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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가 생각난다. 대학교 때 교양과목으로 들었던 영화관련 수업에서 선생님이 유명한 감독의 유명작품이라며 보여주셨었다. 그 영화를 보고나서는 그렇지 않아도 싫어하던 비둘기가 완전히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왔는데 이 책의 표지를 보니 영화를 보던 때의 공포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상상과는 달리 '새'에 관한 작품이 아니다. 아직도 미해결로 남아있다는 '메리 로저스 살인사건'과 유명한 작가 에드거 앨런 포에 관한 이야기다.
-누가 메리 로저스를 죽였을까?-붉은 글씨로 적혀있는 부제가 오싹하다. 시가 가게에서 일하던 아름다운 아가씨 메리 로저스, 그녀가 살해당한다. 발견된 사체는 잔인하게 훼손되었고 아름다운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퉁퉁하다. 메트로폴리스의 상급치안관이자 올드 헤이스로 불리는 제이컵 헤이스가 사건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어떤 증거도 잡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진다. 한편, 콜트 가의 막내 존이 편집자를 살해한 혐의로, 갱단의 리더 타미는 아내와 딸, 그리고 아내의 전 애인을 죽였다는 이유로 툼스 교도소에 수감된다. 세 건의 살인이 여기저기서 짜맞추어지고 젊고 천재적인 작가 에드거 앨런 포가 유령처럼 등장하는 가운데 드디어 사건 발생 5년여 뒤 진실이 밝혀진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지만 그저 추리소설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물론 기존의 추리소설이 갖춘 긴장감과 속도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올드 헤이스는 제대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그보다는 그의 딸 올가가 더 탐정같이 느껴지는 데다 어쩐지 계속 같은 자리에서 뱅뱅 돌고있는 듯한, 약간 느린 전개에 조바심이 인다. 하지만 에드거 앨런 포를 내세운만큼 그 과정이, 문장들이 중요한 책이다. 그가 외우는 시, 그가 풍기는 분위기가 문장 하나하나와 어우러져 더 기괴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에드거 앨런 포는 그의 작품 <검은고양이>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가장 검은 새]에는 그의 다른 작품들이 여럿 소개되고 있다.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 <황금벌레> 그리고 <마리 로제 미스터리>등인데 <마리 로제 미스터리>는 작품 안에서 메리 로저스 살인사건을 토대로 쓰여졌다고 하여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 19세기 뉴욕을 배경으로 더욱 깊은 어둠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가장 검은 새] 에서 에드거 앨런 포는 광기에 사로잡히고 허약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올드 헤이스의 딸 올가가 빠져들만큼 지적인 면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에서만큼은 자신을 지탱해 줄 여성이 없으면 결코 살아가지 못하는 한심스러울 정도의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여기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과연 그 혼자만의 모습이었을까. 소년들이 갱단에 가입하여 마약에 취하거나 보스가 되고, 소녀들은 핫콘걸이 되어 거리를 누비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어쩐지 가슴이 답답하다. 세기말이라고도 불렸던 19세기의 뉴욕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그 죽음의 비밀을 짐작했을 에드거 앨런 포는 제정신으로 현실을 살아가기에는 너무 여렸던 것이 아닐까.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작품을 써냈다고 칭송받을 정도의 논리력과 감수성을 지녔을 그였을테니 그의 광기는 시대의 불운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까. 그러니 그는 가장 검은 새로 이름붙일 수 있는 어두운 자아에 덮쳐질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19세기든 현재든 워낙에 '뉴욕'이라는 도시를 좋아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시처럼 다가와 어쩐지 읽는 맛이 났다. 느린 전개와 스릴이 부족한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손을 떼지 못했고, 그 중에서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다른 추리소설과는 달리 갑자기 '헉'소리가 나게 만드는 긴장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결말. 비록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메리 로저스 살인사건은 약간 시시하게 마무리되었지만 작가가 처리한 결말로 인해 메리 로저스 사건의 시시함까지 덮어지는 기분이다. 소제목 하나하나마저 깊이 음미하게 되는 극적인 소설이라고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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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841년. 뉴욕의 한 담배가게의 여종업원인 메리 로저스가 허드슨강 호보큰 강둑에서 끔찍한 사체로 발견된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던 이 아름다운 아가씨의 의문의 죽음은 현지언론들에 의해 연일 대서특필 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지만, 별다른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사건은 점차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 한편, 리볼버식 권총의 발명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던 대부호 콜트가의 일원인 존 콜트는 출판과정에서의 트러블로 인해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이것이 발각되어 사형날짜를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그때 마침 메리 로저스와도, 존 콜트와도 모두 친분이 있던 한사람의 작가가 메리 로저스 사건의 해결을 천명하며 나선다. 그가 바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으로 추리소설의 선구자가 된 "에드거 앨런 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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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임새 있는 사건의 숨막힘과 함께 에드거 앨런 포의 진실 가장 검은 새(The Blackest bird)
누가 메리 로저스를 죽였을까?
