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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한 일로 건강을 잃고 병상에 누워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한 육체로 자신의 꿈을 가꾸며 살아가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예기치 않은 재앙은 헤어나기 힘든 굴레로 작용하여 평범한 일상을 뒤집어 놓을 때가 있다. 독일인인 프리다 칼로의 아버지는 딸에게 평화를 의미하는 '프리다'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지만 그녀의 일생은 평화로움과는 괴리되어 내면의 평화를 갈구하며 화폭에 그림을 담아냈다. 눈썹 사이로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하려는 한 마리 비둘기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살고 싶은 바람을 담은 표지 속 그림은 불편한 육신으로 고통스럽게 살았던 그녀가 그림으로 살려낸 열정이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멕시코 코요아칸 마을에서 태어난 프리다는 외로움을 치유하기 위해 자신과 동일한 상상 속 친구를 만들어 함께 놀며 창조적 활동을 이어갔다. 찰랑거리는 단발머리 아래 흰 원피스를 차려입고 양손을 맞잡고 하늘 위를 나는 상상 속에 빠져들며 즐거워했다. 어렸을 적 앓았던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했던 프리다는 병석에 서 꼼짝없이 있어야 할 때면 그림을 그리는 일로 통증을 달래며 음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행동에 제약이 많았던 그녀는 스스로 그림 그리는 법을 터득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활동의 토대를 마련해 갔다. 사진작가인 아버지는 딸이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법을 가르치며 예술적 조예를 길러주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물체 살펴보기를 즐겼던 그녀는 관찰한 사물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여 그림을 그려 나갔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버스가 전차에 부딪힌 큰 교통사고로 프리다는 견디기 힘든 통증과 불구의 몸으로 지내야 하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야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참사 후 프리다는 몸에 깁스를 하고 부자연스러운 형상으로 지내야 했지만 투덜거리며 불평하기보다는 그림을 그리며 통증을 껴안고 살았다. 고통으로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도 우는 모습으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린 그녀는 그림에 집중하는 순간 고통을 견디는 힘을 얻을 수 있었던 듯하다. 깁스를 할 때는 깁스에 그림을 그릴 정도로 그림은 행동에 제약이 많았던 프리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창조되었다. 프리다 칼로는 눈으로 본 것만 아니라 마음으로 본 것을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다채로움을 구가하였다. 어린 동물들과 친구가 되어 자유롭게 뛰어놀고 싶은 바람을 그림에 담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 수차례의 외과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 프리다는 아픔의 고통에 침잠하여 절망하기보다는 그림을 통해 고통을 치유해갔다. 아픔을 겪을 대로 겪은 그녀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던 장소에 천사들이 내려와 다친 사람들을 구해주는 그림을 그려 아픈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자신의 고통을 벗어나려는 방편으로‘엑스보토’의 숭고한 가치를 그림으로 치환하여 갔다. 요술 상자를 뒤집어 마술을 부려 웃음을 선물하는 마술사처럼 프리다는 여느 화가들과는 다른 독특한 그림 세계를 보이며 관람객들에게 희로애락의 감정을 넘어선 예술세계를 열어갔다.
진초록으로 짙어가는 숲길을 걸으며 이따금 비치는 투명한 하늘을 쳐다보며 산을 오를 때면 아픈 곳 없이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이 순간이 그저 소중하게 다가올 때가 많아진다.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면서도 어느 한쪽이 기울어지는 30대를 거쳐 조금씩 균형을 잡고 소소한 일에 고마워하는 40대를 훌쩍 넘긴 중년에게 비친 프리다의 그림은 폭풍 아래서도 굳건히 서 있는 한 그루 잣나무처럼 의연해 보인다. 불운한 일들은 연쇄적으로 일어나 프리다를 고통의 수렁 속으로 몰아넣었지만 그녀는 누구도 생각지 못하였던 독창적인 그림으로 자신을 구원하고 세인들의 아픔까지 덜어주었다. 가슴을 관통하는 철심을 박고서도 붓에 영혼을 담아 그림을 그린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독특한 심미안으로 예술적 승화를 이룬 입지적인 인물로 나약해진 우리를 일깨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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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는 프리다, 너는 너! 프리다를 닮고 싶어하는 내 딸에게-- 매미는 뜨거운 햇볕에 매맞는지 맴맴...시끄럽게도 울어대네. 여름은 더워야 제 맛이라고 어느새 도서관으로 향하는 우리 온 몸에서 땀들이 송송 솟아오르고 있었어. 제대로 여름을 느끼며 겨우 도착한 도서관은 곳곳에 얼음이 박혀 있는 듯 서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우리의 더운 몸을 감싸 안았지. 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책 있는 곳으로 잽싸게 달려간 너와 나는 어린이 책 서가 비슷한 곳을 빙빙 돌며 책을 찾다가, 으흠~우리 두 쌍의 손이 책 한 권 앞에서 만나게 되었어. <프리다> 초등학교 2학년. 위인전을 슬슬 접하게 해 주어야지 하는 때인데, 프리다 칼로의 위인전은 어른들, 청소년을 위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너에게 적당한 책을 찾기가 참 힘들었다. 그런데 그 때, 내 눈에 이 책이 띄었던 것이고, 이 책을 집어 든 나의 손 위에 너의 자그마한 손이 슬그머니 얹혀졌지. 보통은 네가 책을 스스로 고르고, 나는 한 두 권 정도 덤으로 ‘엄마의 초이스’ 선으로 고르게 되는데, 그게 겹치는 일은 별로 없었지. 그런데, <프리다>를 보고서는 나와 너의 마음이 통했나 보다. 나는 <프리다>를 너의 눈높이에 맞게 보여줄 책을 발견해서 기쁜 마음이었고, 너는...필시<프리다>의 강렬한 표지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일 테지. 물소 눈썹에 강인한 얼굴, 그 한가운데 형형한 눈빛을 한 살아 있는 눈의 프리다를 보고 마음이 안 움직일 수 없었을 테지. 누구라도 그녀의 실제 모습(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마음을 빼앗긴단다.
