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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제레미 코빈이라는 이름을 그가 영국 수상으로 취임을 해야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날 여전히 강대국의 자리에 있는 영국이지만, 현대의 영국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영국은 이제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하여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었지만, 동시에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 역시 이러한 영국과 비슷한 점이 있기에 이제는 영국의 정치적인 상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보수당과 노동당이 번갈아가면서 정국을 주도하는 영국의 정치적인 상황은 우파와 좌파에 의한 흐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코빈 동지>는 2015년 노동당 당수로 취임을 한 제레미 코빈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코빈의 정치적인 노선은 노동당 내에서도 극좌파를 지향하고 있다. 그렇다면 코빈의 등장은 좌파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져야 할까? 당수로 취임한 이후 노동당 내부에서도 그의 정책을 달리하는 당원이 많았고, 심지어 최근 또다시 치뤄진 경선으로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2016년 경선에서도 성공을 거두어 아직까지 당수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당 내부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과 더불어 제레미 코빈의 부각에 대하여 이 책은 그러한 부분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고 있다. 실제 <코빈 동지>는 코빈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좋을 정도로 그의 유년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이 책의 내용들이 저자인 로자 프린스가 코빈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쓰여졌다는 점이다. 제레미 코빈은 오로지 그의 모토가 정치라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에 로자 프린스는 주위의 인물들의 증언과 자료들을 토대로 이 책을 써야 했다. 이러한 작가의 어려움은 오히려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이 좀더 객관적으로 제레미 코빈에 대하여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코빈 자신이 스스로 미화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코빈에 대한 모든 것을 짧은 리뷰로 담아내기란 어렵지만, 우선 눈길을 끄는 점은 그가 좌파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당에 비하여 좌파적인 느낌이 나는 노동당이지만, 코빈은 그러한 노동당 내에서도 극좌파로 분류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는 노동당 내부에서도 꽤 많은 충돌을 벌이게 된다. 그의 정치적 스승인 토니 벤을 추종하면서 극단적인 좌파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노동당의 일부 인사들은 사회민주당을 창당하면서 노동당을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분열은 곧 노동당이 총선에서 보수당에 패배함으로써 마거릿 대처의 장기간의 정권이 수립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코빈의 좌파적인 정치적인 행보를 떠올린다면 오늘날 대처리즘으로 불리우는 마거릿 대처의 정책은 제레미 코빈과 상반된 것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친기업적이면서 복지 예산을 삭감하면서 신자유주의에 가까운 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대처의 정책 앞에서 제레미 코빈의 입지는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정치는 신념이자 생활이었다. 제인 채프먼과의 짧은 결혼 생활을 통하여 코빈의 관심사는 오로지 정치임이 잘 드러난다. 이러한 정치에 대한 그의 굳은 신념과 활동은 그가 보수당이 정권을 획득한 시기에도 주눅들지 않고, 활발한 정치적 활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게 된다. 1983년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그는 무려 32년 이상 북이즐링턴에서 활동하게 된다. 총선을 치를 때마다 그를 지지하는 표가 늘어나는 것은 그의 하원의원 활동이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사실 북이즐링턴은 아일랜드 출신이 많은 지역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의 갈등 수준은 아니지만, 영국 정부와의 관계에서 다소 걸끄러운 면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제레미 코빈의 활동으로 인하여 북이즐링턴은 영국에서도 활기넘치고 진보적인 성향을 띄게 된다. 