1841년 뉴욕, 참혹한 사체로 발견된 메리로저스의 살인사건 그 사건을 숨가쁘게 추적해 나가는 상급치안관 제이컵 헤이스 상급치안관이 죽음을 당한 메리 로저스의 삶을 쫓아가면 갈 수록 시가가게의 종업원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도 사랑스러운 아가씨였다. 그런 그녀가 어떠한 이유로 온 몸이 난도질 당한채 참혹하게 죽여졌는가??
그리고 메리로저스의 살인사건과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존 콜트의 살인, 그는 무기사업으로 큰 손이 된 콜트가의 막내였다. 가업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문학적인 삶과 예술적 감흥에 매료되었던 그가 어떻게 살인자가 된걸일까? 자신의 작품을 졸렬하다며 평가해버리는 출판업자,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신의 재능을 주장하는 존의 몸싸움, 그리고 사고 존 콜트는 이러한 사실과 함께 우연히 발생된 살인을 인정하고 수감된다.
마지막으로 갱단의 리더인 타미콜먼, 자신의 형인 에드워드가 살해혐의로 사형을 당한후 갱단의 리더자리를 맡았다. 그 역시 자신의 형과 비슷한 죄를 짓게 되는데.. 자신의 아내와 딸, 아내의 전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툼스 교도소에 수감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고 특징도 다른 세 사건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가? 또 애드거 앨런 포의 진실은 무엇이란 말인가?
애드거 앨런 포- 지금은 그의 위대한 명성과 작품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애드거 앨런 포의 새로운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인간적이면서도 솔직한, 예술가의 삶을 살았던 애드거 앨런 포 존 콜트를 구명하기 위해서 시를 사용해 대중의 마음에 다가갔던 포, 몇년에 걸쳐 수사된 사건의 실마리를 따라갈수록 포는 사건과 너무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혹시 포가 범인인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할 정도로.. 추리소설의 매니아인 나에게 애드거 앨런 포, 애거서 크리스티는 존경하는 최고의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어쩌면 포의 위대한 모습 뒤에 숨겨졌던 사랑을 갈구하는 한 가여운 영혼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는 이책을 집필하기 위해 장장 18년이란 시간을 소모했다고 한다. 과연 당시 뉴욕의 상황과 모습을 생생하게 구연해 냈으며 실존 일물의 이야기를 엮어 현실감을 높였다. 책을 읽으면서 "살인의 해석"과 같은..이게 진실일지, 거짓일지 고민해보게 하는 탄탄한 짜임새와 사건들, 실제로 19세기 뉴욕에 와있는 듯한 짜릿한 느낌, 실제적 기초위에 쌓은 팩션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 수 있습니다. 작가의 철저한 사전조사와 애드거 앨런 포의 새로운 모습, 그리고 짜임새 있으면서 숨막히게 돌아가는 사건들을 만들어낸 조엘로즈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 아, 사람들은
애드거 앨런 포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면, 사실적이면서도 미묘하게 흐르는 심리적 미스테리를 원한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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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미스터리 대작이 지은이로부터 세상에 나오기 까지는 18년이란 긴 세월이 필요하였다. '조엘 로스'는 뉴욕의 여러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뒷골목 고서점까지 샅샅이 뒤지며 자료 조사에 매달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실존인물, 가공인물을 가리지 않고, 19세기를 살았던 인물들이 활자 속에서 뛰쳐나와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듯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고, 당시 뉴욕사회의 여러 단면들이 생생하고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작가는 '에드거 포'의 단편 '마리 로제 미스터리'의 소재가 되었던, 당시 실재하였던 '메리 로저스 살인사건'이 포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대담한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포의 마지막 생애 몇 년을 실재 사실과 작가적 상상력을 교묘하게 조합하여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보여 주고 있다.