#그림책 속으로
어린 프리다가 나오니 너의 시선이 저절로 책 속으로 향하는구나. 일곱 살에 소아마비라는 장애로 절름발이가 된 프리다. 딸만 여섯을 둔 프리다네 집에서도 프리다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을 듯 해.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에 상상 속의 프리다를 불러 내어 같이 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 사진 작가인 아빠에게서 붓을 사용하는 법,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웠대. 관찰하기도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너와 닮은 점이 많네? 그러다 열 여덟 살이 되던 해에 버스, 전차의 충돌 사고로 프리다는 거의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지. 프리다는 절망했을까? 아니야,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눈으로 본 것 위에 마음으로 본 것을 그려 나갔어. 그리고 프리다만의 그림을 그렸지. 어때, 그림으로만 봐도 프리다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아? 이 책에는 프리다가 나고 자란 멕시코의 코요아칸이라는 마을이 소개되지. 그 곳은 다리가 불편한 프리다의 온 세상이나 다름없었겠지. 멕시코의 민속 예술품에 나오는 재미난 모습의 해골과 작은 악마, 귀여운 표범이 그림책 곳곳에 숨어 있는 거, 혹시 찾았니? 프리다가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것들이니 프리다의 그림에도 그대로 녹아 있음직하지 않니? 프리다의 그림을 볼 때, 잘 찾아보도록 해. 짤막한 글과 강렬한 색의 환상적인 그림들이 한 눈에 쏙 들어오지? 표지 그림을 보고 완전 반했듯이, 책을 다 보고 나서도 프리다의 삶이 네 머릿속에 콕 박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거야. 프리다 만세! 프리다 영원하라! 라고 쓴 문구를 들고 서서 프리다를 응원하는 저 캐릭터의 무리 속에 너도 끼어들고 싶지 않니? #프리다의 그림에 대한 감상
자, 프리다의 그림을 보았을 때, 너는 무엇을 느꼈니?
책 말미에 소개된 프리다의 그림-<원숭이가 있는 자화상>, <내 마음 속의 디에고>, <목걸이를 한 자화상>, <디에고 리베라의 초상화>를 보고 너는 이렇게 말했어. 그렇지. 프리다는 강인한 여성이었어. 고통 속에서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나갔지만, 그 고통이 그림에 대한 열망에서 그녀를 끌어내릴 수는 없었어. 프리다는 ‘엑스보트’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했어. 엄마도 잘 몰랐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된 거야. 자기가 아플 때는 자신을 위해 엑스보트를 그렸대. 마술 같은 장면을 그린 다음 그 밑에 글을 써 넣는 것을 멕시코에서는 많이 그렸대.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기도 같은 거랄까? 프리다의 간절한 기도는 그녀의 그림에 힘을 불어 넣었어. 네가 본 것처럼 웃고 있지 않는 물소 눈썹의 프리다는 실제로 많이 아파했던 거겠지. 그렇지만,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마주하면서 그림으로 그려냈던 거야. 끈기와 열정, 불굴의 의지의 화신이라 할 만하지 않겠어? 집에 있는 프리다의 그림 중에서 네가 따라 그린 그림 있잖아. 그 그림을 처음 본 네가 “괴물”이라고 말했지. 괴물을 직접 따라 그려 본 소감이 어땠어? 정말, 그리기 싫을 만큼 징그럽고 무서웠니? 아니지?
괴물은 자신도, 타인도 납득할 수 없는 존재를 말하는 거야. 도저히 인간이 아닌 어떤 것. 중국의 <산해경>에 나오는 온갖 괴물들처럼 머리가 둘이거나 다리가 하나이거나, 머리가 아예 없고, 눈 코 입이 몸통에 달려 있는...기이한 형상을 한 것들. 영화 <에이리언>에 나오는 에이리언처럼 입이 얼굴을 다 차지하고 있는 생물 같은 것 말이야. 그렇지만 프리다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마음 속에서 “자꾸 들여다 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솟아오르는 걸 느끼게 될 거야. 그래... 그림을 그리면서 얼마나 아팠을까, 여러 대의 화살을 맞은 흔적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사슴이 무섭기는커녕, 아픈 사슴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프리다도 아마 같은 심정이었을 거야. 힘없고 여린 자기 자신을 애서 감추지 않고 드러내면서 당당한 사람으로 나서고 싶었을 거야. 네 말대로 그림을 그리면서 아픈 마음이 조금씩 치유도 되었겠지. 그걸 바로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다‘라고 하는 거야. #프리다를 따라 하고 싶다고?
