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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글을 쓰게 하면 결과물은 늘 비슷하다. “이런이런 주제로 글을 써 보자” 혹은 “이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쓰자”고 하면, “나는 ○○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러이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숙제 때문에 이 책을 읽어 보았다. 이러저러한 내용이었고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와 같은 형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결론은 항상 교훈적이다. 도덕 교과서, 윤리 교과서는 그렇게 싫어하는 녀석들이 말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금방 이해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나는 10여 년 전에 더 형편없는 글을 써댔으니 말이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지저분하고 정돈되지 않은 글만 썼었다. 더 문제였던 것은, 내가 쓰는 글에 대해 개념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자기반성은 발전의 필수 요건이건만, 그게 없었으니 글 실력이 늘 리 없었다. 그러니 요즘 애들은 훨씬 낫다. 그 애들이 쓰는 글은 적어도 글다운 형식은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자조적인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책과 글을 별로 접하지 못한 사람에게 제대로 된 글 한 편을 쓰라는 주문은 굉장히 가혹하다. 글쓰기에는 많은 준비 과정과 기본기가 요구된다. 해당 주제에 대해 충분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하고, 주제에 대한 입장과 관점을 확실히 정해야 하며, 그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생각은 입체적이라서 이 생각, 저 생각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글은 그렇게 표현할 수가 없다. 글은 마치 음악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길이다. 그 길의 흐름은 일관되어야 하며, 끊어져서도 안 되고 휘어서도 안 된다. 즉, 글을 쓰는 것은 3차원의(가끔은 4차원의) 생각을 ‘논리’라는 체계를 거쳐 1차원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2차원도 아니고 1차원이다). 이 압축과 정리정돈의 과정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런데 더 문제는, 해 본 사람도 잘 모른다는 점이다. 그러니 갈 길이 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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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아이들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만을 강조한다면 아이들은 피로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서문의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점점 가벼워지고 점점 버릇 없어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한탄만 한다면 해법을 찾을 길은 영영 없으리라.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요즘 아이들과 글을 가지고 놀면서 즐기는 법을 일러주는 좋은 지침서가 된다.
책에 인용된 생생한 아이들의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태극기
태극기는 버릇없다 사천만의 경례를 받아도 인사 한 번 안 한다 멍청한 국민들은 오늘도 태극기에 경례한다
1등급
나는 제일 비싼 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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