'가장 검은 새'라는 소설의 제목은 포의 유명한 시 '갈가마귀'를 은유하는 동시에 '에드거 앨런 포' 그 자체를 의미하고 있는 듯하다. '갈가마귀'는 떠나간 연인에 대한 떨칠 수 없는 사랑과 추억으로 가득 차 있는 詩이다. 어느 폭풍우가 치는 밤에 쉴 곳을 찾아 갈가마귀 한 마리가 청년에게 날아오는 데, 갈가마귀는 청년의 어떠한 질문에도 'nevermore'라는 대답 밖에는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묻던 간에 같은 대답을 들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알면서도 계속하여 물을 수 밖에 없는 '절망적인 매달림'이야말로 이 아름다운 시를 관통하는 정서이다.
포의 생애도 마치 이 시와 같이 절망적인 매달림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는 1809년 보스턴에서 유랑극단 배우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를 잃고 세살이 되어 숙부에게 입양되어 자라난다. 성장후에는 도박과 술에 빠지는 바람에 양아버지의 원조가 끊겨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단편소설, 시, 평론 등을 여러 잡지에 기고하며 문학의 길을 가지만, 그는 대부분의 문학 권력자와 갈등관계를 겪는다. 1935년에는 불과 열세살이던 사촌 여동생 '버지니아'와 결혼하지만, 버지니아는 극도의 가난과 결핵이라는 질병과 싸우며 1847년에 짧은 생을 마감한다. 포는 버지니아의 죽음이후 불과 2년 밖에 살지 못하는데, 그 2년 동안 우울증을 앓았고, 아편을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는 등 불우함으로 점철된 나날을 보내다가 볼티모어의 한 술집 앞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되어 정신착란 상태에서 고통을 겪다가 1849년 10월 숨을 거둔다.
이 소설에는 3개의 범죄 사건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1941년 여름,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던 '메리 로저스'라는 이름의 아가씨가 허드슨 강가에서 참혹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요란하고도 선정적인 신문보도 속에서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 든다. 두 번째 사건은 출항을 준비 중인 한 기선의 짐 칸에 실린 나무상자 안에서 '새무엘 아담스'라는 이름의 출판업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세 번째는 아일랜드계 갱단의 젊은 리더의 아내와 어린 딸이 라이벌 갱단 두목과 함께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이 세개의 각가 다른 사건이 뉴욕의 상급 치안관 '제이컵 헤이즈' 앞에 주어진다. 그는 오랜 세월동안 무법과 부정이 횡행하는 이 도시에서 존경받는 법의 집행자로 충실하게 일해왔고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사건은 쉽게 해결을 하지만, '메리 로저스' 사건만은 도무지 그 진상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사건을 추적하는 그의 시선은 어느 순간부터 포라는 인물에게로 향한다.
이 소설은 '메리 로저스'의 시체가 발견되는 도입부는 피해자와 그 주변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사건을 추적하는 탐정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등 전형적인 미스터리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 점점 사건 추적의 범위를 넓혀지고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는 등 충실하게 미스터리 장르의 공식을 따르고 있던 소설의 구성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메리 로저스 사건보다는 포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탐구로 점점 바뀌어 간다. 그래서, 포라는 인물을 마치 옆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 점은 좋았으나, 미스터리로서의 긴장감은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접어들면, 이 소설이 미스터리 장르임을 독자들에게 일깨우기라도 하는듯 포의 죽음과 함께, 마침내 메리 로긴스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 뿐 아니라, 나머지 두 개의 사건과 메리 로긴스 사건과의 얼켜 있는 고리까지 남김없이 설명된다.