그래. 훌륭한 인물의 삶을 보면 꼭 따라 하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되지. 그래, 프리다의 어떤 점이 닮고 싶은데? 프리다의 개성 있는 그림? 프리다의 강인한 정신력? 일생 동안 그녀를 지탱했던 그림에 대한 열정? 현실을 이겨내려는 끊임없는 노력? 그렇지. 배울 점은 참 많아. 닮고 싶은 점도 많지. 그렇지만 프리다는 그녀의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야. 네가 프리다를 따라 하고 싶다고 프리다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프리다는 프리다의 길을 따라 가다 보니 훌륭한 인생을 완성한 것이고, 너는 너의 길을 찾아 가야 너다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지. 엄마는 누구를 닮은 삶을 사는 너를 바라지 않아.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니? 화가가 되고 싶다고 했어? 아직까지는 여러 개의 꿈을 먹고 사는 너일 수 있어. 그러니, 그 꿈을 최대한 많이 누리렴. 프리다가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자리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지, 누군가를 따라 했기 때문이 아니었어. 네가 네 얼굴에 물소 눈썹을 그리고 두 명의 너를 심장으로 연결시키는 그림을 그린다고 너를 칭송해 주겠니?
그저, 잘 따라했다고 감탄이나 하겠지. 위인전이나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를 읽는 까닭은 다양한 삶의 모습에서 배울 점만을 취하기 위해서야. 누구를 따라 사는 것은 너를 속이는 짓이지. 너는 너를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하는 거야. 엄마는 너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너의 그 자그마한 손으로 꼭꼭 눌러 닮은 그림을 그려내거나 모양 좋게 비슷한 그림으로 바꾸어 내 놓는 것은 너의 일이 아니다. 지금은 어리니 “모방”의 단계라고 치자. 프리다도 어렸을 때는 많은 그림을 따라 그렸으니. 그렇지만, 점차 너의 그림을 그리고, 너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리라고 생각한다. 엄마도 비교하거나 누구 닮았으면 하고 절대 강요하지 않을게. 프리다는 프리다의 삶을, 너는 너의 삶을 살면 그 뿐!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렇게 많은 말을 쏟아내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 착한 채원이, 순수한 채원이. 엄마와 함께 할 날 동안 엄마의 날개와 그늘 아래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 본 다음, 세상에 나아가렴. 당당한 프리다의 모습만은 닮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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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접했던 위인전을 떠올리면 윤봉길, 유관순 열사가 전부다. 부끄럽지만 세계 각국의 다양한 분야에 훌륭한 위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거기다 방학 숙제를 위해 의무적으로 읽었기 때문에 그분들의 애국심을 본받아야겠다는 다짐만 남을 뿐이다. 아이들에게 책은 의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게 위인전이라 해도 말이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위인전은 친근하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좋다. 그중에서도 화가의 삶을 다룬 책은 정말 안성맞춤이 아닐까. 조나 윈터의 글과 아나 후안의 그림으로 만난 『프리다』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 에 대한 이야기다.
프리다는 멕시코의 작은 마을 코요아칸에서 태어났다. 여섯 자매를 두었지만 언제나 외로웠던 프리다는 자신과 같은 이름의 상상 속 친구와 놀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러다 소아마비를 앓아 침대에서 누워 지내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프리다는 주변 물체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림으로 표현했다. 사진작가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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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는 프리다에게 그림이 운명으로 다가온 건 끔찍한 사고에서 살아남아 침대에서 생활하면서다. 그림은 프리다에게 상상 속 친구처럼 곁에서 자신을 지켜주고 희망을 안겨주었다. 사고 후 프리다는 집 안에서 생활하면서 모든 것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지만, 세상을 향한 원망 대신 있는 그대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그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는 대신, 우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지요. 몸에 깁스를 하고 있을 때는 깁스에다 그림을 그렸어요. 아무것도 프리다가 그림 그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어요. 집 밖에 나갈 수 없는 프리다는 자주 혼자 있어야 했어요. 그럴 땐 상상의 날개를 펼쳤어요. 프리다는 눈으로 본 것 위에 마음으로 본 것을 그렸어요.’ ( 본문 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로 ‘프리다 칼로’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고 열여덟에 교통사고로 철심을 박은 채 고통 속에서 살면서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인물이다. 사는 동안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프리다의 생을 이 책은 상징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사고 후 프라다의 상황을 그린 그림에서 그 고통이 전해지는 듯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채로운 색감으로 섬세하게 감정을 넣은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마치, 이 그림에서 프리다가 자유롭게 유영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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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위인전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책으로 적격이다. 한 장 한 장 그림을 보는 동안 점점 이 책에 빠져든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면서 스스로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만든 프리다를 보면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쉽게 포기하고 불평하고 불만만 가득한 요즘 아이들에게 훈계하는 어른 대신 프리다의 이야기는 강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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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위인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은 아주 인상깊다. 아이들과 미술관을 다니고 고흐나 고갱, 피카소, 마티스등의 남자 화가들을 이야기 해준 적은 있지만 프리다의 이야기를 해준 것은 책으로 처음이다. 나에게도 프리다는 낯선 여성 화가이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이미 민주주의가 생겨나고 동양보다 서양이 훨씬 여성들의 자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도 예술분야에는 여성 위인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극히 남성 중심의 시대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프리다 하니 수원에 살았던 서양화가 나혜석이 떠오른다. ![]() 프리다 하면 먼저 눈썹이 떠오른다. 이 책의 그림작가는 어쩜 프리다의 삶 자체를 너무도 잘 들여다 보고 있는 듯 하다. 어린 프리다가 붉은 새를 타고 또 다른 붉은 새를 그리고 있는 모습은.. 프리다와 프리덤<freedom>이 연결되어지는 것 같다.