또한 하원의원으로 활약하는 제레미 코빈은 언론이나 각종 매체에 자신을 드러내는 행동은 거의 보여주지 않으면서 오로지 그의 좌파적인 정치적인 신념을 굳게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코빈의 이력은 그가 노동당 내에서도 강경 좌파로 불리우는 세력의 중추적인 인물로 자리매김을 하게 해준다. 2015년 노동당 당두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코빈의 모습은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남들 앞에서는 자신을 드러내거나 앞으로 나서는 모습을 최대한 자제하던 그의 성향을 생각해본다면 총선에서 승리를 하면 수상으로 취임할 수 있는 당수직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또한 당 내부에서도 그의 좌파에 대한 강경론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던 터라 그의 승리는 단순히 승리 이상이 아닌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에 코빈 열풍이 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의 활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015년에 브렉시트로 인하여 테레사 메이가 이끄는 정권이 수립된 상황이므로 다음 총선까지 코빈은 당 내부의 분열을 봉합하고, 노동당이 집권하는 정권 창출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의 강경한 좌파적 입장으로 이러한 것들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주목은 그의 정치적인 신념과 행동으로 보여준 그간의 정치적인 행보를 떠올려본다면 영국에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에 더욱 커져만 간다. <코빈 동지>를 읽으면서 제레미 코빈에 대한 모든 것과 더불어 우리의 정치적인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좌파 또는 사회주의적인 입장이 사상 대결로 변질되는 우리의 정치적인 상황에서 과연 제레미 코빈과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 몇몇 정치인에 대하여 제레미 코빈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지만, 과연 정계에서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 내부의 제레미 코빈에 대한 열풍은 부러움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정치적인 수준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영국의 오랜 의회 정치와 국민들의 정치적인 성숙을 생각한다면 아직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아 보인다. 특히 요즈음 드는 생각은 정치인들의 한심한 모습은 어찌보면 국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 내지는 수준 이하의 정치의식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이 책을 빌어 제레미 코빈이라는 생소한 인물이 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인지를 우리의 상황과 맞물려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이 책은 출판사 책담의 도서 지원으로 읽고 쓴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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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어떤 작품 리뷰를 하면서 ‘굉장히 신이 난다’란 말로 시작한 적이 있다. <코빈 동지> 리뷰를 쓰는 지금도 그러한데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논픽션이란 것. 영국 노동당의 당수인 제러미 코빈 Jeremy Corbyn의 평전이다.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 로자 프린스가 집필했다. 그다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소질을 발견할 때가 간혹 있다. <코빈 동지>를 읽으면서 나는 내가 이렇게 영국 정치 얘기를 술술 이해할 줄은 미처 몰랐다.^^; 주인공인 제러미 코빈 뿐만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숱한 정치적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영국식 이름에 다른 나라보다 익숙해서 인 것 같다. 정치 이야기인데 무척 흥미진진했다. 영국 정치인 하면 마거릿 대처와 토니 블레어, 전 수상 데이비드 카메론 정도만 기초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제러미 코빈의 정치 인생을 살펴 보면서 영국 정치의 또 다른 면을 알 수 있었다. 제러미 코빈은 1949년에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위로 형들이 셋 있었고 부유한 백인들이 살던 동네에서 부족한 것 없이 성장했다. 부모가 사회주의자들(아버지는 공산주의자에 가까운) 이었으나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이념을 주입식으로 강요한 적은 전혀 없었다. 코빈의 어린 시절을 읽으면서 너무도 재밌었다. 형제 4명이 있는 집이라니 상상도 못한 환경이어서 더욱 재밌게 읽은 것 같다. 인상적인 것은 형제들이 전부 부모의 영향을 받아서 과학자, 기술자의 진로를 택하고 운동을 좋아할 때 막내 코빈 만은 다른 성향을 지녔던 것. 유별난 성장 과정이 이해가 쏙쏙 되게끔 설명이 편안했다. 코빈 자체도 매혹적인 인물이지만 로자 프린스의 표현 방식 덕분에 나는 코빈을 더욱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안 사실은 노동당 당원에도 주류와 비주류, 우파와 좌파로 나뉘어 있다는 거였다. 보수당에 맞서는 노동당 내에서도 색깔과 강성 정도가 달랐다. 제러미 코빈은 극좌였다. 대처리즘을 비판하고 정권을 바꾸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정치 인생을 살았다. 