600페이지 정도되는 적지 않는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는 책읽기였다. 미스터리 그 자체를 가지고 이 소설을 개인적으로 평가하면 적절한 복선과 반전이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에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이 너무 비약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19세기 뉴욕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생생하게 재현하면서, 실제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조화하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작가의 저력이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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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력적인 표지와 표지에 떡하니 박힌 "희대의 범죄와 세계 문학사 최대의 미스터리가 드디어 밝혀진다!"라는 문구에서 보이다시피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그렇듯 사건은 이미 벌어졌으며 많은 용의자들을 소거법으로 제거해 가고 남은 한 사람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다가 반전을 드러내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추리소설에 비해 흡입력이나 추진력이 떨어지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매력적인 인물 군상들과 19세기라는 흥미로운 시대를 다루고 있어서일까? 이야기는 자꾸만 중심 축을 벗어나 곁가지를 친다. 아무리 곁가지를 무시한 채 읽어보려해도 그게 어디 쉬운가. 자꾸만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때문에 집중이 쉽지 않다. 때문에 600페이지나 되는 소설의 양이 버겁기도 하다. 중간 중간 '그래서 도대체 메리 로저스는 누가 죽인거야!' 하는 짜증 섞인 탄식이 흘러 나오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소설 속에는 메리 로저스 사건 말고도 여러가지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신경써야 할 인물도 한 둘이 아니다. 각각의 인물은 각각 시대상을 반영하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메리 로저스를 누가 죽였는지 알고 싶다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어야 한다. 여담이지만, 결론부터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마지막 챕터나 마지막 10페이지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눈길을 끄는 것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름을 접해보았을,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가 버무려져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약력이나 인생 등의 뒷얘기에는 그닥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지만(때때로 그런 사실은 책을 읽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해서는 워낙 아는 바가 없는 터라 표지에 적힌 "문학의 거장, 추리소설의 창시자 애드거 앨런 포의 숨겨진 진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에드거 앨런 포의 묘사-음울하고 병색이 짙은, 가난한 이미지-에 대한 느낌은 반반이다. 그의 암울한 작품 세계를 미루어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나 한편으로는 국내의 천재 작가 이상처럼 병색은 있어도 오히려 카랑카랑한 카리스마를 펼치며 여성편력을 뿜었다는 편이 오히려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뭐 작가인 조엘 로즈가 에드거 앨런 포와 19세기 문학, 범죄 등등을 표현하기 위해 엄청난 자료를 분석했다고 책날개에 써 있으니 그의 묘사를 믿어볼 수 밖에.
3. 어찌되었든 소설 속 사이사이 인용되는 에드거 앨런 포의 시들을 보면서 문득 그가 자주 쓰는 소재 중 하나인 갈가마귀가 떠오르면서, 그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친구에게 선물 받아 흐뭇해 하다가 몇번인가 펴보고 말았던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전집을 꺼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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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검은 새>는 물론 '마리 로제 미스터리'와 작가 에드거 앨런 포 그 자신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추리소설로 읽히기 쉽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에 이 책은 팩션일 뿐 추리소설은 아니다. 미스터리적 요소만을 의지해서 보기에는 뭐랄까 감정적 비등점이 없다고 할까, 다 읽고 나도 불완전연소라는 느낌이 든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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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빗댄 허구...
첫번째 사건... 1841년 6월 어느날 "메리 시실리아 로저스"라는 지역의 아리따운 아가씨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모두가 흠모해 하던 유명인들이 들락거리는 시가가게의 아가씨다...그런 그녀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작으만한 사회적 파장이 일어난다..
두번째 사건... 존 콜트라는 무명의 작가가 새뮤엘 아담스라는 출판업자를 망치로 살해한다.... 곧 그는 상급치안관 올드 헤이스에게 잡히고 투옥된다..그의 형은 콜트 리볼버를 발명한 총기업자이다.. 존 콜트는 유망한 집안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언도받는다....
세번째 사건... 태미콜먼이라는 북아일랜드갱은 "프리티 핫콘걸"의 동생인 자신의 부인과 딸과 상대편 깽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당한다...역시 사형을 언도받는다......
이렇게 이책은 세가지의 사건으로 진행해 나간다...그 중간에는 상급치안관인 올드 헤이스와 그의 딸 올가 헤이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사건과 상호 연루되어있는 에드가 알랜 포우가 있다..
