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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넘어서 이상을 찾으려는 혁명가
"일상을 넘어서 이상을 찾으려는 혁명가" 내용보기
온종일 엄마를 찾아대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줌마의 일상은 대부분 그렇다. 누군가 "오늘은 어땠어?"라고 물으면, "어제와 같았어"라고 대답한다. 매일 그렇게 말해도 틀린 답이 아니다. 반복적인 패턴에 상대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아이와의 일상이라면 이미 이상이나 자아실현과는 멀어졌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정체한 시간, 멈춰버린
"일상을 넘어서 이상을 찾으려는 혁명가" 내용보기

온종일 엄마를 찾아대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줌마의 일상은 대부분 그렇다. 누군가 "오늘은 어땠어?"라고 물으면, "어제와 같았어"라고 대답한다. 매일 그렇게 말해도 틀린 답이 아니다. 반복적인 패턴에 상대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아이와의 일상이라면 이미 이상이나 자아실현과는 멀어졌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정체한 시간, 멈춰버린 존재가 되어감을 느낀다. 그런 공허함이 우울하게 만들고 현실을 절망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고독해진다. 그리고, '애초에 결혼을 왜 했을까?'라는 질문으로 답을 찾으려 한다. 난...사랑해서.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말한다. 그런 지금의 나에게 사랑이 없었다면 지루하고 무기력한 일상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소설 속 주인공 에이프릴도 가사와 육아에 얽매여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가정주부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다르게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파리로의 이주를 결심하게 된다. 남편 프랭크는 아무 일 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를 다니며  권태롭게 살아간다. 그도 파리로의 이주에 동의는하지만 자신의 오랜 습관을 떨쳐낼 의지도 새로운 환경에 뛰어들 용기도 없다. 그러다 뜻밖의 에이프릴의 임신으로 이주 계획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며 독설과 비난을 일삼는 부부의 싸움이 시작된다.

아내와의 다툼 이후 프랭크는 같은 직장의 모린과 외도를 하지만, 사실 에이프릴의 격려 한 마디로 그가 그 동안의 삶을 승리로 느낄 수 있게 해줄만큼 그녀를 사랑한다. 반면, 아내 에이프릴은 이웃남자 셰프와의 외도 이후 자신이 남편을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음을 깨닫는다.

 

이렇듯 두 부부는 사랑과 존중을 기초로 하는 결혼이라는 동업자 관계에서 어긋나있다. 사랑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결혼이라지만 사랑이 없으면 더 안되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살며 부딪치는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그 사랑의 힘이다. 하지만,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이미 약한 기반을 토대로 위태로워지는 기업을 운영하는 두 동업자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이웃들의 모습도 썩 건강하지는 않다. 청춘시절과는 전혀 다른 삶의 자리에 와 있는 셰프와 남의 불행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밀리 부부. 결혼과 부모 노릇에 실패한 부동산 중개업자 헬렌과 은퇴 이후 아내의 끝없는 수다를 피해 보청기 스위치를 꺼놓고 온종일 신문과 잡지를 뒤적이며 사는 하워드 부부. 이들 이웃과의 만남도 소통은 없고 번지르르한 말만 무성한 껍질뿐이다. 오히려 정신병을 앓고 있는 헬렌의 아들 존이 어떤 인물보다 시대와 사회의 병폐를 명확하고 신랄하게 진단한다.

 

"모든 생각과 모든 감성을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통속화, 대중화해서 잘 넘어가는 이유식같이 만들어 버리는 것, 이 낙관적인 태도, 매사를 웃음으로 때우고 쉽게 해결하려는 감상주의가 모든 사람의 인생관 아니야?"

                                                                                         ---P.190

존의 이 대사로 작가는 1950년대 미국사회의 꿈과 이상 그리고 정신이 물질주의와 자본주의에 밀려가는 상황을 비판하고있다. 1950년대의 모습이라지만 50년도 더 지난 지금에 비추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이기에 시대감없이 동감하게 된다.

 

하지만, 에이프릴과 프랭크의 비극적 결말이 온전히 이런 사회적 병폐로 인한 것이라는데엔 동감하지 않는다.

그녀가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 한 번도 정말로 사랑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며 결단을 내린 것처럼 가정과 결혼을 지탱해줄 가장 중요한 사랑이 없기 때문이었지 않았을까. 그래서 인간의 숙명인 고독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리라.

 

지루하다 할만큼 세세한 묘사와 우회적인 표현으로 읽는 속도가 제대로 붙지 않았던 200페이지를 넘으면 비로소 긴장감이 느껴지며 이 소설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모습이 생생하고도 사실적이다.  너무나 사실적이라 잔인하게 느껴질만큼.

 

읽다보니  2000년에 상영되었던 영화 [아메리칸 뷰티]가 떠올랐다. 삶의 표면 아래 가려진 좌절감을 통해 현대인의 기본적인 안식처가 되어야 할 가족이라는 제도가 기능적이지 못하게 될 때 발생하는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이 소설도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 되었다. 50여 년의 시간만큼의 다름과 시간을 초월하는 같음을 비교해보면 더 재미있을 것같다.

 

g******a 2009.02.13.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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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인생이 이래?
"무슨 인생이 이래?" 내용보기
"모든걸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들, 애쓰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이루어내는 사람들, 나쁜 일에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 왜냐하면 애초에 티끌만큼이라도 완벽하지 않은 일이라면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사람들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 영웅적인 최상급 사람들, 모두가 아름답고 재치있고 고요하고 친절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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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걸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들, 애쓰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이루어내는 사람들, 나쁜 일에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는 사람들, 왜냐하면 애초에 티끌만큼이라도 완벽하지 않은 일이라면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사람들이니까,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

영웅적인 최상급 사람들, 모두가 아름답고 재치있고 고요하고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나는 늘 꿈을 꾸어왔어요.

만일 내가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면 금방 내가 그 사람들의 세계에 속한 존재였음을 깨달을 거라고, 나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고, 그들 중 한 사람으로 태어난 운명이었다고, 그리고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이 실수였을 뿐이라고, 그들도 그걸 알고 있다고 말이죠.