그와 비견되는 두 인물로는 토니 벤과 켄 리빙스턴이라는 두 노동당 지도자가 있다. 제러미 코빈은 스타일 면에서 두 사람과 아주 달랐다. 토니 벤은 전면에 나서서 의견을 촉구하는 정통 리더쉽을 보였고 리빙스턴은 달변가이며 재치가 넘쳤다. 코빈은 그렇지는 않았다. 지도자들을 도우면서 항상 배경이나 뒤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다른 노동당 리더들에 비하면 말도 잘 하는 편이 못 되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2015년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최고대표가 되었을까. 어렸을 때부터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방법은 전형적이지만 영국 정치에 생소할 일반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책으로 빠져들게 한다. 중반부를 넘으면서 어느 정도 제러미 코빈의 인생 역정을 알려준 뒤에는 시간의 흐름을 자유롭게 오가기도 한다. 그래서 지루함 따위 전혀 없이 한 사람의 정치 인생에 푹 빠져들게 했다. 뛰어난 평전이 모두 그렇듯이 <코빈 동지>는 다루는 사람에 대해 미화하지 않는다. 흑역사나 치부라고 할 것들도 빠짐없이 기술한다. 책의 마지막에 이를 때 한 사람을 진실된 관점으로 올곧이 살펴보았다는 보람과 기쁨을 준다. 코빈이 노동당에서 30년 넘게 잔뼈가 굵어서일까. 그의 현재는 나이에 비해 무척 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급진적인 주장들이 더욱 그렇다. 정부의 복지 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아일랜드의 독립을 지지하며 왕정에 반기를 드는 점은 외부인인 내가 봐도 깜짝 놀랄 정책들. 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의 태동 때부터 코빈은 영국이 합류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인간적인 면모들은 유별나다 싶은 면들이 많았다. 담배를 안함은 물론 술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젊었을 때 대마초를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다른 노동당 당수 후보들은 몇 차례는 있었다고 밝힘). 채식주의자이며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주 나중에 대세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팀을 응원하게 됐는데 이 또한 특별한 점이 그가 태어난 출신지의 구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983년에 북이즐링턴 지역에서 하원 의원으로 출발한 코빈은 산전수전을 겪은 끝에 작년에 당수로 선출되었다.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가 타협한 신자유주의 노선을 이탈하여 노동당의 색깔을 왼쪽으로 옮겨 놓는데 성공했다. 제러미 코빈은 32년만에 자신의 이념과 신념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현재 영국은 브렉시트라는 새로운 현실을 맞았다. 당선의 기쁨을 뒤로 하고 코빈의 정치 역정은 만만치 않은 도전 앞에 놓여 있다. 읽으면서 감동 받은 것은 제러미 코빈이 20대 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에 한결같이 투신한 사실이다. 꾸준하고 치열했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며 실패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80년대부터 노동당 내부에서 숱한 갈등과 내분이 존재했는데 코빈은 그런 싸움들을 피한 적이 없었다. 직진 본능이랄까. 에둘러 가는 일없이 모든 문제들에 정면 승부를 해서 기꺼이 피를 흘렸다. 물론 혼자만의 힘은 아닌 여러 동료들의 협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므로 『동지』라는 단어는 참으로 적절하다. 처음에는 「노동당」이라든가 동지라는 단어가 반공 세대인 내게 거리감이 조금은 있었다. 책에서 가장 많이 그 단어들이 등장하는데 나중에는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 투쟁들은 이론이 아니라 제러미 코빈과 동지들이 현실과 승부한 체험적인 것이었다. 과연 코빈의 노동당이 다음 정권을 잡을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 허나 보수당에서 누가 나오든지 이 헌신적인 노동당 리더를 상대하는 일이 절대 쉽지는 않을 듯 하다. 읽는 내내 우리의 정치현실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작가의 정확한 표현력 덕분에 더욱 멋진 평전 <코빈 동지>였다. ‘불의를 용납하지 맙시다. 편견에 맞섭시다. 좀 더 인자한 정치 문화를 구축합시다. 좀 더 서로 보살피는 사회를 함께 만듭시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민중이 추구하는 가치를 다시 정치에 반영시킵시다.” (2015년 9월 29일 브라이턴 전당대회 연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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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트럼프 같은 국외자가 주류, 그것도 보수 정당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지만, 고령의 좌파 아웃사이더가 경선 과정에서 끝까지 유력 지지세를 유지하며 존재감을 확인시켰다는 점이 아마도 긴 시간이 지난 후엔 더 큰 역사적 의의를 가질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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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표지에 흑백사진, 거기에 코빈 ‘동지’라는 제목까지, 책의