소설 전체를 가로질러 처음과 끝은 에드가 알랜 포우가 있다.... 도대체 그는 누구인가?...사실 난 잘 모른다...추리소설의 창시자?...시대의 천재시인?.... 에드가 알랜 포우는 1809년 1월에 태어나 1849년 10월 죽었다... 흔히 말하듯 이 시대의 천재시인이자 문학비평가는 그당시에는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수많은 사람들의 질시와 질투와 원한과 비웃음과 온갖 고통으로 점철된 삶을 살다가 죽음 또한 편안하지 못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그의 마지막 절규와 함께 "내 불쌍한 영혼을 거둬주소서!!" 이책은 그런 포우의 후반기의 인생을 토대로 죽음까지 다루고 있다..수많은 걸작을 양산했던 시기이다. 암울하고 고통받고 남루한 인생을 살아간 포우는 당시 수많은 여인들에게서 천재시인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그런 그에게 고통을 안겨줄 죽음이 나타난다..메리 로저스가 살해된것이다..이렇게 시작된 이소설은 대부분의 페이지에 에드가 알랜 포우의 시점과 상급치안관인 올드 헤이스의 시점과 그의 딸 올가 헤이스의 시점을 중심으로 거의 10년간에 걸친 살인사건의 핵심과 암울한 시대상황과 개인의 고통과 문학인에 대한 미국사회의 냉대를 그려내고 있다.. 그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것처럼 정확한 시대묘사와 거리묘사와 인물들의 대화양식까지 역사의 현장에서 그들을 보고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말처럼 18년동안의 자료를 토대로 구성된 1840년대의 뉴욕의 거리의 구석구석까지 진실의 혼이 담겨져 있음을 알수 있었다..특히나 에드가 알랜 포우가 느꼈을 그당시의 고통과 금전적 어려움과 시대적 피폐함까지 온몸의 감각으로 느끼게끔 만들어주는 책이다... 사실 이책은 그러한 일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허구에서 시작된 역사적 팩션임을 정확하게 밝힌다.. 하지만 책을 마무리한 시점인 지금 난..아마도 그러했을것이다라는 느낌마저든다.... 보다 정확하고 진실된것처럼 포장된 팩션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속에서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과 시대가 진실이 아님을 거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솔직히 이 책 "가장검은새"는 추리소설의 느낌보다는 문학 그자체로서의 느낌이 강하다... 전체적 구성의 중심에는 추리라는 매개체가 존재하지만 한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강렬한 문학을 중심으로 파고들며 또한 그 인물의 문학을 토대로 추리를 펼쳐나간다.... 편안하게 누워서 스릴을 만끽하며 빠르게 넘겨지는 페이지의 느낌은 아니며...오랜시간 정독을 하면서 소설 전체를 아우러는 의미를 차근차근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내에 읽은 소설이지만 느낌은 강렬하였고 또다시 정독을 해야될 필요성을 느낀다... 아니 거의 강제적인 필요성을 느낀다.....벌써 다시 두눈을 부릅뜨고 펼쳐드는 나의 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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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작품보다 먼저 그리고 같은 뉴욕이지만 시간대로는 좀 더 늦은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살인의 해석]을 읽었는데, 그 만큼 19세기의 뉴욕을 느낄 수는 없었다, 기대와 달리. 내가 느낄 수 있었던 19세기의 뉴욕은, 자갈이 불규칙적으로 깔린 핫콘걸이 맨발로 핫콘을 팔고 길거리마다 일없이 노는 패거리가 보일 뿐 예상했던 대로 가스등의 시대는 보이지않았다.
작가가 정말로 열심히 자료조사를 했던 것은, 아마도 애드가 엘런 포우의 생애와 작품발표 시기, 그리고 그 시대에 시작했던 거대 출판사 하퍼와 푸트넘, 휘트먼의 기자시절, 찰스 디킨스의 미국도야 등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킬 수 없으니 보다 에드가 앨런 포우가 등장시킨 최초의 탐정 뒤팽의 실존 인물인 올즈 제이콥 헤이스에 집중해보자.
