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ro Maria Giulini - 오늘이냐 내일이냐, 아니 올해냐 내년이냐는 농담이 오갈 정도라면 황당할지 모르겠다. 20세기의 으뜸가는 지휘자로선 최고령이니까. 카라얀, 번스타인의 타계, 그리고 쿠벨릭과 첼리비다케가 그 뒤를 잇고, 마침내 시노폴리와 군터 반트조차 그 뒤를 이었다. 베를린 필엔 사이먼 래틀이 신황제로 등극하고 아바도는 어딘가 유유자적 놀고 있고, 러시아의 게르기에프는 야심찬 수염으로 지명도가 높아져가는데‥. 오가는 뒷얘기지만 베를린필이 능력있는 아바도를 내버리고(?) 사이먼 래틀을 받아들인 것은 즉, 카라얀의 잔영을 재부활시키기 위해서였다고한다. 물론 이러한 이미지는 얼마든지 조작가능할 터이다. 그러나 '브루크너'적인 울림만큼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브루크너와 비슷한 작곡가로 여겨지는 말러야 그 자신이 예견한대로 사후 100년이 지난 뒤 그 작품들은 널리 연주되고 있다. 신흥 지휘자들이 너무나도 쉽게‥. 그러나 국제적인 말러와 달리 토속적인 브루크너는 그 기본적인 울림조차 재현하기 어렵다는 것. 나 같은 경우 거꾸로 줄리니와 카라얀, 그리고 반트와 첼리비다케부터 들으면서 브루크너를 시작한 처지다. 지금 되돌아보자면 즉, 가장 브루크너적인 울림이라 평가받는 녹음들로부터 시작했고, 역설적으로 그 울림이 뭔지 깨닫지 못하면서 소리의 열락을 즐긴 셈이다. 줄리니의 경우는 명반이라고 구입했긴 했지만 과연 위대한 연주인가는 당시에 의심이 많았다. 재미가 없어서 ‥ 오히려 푸르트뱅글러 전시 녹음 브루크너 9번의 루바토가 마음에 와닿았다. 이어서 들은 첼리비다케 (유일한 2CD + 감동적 리허설), 그리고 칼 슈리히트‥ 모두 괜찮았다.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미완성이지만 (그 역시 9번 교향곡 징크스의 희생자) 그 길이와 화성은 연거푸 듣다간 기력소진하기 알맞다. 말러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인 경지에 도달한다는 점에선 공통점이긴 한데‥. 말러의 경우는 천박하지만 인간적인 감정에서부터 어느 낭만적인 피안으로 배를 타고 출항한다면, 브루크너는 어딘지 모르는 안개 속 봉우리서부터 천천히 피안의 세계로 나가는 것이라. 물론 그 절대자는 아무 말도 없다. 지휘자는 고로 자의적인 해석보단, 악보에서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오르간적인 울림'에 노력해야한다. 오케스트라도 베를린필이나 뉴욕필보다는 황금의 '빈필'이 최상이다. (므라빈스키 + 레닌그라드필이었으면‥ 아, 엽기였을거다) 실황 참관이 가장 괜찮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브루크너를 접하긴 어렵고. (말러 연주야 제법 접할 수 있지만) 그래서 녹음이 중요한데 이 줄리니의 빈필 녹음은 최상의 경지다. 그에 비하면 푸르트뱅글러는‥ 그는 역시 베토벤/브람스에서만 인정해야겠지. 카라얀은 브루크너 보이로 알려져있지만 외향적인 울림에만 치중한 것 같고. 어느 날인가. 고물 오디오에 번스타인 브루크너 9번을 올려놓고 듣기로 작심했다. 스르르 눈을 감으면서 반쯤 자는 상태에서 숭고한 울림에 기분좋았는데 중간의 투티 부분,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난폭하게 웅비했다 무너지는 부분이 천상의 소리처럼 들려서 가슴이 맑아져서 "역시 번스타인이야"라고 했는데‥ 엑 ? 일어나서 보니까 이 '줄리니' 반이었던 것이다. 도대체 음악을 어떻게 들어왔는가 깊이 반성하면서 줄리니에게 탄복한 날이기도 하였다. 줄리니는 인간적으로도 사심이 적고, 녹음 횟수도 그리 많지 않으며,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무엇보다 겸손했다한다. 지휘자의 인간성을 꼭 음악성에 결부짓는다는 건 무리이지만, 과학시대에 영혼을 생각하듯이 나는 줄리니라는 유명하면서 조용한 지휘자를 다시금 그린다. 부디 장수하소서 ! |
|
브룩크너 최고의 교향곡이라는 9번! 역시 위대한 지휘자들이 앞다투어 녹음을 했고 지금까지도 브룩크너에 신경(?)쓰지 않았던 지휘자조차 녹음하여 신반이 나오는 곡!.무척 예외적인 현상이다. 모두들 이 곡으로 지휘자나 녹음기술의 능력을 검증받고 싶은 계산이리라. 허나 이 음반과 다른연주에 염장 지르려는것은 아니나 9번의 영원한 명반은 쥴리니의 앞선 EMI녹음인 시카고심포니와의 연주이다.(76년 녹음) 단언한다. 마지막3악장의 후반부에는 천상으로 빨려 올라갈것만 같은 니르바나의 체험까지 주는 연주이다.무덤까지 갖고가고 싶은 판이다. 그렇지만 이 판도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그간 왠지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도이치 그라모폰판이 놀랍도록 다이내믹 레인지등이 탁 트인 느낌이 나며,무척 풍성하고 1악장 총주부터 꼼짝달싹 못하게 하는 쥴리니의 지휘가 펼쳐져 압권이다. 역시 3악장의 후반부도 그 음향이 극채색(極彩色)이라 할만큼 화려하면서도 아름답게 뿜어져 나온다. 76년 녹음에 이은 명반이라 할 만하다.
|
|
정말이지 너무나도 길고 웅장한 브루크너의 교향곡..
그 중에 대표작 9번 교향곡.. 글 몇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일단 줄리니와 빈필이라는 것만으로도 끌리는데 브루크너의 9번이라니..
개인적으로는 가치가 아주 높은 음반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