표지는 주인공인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이
어떤 인물인지 잘 드러내고 있다. 2015년 그가 영국 제 1야당인
노동당의 당수로 취임한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한동안 영국의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로 대표되는
‘제3의 길’을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제 3의 길’은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얼굴이라던지, 너무 ‘오른쪽’으로 굽어
있다라는 평가를 받곤 했다. 그런 노동당에 ‘벤좌파’ 노선의 지도자인 코빈이 등장했으니 말이다. 이는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에서 ‘북유럽형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의
선전과 함께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의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담아낸 이 책은 당사자와의 접촉이 거의 없는 상태로 집필되었다고 한다. 그는 영국의 전설적인 대중 정치인이자, 자신의 정신적 스승인 토니
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사생활은 공론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나니, 왠지 그는 책이 아닌 자신의 행동과
삶으로 이야기하고 싶어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정치라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는 그의 신념은 행동으로 늘 이어졌다. 그는 이제 노동당의 만년 비주류 정치인이 아니다. 브렉시트 선거에
패배한 후, 재신임압박을 받았으나, 노동당 대표로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다보니 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책을 읽고나서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십대 때부터 지금까지
노동당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신념을 세우고 거기에 걸맞게 살아온 인물이다. 심지어 교육철학의 충돌로 이혼도 불사하지 않는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무결한 영웅적인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뚜렷한 정치철학과 목표를 갖고 살아온 인물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그런 그의 존재는 영국에서 매우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왔다. 전세계에서 국민들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곤 한다. 우리나라
역시 정치뉴스를 읽다 보면 “부끄러움은 왜 내 몫”이냐며
자조적인 목소리의 덧글이 보이기도 한다. 언제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인물이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적어도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그 사람이 했던 말로 모두 반박이 가능한 상황만은 모면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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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혐오' 를 정치 '열광' 으로 변화의 승리, 제러미 코빈
관심없는 분야들 중 단연 최고는 정치인듯 하다. 관심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까 싶을만큼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였다. 왠지모르게 어렵고 힘들다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잡혀있어 더욱 그랬던 듯 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너무 몰라도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최근엔 신문과 뉴스를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으로써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분야의 확장이 가져온 나의 작은 변화는 읽는 책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로 자기계발서, 산문집, 에세이 등 읽기 편하거나 책에서 콩고물이라도 얻을게 있다 여겨지는 책들을 골라 읽었는데 최근 그 범위가 좀 넓어졌다. 딸아이의 관심도에 맞춰 미술사와 관련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 대해 좀더 알고싶다는 생각에 역사책들도 읽기 시작했다. 사람관계에 대한 궁금증도 생겨 인문학과 심리학 책도 읽기 시작했으며, 더욱 다양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빨간 표지와 노인의 사진이 대조적인 책을 발견했다. 「코빈동지」.
500쪽이 넘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인물은 단 한명이었다. 그 인물은 영국의 제1야당인 노동당의 당수인 제러미코빈 이었다. 30년 아웃사이더 하원의원이었던 제러미 코빈은 59.9퍼센트의 높은 지지율로 당수가 되었고 이후 코빈열풍은 계속 되었다고 한다. 예전이라면 이정도의 문구에 책을 덮었을 나였지만 한 문구가 내 눈을 사로 잡았다.