... 작가는 자기 소설을 추리소설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가정에서 출발해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추리에서 작가가 집중하는 부분은 바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수사 과정이예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후론에 의해 도달한 명제가 사건 해결로 이어지는 거죠...p.195
...뒤팽은 자시은 비극의 내부가 아니라 사건의 주변부에 관심을 쏟겠다고 공포하고는 수사의 전체영역을 방법론적으로 살펴나가요. 부차적이고 부수적인 사건들은 깡그리 무시한채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파고들어 조사하는 것이 이런 수사를 수사하는데서 흔히 일어나는 길수라고 주장하며서요...진실은 언뜻봐서는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에서 발견되는 법이기 떄문에 범죄학자들은 예측하지 못한 일들에게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해요....p.209
프랑스의 귀족계급인 슈발리에 출신의 C. 오귀스트 뒤팽은 부유한 지경에서 몰락하여 전문적인 안락의자 탐정으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을 통해 등장한다. 그는 경찰의 수사를 비웃으며, 냉소적이지만 독자적인 - 대개 관찰자의 눈으로 보기엔 하잖은 것에 집중하는 듯 보이지만 - 수사를 통해 기발하게 사건을 수사한다 ('도둑맞은 편지'는 지금봐도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난 이 에드가 앨런 포우라는 인물이 내세운 시의 정의 ([가장 검은새]의 올가에 따르면 이것은 과연 코울리지의 표절인지..ㅜ.ㅠ)엔 매우 공감하지만, [아서 고든 핌의 모험]등의 그의 소설은 딱 질색이다 (음, [혼징살인사건], [수몰피아노] 등등의 독서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읽어도 좋지만, 가능한 언급된 작품들보다 매우 그로테스크하니 비추한다).
나랑 비슷한듯 올드 헤이스는 관상학에 기반한 관찰에 따라 포우의 범죄성에 매우 깊이 관심을 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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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껏 이렇게 깔끔한 원고며 악보를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 인물은 그동안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이어 미스테리 소설에 가장 많이 등장할 미스테리한 요소를 정말 많이 가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말이 많았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포우가 쓴 소설 중 '마리 로제 살인사건'이 기반이 된 실화의 사건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메리 로저스는 브로드웨이가에 난 시가가게 - 거기서는 시가잎을 섞어서 팔고, 끓인 사과주스와 포트 와인을 파는 사교카페와 같았다 - 에서 일하는 아름답고 고상한 처자였다. 거기를 드나드는 워싱턴 어빙, 에드가 A,포우, 찰스 디킨스 등등에게 있어 일종의 뮤즈였던 그 처자는, 과거 한번의 실종과 복귀 이후 또다시 실종된다. 이번에는 뉴저지로 떠내려간 시체로 발견되는데... 사회적 지위보다는 문학계의 뮤즈였던 탓에 그녀의 죽음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경찰의 전신인 치안관 헤이스는 묵묵히 그녀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에드가 A.포우를 만나게 된다.
한편, 콜트 총을 개발하고 아마도 리클라이너 (바로 미드'프렌즈'에서 조이와 챈들러가 죽고 못살았던 그 뒤로 넘어가는 소파 - 난 이태리가 원조라고 생각했는데...)도 만든 콜트가의 막내아들은 포우의 시를 돈으로 샀다는 의혹 속에 이를 추궁하는 인쇄업자를 살해, 시체 유기를 하고 체포된다. 그의 옆방엔 바로 건달패 우드머리인 타미 콜먼이 아내와 2살난 아이, 그리고 그녀의 전애인을 죽였다는 죄목으로 수감되었다 (...타미 콜먼, 그는 죽였다. 똑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타미 콜먼 그는 살인을 저질렀다....가 맞지않을까?p.120 난 리뷰에서 번역불만을 말한 [살인의 해석]은 참 잘읽었는데, 이 작품은 가끔 거슬리는 부분이 튀어나오더만).
콜트가를 위해 글을 쓴 포우와 겹치면서, 작품은 점점 더 포우에게 집중이 된다. 어떻게 보면 메리 로저스의 살인사건보다는 포우란 작가에 촛점이 맞춰지면서, 후반부에는 국제저작권법까지 나오게 되지만... 초판과 재판의 원고를 비교하면서 추론을 하는 올가와 헤이즈의 대화만큼은 재미있다.
추리소설의 원조라고 하는 뒤팽의 그림자를 밟고 싶으시다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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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라는 이름을 가장 좋아한다는 에드거 앨런 포, 우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그의 이름을 그리고 그의 행적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이 책은 19세기 뉴욕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을 더한 이야기로 에드거 앨런 포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1841년 뉴욕의 여름, 앤더슨 시가 가게에서 일을 한 메리 로저스가 인근의 강가에서 끔찍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메리, 에드거 앨런 포가 가장 좋아한다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포의 연인이기도 했다. 그녀의 죽음을 소설로 적어낸 포 그리고 그녀의 죽음을 파헤치고 있는 메트로폴리스의 상급 치안관 제이컵 헤이스와 그를 돕는 딸 올가.