나는 백조들 틈에 살게 된 미운 오리새끼 같았어요' [p.372]

 

 

안타깝다 생각될 정도로 굉장히 현설적인 이야기다. 

책을 읽을때 만큼은 재밌으면서 감동도 있고 희망적인, 거기서 내가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음 좋겠단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기대마저 싹둑 잘라버리는 것만 같다. 철없던 시절, 핑크빛 결혼생활을 꿈꾸었을때 '아직도 철들려면 멀었구만~' 결혼은 현실이야 현실!! 을 부르짖었던 지인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아무리 결혼은 현실이라지만 그전에 그런 꿈마저 꾸지 못하게 만드는건 손에 쥐었던 소중한것이 뭐였는지 확인도 못한채 도둑맞은 것마냥 굉장히 억울하단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이 책 또한 비슷하다는 ~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말하려하면 할수록,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하려 하면 할수록 크게 부풀려지는 것 같아 서평 쓰기가 쉽지 않았다. 

내공이 많이 ~ 부족한 듯 ;;;

내가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엄마인 입장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이랑은 다른 또 다른 느낌을 받았겠지? 결혼한 후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지.

두주먹 불끈.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결혼 이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배경으로 하여 교외 지역의 삶과 사랑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관계의 문제, 소통의 문제 등을 심도있게 다뤘다고 평가 받는 작품. 에이프릴과 프랭크 휠러라는 부부와 이웃에 사는 밀리, 세프캠벨, 헬렌, 하워드 기빙스 부부의 모습을 통한 우리네들의 '일상'과 '삶'

이 이야기는 파리로 이주하기로 결정하기 전과 후로 나뉘는데 파리로 이주하기로 결정하기까지의 전반부는 대체적으로 지루했다. 무엇을 말하려 하는거야? 당췌 그 속을 보여주려 하지 않아 어리둥절했고 답답했다. 그때는 에이프릴의 마음을 이해못해주는 '프랭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 .

(이래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이 있는게 아니겠어? 하면서)

파리로 이주하기로 결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때 느닷없이 셋째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그 희망이 좌절되면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모르겠어요? 그게 계획의 전부라는 걸 모른다는 거예요? 당신은 이미 7년전에 그렇게 하도록 허용되었으면 좋았을 일을 하게 될 거예요. 당신 자신을 찾게 될 거라고요.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오래도록 산책을 하며 사색에 잠길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그걸 찾아도 그 일을 시작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과 자유를 누리게 될 거고요"

모든걸 그를 위해서라 말하는 그녀.

훌륭한 정신을 지닌 남자가 견딜 수 없는 직장에 오랫동안 개처럼 계속 다녀야 한다는게 비현실적이라고. 해가 가고 달이 가도 변함없이 견딜 수 없는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경악하리만큼 시답잖고 하찮은 수많은 일에 파묻혀 살아야 하는 삶에 대해 얘기할때의 에이프릴의 모습은 . . 비참하게도 프랭크가 아닌 그녀 자신 '에이프릴'의 소망이 폭발적으로 튀어나왔던 게 아닐까.  

왜 그녀는. . 우리는. . 이 모든것이 상대방을 위해서 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걸까. 내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나도 에이프릴이 원하는 것처럼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고 싶지만 그럴수록 더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프랭크'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좌절하진 않을 것이다.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을 읽다보면 "다시 말해 여러분은 엄마의 몸속에서 500분의 1, 아빠의 몸속에서는 5억분의 1이라는 좁은 관문을 뚫은 엘리트 유전자, 들인 셈입니다." [p.20] 라는 글귀가 나온다.

무엇이 행복인지,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자체만으로 특별한 사람들이지 않은가. 열심히 노력해 무엇이 행복인지,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등등을 생각하며 살면 안될까.

 

 

도대체 무슨 인생이 그럴까 ? 대관절 이런 삶에 무슨 목적이나 의미가 있을까? 중요한 건 또 뭘까 ? [p.91]

 

h****0 2009.02.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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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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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타이타닉 커플>이 다시 뭉쳤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로 그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동명의 원작소설이다. 결혼에 대한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어디에나 흔히 있을법한 부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고,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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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타이타닉 커플>이 다시 뭉쳤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로 그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동명의 원작소설이다. 결혼에 대한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어디에나 흔히 있을법한 부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고,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점점 무겁고 침울한 기분이 되어 간다. 읽는 사람의 처지 (기혼인가 미혼인가, 혹은 남성인가 여성인가) 에 따라 감상도 여운도 크게 달라질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읽을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였다. 재미있었으니까. (여주인공인 에이프릴에게 케이트 윈슬렛의 이미지가 오버랩되서 앞뒤 안가리고 읽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리처드 예이츠라는 작가를 알게 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1950년대, 코네티컷주. 교외에서의 단란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딱 어울리는 동네 "레볼루셔너리 힐"에 살고 있는 프랭크 휠러와 에이프릴은, 사이에 귀여운 두아이를 두고 있는 이상적인 젋은 부부. 하지만, 군제대 후 평범한 회사원으로 단조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프랭크는, 허무한 날들로부터의 일탈을 꿈꾸고 있다. 한편, 한때는 여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육아와 가사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에이프릴은 그 정열을 다시 한번 되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기 위해,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고 싶다는 일념으로 프랑스 파리로의 이주를 결심하지만, 현실에는 그것을 가로막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다.

주위에서 보기에는 매우 이상적인 커플. 그렇지만 변화없는 단조로운 생활속에서 날마다 커져만 가는 공허함. 이것을 그려내는 방식이 대단히 절묘하다. 작가는 과잉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의 직장생활의 묘사나, 혹은 주인공의 사소한 신변잡기나 심리의 묘사에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주변상황들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런 묘사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 그냥 남아있고 싶다는 쪽으로 기울어가는 주인공의 심리변화도 비로소 납득할수 있게 된다.

반면에 그와 비교하면 이런 묘사가 전혀 없는 아내가 단조로운 생활을 반복하고 있음을 독자는 저절로 느끼게 된다. 따로 묘사하지 않아도 그 공허함이 눈에 보여온다. 이것만으로도, 갑자기 자신을 찾고 싶다는 욕구를 표출하는 아내의 행동도, 그녀가 지금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까지도 모두 이해할수 있게 된다. 이 묘사의 유무가, 이 부부사이의 엇갈림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준다.