몸이 많이 아팠던 그녀에게 어쩜 새처럼 휠휠 어디든 날아다니는 자유가 그리웠던 것일지도 한다..그러나 붓과 물감을 손에 쥐는 것으로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유로웠을 것이다.
그녀가 그림 속에 자주 그렸던 것들로 이루어진 면지가 사랑스럽다.. 요런 모양의 포장지가 나온다면 당장~~사러 갈텐데..악마도 있고 표범도 있다. ![]() 멕시코의 코요아칸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난 프리다에게는 사진사 아빠와 엄마 그리고 여섯명의 자매가 있었다. 가족이 있었지만 프리다는 외로울 때가 많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심심하거나 맘이 울적하면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 나름의 상상을 한다고 하는데.. 프리다에게도 그런 상상의 친구와 함께 놀았다. 그 상상의 친구 또한 자기였다.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거울속으로 손을 내민듯한 모습에서 프리다의 맘이 다가오는 것 같음을 느낀다.
그런 프리다에서 첫번째 시련이 다가온다. 7살 때 소아마비가 걸려 한쪽 다리를 저는 병에 걸리고 만다. 프리다는 아픈 맘을 이겨 내려고 그림을 그린다.
침대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깊은 눈매가 또 가슴을 마구 두드린다.
프리다는 스스로 터득한 그림외에 사진위에 그림을 그리는 법도 아빠에게 배우고 현미경으로 본 것을 자세히 그리기도 한다. 그렇게 그림이라는 것을 통해서 프리다는 자유로워지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병에서 자신의 상황에서..
그런 그녀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다가온다.
큰 교통사고를 겪게 되고 그녀는 죽을 뻔하다 살아나게 된다.
그런 그녀를 구해 준 것도 그림이다. 구름사이를 둥둥 건너 자유로이 춤을 추고 싶은 그녀에게 허락되는 것은 점점 더 불편해지는 몸이다.. 이 책의 그림은 정말 프리다의 작품과 비교 할 순 없겠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뛰어난 예술 작품이라는 것이 주는 조건없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그림작가가 프리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프리다의 답답한 맘을 어찌나 잘 표현하고 있는가? 그래서 좋은 책이 주는 감동은 글에서만 아니라 그림이 주는 감동은 어쩜 더 가슴에 깊이 파고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에게 이 책은 글이 없다. 글이 없어도 그림만으로 프리다의 초점없는 눈빛만으로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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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맘을 슬프게 그리는 것으로 울고 싶은 맘을 우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직면한 프리다의 삶은 용기 있다. 나같음 아마 울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대해 원망을 했을 것이고 신을 원망했을 것이다.
프리다는 눈으로 본 것 위에 마음으로 본 것을 그렸어요. 사실은 무슨 말인지 100%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녀는 그렸을 것이다. 자기의 내면을 표현하려는 노력을 무한히 반복했을 것이다.
누구를 따라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던 그녀는 그렇게 자신에게서 나와 진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화가가 된다.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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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디에고를 그녀의 이마에 담았다. <내마음속의 디에고>라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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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생의 고비는 있게 마련이다. 요즘은 점점 더 나약해지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아니 아이들은 나날이 더 곱게 자라난다. 곱게 자란 아이들은 무언가에 충격을 받으면 쉽게 쓰러진다. 쉽사리 거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지나 힘이 약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꼭 읽게 해주고 싶다. 프리다 처럼 정말 비명소리 가득한 삶의 현실에 맞닿았다 해도 우리는 그것을 극복하고 당당히 자기를 표현해나가는 삶 그것이야 말로 진정 아이들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인을 다룬다고 해서 예전의 책들처럼 위인들처럼 열심히 살아서 그들과 같은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닌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 그것이 과정을 중시하는 삶..한순간을 살더라도 어떤 마음 가짐으로 어떤 일들이 하는 것이 나를 더 살찌울까를 따지는 삶..
내 삶에서 나는 주인공으로써 최선을 다했다고 나중에 인정받는 삶도 의미있는 삶일 것이다.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나약하고 못난 어른에게도 이 책은 아주 소중하게 다가온다.
