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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도 이제 아저씨에요!” 어제 회식 때 여동생처럼 지내던 관리부 여직원에게서 들은 말이다. 스물아홉인가 서른인가에 접어들은 화자에게 ‘너도 만만치 않아’라고 소심한
반항을 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내 얼굴은 이내 멋쩍은 웃음만을 짓고 있었다. 언제였는지도 희미해 진 마흔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선 오히려 세상사에 좀 더 무뎌지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쁜 삶
속에 많은 경험들은 어느샌가 전혀 모르는 것도, 정확히 아는 것도 아닌, 그저 그런 배경처럼 디졸브되어 내 주변에 포진하게 되는것... 그러다가 간혹, 희미해진 주변의 것들에 대해 돌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마치 내 기억 속의 내가 그 때 실제로 존재했음을 증명하고 싶을 때가 있다.
소쇄원의 정원에서, 빼꼼이 쳐다보게 되는 쌈지길에서, 내가
느끼고 내가 꿈꿨던 것이 진짜였다고 오늘의 내게 강변하고 싶을 때가 있다. ‘건축이 건네는 말’은 아직은 아저씨가 아니였던 그 시간의 마지막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아직은 놓치고 싶지 않은 젊은 나를 잡아주었던 결혼하고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 같은 그런 책이다. 누구에게나 시간이 있었고 그 안엔 경험이 있었고, 그리고 오늘 다시 하고 싶은 추억이 있다. 그래서 반가운 책이다. |