영화는 비교적 원작을 꽤 충실히 연출해 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도 소설에서 영화보다 더욱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주인공 부부와 좋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이웃 부부. 특히, 그 남편 셰프에 대해서 보다 깊이 파고 들고 있어서, 영화에서는 약간 충동적인 것처럼 생각되던, 에이프릴과의 차내 불륜에 이르는 과정도 명확하게 내면화 되고 있다.

싸우고 난 다음날 프랭크와 에이프릴이 식탁에 마주앉아 오랫만에 근사한 아침식사를 하는 장면에서는 왜인지 모르지만 울컥했다. 감동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프랭크가 흘리던 기쁨의 눈물과도 다른,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라고나 할까... 이후의 전개를 이미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였는지도 모른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담담하게 흘러가는 마지막 진행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기본적으로는 주인공의 시점이던 소설이, 결정적인 순간에 아내의 시점으로 바뀌면서 그녀의 내면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한다던가, 당혹스러운 이웃집 남자의 심리상태를 마치 한편의 블랙코미디와도 같은 행동으로 표현한다던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방법이 정말 능수능란하다. 마치 사람의 심리가 물감이 되어서 그려지는 것 같은 이런 대사나 행동들은 리처드 예이츠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인지 보여준다. 이런 작품이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말그대로 비운의... 라는 수식어가 붙고도 남을만한 일이다.

여러가지 감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감만은 공통적으로 맛보게 될 것 같다. 그 갭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결국 순탄한 결혼생활의 비법이 될수 있으려나. 이 책을 읽고 동질감을 느끼는 커플이라면 아마도 지금쯤 무언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는건지도 모른다.

p********a 2009.02.28.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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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고 영화로 보는 <레볼루셔너리 로드>
"소설로 읽고 영화로 보는 <레볼루셔너리 로드>" 내용보기
<타이타닉>의 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11년 만에 다시 만나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궁금했었는데 감독은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감독이라는 소식을 듣고 개봉하면 꼭 봐야할 영화로 진작부터 점찍어 놓고 기다렸다.1월 케이트 윈슬렛이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놓았다. 그러면서 원작소설이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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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의 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11년 만에 다시 만나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궁금했었는데 감독은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감독이라는 소식을 듣고 개봉하면 꼭 봐야할 영화로 진작부터 점찍어 놓고 기다렸다.
1월 케이트 윈슬렛이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소식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놓았다. 그러면서 원작소설이 궁금해졌다. 1961년 리처드 예이츠라는 낯선 작가가 발표한 소설. 타임 선정 100대 영문소설로 꼽히고 이 작품으로 작가들의 작가라는 명성까지 얻었지만 독자들에게는 외면당한 소설이라고 한다.


제목도 레볼루셔너리 로드 곧 혁명의 길이다. 뭔가 굉장히 강할 것 같은 느낌. 그러나 마침내 손에 넣은 책은 영화의 주인공을 띠지로 두른 예쁜 분홍색이었다. 띠지를 벗겼을 때 드러나는 50년대와 잘 어울리는 파란색 자동차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두꺼운 작품을 읽기 전에 먼저 읽은 옮긴이의 말은 역시 심오한 내용을 담을 소설이라고 알려주었다. 1950년대는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교외주택으로 이동이 시작되고 컴퓨터가 도입된 시기라고 한다. 미국의 건국이념이었던 꿈과 이상은 이러한 물질숭배의 자본주의 물결에 휩쓸러 스러져간다. 이런 미국 사회의 모습을 레볼루셔너리 로드에 사는 에이프릴과 프랭크를 통해 그리고 있는 <레볼루셔너리 로드>

 

작품의 시작은 에이프릴이 동네사람들과 함께 준비한 연극을 공연하는 데서 시작한다. 연극은 실패로 막을 내리고 뉴욕 연극학교를 나온 에이프릴은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입는다.
더구나 프랭크는 에이프릴을 위로하기는 커녕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
사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아내의 마음을 풀어줄 수많은 말을 생각했지만
결국 입 밖으로 나온 말이 최악이었을 뿐이다.

 

"글쎄,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 안 그래?"

 

이 말을 한 프랭크는 바로 후회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그 말로 인해 에이프릴은 상처를 입은 것을.
이 장면 뿐만 아니라 소설은 전체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묘사한다.
한 없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 만화를 읽어주겠다고 나섰다가 금세 아이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회사 여직원과의 불륜기회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상을 위해 떠날 계획에 설레다가 상사의 인정과 승진 제의에 현실에 머물고 싶어지는 그야말로 보통 사람들의 심리가 가감없이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50년대의 사회상을 보여주는 작가의 솜씨도 놀랍지만 2009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까지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심리를 정확하게 뽑아낸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는 감동을 뛰어넘어 마치 내 솔직한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프랭크와
이상에서 한 걸음씩 멀어지는 현실이 슬픈 에이프릴은 그렇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소설을 냉정하게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의 후반으로 가면서 그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

조금의 미화도 없는 현실이었기에.
그리고 가능하면 현실보다는 이상 가까이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에이프릴을 연기하는 케이트 윈슬렛과 프랭크를 연기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소설을 읽기 전에는 나이들고 살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이 안타까웠는데 소설을 읽고나니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이든 모습이 프랭크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대감을 가지고 개봉하자 마자 극장을 찾았다. 에이프릴과 프랭크는 화면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 지 너무 궁금했다.

영화는 빛나는 원작과 셈세한 연기 그리고 뛰어난 연출이 만난 작품이었다.
시작은 좀 빨랐다. 소설의 앞부분을 많이 축약해놓았던 것이다. 영화가 줄여놓은 부분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영화의 빈 공간을 메꾸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내용이 진행되면서 원작소설에서 감동을 느끼고 공감했던 부분을 쫙쫙 뽑은 대사에 감동했다. 소설에서 섬세하게 묘사되었던 인물들의 심리는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로 메워졌다. 두 사람의 섬세한 표정을 보며 여기서는 이러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래서 이러이러한 거야라고 알고 보니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그 의미가 보였다.