주류 정치에 도전하는 '정치니 같지 않은' 정치인
허름한 옷차림을 즐기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공화주의자, 십대에 노동당에 가입해 서른네살에 하원의원이 된 인물. 당내에선 그저 딴지꾼일 뿐이었던 그가 어떻게 당수가 될 수 있었는지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며, 그저 평범한 청년에서 한 당의 당수가 되기까지의 과정들을 알아가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치인 한명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 담배도 안 하고 마약에도 손대지 않았으며 물질적인 소유에 집차하지도 않고 문화생활에도 흥미가 없었다. (90쪽)
어린나이에 노동당에 입당한 이후 그는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세월이 지나도 고지식하다 할만큼 변하지 않았으며, 늘 정치적 토론을 하는 집안의 분위기와 부모님 덕분에 제레미 코빈을 만든게 아닌가 싶다. 책을 통해 알게된 새로운 인물에 호기심이 생겼다. 앞으로 그는 또 어떤 기록을 남기고 어떤 역사를 써나갈지 무척이나 기대됐다. 제레미 코빈의 앞으로의 행보들이 기대된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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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무척이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정치보다는 정치인과 영국은 입헌군주제하의 내각책임제로 상,하원으로 나뉘져 있으며 보수당, 노동당, 지난날 대처여사를 비롯한 수구 여당의 기득권적 수호에 있어 사회주의적 노선을 제레미 코빈, 그의 어린시절부터 노동당 당수로 선출되기 까지의 과정을 가감없이 부러우면 지는거다라고 했다지만 영국을, 영국의 국민들을 위한 코빈동지와 같은 이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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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민주주의가 가장 먼저 발달한 나라로 영국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고대와 중세까지만 해도 왕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받았다는 왕권신수설이 널리 퍼져 있었으며, 신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절대 복종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권리장전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은 의회의 동의를 받도록 함으로써 왕의 권한을 제한하였고 그 결과 의회의 중요성은 커졌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유럽과 미국 전역에 퍼졌는데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회를 운영하고 있네요. 의회의 의원들 사이에서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끼리 뭉치면서 자연스럽게 무리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는 '당' 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에서는 노동당과 보수당,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표적입니다. 세계 정치에서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데 영국의 총리가 어떤 당에 속하는지, 그리고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해지는 당의 당수가 누가 되는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노동당의 당수 선거가 있었는데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인물이 됨으로써 많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 과정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매우 비슷하네요. '코빈 동지' 는 노동당을 이끌어갈 인물로 선출된 제레미 코빈에 대한 책입니다. 노동당에서도 좌파에 속한 코빈은 당수 선거에 나갈 때까지만 해도 1등이 될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1등이 아니라 당수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지지가 필요한데 이 지지조차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네요. 본인도 지역에서 노동당 활동만 열심히 할뿐 당수 선거에는 관심도 없었고 주변 사람들도 아무도 그가 출마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런 이변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많은 궁금증이 풀렸네요. 양당 체제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당의 차별점은 줄어들고 정책도 대동소이 해지는데 코빈은 명확하게 좌파적인 입장을 견지하였습니다. 인기에 따라 정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확고한 소신이 있었고, 그 소신을 굽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그 권력을 남용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먼저 챙기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코빈은 자신의 신념이 있었고, 그에따라 자녀들도 공립학교에 진학하도록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인이 반대하자 이혼까지 할 정도로 언행이 일치하는 정치인이었기에 때문에 사람들도 코빈은 믿을만한 사람이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지지가 아니라 다수 국민들의 지지가 중요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집회에 자주 참석을 하면서 그들과 함께 싸웠고, 당수로 선출된 이후에도 총리와의 질의 시간에서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것을 소셜미디어로 받아서 질문하는 등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불신임을 받기도 했지만 당원들이 전폭적인 지지로 노동당을 이끌게 된 코빈. 앞으로 노동당의 미래, 그리고 그가 차기 영국 총리가 된다면 영국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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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경제학, 진보적 성향의 인물들이 할 수 있다는 평가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개인의 생애와 역량도 뛰어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시선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이념의 대립이 극심하고, 분단의 아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개념이 고착된 사회에서 이 책은 우리의 현재를 반성하게 하고,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유형의 정치가나 경제학자, 각계 각층의 인물들이 나와야 하며, 시민들의 의식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유럽은 많은 부와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를 상대로 제국주의적인 행태를 자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진보와 보수 등 다양한 사상이 등장하였고, 2차례의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희노애락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개혁과 개방으로 대변되는 글로벌화를 맞이하였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인정, 배려가 정착되는 사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선진국들의 분포도 유럽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오랜 경험과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는 불과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고도 성장을 했지만,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겪은 과정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경우입니다. 