하나의 작품집이지만 긴 일대기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역동적인 감동이 넘치지는 않지만.. 이 책은 강하게 낮게 굵게 이야기 한다..프리다의 그림의 무게처럼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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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코너에서 <프리다>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 생각부터 들었다. "설마 그 프리다 칼로는 아니겠지?" 책으로 만들어질 만큼 유명한 인물 중, 프리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화가 프리다 칼로밖에는 없기는 했다. 하지만 난 차라리 내가 모르는, 다른 유명한 인물이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기를 예상했더랬다. 프리다 칼로는 어린이용 그림책으로 만들 만한 인물이 절대로 아니니까. 생애도, 그렸던 그림도, 그녀의 몸 상태가 어떠했는지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말이다. 아동용 그림책하면 으레 떠오르는, 쾌활하거나 발랄하거나 밝은 분위기와는 하나같이 거리가 먼 부분뿐이다. 그런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어린이용 책으로 만든다는 건, 비유하자면 그림형제의 동화책 원본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 이상의 일이 될 것이다. 그나마 그림동화의 잔혹한 요소는 악인이 잔혹하게 응징받는 대목이 많은지라, 권선징악으로 포장할 수라도 있는데,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에는 그런 식의 변명거리도 딱히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프리다>는 그 프리다 칼로를 다룬 책이었다. 그걸 확인하자마자 "대체 누가 기획한 책인 거야?"를 외쳤다.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는 것과, 아이들에게 들려줄 만한 이야기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프리다 칼로는 사고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지만 초인적인 열정으로 처절하게 그림을 그렸고, 작품에는 그 피 토하는 처절함이 그대로 배어들어 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에는 지나치게 어두운 생애를 보냈다는 건 둘째치고, 프리다의 그 처절한 그림은 아동용 그림책에는 도저히 맞지 않는다. 천진난만한 눈에는 영문 모를 괴기하고 어두침침한 그림으로밖에 더 보이겠는가. 고구려 벽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벽화의 윤곽선은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흙탕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칙칙한 덩어리의 색깔만 보이기 십상인 것처럼 말이다.
굳이 <프리다>를 펼친 것도 그런 주제를 택해서, 대체 어떤 아동도서를 만들었는지 두고보겠다는, 일종의 억하심정 비슷한 감정이 컸다. 주인공을 제대로 다루면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려면 책 내용에서 화가나 작품세계의 특색이 거의 전부 휘발되어버릴 상황이었으니까. 장미 전쟁을 순화해서 설명하려다 장미꽃을 두고 벌인 전쟁이라 이야기했다는 유머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볼 만한 책이라면 프리다 칼로의 진면목은 제대로 다룰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랬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일단 이 책에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직접 나오지 않는다. 웃음 같은 것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할 것 같은 딱딱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하고 있고, 눈물, 때로는 피눈물이 당장이라도 뚝뚝 흘러내릴 듯한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프리다>의 일러스트도 프리다의 전반적인 작품세계와 거리가 멀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색감에 보슬보슬 보풀이라도 일어날 듯한, 펠트 인형 같은 느낌의 그림이다. 프리다의 그 피 토하는 처절함과는 전혀 다른 화풍이다. 약간 거칠거칠한 분위기를 풍기기는 하지만, 어린이용 그림책의 다른 삽화가 으레 그렇듯이 둥글둥글하고 보들보들한 느낌이 주조를 이룬다. 그림만 보면 "이런 부드러운 화풍의 삽화가 어딜 봐서 그 프리다 칼로와 어울린다는 건데?"라는 반응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 그런 부드러운 화풍의 전형적인 동화책 삽화인데도 불구하고, 프리다 칼로의 생애와 작품세계의 에센스를 의외로 잘 담아내었다. 실제 작품의 피 토하는 처절함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작품 사진도 없고, 작품을 그대로 모사한 삽화도 없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차용한 삽화가 여럿 있기는 하지만, 그 삽화를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느낌의 그 그림체로 어레인지했다. 게다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 중심이 되는 기본적인 모티브만 따 오고 새로 창작하디시피 그린 삽화도 있다. 아마 프리다 칼로가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참조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실제 작품의 사진도 없고, 완전히 다른 화풍의 그림만 연이어 나오니까 말이다. 게다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과 전혀 무관한, 엉뚱한 모티프가 튀어나온 삽화도 여럿 있다.
하지만 작품에 그려넣었던 프리다 칼로의 먹먹한 심정과, 그런 먹먹한 상황을 처절한 끈기로 대항한 초인적인 인간승리의 정신을 시종일관 오롯이 표현해내고 있다. 유려하지만 미려하지는 않은 그림은, 예쁘장하거나 아기자기하거나 일반적인 의미로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서정적이면서도 굳건한 느낌이 바위처럼 배어들어 있다. 그리고 그 서정적이면서도 굳건한 느낌의 그림이, 프리다 칼로의 심정과 작품세계의 정신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먹먹함, 처절함, 무엇보다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자 했던, 인간승리라고밖에 할 수 없는 한 화가의 일생과 그 작품들을 말이다.