원작을 뛰어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50년대 시대 분위기와 등장인물의 감정을 잘 표현해주는 음악이다. 영화는 주인공 특히 프랭크의 감정의 변화를 50년대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음악으로 표현했다. 이것은 정말 텍스트에서는 줄수없는 감각의 만족이었다.


원작은 영화에서 미쳐 다 말하지 못한 부분을 채우고 영화는 텍스트가 보여주고 들려주지 못하는 시각과 청각을 채운 정말 오랜만에 원작과 영화 함께여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g********9 2009.02.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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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과 일상에서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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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표지 사진에 그저 이둘이 10년만에 만나 찍은 영화의 원작... 레볼루셔너리 로드 작가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지루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한참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젊은 나이에 결혼해서 두 명의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사는 프랭크와 에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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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표지 사진에 그저 이둘이 10년만에 만나 찍은 영화의 원작...

레볼루셔너리 로드

작가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지루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한참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젊은 나이에 결혼해서 두 명의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사는 프랭크와 에이프릴

하지만 그들의 결혼생활은 행복해보였으나 어디까지나 그것은 겉모습일뿐 두사람다 결혼생활에 불만이 쌓여가고 있을 뿐이었다

에이프릴이 변두리 연극무대에서 배우 생활을 하지만 이렇다 할 호응과 관심도 얻지 못하자 에이프릴은 큰 실망에 빠진다 아니 오히려 절망했다고 하는게 옳겠다

그날 연극의 실패는 남편 프랭크와 다투는 계기가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다투고 만 에이프릴과 프랭크 이 두사람의 사이가 아마 이때부터 점점 마음 속에서 멀어져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다툼 이후 프랭크는 회사 여직원과 바람을 피우는 계기가 되어버리고 왜 여기서 프랭크는 바람을 피웠을까 어쩌면 지쳐가는 일상 생활속에서 프랭크는 탈출구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프랭크는 회사원으로서 집에서 회사로 가는 길은 지금의 현대사회와 다르지 않다

차를 타고 기차를 타는 역까지 가고 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넥타이와 서류가방을 들고 회사로 가는 모습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회사로 가는 이 반복적인 표현들에 현재의 일상생활을 하는 현대인들과 다르지 않았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책에서는 뭔가 다를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현대인과 다를바 없는 출퇴근의 모습들...

 

프랭크는 다른 여자와의 잠자리 직후 집으로 돌아와 죄책감에 사로 잡히고 다시 화목한 가정 생활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이어지는 에이프릴의 제안은 그들의 결혼생활을 다시 한번 화목하고 장및빛 미래로 가득하게 만든다

그것은 다름아닌 파리로의 이민이였다 바로 자신들이 처해있는 상황으로부터의 탈출구였던 것이다 처음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던 프랭크는 에이프릴의 설득에 넘어가 하루하루 희망에 부푼 나날을 보내게 된다

에이프릴은 파리에 대한 이상을 꿈구며 색다른 활력을 넣으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회사 직원들과 이웃들에게 자신들의 파리 이민계획을 세우고 에이프릴은 전에없던 활기와 희망을 찾게 된다 이민가기 위해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는 동안 프랭크는 회사에서 전에 없던 좋은 제안을 받게 되고 프랭크는 마음속에서부터 갈등의 일고 처음에는 거절하던 프랭크는 회사의 제안을 받아 들이고 에이프릴은 프랭크의 선택에 분노했다

프랭크는 솔직히 에이프릴의 설득에 못이겨 확신에 없던 프랑스 파리로의 이민을 허락했던 것이다 자신의 결정에 확신이나 자신감도 용기도 없었다는 얘기다

우연히 이웃의 부탁으로 이 두사람은 존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존은 불안증세를 보이는 비정상인임에도 불구하고 프랭크와 에이프릴에게 현자의 충고를 던져주는데 두 사람이 결국 파리로의 이민을 포기했고 그 이유를 셋째 아이의 임신이라고 했을때 이렇게 말한다

 

 

결국 돈 문제군요 돈도 중요하죠 하지만 진짜 이유는 될 수 없어요 대체 이유가 뭐죠? 소심한 부인 때문인가요?아니에요 그녀는 아주 강해 보여요 그럼 당신이 문제겠군요 왜죠? 여기에 머무르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나요 임신이 핑계에 불과해요

어쩌면 일부러 그랬는지도 모르죠 이 절망과 허무속에서 사는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나요?

 

이 얘기를 들은 프랭크는 격분하고 만다

한낱 정신병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이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치부를 여지없이 말했기 때문이다

결국 프랭크가 파리에 대한 이상을 포기하자 에이프릴은 프랭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일말의 감정마저 말소해버린다

두사람의 관계가 이어나갈 여지가 적어도 에이프릴에게는 전혀 남아있지 않게 된 것이다 이 두사람이 영원하리라 믿었던 불같은 사랑도 여기서 끝이 나고 만 것이다

 

프랭크는 에이프릴에게 파리에 대한 이상을 얘기했고 이게 오히려 에이프릴과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의 시발점이 되고 만것이다

일상으로의 탈출을 꿈꾸며 이상을 추구하려고 했던 에이프릴

현실에 타협하며 그저 평범하게 살려했던 프랭크 이 두사람의 가치관의 서로 어긋날때부터 두 사람은 아마도 걷잡을 수없는 운명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절망과 공허로부터의 탈출이 어렵게 되자 희망을 잃어버린 에이프릴은 낙태 수술을 받은 후 자살로써 생을 마감한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끊임없이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비극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결혼생활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프랭크와 에이프릴이 있었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우리는 있어도 나는 없었던 것이다

 

프랭크와 에이프릴이 서로를 위해서 한발자씩 양보를 하고 이해를 하고 서로 대화를 하면서 타협을 했더라면 에이프릴이 희망을 잃고 낙태를 한후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을까?

