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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될 아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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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는 우유를 만드는 젖소로 태어났지만 예술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글로리아는 큰 통을 입에 물고 말하는 것 같은 목소리에 식탁보 17개를 모아야 겨우 무용복 하나 만들 수 있는 몸매를 가진 젖소이다. 다른 소들은 얌전하게 풀이나 뜯어먹고 우유나 만들 생각이나 하라고 하지만 글로리아는 예술가가 되어 유명해지고 싶다. 친구들을 모아놓고 음악회를 열었지만 끔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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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는 우유를 만드는 젖소로 태어났지만 예술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러나 글로리아는 큰 통을 입에 물고 말하는 것 같은 목소리에 식탁보 17개를 모아야 겨우 무용복 하나 만들 수 있는 몸매를 가진 젖소이다. 다른 소들은 얌전하게 풀이나 뜯어먹고 우유나 만들 생각이나 하라고 하지만 글로리아는 예술가가 되어 유명해지고 싶다. 친구들을 모아놓고 음악회를 열었지만 끔찍한 노랫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관객들은 귀를 막고 음악회장을 빠져나갔다. 예술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무용가가 되기로 결심한 글로리아. 무용 발표회날 무대에 첫발을 옮기는 순간 넘어지더니 글로리아의 몸무게를 이기지 못한 무대가 주저앉으며 발표회를 망쳐 버리고 만다. 여기까지는 동화에서 자주 나오는 흔한 내용이다. 꿈을 이루고자 하지만 온갖 불행에 굴하지 않고 꿈을 펼쳐 나간다는 내용은 어린이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꿈을 어떻게 펼쳐나가느냐의 문제이다. 신데렐라는 착한 요정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왕자님의 무도회에 가게 됐고, 백설공주는 특별히 한 일은 없지만 그저 현실에 순응하는 착한 마음으로 지내다가 왕자님의 달콤한 키스로 마녀의 독을 이겨냈다. 주위에서 못생겼다고 구박받던 못난이 오리는 알고 보니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백조였다. 그렇다면 젖소 글로리아는 어떻게 꿈을 이룰까? 음악회와 무용 발표회를 망친 글로리아가 어쩔 수 없이 우유나 만드는 착한 젖소가 될 거라고 모두들 이야기할 때 글로리아는 하마 나라로 떠난다. 커다란 하마 앞에서 예쁘게 춤추고 노래를 부른 글로리아. 하마나라에서는 예술가 글로리아의 춤과 노래에 열렬한 찬사를 보낸다. 젖소 글로리아가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미운 오리와 다른 점은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접 꿈을 이룰 곳으로 찾아가 그 꿈을 이루고 만다. 굳이 패미니즘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착한 공주가 나쁜 계모나 마녀들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참고 버티면 백마를 탄 왕자님이 나타나 구해준다는 이야기가 이제는 식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좋아할 이야기이다. 또 우리 딸에게는 수동적인 여성상보다는 적극적인 여성상을 보여 주고 싶다는 부모들이 찾을 이야기이며, 꿈에 대해서 무겁지 않고 밝게 이야기하는 그림책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우리 집 딸아이는 이미 여러번 읽은 이 책을 읽어달라며 자주 무릎위에 앉곤 한다. 이제 3살인 딸아이는 글로리아가 꿈을 이뤄가는 적극성에 반해 이 책을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 꿈이며 능동적인 여성이란 의미에 대해 이해하기에 3살은 아직 이른 나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는 이 책을 무척 좋아한다. 그 이유는 이 책 안에 잔뜩 나와 있는 소들 때문이다. 글로리아뿐만아니라 주변의 많은 젖소들의 그림을 아이는 무척 좋아한다. 아이들이 주로 곰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선 어느 책에서 읽은 바가 있다. "아이들이 곰을 좋아하는 이유는 몸집이 몽땅하고 둥글고 유머러스하게 보이는 어리석음도 있지만 어딘지 둔한 것이 걷기 시작하는 아기들의 움직임과 닮은 느낌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봉제완구에 곰인형이 많은 것도 아마 그 이유일 것이다. 유아용 이야기에 곰은 일급스타이다.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을 때 특정한 이미지가 고정되지만 곰의 모습을 빌어 표현한 경우 성별 인종 구분없이 보편적 이미지 때문에 유아가 쉽게 동일화하고 친밀감을 느끼고 주인공 자리에 쉽게 대치..."(어린이와 그림책/ 마쯔이 다다시 지음 중에서) 우리 아이나 내 주변의 대다수 아이들이 곰과 더불어 소를 좋아한다. 소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곰을 좋아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순한 눈과 커다란 몸집에 느린 움직임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래선지 아이는 이 책에 나오는 익살스런 표정의 소들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희망은 웃는 얼굴에서 온다는 것을 말없이 가르쳐 주고 싶다. 그림에 담긴 익살스런 묘사뿐만 아니라 꿈을 이루는 능동적인 글로리아의 내면까지 아이가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그림책에 대한 많은 부모들의 너무 큰 바람일까?
h*****a 2003.07.2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