말하자면 프리다 칼로 작품의 거친 표현은 다소 순화하되, 처절한 정신은 곧이곧대로 살려냈다고나 할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조차 고통 그 자체였던 프리다 칼로의 처절한 처지와, 그 처절한 처지를 초인적인 의지로 정면대항해 그림을 그려냈던 프리다 칼로의 심정이 그대로 전해오는 것만 같다.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이런 것이 가능하다니,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어떤 이야기를 아동용으로 순화하려면 원래의 테마는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해왔기에 더욱 그랬다.
<프리다>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 나온 적 없는 물체가 삽화에서 여러 번 나오는데도, 뜬금없다거나 엉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예컨대 프리다 칼로가 꿈의 세계를 그릴 때 어떻게 그렸는지를 들려주면서,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꿈의 세계를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는 오브제를 넣어두는 식이었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만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뜬금없이 보일지 몰라도, 어린이들은 그 오브제만 봐도 꿈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구성되었다고나 할까. 그런 오브제를 사용할 때에도 전체적인 색감이나 펜터치 등을 통해, 프리다 칼로만의 먹먹한 느낌도 나름대로 잘 담아내고 있다. 즉 프리다 칼로 작품의 전반적인 테마와 오브제 중, 전자를 택해 어린이용 그림책에 맞게끔 다듬어낸 것이다. 훨씬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워진 표현으로, 원래의 테마는 고스란히 담아냈다.
일러스트 못지 않게, 글 파트의 완성도도 높다. 어린이도 이해할 만한 이야기를, 어린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구성해냈다. 표현 하나, 단어 하나에도 엄밀하게 정선되었다는 느낌이 배어나온다. 어린이'도'라는 표현처럼, 어린이의 나이를 훨씬 뛰어넘은 일반인도 몰입할 수 있게끔 짜여지기도 했다. 글 작가가 시인이기도 하다던데, 시처럼 처절한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유려하게, 중요한 에센스만을 가려 뽑아 물 흐르듯 써내는 솜씨가 놀라웠다. 쉽지만 유치하지는 않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평일 것이다. 프리다 칼로의 생애 전반과 작품세계에 대해 정말 중요한 요소만을, 지극히 간결하고 간명하게 시처럼 적어낸 텍스트는 텍스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고, 일러스트와 어울리면서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진수를 보여 준다. 비단 어린이에게뿐만 아니라, 프리다 칼로의 생애와 전반적인 작품세계에 대한 일반인용 입문서로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동용이라면 유치하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라면, <프리다>를 보면 곧바로 생각이 바뀔 것이다. 부드럽게 유화시켜 표현하면서도, 그런 처절한 테마를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데 감탄하면서 말이다. 동시에 전혀 다른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원래의 주제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도 말이다. 간혹 실존하는 작품을 어레인지하거나 리메이크하면서 원래 작품의 자잘한 디테일을 재현하는 데 너무 집착하느라 죽도 밥도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프리다>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세계를 표현하면서 이룩한 성취는, 그런 경향에 대해 모범적인 답안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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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쪽짜리 이야기?
영화로 <프리다(2003)>를 처음 만났다. 분명한 선들과 색채, 독특한 구상의 그림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삶을 들여다 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그녀의 말처럼 프리다의 생에서 일어난 가장 큰 두 가지 사고는 ‘전차사고’ 그리고 ‘디에고 리베라와의 만남’이었다. 문학동네어린이의 그림책 목록에서 프리다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만델라나 다른 누구를 본 것보다 조금 놀랐고 한편으로 가장 이끌렸다. 도서관에서도 유아열람실에 꽂혀 있는 이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큼이나 다가갈 수 있을까. 그림책에는 디에로 리베라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겪다 열여덟에 전차사고로 인해 온 몸에 철심을 박아 평생을 살아야 했던 그러나 ‘그림’을 놓지 않았던 삶에 대해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림책은 ‘프리다’에 관한 반쪽짜리 이야기가 되고 말텐데...... 그런데 이 그림책에는 어떤 영화나 자세한 전기에도 없는 묘한 매력이 하나 숨어 있었다. 바로 상징과 압축에 관한 것이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어린 프리다는 상상의 친구 ‘프리다’를 만들어 함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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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덟의 프리다가 큰 전차 사고로 쇠파이프가 몸을 관통했던 그 끔찍한 사건은 붉게 타오르는 활화산 그림으로 묘사되어 있다. 사고 이후에 철심을 박고 목발에 깁스를 한 중이엇지만 그림만큼이나 희망을 놓지 않았던 프리다는 병실 침대가 아닌, 구름 위에 떠 있다.
전기문이나 영화에서는 ‘사실(fact)'에 집중하고 그녀가 맺었던 인간관계들 그로 인해 그녀가 겪었을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그녀의 진짜 마음을 ’상상‘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전차 사고를 당하고 온 몸이 부서질 듯한 고통을 포근한 목화솜 이불이 아닌, 가시덤불에 싸인 그림을 보자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2. 프리다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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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프리다만 등장하지 않는다. 해골과 표범, 붉은 악마 등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림을 그린 ‘아나 후안’은 이들을 프리다의 나라 멕시코의 민속 예술품 속에서 찾아냈다고 했다. 자신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깊게 직면했기 때문에 결코 울지 않았던 프리다 곁에서 그녀를 대신해 울어주었던 것도 이 친구들이다. 해와 달도 그림 속에 늘 등장하지만 그냥 떠 있는 법이 없다. 상황에 따라 프리다의 감정에 따라 함께 웃고, 운다. 치마폭의 곡선이나, 화판, 책의 모양처럼 이야기와 대사들이 처리되어 있는 것도 굉장히 독특하다.
