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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잃은 후에 트라우마가 커진 연예인의 자살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또 불황이 깊어지면서 마음의 그늘도 늘어가고 있다. 이런 가슴 저민 세상에 상처 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편한 소설들이 눈에 띈다. 최근에 출간된 소설 가운데 인상적인 것이 존 마스든의 ‘겨울 소녀 윈터’와 마리소피 베르모의 ‘사소하게 대단하게 별스럽지 않게’다.
읽을 거리를 찾다가 순간적으로 빠진 이 작은 소설들이 서서히 마음 한구석에 남아 조금씩 상처난 가슴을 치유하는 것 같다. ‘겨울 소녀 윈터’는 소설의 배경인 호주가 큰 불로 인해 많은 사상자를 냈기에 그런 마음이 더 자주 들었을 것이다. 뉴스를 보면서 큼지막한 목장의 어린 주인인 윈터가 별 탈이 없는 지 걱정이 된다. 또 큰 조카와 제수씨가 최근에 출산을 했기 때문에 어린 미혼모를 다룬 베르모의 소설이 더 기억났는지 모르겠다.
사실 두 소설의 소재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겨울 소녀 윈터’는 책의 후반에 밝혀지듯이 윈터의 오발로 어머니가 죽는 아주 비극적인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베르모의 소설 역시 고등학교 1학년 소녀의 임신을 주요한 소재로 하고 있다.
‘겨울 소녀 윈터’는 책의 제목처럼 주인공이 아주 쌀쌀한 아이다. 네 살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캔버라에서 이복이모 집에서 살았던 윈터는 16살에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그녀에게는 18살이 되면 행사할 수 있는 부모님의 재산이 있는데, 300 핵타르의 큰 농장과 캔버라로 가기 전에 살았던 저택 등이 자기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윈터는 오자마자 농장과 저택 등을 관리하던 랄프 아저씨를 해고하는 등 나름대로 개혁을 시작한다. 어리지만 당찬 윈터는 나름대로 판단해 나태하고 속임수 넘치는 이들과의 정면대결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고향마을에서 벌어진 어릴 적 일들의 진실에 접근하고 자신이 부모의 죽음과 관계 있다는 불편한 사실에 직면하는 것이다. 그리 길지 않지만 잔잔한 여운이 있는 소설이다.
고등학교 1학년의 임신을 다룬 베르모의 소설 역시 너무나 편하고 가벼운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잔잔하게 생명에 대한 경외와 더불어 어린 소녀가 성숙해지는 지를 담담하게 담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인 <태풍>을 중첩시키면서 편하고도 즐겁게 꾸려간다. <태풍>은 영주였던 프로스페로가 나폴리 왕과 결탁한 동생에게 권력을 잃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딸과 함께 외딴 섬에 유폐된다. 그곳에서 마법을 터득한 프로스페로는 태풍으로 나폴리 왕 아들 일행의 배를 섬으로 난파시킨 후 딸과 나폴리왕의 아들이 사랑에 빠지게 한다. 이후 자신을 배신한 이들을 용서하고
하지만 이 소설이 담은 메시지는 그리 가볍지 않다. 어찌보면 낙태로 이어질 수 있는 소녀의 임심이 어떻게 가족과 학교라는 사회속에서 안착하는 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갈수록 깊어지는 불황으로 인해 상처 받은 이들이 기댈 곳은 더 사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 힘든 것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이들일 것이다. 위 두 소설은 어찌보면 가장 큰 상처를 가진 이들이지만 굿굿하게 새 삶에 다가서는 용감한 이들이다. 봄이 올 무렵 가슴 아픈 이들이 꽃피는 벤치에서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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