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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이덴티티부터 벌써 15년이 흐른 후의 제이슨 본은 어쩔 수없이 그만큼 늙어 보였다. 그래서 그의 잃어버린 시간들이 그 얼굴에 그득한 듯하여 서글프고 고달파 보였다. 옛날 옛적이었다. 비디오가 오락의 큰 부분을 자리 잡고 있던 시절, 비디오방주인과 친분을 터놓는 것이 중요했는데, 주인과 친하면 친할수록 새로 나온 따끈따끈한 비디오테이프를 먼저 빌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시절 CIC라는 회사에서 나온 비디오들은 미국의 텔레비전용 영화들을 비디오로 해서 한국에 나온 듯한데 그중에 인기 있던 작품 중에 저격자The Bourne Identity 1988라는 이름의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의 원제가 바로 본 아이덴티티였다. 그 당시에는 우리 또래들에게는 상당히 인기 있는 비디오 작품이었고 영화 못지않은 액션에 얼마나 재미나게 봤는지 모르겠다. 그런 후에 맷 데이먼의 영화가 나왔을 때 또 그 이후로 이러지는 시리즈를 보면서 얼마나 통쾌하고 신났는지 모르겠다. 제이슨 본의 즐거움은 아마도 맨손 액션에 있지 않나 싶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들에 비해 차별이 있는 액션 영화라 더 열광했는지 모르겠다. 잊힌 기억 속의 자신을 찾아 헤매던 제이슨 본은 그만의 매력으로 시리즈마다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 영화 제이슨 본은 급격히 나이 든 맷 데이먼의 모습으로 어딘가 늙고 지친 그를 만난 기분이 들어 어딘가 씁쓸하였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외면할 일도 아니고 당연시되어야 할 일이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화에는 고달픔이 잔뜩 달라붙어서 무겁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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