3. 누구의 삶도 아닌, 프리다.
프리다는 그 누구와도 비슷한 삶을 살지 않았다. 동시에 스스로 누구의 흉내를 내려고 한 적도 없다. 다만, 남들이 ‘끔찍한 고통’이라고 부르는 것에 조금 더 관대하게 마주했을 뿐이다. 처음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것이라던 생각도 어느새 어쩌면 아이들의 상상력에 가장 잘 맞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 환상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상상할 거리가 많으니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할 거리도 많겠다 싶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마음으로 본 대로 그렸다고 한 건 어떤 걸까?’ ‘어린 프리다는 가족이 많은 데도 왜 외롭다고 느꼈을까?’ ‘네가 몸이 아플 때는 어떤 것을 가장 먼저 하겠니?’ ‘여기 해와 달, 그리고 해골과 표범은 왜 울고 있을까?’ ‘아픈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려면 뭘 하면 좋을까?’ - (영화 ‘라 비앙 로즈’(2007) 중에서) 그녀의 삶이 기적일 수 있었던 건 그녀가 그만큼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살았기 때문이고 동시에 그림과 리베라라는 사건이자 가장 큰 사랑을 만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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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33 사랑을 찾아 삶을 지으며 그림을 그리다 ― 프리다 조나 윈터 글 아나 후안 그림 박미나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2002.12.24. 조나 윈터 님이 글을 쓰고, 아나 후안 님이 그림을 그린 《프리다》(문학동네어린이,2002)를 읽습니다. ‘프리다 칼로’라고 하는 분이 그림을 어떻게 그리면서 스스로 삶을 가꾸었나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프리다 칼로 님은 멕시코에서 1907년에 태어나서 1954년에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여러 사고를 치르면서 몸이 아파야 했고, 함께 짝을 지은 사내가 보여준 몸짓 때문에 마음이 아파야 했다고 합니다. 수없이 수술을 하면서 몸을 깎는 아픔을 받아들여야 했고, 이녁을 둘러싼 사람들을 마주하는 슬픔과 기쁨을 오롯이 맞아들여야 했다고 합니다. 곰곰이 살피면, 프리다 칼로 님은 ‘사랑을 찾는 삶’이었구나 싶습니다. 몸을 내려놓고 마음까지 내려놓으면서, 오직 사랑 하나를 바라보면서 삶을 짓지 않고서는, 하루조차 버틸 수 없는 나날이었으리라 싶습니다.
.. 프리다 집은 파란색이지요. 코요아칸이란 마을에 있어요 .. (3쪽) 누가 나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누가 나를 좋아하니까 내가 더 돋보이지 않고, 누가 나를 싫어하니까 내가 덜떨어지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나 나 그대로 있습니다. 내가 아이들을 좋아한대서 아이들이 더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내가 아이들을 싫어한대서 아이들이 덜떨어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아이답게 그대로 아름다웁고 사랑스러운 숨결입니다. 좋아함과 싫어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 언제나 마음앓이를 합니다. 누가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거나 내가 누군가를 싫어한다면, 언제나 마음이 다치거나 힘들거나 괴롭습니다. 내가 너를 좋아할 까닭이 없고, 네가 나를 싫어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서 만나면 됩니다. 내가 나를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로 아름답게 만나지 못합니다. 좋다거나 싫다고 하는 느낌에 끄달리지 않으면서 고요히 흐르는 사랑이 될 때에 비로소 아름다운 삶으로 거듭납니다.
.. 프리다는 그림 그리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어요. 그림을 그리면 하나도 슬프지 않았지요 .. (9쪽) 프리다 칼로 님은 스스로 그림을 배웠다고 합니다. 뛰어난 스승이나 놀라운 스승을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교나 강의나 수업이나 책으로 그림을 배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먼먼 옛날부터 멕시코라는 나라에서 흐른 이야기를 가슴으로 받아들여서 기쁘게 그림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프리다 칼로 님이 보여주는 그림은 ‘멕시코 이야기 그림’입니다. ‘멕시코 민화’라고도 할 만합니다. 프리다 칼로 님이 보여주는 그림은 ‘현대 회화’도 ‘초현실주의’도 아닙니다. 그저 ‘사람 이야기’입니다. 그러고 보면, 한겨레가 예부터 그린 ‘민화’라고 하는 그림도 ‘사람 이야기’입니다. 여느 시골자락에서 시골살이를 일구면서 누린 그림입니다. 프리다 칼로 님이 빚은 그림도 멕스코 여느 시골자락에서 시골살이를 일구면서 손수 밥과 집과 옷을 지은 사람들이 빛낸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땅을 일구는 시골사람입니다. 바람을 마시고, 꽃과 나무를 아끼면서 땅을 가꾸는 시골사람입니다. 비와 눈을 노래하고, 벼락과 천둥을 바라보는 시골사람입니다. 정치나 경제를 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전쟁무기도 군대도 모르는 채, 제 땅을 제 손으로 일구면서 삶을 노래하고 웃음과 춤으로 두레를 엮은 수수한 시골사람입니다.