그리고 프랭크는 에이프릴이 죽고난후 다시 공허하고 절망으로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8 2009.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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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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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나서 누군가에게 들었던 얘기 중에 "권태기"에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결혼한 첫 해를 제외하고 3, 5, 7...하는 식으로 홀수해에 부부 사이에 권태기가 찾아온다는 이야기.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어! 계산해보니 거짓말처럼 잘도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렇게 자주 권태기가 찾아오고 가정이 위태롭다면 어느 누가 견딜 수 있을까. 가정..혹은 부부 사이의 관계 또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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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나서 누군가에게 들었던 얘기 중에 "권태기"에 관련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결혼한 첫 해를 제외하고 3, 5, 7...하는 식으로 홀수해에 부부 사이에 권태기가 찾아온다는 이야기.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어! 계산해보니 거짓말처럼 잘도 들어맞는다. 하지만 이렇게 자주 권태기가 찾아오고 가정이 위태롭다면 어느 누가 견딜 수 있을까. 

가정..혹은 부부 사이의 관계 또한 작은 사회와 같아서 나 스스로의 노력과 상대방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이해 없이는 잘 이어나갈 수가 없다.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역시나 많은 시행착오와 여러 번의 고비가 있기 마련이다. 뭐, 아직도 우리 부부는 함께 배워나아가는 중이지만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완벽한 부부가 있다. 프랭크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똑똑하고 유머있고 교양까지 갖추었고, 에이프릴 역시 알아주는 연극대학을 졸업한 미모의 "여성"이다. 이들 두 부부는 남들이 그러한 것처럼 어느 정도 안정된 가정을 만들어 뉴욕의 교외에 아담한 집을 사서 이사했다. 60년대 미국 중산층의 젊은 부부들이 당연히 밟아야할 수순을 그대로 거쳐온 그들은 또래의 다른 부부들보다 더 안정되고, 더 교양있고, 더 잘 갖춘 듯 보인다. 이른바 "미래"가 예약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거기서 안주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들 부부는 지금의 이 안주된 삶이 주는 권태감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시도를 한다. 헌데, 이 새로운 시도는 "부부가 함께"....가 아닌, 에이프릴 혼자만의 생각과 의지에서 비롯되었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혼 전 이들이 꿈꾸었던 이상은 분명 둘 공통의 꿈이었는데, 이미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한 프랭크는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자신이 그토록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말해왔던 회사의 일에서도 벗어나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신경 쓸 일도 없고, 별다르게 일을 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의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회사이니 지금의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 조금의 불편함도 없다. 하지만 에이프릴은 그런 남편이 정말로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부의 목표가 달라진 것이다. 

부부의 갈등은 여기서 시작된다. 두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며 나아가지 못하고, 서로가 바라는 이상이 달라질 때,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를 때, 이때만큼 괴롭고 힘들 때가 없다. 그럴 때 서로에게 보내는 비난과 멸시...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만 한다. 이렇게 이들의 권태는 시작된다.

때로는 이들 부부가 보여주는 대화 방법(끝까지 가는 막말...)에 화가 나기도 하고,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침착하게 들어주고 거기에 다시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는 어른스러움을 보여줄 때엔 감탄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이들이 각자 택한 행동은...나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너무나 끔찍하고 놀라운 결말....!

"절대적으로 정직하고 절대적으로 진실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그것은 반드시 홀로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445p
그 무언가를 한 에이프릴이 나로선 전혀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녀로서는... 그 전날 밤 자신에 대해, 프랭크에 대해 깨닫게 된 새로운 사실들에 대한 결론이 그 행동밖에 없었다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녀에게 무한한 동정이 인다.

부부 사이에는 비밀이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서로에게 하는 말에 "진실성"은 담겨있어야 하지 않을까. 위선과 가식으로 가득찼던 프랭크와 에이프릴의 대화를 보면... 이 부부가 이런 결론을 낼수밖에 없었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y****s 2009.03.22.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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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예이츠 [레볼루셔너리 로드] - 그게 삶의 빛이었단 걸 알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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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을지라도, 진정 중요한 것은 오염되지 않은 존재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신이 누구인가를 기억하는 것이었다.   p.38두 아이를 낳고 교외의 주택가에 사는 프랭크와 에이프릴.연애시절 꿈 많고 젊었던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에이프릴은 아이를 키우는 주부였고, 프랭크는 만족도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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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살 수밖에 없을지라도, 진정 중요한 것은 오염되지 않은 존재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자신이 누구인가를 기억하는 것이었다.   p.38



두 아이를 낳고 교외의 주택가에 사는 프랭크와 에이프릴.
연애시절 꿈 많고 젊었던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고 있다. 에이프릴은 아이를 키우는 주부였고, 프랭크는 만족도 즐거움도 없이 안정적일 뿐인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뉴욕의 일류 드라마 학교 출신인 에이프릴은 이웃들과 함께 만든 연극이 완전히 망하자 실망에 빠진다.
그 실패가 계기가 되어 에이프릴은 젊은 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온 가족이 모두 파리로 이민 갈 계획을 프랭크에게 이야기 한다. 새로운 도전이 두려워진 프랭크는 겁이 나지만 에이프릴의 설득에 희망을 품게 된다.
하지만 우습게도 프랭크가 회사에서 대충 만든 보고서가 엄청난 호응을 얻어 승진의 기회가 왔고, 거기다 예기치 않은 셋째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새로운 환경이 부부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 같았다. 파리로 갈 계획을 짜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사이가 좋아졌고, 편안해졌다. 마치 서로를 더 사랑하게 된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자 프랭크는 이런 기회가 오기만을 바랐는지 에이프릴의 계획을 없던 것으로 하려고 한다. 회사일이며 뱃속의 아기 핑계를 대며.



그의 아내가 불행한가? 그렇다면 애석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결국, 그녀의 문제였다. 그에게도 고민은 적잖이 있으니까.   p.359



아마 프랭크에겐 꿈을 찾는 일보다 안정적인 현실이 더 좋았나 보다.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새로운 곳에 가서 살게 될 두려움은 엄청난 부담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승진을 하고, 연봉을 더 받을 기회도 당연히 아깝게 여겨질 일이었다. 이 문제로 에이프릴과 프랭크 사이에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프랭크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잔인하게 드러났다. 프랭크는 여태껏 문제가 되지 않았던 에이프릴의 아픈 구석을 찌르다 못해 완전히 헤집어 놓았고 그녀 탓을 했다.
본인 책임은 없다는 듯한 프랭크의 태도가 너무 화가 났다. 태도 뿐만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말 역시도 정이 뚝뚝 떨어졌다.