이 책에는 메리의 죽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살인 사건인 프리티 핫 콘 걸의 여동생이 죽어있다. [그녀의 언니가 죽었고 그의 형이 처형됐다/130쪽] 프리티 핫 콘 걸의 여동생을 죽인 살인자로 지명된 타미 콜먼은 타미의 형이 그녀의 언니를 죽였고, 그의 형은 프리티 핫 콘 걸을 살인한 죄로 처형을 받았다. 바로 그 처형 장소에서 타미는 프리티 핫 콘 걸의 여동생에게 반하여 둘은 결혼을 했고, 딸을 낳았다. 자신의 언니를 살해하고, 그 때문에 자신의 형이 처형된 그런 원수 사이에서 피어난 드라마틱한 운명적인 사랑을 한 타미가 어떻게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것일까. 그러나 타미는 자신의 아내의 전 애인이 아내와 딸을 죽인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그 전 애인을 죽인 것 뿐이라 말하지만 사형을 언도받으며 툼스 교도소에 수감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 존 콜트가 출판업자를 살해하면서 역시 사형을 언도받으며 툼스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 세 개의 살인사건은 하나의 길로 엮어져 있고, 에드거 앨런 포는 그 사건들 안에서 하필이면 고생 끝에 낙이 있다던 바로 그런 시기에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의문투성인 죽음에 대한 수수께끼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작가적 상상을 더하여 그 궁금증은 해소되고 있는데, [이 세상 너머에는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나는 진실한 세상을 믿습니다. 인간은 고작 내 육신을 파괴할 수 있을 뿐입니다/221쪽] 메리 로저스 살인사건이 말하고 있는 진실은 과연 그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저자는 미해결 살인 사건이었던 메리 로저스 사건을 토대로 에드거 앨런 포의 죽음까지 작가적 상상으로 엮어가고 있는데, 그 역사적 미스터리 사건이라는 것이 주는 재미가 하나요, 역사적 미스터리 사건을 잘 떨어지는 퍼즐 구성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보태어지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메리 로저스를 누가 죽였을까. 포가 그녀의 죽음에 깊이 연관되었다고 생각했던 헤이스는 포의 의문스러운 죽음 속에서 그리고 그가 남긴 편지 속에서 살인자의 모습을 확인하게 되지만....
포의 죽음을 메리 로저스의 살인사건과 엮어 만든 저자의 상상의 산물이 흥미로운 진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계속적인 가난에 찌들린 삶을 살았던 포의 짧은 인생이 연민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했다. 재밌게 읽은 미스터리 물이다. 누가 메리 로저스를 죽였는지 그리고 포는 그녀와의 죽음에서 어떻게 연관되어지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살포시 이 책의 첫 장을 넘겨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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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잡으면 우선 제목에 눈길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작가가 제목을 통해 그 작품을 가장 강렬하게 소개하고 싶어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그런 이유로 '가장 검은 새'가 무엇을, 누구를 상징하는 지를 떠올리며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가장 검은 새'는 에드거 포,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가 살아낸 시대의 광기와 폭력, 암울한 뉴욕의 상징이자 죽음의 그림자, 그 모든 것을 덮어 검은 날개깃에 가두는 갈가마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주술처럼 '네버모어'를 외치게 되니까 말이다.
19세기 뉴욕에서도 시가 가게 아가씨는 예뻤다. 그 미모에 반한 많은 손님이 몰렸고 그것은 시가 가게 주인의 상술이었다. 하지만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그 시가 가게 아가씨 메리 로저스는 시체로 발견된다.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상급 치안관 올드 헤이스는 노력하다가 결국 에드거 앨런 포에게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메리 로저스의 담배 가게 단골 고객이자 자칭 시인인 존 콜트는 자신의 편집자를 살해한 죄로 사형수가 되어 감옥에 갇히고 그의 옆 감방에는 '프리티 핫 콘 걸'로 불리다 자신의 형이 살해한 형수의 동생인 '프리티 핫 콘 걸 여동생'인 아내와 딸, 그리고 그녀의 정부로 추정되는 남자를 살해한 죄로 역시 사형이 확정된 타미 콜먼이 수감되어 있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은 모두 에드거 앨런 포와 연결된다.