.. 사고가 난 뒤 프리다는 달라졌어요.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했고, 늘 몸이 아팠어요 .. (21쪽) 우리는 누구나 천재이면서 천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오직 하나뿐인 목숨을 사랑으로 받아서 태어납니다. 하늘숨을 마시는 넋으로 이 땅에 태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든 다 될 수 있고,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정규 학교를 마치고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벌어야 ‘먹고살’ 수 있다고 여기는데, 지난날에는 아무도 학교를 안 다녔으나, 모든 사람이 손수 땅을 부치면서 밥을 얻을 줄 알았고, 풀줄기에서 실을 뽑아서 옷을 지을 줄 알았으며, 나무를 베고 흙과 돌과 짚을 얻어서 집을 지을 줄 알았습니다. 아무런 ‘학교교육’이 없이, 지난날 모든 사람이 손수 밥과 집과 옷을 장만하며 살았어요. 게다가, 지난날에는 책 한 권이 없어도 ‘살면서 쓸 모든 말’을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았습니다. 오늘날에는 한국말사전이나 식물도감이나 곤충도감이나 나무도감 같은 책을 옆에 두어야 ‘풀이름’이나 ‘벌레이름’을 알 만하지만, 지난날에는 누구나 풀과 벌레와 물고기와 새와 숲짐승과 나무 이름을 모조리 알았어요. 그러니, 예부터 우리는 누구나 ‘천재’였고, 오늘날에는 스스로 천재인 줄 잊으면서 학교교육만 받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내 삶을 그림으로 그리는 천재’로 살 수 있으나, 정작 오늘날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학교에서 미술교육을 받은 틀에 따라서 남한테 보여주려는 예술작품 만들기’입니다.
.. 프리다는 다른 누구도 흉내내지 않았어요 .. (27쪽) 그림책 《프리다》를 천천히 읽습니다. ‘자유’를 뜻한다는 ‘프리다’를 어버이한테서 선물처럼 이름으로 받은 프리다 칼로 님은 이녁 그림에 ‘사람으로 살아가는 자유’를 담았구나 하고 느낍니다. 멕시코라고 하는 나라에서 태어나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랑과 자유’가 바로 프리다 칼로 님이 그림으로 보여주고 싶은 노래요 이야기라고 느낍니다. 참말 “프리다는 다른 누구도 흉내내지 않았”습니다. 흉내를 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프리다 칼로 님은 오직 이녁 마음속을 바라보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스스로 내 모습을 고스란히 바라보면 됩니다. 프리다 칼로 님은 이녁 스스로 사랑한 ‘내 모습’이자 ‘멕시코사람 이야기’를 그림으로 빚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우리 스스로 사랑할 ‘내 모습’이자 ‘한국사람 이야기’를 그림으로 빚고 글로 쓰며 사진으로 찍으면 됩니다. 사랑을 찾아 삶을 지으며 그림을 그립니다. 사랑을 찾아 살림을 꾸리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사랑을 찾아 보금자리를 가꾸며 노래를 부릅니다. 4348.5.2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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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독특한 인물 표현, 특이한 사물 표현이 색다르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을 보면 그림속 프리다처럼 눈섭이 짙고 일자 눈썹입니다. 최대한 프리다의 이미지를 삽화에 많이 근접시킨 듯 보입니다. 그림책 속의 삽화는 실제 프리다의 그림들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지요. 그 이유는 삽화을 그린 아나 후안 프리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 우리 아이들에게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품고 살았던 프리다의 용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아요. 꿈이 있고, 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면 그 꿈은 이루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프리다를 통해서 많은 아이들이 꿈과 용기,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진출처: '프리다' 본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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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재미는 한 편의 예술 작품인 그림들을 보며 이야기를 읽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이 작품은 나에게 그림책의 재미를 너무나 잘 느끼게 해 준 작품이면서, 나에게 프리다 칼로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 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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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땐 표지 그림이 너무 강렬해서 안 읽을 수 없을 정도였다. 바로 펼쳐 보았더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림작가 만의 독특한 그림이 완전 매력적이였다. 아나 후안의 그림에 빠져버린 것이다. 화려한 색깔을 사용하고, 독특한 형식으로 그림을 그린 아나후안은 프리다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프리다가 누구인지 너무 궁금하게 만들어버렸다. ![]()
친절하게도 표지의 마지막 뒷면에는 프리다의 인생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프리다의 작품 4편을 수록하고 있었다. 프리다의 자화상, 그리고 프리다의 남편 디에로 리베라의 초상까지.
프리다가 실제로 그린 그녀의 작품을 직접 감상하면서.. 아.. 아나 후안은 프리다의 작품을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재 표현했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나는 어쩌면 실제 프리다의 작품 보다 아나 후안이 그린 이 '프리다'를 더 좋아하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 보았다.
조나 윈터가 글 쓰고 아나 후안이 그린 '프리다'를 통해 내 마음속의 프리다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조그마하고 귀여운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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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칼로는 신체의 고통을 이겨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