그렇기에 국가에 대해 너무 불신하거나, 폄하하는 생각은 좋지 않습니다. 분명히 우리에게도 희망과 상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저는 머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통일이라는 민족적인 숙제를 안고 있지만, 요즘 북한의 모습을 보면 통일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치인들의 성향이나 자리가 사람을 변하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탄도 하지만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는 경우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칭찬하고 높게 바라보는 선진국들도 좌와 우는 존재하며, 보수와 진보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안보나 국가적 위협에 있어서는 하나의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도 오랜 경험으로 내공이 쌓인 것이지, 그저 높게만 볼 것은 아닙니다. 또 우리는 북한이라는 특수적인 변수가 존재하고 있으면서도, 이만큼 성장한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보수와 진보로 흑백논리는 그만 접고, 상대의 정책이나 방향에 대해서 경청하며, 소통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떤 용어나 키워드를 통한 시민들을 선동하는 분위기보다는, 본질을 파악하고 함께 이기려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 시민사회도 민주화 과정에서 더욱 성장하였고, 의식이나 생각도 수준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조금 더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좌파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고정관념에 매돌되지 않고, 그들의 정책에도 합리성과 타당성, 충분히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존중이 필요합니다. 진보가 무조건 종북이나 나쁜 것이 아니며, 보수가 무조건 친일이나 사회를 유지하는 시스템도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 유연함을 갖추고 변화하며, 타협도 하는 그런 문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성의 목소리나 방향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정치인은 구별해야 합니다. 정치인과 정치가의 한 끗 차이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듯이, 우리 스스로가 보는 관점과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이 책은 유럽의 좌파와 사회주의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적고 있으며, 대중을 생각하는 방향이나 새로운 발상, 정책의 주장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진보했다는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 인물이나 정당에 휘말리지 않고, 자의적인 선택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유럽인들을 보면서, 그들이 왜 선진국이며,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 충분히 느꼈습니다. 좌파에 대한 인식을 깨주는 점에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책이라고 판단하였고, 많은 분들이 읽으면서 흑백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주체적인 의식을 가져 보길, 생각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만이 갖는 변수는 인정하며,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대승적인 접근과 방법론 모색, 대응하는 유화책이나 강경책의 방향 등을 철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잘산다고 추앙받는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모방하고, 배우려는 의지도 중요합니다. 한국식으로 정착하여 새로운 유형의 발전과 시민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처럼 안보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북핵의 위협과 동북아를 중심으로 패권주의적 성향이 짙게 드러나는 시점에서 이 책은 분열이 아닌 단결과 화합이 왜 중요한지,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중, 배려가 왜 필요한지, 많은 점을 배우고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읽고 판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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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2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퀸 엘리자베스 II 회의실. 곧 노동당 당대표 경선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다. 당수 후보는 모두 네 명이었다. 제러미 코빈, 앤디 버넘, 이벳 쿠퍼, 리즈 켄들. 오전 10시 40분 사무총장이 후보대기실에 나타났다. 그가 대형 화면을 켜자 투표 집계 결과가 떴다. 코빈 59.5%, 버넘 19.0%, 쿠퍼 17.0%, 켄들 4.5%. 결선 투표도 필요 없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2015년 9월 12일 당 대표로 선출된 제러미 코빈이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먼저 하나는 코빈이 애덤스 스쿨 상급 시험에서 대학 진학에 필요한 점수를 얻지 못하자 해외자원봉사단에 입단했다는 점이다. 그는 2년 일정으로 1962년에 독립한 신생국 자메이카로 파견되었다. 거기서 턱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턱수염 아저씨’는 그를 상징하는 닉네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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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 대한 이미지는 대개 좋지 않다. 아니 나쁜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들은 오직 표에 따라 행동하며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에 손상이 갈 것 같으면 태도를 급속히 바꾼다. 신념이라곤 도저히 없어 보이는 이들이 정치가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정치가만큼 신념에 미쳐야하는 사람도 없다. 정치(政治)란 두 글자에 담겨 있는 뜻, 즉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신념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 그런 정석적인 정치가의 이미지에 걸맞는 사람이 등장했다. <코빈 동지>가 다루고 있는 '제러미 코빈'이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아주 뜻밖의 인물을 당수로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일대기다. 처음부터 코빈은 총리가 되겠다거나 노동당의 당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정치가로서 아주 도덕적이고 바른 정신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민중을 위하는 마음이다.