1840년대 뉴욕이라는 도시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에드거 앨런 포가 아니더라도 그 시대의 모습, 콜트사에서 만든 리볼버 권총으로 부자가 된 이는 교도소에서 화려하게 동생의 사형 직전 결혼식과 피로연을 올려주는 상류층의 모습과 아일랜드 이민자로 막 나가는 갱단의 열일곱살 젊은 두목과 그의 어린 아내를 통해 그들의 비참한 생활이 맨발로 핫 콘통을 목에 걸고 다니며 파는 모습에 고스란히 담겨진다. 그리고 메리 로저스는 문학가와 언론가가 주목하던 인물이었다는 이유로 신문을 떠들썩하게 만들지만 같은 장소에서 백주대낮에 벌어진 가족이 보는 앞에서 납치당한 소녀에 대해서는 말하는 신문이 없다. 그것은 자칭 명예로운 시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늙은 헤이스도 마찬가지다. 도시의 빛과 그늘은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
메리 로저스의 이야기는 에드거 앨런 포에 의해 <마리 로제 미스터리>라는 작품으로 만들어진다. 작가는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 교묘하게 섞어 놓아 모든 것이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모든 것이 허구처럼 보이게도 만들고 있다. 탐욕은 광기를 부른다. 광기는 폭력과 살인을 부른다. 무엇을 탐하느냐에 달려 있고 광기가 인간의 내면, 혹은 외면 어디에 폭력을 남기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에드거 포는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묘사되고 있다. 자신의 어두운 영혼에 사로잡혀 끔찍한 꿈을 눈을 뜨고도 꾸고 그것을 다시 시로, 소설로 쓰고 있고 하지만 자신의 글이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울분과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좌절, 거기에 아내의 병에 대한 슬픔과 여자의 애정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유년기 애정 결핍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마리 로제 미스터리>를 떠올리려고 애를 썼는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작품 속에는 이 작품뿐 아니라 <황금 벌레>도 등장한다. <모르그가 살인 사건>과 <도둑 맞은 편지>는 물론이고. 에드거의 단편집을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작가가 에드거 앨런 포를 정확하게 묘사한 것인지 아니면 좀 혹평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뭐, 에드거가 살아 생전 여러 문제가 있었다고 하고 아내 시시와도 그녀 나이 열세살때 결혼을 했다고 하니 사생활을 언급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너무 여자들에게 둘러 쌓이기 좋아하고 아내가 죽은 지 얼마 안되서 마치 미친 사람처럼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마구 사랑한다고 남발하고 다니는 모양새는 '미치지 않고서야...'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든다. 사실이라면 말이다. 아니라면 에드거를 그렇게 무시하고 혹평한 많은 언론과 출판사, 편집자와 작가가 같은 인물로 여겨진다. 어떤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핫 콘 걸'이라는 맨발의 가난한 소녀들의 장사 모습과 국제저작권법을 만들려고 애를 쓰는 에드거 포의 모습이다. 가난한 소녀들의 그런 모습은 갱단이 된 소년들의 모습과는 또 다르게 애처롭게 다가온다. 또한 출판업자는 책을 팔아 돈을 벌어 시장까지 되고 신문 기자도 신문사 사장이 되는데 정작 작가는 가난을 면하지 못한다는 자신의 현실에 대한 외침은 그의 비참한 생활 때문에 더 마음에 남았다. 여기에 늘 그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갱들, 부패한 경찰들 이야기인데 이보다 소방관들의 알력으로 교도소에 불이 났는데 끄지 못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마치 그 시대에 있는 건 부패뿐이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것이 광기의 확산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어쨌든 에드거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에드거라는 거대한 인물에 휘둘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작품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작가의 능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었다. 점점 에드거에 대해 집착하면서 만나게 되는 에드거의 변하는 모습은 서스펜스를 주기 충분했고 노구에도 불구하고 집념을 불태우는 올드 헤이스의 모습은 행동하는 '뒤팽'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한편의 에드거 전기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 사람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것같이 시대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이 정말 있을 법하게 그려져 더욱 근사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