"확실한 경험에서 나온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삶이 자신을 비껴 지나갔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 개인의 '정서적인 문제'일 확률이 거의 절대적이라는 얘기요."   p.370


"그리고 설령 내가 당신을 안다 해도." 그녀가 말했다. "아무 소용없을 거라고 믿어요. 왜냐하면 당신이 보듯이 나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니까요."   p.378



읽는 내가 화가 나는데 에이프릴은 오죽할까. 이런 남자를 믿고 아이 낳고 키우고 있었다는 자괴감이 들었을 테고, 사랑하는 감정은 아예 지워졌다.
의지가 꺾여버린 에이프릴은 삶의 빛이 꺼져버린 것 같았다. 희망이 빠져나간 후 영혼 자체가 소멸해버린 모습이었다.
이렇게 된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민을 가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 과정에서 에이프릴은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 한 남자가 한 여자의 인생을 꺾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모든 일이 일어난 뒤 당당하고 자신감에 가득 차있던 프랭크 역시 영혼 없는 삶을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죽지 못해 사는 것처럼.

소설 속에 나온 부부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에 두려웠고, 이웃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
가깝게 지냈던 부부들은 그들이 행복하고 희망에 차 있을 땐 뒤에서 흉을 봤으면서 불행을 겪게 되자, 그래도 우린 살아있다고,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라고 과시하던 모습이 역겨웠다. 남의 불행을 발판 삼아 자기들은 행복하다고 위안하던 모습이었다.
오히려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던 존이 유일하게 정상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모든 부부가 소설 속에 나온 모습을 하고 있다면 결혼은 정말 미친 짓이다.

 

s********5 2017.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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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처드 예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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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처드 예이츠 영화로 먼저 알려지고, 들었던『레볼루셔너리 로드』ㅡ. 『레볼루셔너리 로드』와는 인연이 아닌 듯 인연인 듯 묘한 느낌이다. 우연히 좋은 기회로 영화 예매권이 생겼다. 꼭 봐야지 하면서 개봉 첫째주는 시간이 맞지 않아 한 주 뒤로 미뤄뒀었는데, 어이없게도 개봉 일주일만에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다(다른 지역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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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처드 예이츠


영화로 먼저 알려지고, 들었던『레볼루셔너리 로드』ㅡ.

『레볼루셔너리 로드』와는 인연이 아닌 듯 인연인 듯 묘한 느낌이다. 우연히 좋은 기회로 영화 예매권이 생겼다. 꼭 봐야지 하면서 개봉 첫째주는 시간이 맞지 않아 한 주 뒤로 미뤄뒀었는데, 어이없게도 개봉 일주일만에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다(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구에서는 그랬다). 아쉬운 마음으로 있었는데, 더 좋은 기회로 인해 이렇게 책『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만날 수 있었다.

 

영화『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주인공이 케이트 윈슬렛과 디카프리오임을 알기에, 책을 읽으면서 내 스스로 영화를 찍는 것처럼 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맘껏 상상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더 집중을 잘 하면서 읽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짝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화려한 볼거리만을 보기를 원하는 관객이 많아서일까?! 어떻게 보면 극장에서 금새 간판을 내린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revolutionary

 a.


1 혁명의;혁명적인, 대변혁의, 대변혁[전환]을 가져오는
2 [Revolutionary] 미국 독립 전쟁의

 

제목『레볼루셔너리 로드』를 보고 뭔가 혁명적인, 거대한 변화를 가져 올 것만 같은 동네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혹은 그 반대로 제목부터 비꼬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역시나 후자가 정답이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에 사는 주인공인 프랭크와 에이프릴을 1950년대 미국 교외 중산층의 대표로 내세워 그들의 인간관계와 행태들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가는 듯한 냉철한 느낌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책의 모든 것을 한줄로 요약 한다면「혁명 정신을 잃어가는 1950년대의 미국의 비판」이 될 것이다.

 

작가인「리처드 예이츠」의 글은 모든 것을 표현력에 쏟아 붓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마치 모든 문장 하나 하나가 모두 아름답게 또는 완벽하게 보이기라도 해야 된다는 듯 ㅡ. 특히, 인간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 그의 표현은 너무 날카롭게만 느껴졌다.

 

문제는 단원들이 처음부터자신들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으로 이 일을 끝내게 될까 봐 두려워해 왔다는 점이다.

그 두려움은 그것을 인정하기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에 더 증폭되었다.  - P. 16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동안 프랭크를 보며 나랑 닮았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젊은 시절 꾸었던 많은 꿈들을 세월이 지나가면서 조금씩 잊어가고, 결국엔 완전히 잊어버리고 마는 ㅡ. 그리고 이제는 누구보다 더 처절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들 ㅡ. 그에 반해 에이프릴은, 꿈을 다시 찾기위한 마지막 촉매제라고 표현 하면 맞을까?!

 

"오, 프랭크. 당신은 정말로 예술가나 작가만이 자기 고유의 삶을 살아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잘들어봐요. 난 당신이 전혀 아무것도 안 하는 채로 5년이 흘러가도 상관없어요. 만일 5년이 지난 뒤에 당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벽돌공이나 배관공, 혹은 선원이라는 결심을 해도 상관없고요. 내가 지금 뭘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명백하게 가늠할 만한 재능 같은 거랑은 전혀, 아무 상관도 없어요. 여기서 숨 막혀하는 게 바로 당시의 '본질'이란 말이에요. 이런 유형의 삶에서는 거부당하고 또 거부당하는 것이 바로 당신의 진실한 모습이라고요."  - P. 171

 

그래, 촉매제이다. 책 속이지만 저렇게 곁에서 어떤 새로운 힘을 부여해주는 에이프릴을 가진 프랭크에게 살짝의 질투심도 느꼈다. 결국엔 마지막 남은 꿈과 함께 에이프릴은 사라져 버리지만 말이다.

