 아니었잖은가.. 송강 정철을 연모한 나머지 자미紫微라는 원래 이름보다 강아江娥 역시 임진왜란이라는 특수한 사건 때문에 몸을 버렸을 뿐, 정철을 향한 마음만은 누구보다 어여쁘지 않았던가.. 종계변무와 관련한 역관 홍순언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극적이었다! 사람을 향한 홍순언의 따뜻한 마음과 그로 인한 아름다운 결과를 보여준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정말 사실일까..?"하고 몇번이나 되물을 정도였다.
진정 이건 "불륜"이라고 분류하고 싶은 두 인물은 양녕대군의 자녀 서산군과 구지, 공민왕 세 인물 정도였다. 그 중에서도 공민왕은 시대가 만들어낸 불안함이 이상한 방향으로 표출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안타까웠다.
각 인물에 대한 서술 뒤에 관련 인물을 찾아나선 글쓴이의 기행문이 실려 있다. 주로 관련인물들의 묘소를 직접 찾아나서서 그들의 생애를 되새김해보는 것은 역사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글쓴이의 기행문에는 글을 통해 살펴본 각 인물에 대한 글쓴이의 따뜻한 시선과 추모의 마음이 짙게 배어났다. 덕분에 그간 잘 몰랐던 역사 속 인물들을 한걸음 더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을 마련해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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