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그러므로 응당 자연과 화합하며 자연스럽게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을 거스른 지 이미 오래다. 어디 그뿐인가. 자연을 지배하려는 욕망이 인간 사회에 끝없이 치솟는다. 욕망은 다시 자연을 향한 교만과 폭력으로 굳어진다. 그러나 자연을 향한 인간의 폭력은 필연적으로 인간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버블 박사의 종말이 그랬듯이. 비밀의 계단. 이 이야기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유진과 대니, 두 아이가 끌어간다. 두 아이는 생명공학에 매달리는 수의사 버블 박사의 마루타가 될 위기에 처한다. 위기 속에서도 천진함을 잃지 않는 두 아이. 유진과 대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위기에서 벗어날 돌파구를 찾기 위해 힘을 모은다. 애타는 그리움으로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 답이 보이지 않는 막연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수사를 진행하는 칼 형사. 유진과 대니의 따뜻한 손길을 하루도 잊지 않는 개, 점박이. 그들의 사랑 앞에선 버블 박사의 오랜 음모도 맥을 못 춘다. 과학문명이 인간에게 가져다 준 혜택은 크다. 하지만 현재 과학문명에 마냥 고마워할 상황은 아니다. 과학이 주는 혜택에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는가. ‘비밀의 계단’은 인간의 문명이 자연에 가하는 폭력. 그 어마어마한 공포가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을 덮고 베란다너머 산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그렇듯 산은 그 자리에 있다. 그윽한 모습으로 그저 그 자리에. 무모한 바람이 가슴 가득 소용돌이친다. '인간과 자연이 온전히 화합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