 

많은 꿈을 꾸며 살아가다가, 현실을 살게되고, 꿈을 거의 잊기 직전에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결국엔 주저 앉고 마는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비판하는 1950년대의 미국의 삶을 보았다. 혁명을, 혁명의 기억을 잃어버린 그대들의 삶을 ㅡ. 그리고, 그 이야기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2000년대에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실을 살기에도 너무 벅차 꿈 따위는 관심조차 가지지 못하는 지금의 비극적인 우리의 삶과 말이다. 처절한 현실을 살아가야만 하는 지금의 우리와 같이 말이다.

 

「리처드 예이츠」가 초창기때에 받은 비판처럼『레볼루셔너리 로드』는 너무 현실적인 내용을 말하고, 너무 비관적인 결말을 보여준다. 앞에서 말한 개봉 일주일 만에 극장에서 간판을 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으리라 생각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주고 영화를 보면서까지 자신의 현실을, 더 나아가 그 비극적 결말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생각해 본다.「리처드 예이츠」는 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고 냉정하게 마무리를 했지만, 난 그녀가 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았기에 더 많은 희망을 갈구하게 되지 않았는지 ㅡ.

 

b****j 2009.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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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와 고독은 한 끗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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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처드 예이츠 저 며칠 전 사무실에서 문득 일을 마치고 퇴근하려는데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책 한권 읽는 것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과 영화밖에 즐길 줄 몰라서 그러는 건지 짐짓 심각해졌다. 커피 한 잔 들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고르고, 평온하게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본다는 건 내게 행복 그 자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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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리처드 예이츠 저

며칠 전 사무실에서 문득 일을 마치고 퇴근하려는데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책 한권 읽는 것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과 영화밖에 즐길 줄 몰라서 그러는 건지 짐짓 심각해졌다. 커피 한 잔 들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고르고, 평온하게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본다는 건 내게 행복 그 자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행복의 순수함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창밖으로 테니스 체를 들고 웃으며 걸어가는 무리들을 본 건 그때였다. 나도 다른 걸 좀 하고 싶었나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소설책과 영화만 봐왔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다량의 문학을 통해 난 행복해 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난 일상의 변화를 꿈꾸고 있을까.



난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고 느끼는 압박을 견딜 수 없다. 더 멋지고 유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깨닫지 못하면서 무조건 변해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저 남들이 하는 것이니 나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믿어버린다. 난 직업선택에서도 이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난 최대한 빠르게 돈을 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돈을 버는 사회인이 주는 안정감이 그리웠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직업은 모험이 적고, 자유시간이 많은 안정적인 직업이 되길 갈망했다. 난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상을 찾았고 안착했다. 난 사회인으로서 지위를 획득하자마자 직업적 성취감보다 사회인이 되었다는 안주함을 더 즐기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직업이 안정이 되자 다양한 취미를 원했고, 취미가 정해지자 그럴싸한 차를 가지고 싶었다.

일상이 반복되면 권태가 찾아온다. 그 친구는 이름처럼 애처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날 초라하게 만들어 버린다. 어떤 물건, 음식, 삶의 패턴, 사람까지도 반복되면 지루해지고 더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 처음엔 욕심 없이 접근했던 그 무언가가 좀 더 커지고, 매력적이고, 매혹적인 무언가로 바뀌길 원하는 뻔뻔함은 권태라는 친구를 더욱 무섭게 만든다. 난 권태씨가 내 집 문을 두드리면 어김없이 무언가를 찾아낸다. 이것만 이루어지면 내 삶은 더욱 행복할거야. 커피를 처음 마실 땐 그 씁쓸한 맛에 거부감이 들지만, 한 잔 한 잔 마시다보면 커피가 주는 그 씁쓸한 맛이 어느새 싱겁게 느껴진다. 그러다보면 에스프레소를 찾게 되고, 커피 한잔으로는 양에 차지 않아 몇 잔을 마셔도 부족함을 느낀다. 인생이란 그런 익숙함과의 싸움일 것이다. 옷 장 속 입지 않은 옷들이 그런 나를 대변해준다.



일생을 오직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만 사유하는 데 보냈던 독일의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1888~1976)의 저서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에서 ‘삶의 무의미성’과 그것의 극복을 ‘권태’의 문제와 연관하여 다루고 있다. 권태란 자신의 ‘존재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염려하는 ‘인간’으로서의 가장 근본적인 기분이다. 그것은 삶이란 그저 공허한 시간 속에서 삶을 견뎌내는 자의 초조한 마음과 같다. 인간은 죽음이라는 종착지를 앞에 두고, 한없는 기다림으로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존재가 아닌지 그는 평생 그 죽음을 앞둔 자의 권태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 자신 역시 죽음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리처드 예이츠 대표작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이런 ‘권태’가 찾아온 부부에 관한 이야기다.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 두 남녀가 주인공이다. 보수적인 에이프릴과 그에 못지않게 보수적인 프랭크는 곧바로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뉴욕 맨하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교외 지역인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에 보금자리를 꾸리게 된 두 사람. 모두가 안정되고 행복해 보이는 길,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그들의 사랑과 가정도 중산층의 삶을 이룬다. 하지만 잔잔한 호수엔 돌을 던지고 싶은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질식할 것만 같은 권태를 느낀 에이프릴은 꿈을 찾아 프랑스 파리로 떠나길 원한다. 모든 것을 버리고 파리로의 이민을 꿈꾼다. 새로운 삶을 찾게 되는 것에 들뜨고 행복하기만 한 두 사람.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려는 찰나 프랭크는 승진 권유를 받게 된다. 그리고 현실에서 좀 더 안정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떠나려는 에이프릴에게 머물 것이라 통보하는 프랭크. 서로를 너무 사랑하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사람은 그 간극을 지우지 못한다.



