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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갈 때 어떤 기분으로 갈까? 그냥 간다. 컵라면이나 과자나 맥주나 인스턴트 식사. 간단히 허기를 메울 수 있는 곳. 한 번도 편의점에 깃든 사연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곳이 잠깐이나마 마음까지도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건 생각도 못 해봤다. 나는 편의점 야간알바이다.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편의점이니까 정확히는 알바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외할아버지 일을 도우며 지내고 있다. 엄마는 집을 나갔다. 외할아버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지구의 조그마한 마트를 하다가 신지구가 개발되면서 이쪽에 편의점을 열었다. 그즈음에 남들이 보기에도, 내가 생각하기에도 서로 사귀는 것 같은데 또 꼭 그렇다고 말하기도 뭣한 사이의 여자친구 수지가 사라졌다. 자정이면 내가 몰고 다니는 스쿠터 뒤에 수지를 태우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 다녔다. 수지는 다리를 전다. 어쩌면 구지구에서 가장 못 사는 축에 드는 아이였다. 자존심만 남은 아이였다. 여긴 지하 굴이야 장마철이면 실지렁이가 기어오르는 방. 처음 본 날 나 혼자 스쿠터 위에서 울었던 수지의 방. 이 방을 본 후 수지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기로 마음먹었었다. 지하에서도 가장 깊숙한 구석에 처박혀서 수지 스스로도 지하 굴이라고 부르는 방의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P.13) 수지는 나에게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이사를 가버렸다. 텅 빈 채 방문이 활짝 열려 있는 수지의 방.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가까운 곳에 있는 수지 할머니 집에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선뜻 가보지를 못한다. 혹시 가봤는데 거기에도 수지가 없을까 봐서, 아니면 진짜 거기에 있을까 봐서. 나는 그렇게 신지구의 원룸촌에 있는 편의점에서 야간알바를 한다. 밤이면 편의점을 찾아오는 단골 아닌 단골들이 있다. 말 그대로 훅 왔다가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고 훅 가버리는 '훅'이라는 남자. 입시를 위해 혼자 원룸에서 생활하는 여고생 미나. 밤이면 고양이들 먹이를 주기 위해 동네 곳곳을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캣맘 아줌마. 그리고 정신이 반쯤 나간 엄마와 함께 다니는 꼬마 수지. 내가 아는 수지랑 이름이 같아서 꼬마수지라 부른다. 편의점 출입문에 달린 쇠종이 '딸랑'하고 울리면 오늘은 누구일까? 읽으면서 기다려진다. 소설은 편의점의 CCTV처럼 나의 눈을 통해서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을 비춘다. 그러나 천정에 달린 CCTV처럼 차갑지는 않다. 나의 눈은 따뜻하게 그들을 바라본다. 처음에는 그냥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몇 번 오다 보면 말을 건네는 사이가 되고 그가 궁금해지면서 대화를 나누고 아는 사람이 된다. 그렇게 그들의 사연도 하나둘씩 쌓여간다. 훅은 대학을 휴학하고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까 고민하지만 심각하지는 않다. 미나는 남학생 선배와 동거를 하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그런 동거는 아니다. 어쩌면 원룸비를 아끼려는 심산으로 합쳐서 사는 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사이일지도 모르고. 캣맘 아줌마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밤에 고양이 먹이를 둔다. 그렇게 먹이를 주는데도 고양이는 죽어나간다고 안타까워한다. 꼬마수지는 까칠하다. 정신이 반쯤 나간 엄마를 대신해서 오히려 당차게 지낸다. 원룸 임대료가 밀리고 보일러가 고장 나자 찜질방과 동네 여기저기를 떠돌다 편의점에 눌러 앉아 밤을 지샌다. 어느 추운 겨울, 꼬마수지와 엄마가 매일 오는 편의점에 며칠째 오지 않자 나와 훅은 꼬마수지를 찾아 원룸촌을 뒤진다. 혹시 중국에 돈 벌러 간 아빠를 기다리러 공항에 간 건 아닌지 싶어 공항까지 가보지만 허사다. 허탈하게 돌아와 보니 편의점 앞에 꼬마수지와 엄마가 있다. 반쯤 정신이 나갔던 엄마는 이제야 정신을 챙기고 새로운 삶을 살려는 의지를 보인다. 편의점에서 보낸 그 겨울의 따뜻함이 희망을 잃은 엄마의 정신을 돌아오게 하지 않았을까. 봄이 되었고 외할아버지는 프랜차이즈의 쓴맛을 보고 3월에 편의점을 그만두었다. 나는 이참에 인생에 대해서 생각 좀 하려고 한다. 훅은 대학을 그만두고 원양어선을 타러 떠났다. 캣맘 아줌마는 구지구의 다른 캣맘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더욱 바빠졌다. 그리고 나의 엄마가 돌아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은 어쩌면 보잘것없고 그렇고 그런 얘기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사연들이 얽히고설키면서, 그들의 사연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같이 안고 서로 기대면서 한겨울의 편의점은 후끈한 열기를 내뿜는다. "선생님은 '인류'라는 말이 거대한 흐름을 뜻한다고 했어요. 한 사람의 인생은 정말 별게 없지만, 그렇다고 인생이 아주 텅 빈 건 아니라고, 그게 그 흐름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흐름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니라,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거라고요." (P.182) 그저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은 참으로 작고 보잘것없겠지만, 그래서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허허로운 때도 있지만 그런 개인의 삶이 서로에게 말을 걸고 어깨를 내줄 때 우리는 비로소 희망을 가져볼 용기도 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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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상들 선물로 구입했어요 마음에 들어했음 좋겠네요 책은 늘 새로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들을 늘 응원합니다 잔잔하고 담담하게 이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힘겹지만 포기할 수도 포기해서도 안되는 삶이 다가온다. 장사가 안되는 것도 아닌데 남는 것도 없는 편의점. 각종 프랜차이즈. 서서히 내려가는 삶. 내려가는 줄도 몰랐는데 내려가고 있었던 삶의 레벨에 온몸 강타를 당한 사람들이 매일밤 그 편의점에 온다. 라면을, 삼각 김밥을,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한 도시락을 먹으러. 책을 읽어보니 나도 그렇다. 편의점 가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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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의해 찾았지만,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위안 받기위해 주인공의 편의점을 찾는 듯했다.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보게되는 사람들의 걱정, 아픔, 사고 등 들이 본인들의 노력 혹은 다른 무언가로 치유되고 발전되는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책이다. 나도 가끔 비스므리한걸 찾으러 밤길을 걷거나 예전에는 등산을 했던것 같다. 청소년 문학이라 별 생각없이 읽게 될줄 알았는데, 한참 성인이 된 나에게도 삶의 자극을 주는 책이다. 나는 세계를 설명하는 그래프 모양을 바꾸기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해보았는지 자책도 하고 뭔가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등산이나 여행을 떠나야 겠다 ^^
“내 말은 .... 모든 일에 감정을 상해서는 안 된다는 거지. 뭔가를 정말 책임지려면 감정부터 격해져서는 안 된다는 거고.”
내가 모른 척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도 모른 척했고, 아직도 모른 척하고 있다. 내가 나를 아는 데 이렇게 시간이 걸린다.
“어떤 일에 노련해진다는 건 그 일에 책임을 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 일에 생활이 달렸다는 거고, 그만큼 무게를 짊어졌다는 뜻일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