코빈은 중산층 가정에 태어나 비교적 유복하게 자랐다. 즉, 그는 정치적으로 중도나 우파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좌파인 부모님의 영향 탓인지) 좌파의 길을 걷는다. 그것도 노동당 내에서도 좌파로 분류될 정도로 왼쪽으로 쏠린 길을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신념에 대한 관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코빈은 노동당 내에서도 '반란자'로 불릴 만큼 비좌파스러운 노동당의 정책에는 한결같이 반대했다. 그런데 지난 세기는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신노동당'의 세계였다. 즉, 노동당 우파가 당을 지배하는 시대였단 말이다. 그러나 코빈은 지지 않고 자신의 이념을 밀고 나갔다. 무려 30년을 한결같이 말이다. 그는 정치의 정석을 꿋꿋이 고집했다. 민중과 유권자를 대표하겠다는 정신을.
영원히 야당 내 1인 야당으로 있을 것 같았던 코빈에게 기회가 왔다. 당내 규약이 바뀌고 오픈 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서 당수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 애초에 그는 당내에서는 비주류였을지 몰라도 당밖에서는 주류 정치인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그가 당수로 취임하던 날 노동당엔 14,500여 명이 입당했고 이후 그 수는 4만 명 이상으로 불어난다.
버니 샌더스 열풍에서도 드러난 일이지만, 시대가 점점 우경화될수록 바위처럼 자신의 신념을 굳힌 인물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듯하다. 토니 블레어로 대표되는 노동당은 중도층의 표를 얻겠다는 이유로 좌파적 성격을 지웠다. 노동당 강령 제4조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었다. 노동당 강령 제4조는 "육체노동자든 정신노동자든 모든 노동자들이 성실한 노동의 대가를 누리고 생산, 분배, 교환의 수단에 대한 공유를 바탕으로 가능한 한 가장 공평한 분배를 추구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인데, 이것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노동당의 사회주의적 성격을 지우겠다는 뜻이었다. 이처럼 노동당은 점점 표를 위한 정당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유권자는 사람이다. 자신의 표를 찍는 건 이익에 따라서기도 하지만, 신념에 따라서기도 하다. 노동당이 노동당의 색깔을 지우는 순간 노동당은 더 이상 노동당이 아니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정치에도 유효하다. 아무리 지역과 이익에 따른 편가르기가 심하다고 해도, 결국 정치가 작동하는 원리는 '내 신념을 대변해주는 것'이다(적어도 대의제가 지속되는 한 말이다). 코빈은 30년 간 그것을 한결같이 실천해온 정치가였고, 사람들이 그런 코빈에게 열광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의 신념을 절대 굽히지 않는 정치가에게 말이다. 신자유주의 열풍으로 온갖 국영기업이 민영화되고 노동자의 권리가 축소되었으며 재분배 문제 또한 심화된 영국 정치에 그것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등장한 노동당의 새로운 당수.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약속을 어기지 않고 강단 있게 실천해왔다. 이것이 코빈 열풍의 '당연한' 이유다. 내용이 길고 생소한 영국 정치를 다루다 보니 어려운 감이 있다. 게다가 작가가 정작 코빈 본인에게서는 인터뷰를 하지 못했기에 신뢰성도 좀 떨어지는 편이다. 또, 그러다보니 여러 사람들에게서 코빈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밖에 없었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수가 만만찮아 도대체 누가 누군지 헷갈릴 때가 종종 생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감수하더라도, 이 책은 코빈에 대한 입문서로 적절하다. 코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 노동당의 지난한 역사를 알고 싶은 사람, 영국에 일어난 정치열풍의 그 짜릿한 과정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