하이데거는 권태를 ‘표면적 권태’와 ‘깊은 권태’로 분류했다. 표면적 권태는 자기 자신이나 혹은 내 앞에 있는 상대 때문에 생기는 어떠한 상황에 잡혀 공허해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비 본래적 권태라는 말과 같이 쓰는데, 원래는 권태롭지 아니한데, 외부적 영향에 의해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권태는 어떤 식이든지 간에 그것에 대항하는 시간 때우기가 가능하다. 비 본래적 일상생활에 몰두하여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피해서 권태를 잊어버리는 최면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권태는 혼자 놀기를 잘하거나 삶의 일시적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여 여러 가지 취미와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비록 자신이 간절히 원하고, 진실 되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종의 긍정이라는 혹은 재미라는 최면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때울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이 자주 말하는 ‘긍정의 힘’이란 바로 긍정할 수 없는 것을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즐겁다 말하는 것을 취함으로서 얻는 환각작용인 것이다. 그저 호기심 가는 대로 인터넷, 쇼핑, 관광, 패션, 레저, 관음을 마구 섭취하고, 뒤로는 상대와 잡담이나 하면서 시간을 죽이는 것이다. 사회문제와 같은 자기 밖의 문제는 물론이고 자기 자신의 문제마저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대신 잡담이나 호기심에 의존하여 ‘원래 사람은 다 그런 거야.’라고 세상 다 아는 표정으로 거만하게 말하며 대충 결정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간 죽이기’는 그 대가로 퇴락과 전락을 반드시 치르게 된다. 무서운 말이다.



이에 반해 내 삶은 지금 이 상태로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지루하고, 죽어있다고 믿는 무조건 적인 권태가 있다. 이는 깊은 권태 혹은 본래적 권태라고 말하는데, 이 권태는 시간을 때우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일상의 신변잡기에 몰입하려고 해도 깊은 권태는 언제나 뾰족한 가시처럼 당신의 일상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버린다. 이에 하이데거는 이 무조건적인 깊은 권태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존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실존이란 개별자로서 자기의 존재를 자각적으로 물으면서 존재하는 인간의 주체적인 상태를 말하는데, 자기 스스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상태 그 이상이다. 자신의 존재가능성을 끝까지 탐구하여 본래의 자기를 완전히 찾아내는 삶인 것이다. 이러한 삶의 개혁욕구는 깊은 권태에서 출발하고, 신변잡기와 호기심의 충족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 깊은 슬픔이 바로 본래의 삶이라 믿는다.

남편 프랭크는 전형적인 표면적 권태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는 에이프릴이 임신하자 그것을 빌미로 현실적 무게를 강조하며 파리로 가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린다. 하지만 에이프릴은 그와 다르게 깊은 권태를 가진 사람이다. 에이프릴은 자신의 삶을 개혁하길 원한다. 그는 자신의 남편이 자신과 같은 깊은 권태를 느끼고 있으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동반자라고 믿었다. 그녀는 자신의 실존을 찾아내길 원해 그를 설득했지만, 자신이 임신한 아이 때문에 그 계획이 망가졌다고 생각하자 아이를 일부러 유산시킨다.



프랭크의 모습은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자신을 자극하는 외부적 요인을 끊임없이 찾으며 삶의 지루함에서 벗어나려는 표면적 권태를 가진 남자.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보다는 삶의 호기심을 통해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권태라는 병에 진통제를 투여한다. 테니스를 하고, 골프를 치고, 좋아하는 글을 쓰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일상의 고약한 악취는 계속해서 날 권태롭게 할 것이다. 죽음이라는 종착지는 정해져 있고, 이대로 살다가는 난 전락하여 헤어 나올 수 없는 지루함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항상 나는 내 삶을 가엾게 여긴다. 오늘도 신문을 펼쳐 꼼꼼히 기사를 살핀다. 날 바꿔줄 새로운 길이 우리 집 앞 도로에 있을지 누가 알 수 있겠나.


소설을 읽다 보니 리처드 예이츠의 소설집 <맨하튼의 열한 가지 고독>을 일고 싶어졌다. 그녀가 바라보는 삶의 기조라면 힘이 날 것 같진 않다. 고독과 권태는 한 끗 차이 아니던가.








YES마니아 : 골드 g**********y 2015.03.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레볼루셔너리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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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운명이 다가왔을 때 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가끔씩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 책에 나온 것과 같은 결혼 생활이야말로... 내가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습의 결혼이었다. 오, 하느님!   사실 책보다 먼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에이프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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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운명이 다가왔을 때 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가끔씩 결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 책에 나온 것과 같은 결혼 생활이야말로... 내가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전형적인 모습의 결혼이었다. 오, 하느님!

  사실 책보다 먼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에이프릴은 케이트 윈슬렛, 프랭크는 레오가 맡았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책을 읽으며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너무도 무기력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부부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상상이 된다.


  에이프릴의 연극이 엉망으로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며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다투기 시작한다. 사랑이 끝났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독을 품은 말을 거리낌없이 서로에게 내뱉는 그들.

그리고 시간은 그들이 처음 레볼루셔너리 로드의 집으로 이사왔던, 행복했을 때로 돌아간다. 행복과 불행이 손바닥 뒤집기 하듯 순식간에 그 모습을 바꾸며 이야기를 전한다.

인생이란게... 이런 것일까?


   ‘임신’ 이라는... 부부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그 일이, 그들에게만은 인생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도록 막는 걸림돌과 같이 여겨진다. 무언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며 자리잡은 것도 없고, 그저 젊기만한 그들은 임신으로 결혼을 했고, 파리에서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중에 임신을 해버려 그 것을 포기하게도 된다. 프랭크는 자신이 아빠로서의 역할에 어울리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고, 그녀는 그를 사랑하는 것인지 아닌지, 역시 모르고 있다.

인생에 있어 너무 미숙하게만 보이는 그들은, 그렇다고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또한 하지 않는 듯 보이고 그저 현실에만 안주해 버리는 선택을 한다.

그러한 선택의 마지막은 참 씁쓸하기만 하다.

결론까지 다다르는 하나하나의 그 과정들이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내가 너무도 싫어하는 모습을 억지로 봐야하는 괴로움이라니! 왜 그들은 그럴수 밖에 없는지 답답하고,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조금은 서글프기도 했다. 1950대의 그들의 모습에서 2009년 현재, 텔레비전 아침 방소에 꼬박꼬박 나오는 모든 ‘위기의 부부’ 의 전형을 본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소설이던지 뭐던지... 나에게는 조금은 암담하고 끔찍스러운 소설이기에 별 셋! 밖에 주지 못하겠다.

b****4 2009.06.16.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